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가 아동일 때. 나는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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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사랑
작품등록일 :
2024.04.0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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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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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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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화

DUMMY

109화


그녀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웃음꽃을 피웠다. 낙원이 말했다.


"그분이 돌아오시면 가장 예쁜 모습으로 만나고 싶거든."

"어느 의복이 어울리는지 내가 봐줄게!"


두 사람은 옷장에 있는 의복을 꺼냈다. 해서노는 물었다.


"어떤 색을 좋아해?

"남색 계통을 좋아하셔. 시원한 느낌이라서 좋다고."

"이 쪽빛이 좋겠네."


낙원이 쪽빛의 푸름이 매력적인 의복을 입고 섰다. 해서노가 손뼉 쳤다.


"잘 어울린다! 여기에 장신구가 있으면 딱 맞네."


낙원이 웃으면서 작은 상자에서 장신구를 꺼냈다. 장신구 뒤편에는 집게가 달렸다. 그녀는 자기 머리카락을 쥐고 한쪽으로 말았다. 집게의 뒷부분을 눌렀다. 집게가 열렸고, 그 사이에 머리카락을 넣어 고정하였다. 그것을 보고는 해서노의 얼굴이 굳어졌다.


'왜 저런 것이 원이한테 있지?'


해서노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설렘이 아니라 불안감이었다. 평소와 다른 색다른 것이 있다면 그건 해명 상단에서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새롭게 선보여지는 것들은 단현 오라버니가 만든다. 그녀가 침을 삼켰다.


“덕구와 친했다는 삵의 이름이 뭐야? 내가 제대로 못 들은 듯해서···.”

“응? 아. 사랑이를 말하는구나.”


사랑이는 단현이 키웠던 삵의 이름이다. 애지중지하며 키웠다.


“사랑이는 아직도 살아있어?”

“아니···. 어느 날부터 비실비실 앓더니···.”


낙원이 말을 흐렸다. 사랑이는 어느 날을 기점으로 점점 덕구에게 오지 못하고는 눈을 뜨지 못하였다. 사랑이가 죽고 덕구는 한동안 밥도 먹지 않고 슬퍼했다.


그녀는 해서노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오는 것을 못 보았다. 해서노의 머리는 복잡하였다. 해서노의 동생인 해치가 단현의 약혼녀였으니까.


'단현 오라버니에게 여자가 있었어? 내 동생은 어떻게 되는 거지? 마음고생하게 될 것인데?'


그녀는 벗에게 네가 연모하는 남자가 바로 내 동생의 남편 될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낙원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것이니까.


'해치가 뒤에서 그리 내조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정체를 감추고 내 벗을 농락하는 것도 화가나.'


다른 사람도 아닌 단현이었기에 해서노는 크게 실망했다.


***


해서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저녁은 언제나 아버지, 해치와 함께다. 그녀는 숟가락으로 깨작거리며 밥을 먹었다. 해치가 얼마나 단현을 좋아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단현의 의복만큼은 해치가 직접 바느질했다. 그때 보여주는 해치의 미소는 단현을 향한 마음을 느끼게 해줬다.


"언니? 왜 이렇게 밥을 못 먹어요?"

"그래. 서노야. 어디가 아픈 게냐?"


생각에 잠겨있던 해서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다급하게 말했다.


"잠시 멍하니 있었던 거지. 해치야."


해서노가 고개를 돌려서 아버지인 대장장이 해 씨를 쳐다봤다.


"저는 괜찮아요. 아버지."


그녀는 다시 밥을 깨작거리다가 슬며시 물었다.


"만약에 말이야. 단현 오라버니에게 여인이 있다면 어떨 거 같아?"


대장장이 해 씨가 숟가락으로 강하게 내려놓았다.


"해도 될 말이 있고 하면 안 될 말이 있는 거다. 그런데 내가 그런 것을 구별하지 않고 말하라고 너를 그리 가르쳤더냐?"


해 씨가 단호한 태도를 보인 것은 단현에게 여인이 있든 없든 간에 이 혼사는 반드시 성사되어야 한다. 지금 해 씨들과 해 씨를 믿고 따랐던 일족의 부흥은 순전히 단현 덕분에 이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해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악수(惡手)와 같았다. 해치가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여인이 있다고 하면 파혼하겠지."

"뭐? 세상천지에 정실부인이 아닌 첩들을 끼고 사는 사내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소리를 하느냐."

"아버지는 그분에 대해 잘 몰라서 하는 말씀이세요."


그녀가 숟가락을 천천히 놓았다. 세상에서 단현이라는 사람의 본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해치일 것이다. 누구보다 그의 곁에 있었고 그에게 관심을 쏟았으니까.


"그분에게 사랑이라는 삵이 있었다는 것은 기억하시죠?"

"엄청 귀하게 여기지 않았더냐."

"그 삵이 죽고 나서는 다른 삵을 키우지 않아요. 선물로 들어와도 거절했죠."

"...."

"그분에서 딱 하나가 정해지면 그건 유일무이한 거예요. 사랑이는 평생에 유일한 그분의 삵인 거처럼요. 그분이 자신의 여자라고 언급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에게 부인 자리를 주지 않을 게 뻔해요. 그러니 추잡하게 붙어 있으니 스스로 물러나는 게 깔끔하죠."


말하는 해치의 표정은 슬프고 씁쓸한 기분이 들도록 만들었다. 해 씨가 말했다.


"누구보다 여색을 멀리하고 앞만 바라보는 분임을 잘 알지 않았느냐. 헛된 망상에 사로잡히지 말고,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거라."

"네. 아버지"


두 딸의 대답을 듣고는 해 씨는 다정하게 해치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


식사가 끝나고 해 씨가 해서노를 대장간에 불렀다.


"아버지. 왜 갑자기 불렀어요. 알려주실 기술이 있어요?"


해 씨가 갑자기 터벅터벅 그녀 앞에 서고는 양쪽 어깨를 잡았다.


"어찌하여 그런 소리를 한 것이냐?"

"아, 아버지."


그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버지의 광기 어린 눈빛에 목소리가 떨렸다.


"나는 매일 잠을 자지 못한다. 왜? 우리가 그분을 위해 한 것에 비해 과한 대우를 받고 있으니까. 언제든 거둬갈 수 있는 것을 받았는데 어찌 불안하지 않겠느냐. 우리가 가진 것에 안심하려면 혼인만이 답이다. 그런데 왜 그런 소리를 해?"


해서노는 처음으로 아버지가 무서웠다. 말수가 적기는 해도 딸들을 애정으로 보살폈던 아버지가 아니었다. 양어깨가 아픈데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할 정도였다.


"아버지. 그게요."


두려움에 그녀는 결국 낙원에 대해 말을 꺼냈다. 한참을 얘기하고 나서야 해 씨의 손이 풀어졌다. 해서노는 그제야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잘 말했다. 그래. 이제 내가 다 처리하마. 걱정하지 말거라.”


그 말에 해서노는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말한 '처리'가 어떤 것인지 모르고 말이다.


***


아버지가 낙원과 단현의 일을 잘 해결한다고 했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녀는 대장간으로 갔다.


해서노는 지금보다 아버지가 대장장이로 있던 때가 좋았다. 지금도 아버지는 대장장이이기는 하다. 단지 과거보다 대장간에서 일하시는 시간이 줄어들었을 뿐이다. 좋은 비단 의복을 입고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아버지는 낯설었다. 그녀는 대장간의 일이 좋았다. 대장장이의 일을 하면서 만든 물건들은 마치 생명을 창조해 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으니까.


해치가 단현 오라버니의 약혼녀라는 이유로 좋은 집에 살게 되었다. 집안에는 해치가 솎아낸 일꾼들이 쉬지 않고 일하였다. 그 분위기도 해서노는 부담스러웠다. 과거의 자유로웠던 집이 좋았다.


"여기도 오랜만에 왔네."


대장간은 그녀가 잡념을 벗어나고 싶을 때 오는 곳이 되었다. 그녀는 대장간을 청소하였다. 아까보다 훨씬 깨끗해진 대장간에 만족하며 웃었다. 그녀는 오랜만에 작은 단검이라도 만들어볼 심산이었다. 자신의 전용 모루를 꺼내기 위해 창고로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가고 얼마 뒤에 누군가가 이곳에 왔다. 해 씨였다.


"어르신. 부르셨습니까."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는 해서노도 아는 인물의 것이다.


"자네는 내 딸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

"해치 아가씨는 제 목숨을 구명해 주시고 몰락한 저희 가문과 오라버니에게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 제 목숨을 바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양고의 동생인 양 씨였다. 양만기의 첩으로 단현이 죽이려고 했던 것을 해치가 살려줬다. 게다가 그녀의 오라버니인 양고가 입신양명할 기회까지 줬다.


"우리 해 씨와 자네 집안은 이제 한 묶음과 같네. 해치가 간정후의 부인이 되지 못한다면 자네들을 감쌀 수 있겠는가."

"어찌 그 사실을 모르겠습니까.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잘 안다고 하니 다행이군. 일은 잘 진행되나? 그분의 성정을 생각하면 주변에 '그것'을 지키는 호위들을 뒀을 거야. 사람을 써서 처리하다가 우리가 배후에 있음을 들킨다면 문제가 커져."


잠시 침묵이 있었다. 양 씨가 해 씨와 눈을 마주하면서 있다가 입을 뗐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간정후께서 배후로 오해할 만한 상대들이 몇 있지 않습니까.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그래. 자네를 믿겠네."

"네. 오늘이면 근심거리는 사라질 겁니다."


인기척이 점점 멀어졌다. 창고에 있던 해서노는 문가에 주저앉아서 두 손으로 입을 막고 떨었다. 그녀는 떨리는 다리를 몇 번 때렸다. 그러고는 일어나서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


***


단현이 낙양으로 도착한 날이었다. 말을 달리며 황궁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왜 지나가던 이들의 말이 잘 들렸을까. 사내들이 달렸다.


"야! 불이 나서 난리야."

"어디에?"

"고구려인들이 모여 사는 곳 있잖아! 우리 사는 곳까지 번지기 전에 어서 꺼야 해."


단현은 말머리를 돌렸다. 호위하던 이들은 당황스러웠지만 그의 뒤를 따랐다.


"어서 불을 꺼!"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야!"


활활 불이 타고 있었다. 고구려인들이 있는 거주 구역이었다.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단현은 말을 내려서 뛰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그녀의 집이 가까워질수록 죽은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들의 몸에는 칼에 베이고 찔린 자국이 있었다. 의도적인 화재인 거다.


그는 낙원의 집 앞에 섰다. 그녀의 집이 불에 탔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불타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단현은 다리에 힘이 빠졌다.


"간정후님!"


부하들이 걱정하며 다가왔으나 멈칫하였다. 단현의 눈빛이 너무 공허하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미소, 다정한 말투, 그동안 쌓아왔던 서신 등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이번 일을 끝내면 파혼하고 낙원에게 청혼할 생각이었다. 청혼해서 혼인하고 낙원과 백년해로하려고 하였다.


"도대체 어떤 놈들이냐?"

"간정후님."


그들도 눈치가 있었다. 저 집에 살던 여인이 단현과 깊은 관계였음을 알아차렸다. 단련이단현이 두 주먹을 쥐었다. 바닥의 흙에 손이 더러워졌다.


"당장 찾아내. 당장!"

"네!"


***


그는 단현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헤벌쭉 웃었다. 벌떡 침상에서 일어났다. 황제의 가슴팍에서 아양을 떨던 궁녀를 밀쳤다.


"드디어 황제의 충신이 돌아왔구나."


이 말 한마디로 단현을 향한 황제의 총애를 알 수 있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다고 하는가?"

"지금 낙양에 화재가 발생하여 수습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화재? 어찌하여 나는 몰랐지?"

"그게 오랑캐들이 모여 사는 작은 구역인지라···."


고구려 출신들의 거주 구역이 불타고 몇 사람이 죽은 건 황제에게 중요 사항이 아니었다. 황제가 혀를 찼다.


“황제의 곁에서 큰일을 해야 할 사람이 어찌하여 그런 소소한 일에 매여있단 말인가. 어서 황궁으로 오라고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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