진선대 그 이후

그날 저녁, 미르의 방.
미르는 어렵게 눈을 뜨며 일어났다.
그리고 미르의 방에 있던 티나는 미르가 일어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어?! 야! 괜찮냐?!”
“티나...? 너가 왜 여기에...”
“너 간병 중이었지, 괜찮냐?”
“어...괜찮아...”
“하아...다행이네.”
“아...! 나 어떻게 됐어?”
“뭐가...?”
“대련 말이야...나 이겼어? 졌어?”
티나는 표정이 묘해지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져, 졌어...”
“그랬구나...”
하쿠가 나타났을 때 모든 학생들은 기절했었다.
그 후 티나는 일어났던 일에 대해 루카에게 모두 전해 들은 상황이었다.
“너랑 잭 씨는 동시에 쓰러졌고 모리 선생님이 둘의 남은 체력을 확인해 봤는데...잭 씨의 체력이 미세하게 더 많이 남았어서...”
“아쉽네...역시 잭 씨야...”
오늘 낮에 있었던 하쿠의 이야기는 미르에게 비밀로 해달라는 루카의 부탁이 있었고, 티나는 루카의 부탁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르가 묻는다.
“한나는?”
“너 방이랑 한나 방 왔다 갔다 하면서 보고 있는데...한나는 아직 못 일어났어...”
“그렇구나...”
이어서 미르는 티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고마워 티나, 난 이제 괜찮으니까 이제 그만하고 쉬러 가. 한나는 내가 볼게.”
“정말? 괜찮겠어?”
“응, 괜찮아. 우리 때문에 고생했네...고마워, 티나.”
"아니야! 당연한 일이지...!"
그렇게 둘은 방을 나왔다.
티나는 미르에게 한나 방의 열쇠를 주며 인사를 나누었고 티나는 자기 방으로, 미르는 한나 방으로 향했다.
한나 방에 들어온 미르.
미르는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고, 한나의 손을 살짝 잡으며 생각했다.
‘지연아...’
그 순간, 한나는 미르의 손을 꼭 쥐었다.
“한나...?”
“미르...”
미르는 눈물이 살짝 맺히며 말했다.
“고생 많았어...정말...”
"너도..."
둘은 서로를 껴안았다.
다음날, 스쿨에서 입장할 수 있는 초급자 던전 중 하나인 ‘브루스의 굴’.
미르와 한나, 티나는 이 던전에서 몬스터들을 소탕하고 있다.
“에로우 스팅!”
“라이트닝 볼!”
“플레임 웨이브!”
셋은 간단히 던전을 클리어했다.
지하 1층에서 올라오고 있는 셋, 그런데 1층 정문에 약간의 인파가 모여 있는 걸 확인하게 된다.
셋은 정문 쪽으로 가보았고, 나츠와 루카 그리고 잭이 있었다.
나츠는 뒤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 오셨군요!”
미르가 물었다.
“네, 그런데...다들 왜 여기에...?”
루카가 말한다.
“떠나신단다. 진선대 우승자.”
나츠와 루카 앞에는 가방을 멘 잭이 서있었고, 셋은 눈을 번뜩였다.
잭이 말한다.
“미르 씨의 공격을 맞고, 전 기절했었죠...당연히 제가 진 줄 알았는데...그건 아니었나 봐요.”
“축하드립니다, 잭 씨. 좋은 경기였습니다.”
둘은 악수를 나누었다.
미르는 물었다.
“루토...선생님은요?”
“아, 선생님과는 이미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아아...”
나츠가 말한다.
“학생을 졸업 시킨 담당 NPC는 곧바로 일주일 휴가가 주어져요. 루토는 오늘 아침에 잭 씨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바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그렇군요...”
잭은 뒤돌아 정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다들, 너무 반가웠습니다. 어딘가에서 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럼...”
잭은 스쿨을 떠나기 시작했고. 나머지 인원들은 잭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미르는 생각했다.
‘잭 씨...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도 싸우게 될 진 모르겠지만 그땐 절대 지지 않겠습니다. 잭 씨를 보는 날이 또 왔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스쿨은 다시 평범한 날로 돌아가게 된다.
그날 저녁, 필드를 걷고 있는 잭.
그때, 잭 뒤에서 누군가 나타나 말을 걸었다.
“가는 거냐.”
잭은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야, 휴가 가신 거 아니었어요?”
목소리의 정체는 루토였다.
“여기서 휴가 보내고 있었는데?”
“아하...그렇군요..."
잠깐 침묵이 이어지고, 잭이 말한다.
"아침에도 말씀 드렸지만...지금까지 좋은 가르침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래...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거냐?”
“뭐...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같은 목표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요? 미련 없이 강해져서 이클립스와 카르비야를 없애는 것...”
“그렇겠지.”
“선생님과 헤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지만...’그날’이 되면 다시 뵐 수 있는 거죠?”
“응, 그리고 꼭 ‘그날’이 아니어도 만날 수 있는 건 잘 알고 있겠지?”
“네, 여유가 된다면 스쿨에 가끔씩 놀러 와도 된다고 하셨죠.”
그런데 루토는 이 때,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게 된다.
“그래...잘 가라, 앞으로 너의 여정에 여유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네?”
그 순간, 누군가 잭의 뒤에서 나타나 잭의 뒷목을 세게 가격하며 잭을 기절 시켰다.
루토는 그 누군가를 째려보았다.
이 사람은 머리에 2개의 뿔을 가지고 있고, 검은 갑옷을 입고 있는 백발의 한 여자였다.
“노, 노려보지 마세요...이, 이렇게 데려오라는 하쿠님의 명령이었다구요...”
“아무리 그래도...너무 세게 하신 거 아닙니까?”
“그, 그런가요...?”
“네...그나저나, 못 보던 분인데?”
“아...! 전 여섯 번째 제비, 슈슈라고 합니다!”
“그렇군요, 전 네 번째 제비 분 까지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하...저희 천비연이 워낙 비밀이 많아서...잘 모르실만하죠!"
“저희 잭...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맡겨만 주세요! 잭 씨가 들어옴으로써 제가 막내 탈출을 하게 됐지만! 저가 잘 챙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쁘실 텐데 먼저 들어가세요.”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슈슈는 잭을 부축한 채 밤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루토는 슈슈가 날아간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천비연이라...”
이어서 잭은 필드를 걸으며 생각했다.
‘잭 녀석...지구로 따지면 대기업 취업이란 말이지...나보다 출세했네. 고생해라 잭, ‘그날’에 보자.’
그리고 약 3달, 많은 시간이 흘렀다.
많은 학생들이 졸업하고, 미르와 한나, 티나도 19레벨을 달성했다.
19레벨이 되면 스쿨의 마지막 퀘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스쿨의 마지막 미니 던전인 ‘게르온의 숲’ 클리어이다.
셋은 던전 출입구 앞에서 나츠와 루카를 마주하고 있고, 나츠가 말한다.
“스쿨에서의 마지막 던전입니다. 이 던전을 클리어하면 즉시 20레벨이 되며, 내일 바로 스쿨을 졸업하게 됩니다. 부디...무사히 다녀오세요.”
셋은 힘차게 대답했다.
“네!”
셋은 1명씩 던전에 들어갔고, 각자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게르온은 엄청 큰 체형을 갖고 있는 하얀 괴수이다.
셋은 먼저 게르온의 수하들과 전투가 시작되었다.
미르는 검을 휘두르며, 한나는 라이트닝 볼을 사용하며, 티나는 가볍게 화살을 발사하며 게르온의 수하들을 물리쳐나갔다.
그렇게 약 5분의 시간이 지나고 셋은 최종 보스인 게르온을 만나게 되었다.
셋 앞에 등장한 각각의 게르온은 포효하며 셋을 위협했다.
미르는 아무 표정 없이, 한나와 티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살짝 긴장했다.
미르는 생각했다.
‘강해 보이긴 하지만, 진선대 때 잭 씨와 줄리아 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한나는 생각했다.
‘하하...어, 엄청나지만...잭 씨에 비하면 별 거 없을 것 같아!’
티나는 말했다.
"하! 소리 지르면서 강한 척 하지 말라고! 넌 나보다 약한 맥스한테도 진 녀석이잖아!"
맥스도 졸업을 한 현재, 괴수 게르온은 맥스한테 진 건 사실이었다.
셋은 바로 전력을 드러내었다.
“파이어 필라(Fire Pillar)!”
미르는 불기둥을 만들어내 게르온을 불태워버렸고.
“라이트닝 볼(Lightning Ball)!”
한나는 수 십개의 빛의 구체를 소환해 게르온을 제압했고, 티나는 지금껏 선보인 적 없는 신기술을 사용했다.
“이 스킬만 사용했다면...잭, 그 사람과의 그 경기는 모르는 거였다고! 자이언트 우드(Giant Wood)!”
티나는 게르온의 2배 몸집을 가지고 있는 나무 거인을 소환해 게르온을 깔고 뭉게버렸다.
스쿨에서의 마지막 미니 던전의 보스였던 게르온은 정말 강한 몬스터가 맞지만, 성장한 셋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나츠와 루카.
루카는 피식 웃음을 보였고, 나츠는 감동의 눈물이 맺혔다.
셋 중에 미르가 먼저 돌아왔고, 나츠는 급하게 눈물을 참으며 미르를 맞이했다.
“미르 씨...!”
“하하...첫 미니 던전 때가 생각나네요. 너무 쉬웠습니다.”
“다행이네요...”
루카는 미르에게 말했다.
“이제 졸업인데...기분이 어떠냐?”
“글쎄요...당장 느껴지는 감정은 뿌듯하고 기쁘지만, 시원섭섭한 감정도 드네요...”
그때, 이어서 티나도 돌아왔고, 나츠는 티나를 맞이했다.
“고생 많으셨어요, 티나 씨...”
“하하! 별 거 아니었어요!”
루카는 멀쩡한 티나를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잘하는 녀석을...과거의 내가 참 한심하네...’
그리고 금방 한나도 돌아왔고, 결국 나츠는 한번 더 눈망울이 맺혔다.
“다들...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네요...”
이렇게 셋 또한 스쿨의 마지막 미니 던전을 클리어하며 20레벨이 되었고, 내일 졸업을 하게 된다.
1시간 후, 셋은 각자 방으로 돌아가 쉬고 있고, 나츠도 자신의 방에서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고 있다.
똑똑.
누군가 나츠의 방에 노크를 한다.
“누구세...”
노크를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루카였다.
“루카?”
“여!”
루카는 딸기가 담겨있는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나츠 방에 들어온 루카는 딸기를 씻고 나츠에게 대접했다.
나츠는 루카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나중에 송별회 때 어차피 볼 텐데?”
“음...솔직하게 말해?”
“응? 응...”
“울고 있을 것 같아서 와봤어.”
루카의 말에 나츠는 눈을 번뜩였고, 금방 또 눈시울이 붉어졌다.
“역시...너 울고 있었구나?”
“그게...”
“미르 녀석...벌써 그립지?”
“응...”
루카는 아무 말 없이 나츠를 안아주었다.
“루, 루카?”
“울어.”
“응...?”
“울고 싶은 만큼 울으라고.”
나츠는 결국 눈물이 터지고 만다.
루카는 나츠를 토닥이며 말했다.
“지금 펑펑 울어 놔. 그리고 미르 녀석이 떠날 때만 울지 마라. 그 녀석...편하게 보내 줘야지...안 그러냐?”
그렇게 나츠는 한없이 목놓아 울었다.
그날 저녁, 스쿨 옆 광장에 있는 시끌벅적한 2층 규모의 식당.
미르와 한나, 나츠, 티나, 루카 이 다섯 명은 식당 1층에 모여 앉았다.
다섯 명은 즐겁게 저녁 식사를 하기 시작했지만, 나츠의 속은 그렇지 못했다.
약 30분 정도 식사가 진행되었을 쯤, 나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저...잠시 바람 좀 쐬고 올게요!”
미르와 한나는 큰 생각 없이 대답했다.
“네!”
“다녀오세요!”
하지만 루카는 나츠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나츠는 식당의 2층으로 올라가 테라스로 향했다.
테라스에서 밖을 보니 광장도 매우 시끌벅적했고, 밖에선 많은 사람들이 떠들고 있다.
"야! 곧 불꽃 축제 시작한대!"
"오? 언제? 언제?"
"한 5분 뒤에?"
나츠는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미르...’
나츠는 또 한 번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덜컥!
미르가 식당 테라스의 문을 열고 들어왔고, 나츠는 눈물이 흐르고 있는 채로 미르와 눈이 마주쳤다.
“선생님...?”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