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아카데미의 건립자: 자금 확보부터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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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사랑
작품등록일 :
2024.04.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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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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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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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DUMMY

6화


기사는 눈을 힐끔거리며 크리스가 듀라한과 설득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마치 죄수와 형기를 걸고 거래하는 듯하였다. 필레우스는 기사의 검에 맺힌 오러를 계속 쳐다봤다. 그러더니 손가락 하나를 오러에 가져다대려고 들었다.


“손가락이 잘릴 수 있으니”


기사가 막으려고 하는데 오러가 흐날리더니 그의 손가락 위에 모였다.


“확실히 오러와 마나는 비슷한 듯하면서 다르네요.”


기사가 오러를 꺼내는 것을 멈췄다. 필레우스의 손가락에 있는 오러는 그대로 빛났다. 흔들리는 눈동자로 크리스를 쳐다봤다.


“이게 전부야? 전부일 리가 없어. 어서 다시 생각해.”


끼엑


그가 엄지손가락으로 필레우스를 가리켰다. 기사에게서 빼어온 오러를 실처럼 가늘게 만들고는 토끼를 그렸다.


“저놈이 어떤 놈인지 알아? 우리에게 공포의 대상인 흑마법사가 저놈에게 요정 산타라고.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준다는 요정. 왜? 흑마법사가 너 같은 몬스터를 선물처럼 소환하니까. 정말 여기에 갇혀서 저놈의 노예가 되고 싶은 것이냐?”


듀라한이 불쌍해질 정도로 압박을 받았다. 그는 뼈의 가루가 바닥에 떨어지는 와중에도 종이에 그가 아는 최대한의 정보를 쑤셔 적었다. 더 뽑아낼 것이 없었다. 크리스가 일어나서 필레우스 앞에 섰다. 눈웃음을 지으며 손을 파리처럼 비볐다.


“저 듀라한은 이제 보내주는 것이 어떨까?”

“아직 우정을 쌓지 못했어요.”

“우정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저 듀라한이 집에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감금이지.”


필레우스의 눈이 흔들리고 크리스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제 마음만 앞서서 듀라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필레우스가 바닥에 둔 마나를 거뒀다. 듀라한 밑에 있는 마법진이 붉어졌다. 그는 소원대로 서서히 사라졌다. 크리스의 머리 위에 신성력이 펼쳐졌다. 자유를 준 크리스에게 듀라한의 축복이었다. 필레우스의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크리스는 그 짧은 시간에 듀라한의 마음을 얻었군요! 대단해요.”

“그래. 나도 그 짧은 시간에 듀라한이 축복을 내리고 사라질 줄은 몰랐네.”


크리스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듀라한이 얼마나 필레우스를 두려워하고 싫어했는지 알 수 있었다.


***


듀라한 사건 직후, 릴리 부인은 자유의 목이 될 수 있었다.


기사와 병사들이 낡은 집에 들어갔다.


"당장 조사해!"

"놓치는 것 하나 없어야 한다."


병사들이 피해자로 추정했던 인물의 집을 급습했다. 옷장을 열어본 한 병사가 다급하게 외쳤다.


“여인과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제 괜찮으니 안심하세요.”


옷장에 구겨 넣어진 채로 있었다. 여인은 칼에 긁힌 상처가 있었다. 먹지 못했는지 뼈와 같은 몸으로 서로를 안으며 떨었다. 아직도 두려운지 말을 내뱉지 못했다.


"지하에 숨어있습니다!"


눈 밑이 거뭇한 사내는 병사들의 손에 끌려 나왔다. 펑퍼짐한 치마를 입고 수염을 잘랐다. 밀가루로 얼굴을 하얗게 만들었다.


머리를 묻었다는 곳을 수색하였다. 썩어버린 머리에서 아직 남은 부분을 근거로 얼굴을 복구해야 했다.


***


실제 피해자는 며칠 전에 실종 신고가 된 마부였다. 고아 출신으로 마차를 몰며 열심히 살았다. 평소에 그와 친했던 마부들의 신고 덕분에 피해자를 찾을 수 있었다. 기사단은 죽은 마부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서 죽은 것이 아닐지 싶어서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었다.


나르시스 왕국의 국왕이 왕좌에 앉아서 인상을 찡그렸다. 배불뚝이 국왕은 금발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꼬았다.


왕좌 아래에는 하트 모양의 수염을 한 하트 공작이 섰다.


"그러니까 목이 잘린 시신을 확인해 보니까 흑마법이 발현되었다?"

“네.”


국왕이 눈살을 찌푸렸다.


"흑마법사가 수도 안에 대놓고 살인한 것도 부족해서 흑마법까지 걸어놨는지 지금 알았다는 거군. 범인이 뛰어난 것일까? 아니면 너희가 무능한 것일까?"

"죄송합니다."


하트 공작이 고개를 숙이자, 국왕이 왕좌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사과하지 말고!"


국왕은 심장이 떨렸다. 그 시체에 건 흑마법이 만약 시간에 따라 무조건 발동했다면? 그런 시체가 수백이 되었다면? 이 수도는 흑마법의 몬스터들에게 점령이 되었다.


"지금 파악 중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국왕이 일어나서 계단을 내려오더니 하트 공작 앞에 왔다. 하트 공작 주변을 돌면서 손을 정신없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마법 검시관을 노렸다지만 다음에는? 나를 죽이고 그대를 죽이고 왕실과 나라를 농락하려고 든다면 어쩐단 말이야!"


언제라도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사람은 누구라도 죽는다. 장례식장에 갔는데 듀라한이 소환된다면 어찌 될까. 그렇다고 모든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아야 하나. 어머니의 장례식도, 자식의 장례식도 외면해야 하는가. 불가능하다.

과연 진짜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기사들을 보냈습니다. 이 일의 관련자들을 데려오는 즉시 심문할 예정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배후를 찾아내. 특히 처음에 시신을 검시했다는 놈은 더욱 철저하게 조사해."


국왕의 외침이 홀 안에 울렸다.


***


마리우스는 집 안에서 짐가방을 챙겼다. 그 안에 챙길 수 있는 전부를 넣었다. 돈, 옷, 마법 도구가 짐가방에 있었다.


"망할! 그 자식 때문에 내가 이런 꼴이 되다니!"


목이 잘린 시신에 흑마법이 걸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필레우스가 재검만 하지 않았다면 도망자 신세가 될 일은 없었다.


시신을 처음 검시하고도 진상을 파악하지 못했다. 마리우스가 흑마법사와 한 편이고 검시 결과를 거짓으로 보고했다고 생각할 만하다. 대충 놀고 술이나 먹으면서 해온 업보였다.


하찮은 놀먼 하나를 구하겠다고 한 마법사의 인생을 망쳤다.


내 인생을 망친 놈이 행복하게 사는 꼴을 볼 수 없었다.


"반드시 죽여버릴 거다. 필레우스!"


짐을 챙기고 문고리를 잡으려는 순간이었다. 또각또각하며 누군가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억!"


고개를 돌릴 틈도 없이 마리우스의 발이 허공에 떴다. 목에는 밧줄이 있었다. 숨이 막혀오자, 그는 급해졌다. 그의 앞에 마법진이 새겨졌다. 밧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야속하게 마법진은 흩어져서 사그라들었다.


"제가 다른 마법들의 수준은 평범해도 하나는 최고거든요. 무효화 마법이요."


무효화 마법은 발동하려는 마법을 취소하는 마법이다.


"억!"


마리우스의 눈에서 힘줄이 터졌다. 발악하던 손이 멈췄다.


그의 뒤에 있던 사람이 다가왔다. 구두를 신은 사람은 분홍빛 머리카락이 빛나는 여인이었다. 마리우스의 시신 앞에 서서 웃었다.


"선배. 그러니까 평소에 열심히 일했어야죠."


그의 집무실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후배인 '바니'다. 그녀가 어깨를 들썩거렸다.


"열심히 일했으면 더 일찍 죽었겠지만요."


죽은 선배의 뺨을 손으로 쳤다.


"선배의 죽음을 숭고하게 쓸게요."


그녀가 시신의 그림자를 발에 밟았다. 점점 그녀의 모습이 그림자로 들어갔다.


"제 이름은 바니타스예요. 고마우니까 알려주는 거예요."


바니타스는 거짓을 뜻하는 고대어다.


그녀가 그림자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머리에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바니는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길 수 있는 마법을 할 줄 몰랐다. 그런 마법은 이야기 속에서나 가능한 허구였다. 그게 가능하면 그야말로 전지전능한 존재였다.


'젠장! 함정이다!'


그림자는 계속 그녀를 빨아들였다. 마리우스의 집 안이 울렁거리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었다.


***


마리우스가 매달린 자리에 인체 모형이 있었다. 바니타스는 인체 모형 앞에서 입을 벌리고 섰다. 그녀 아래에는 마법진이 있었고 집안 곳곳에도 마법진이 그려졌다. 그녀가 기억하는 경험은 가짜다.


"급하기는 급했나 봐요. 마리우스에게 자기들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다니요."


필레우스가 벽에 등을 기대고 그 모습을 쳐다봤다. 바니가 마리우스의 집에 오기 전에 필레우스가 먼저 방문하였다. 몇 가지 마법을 걸어놓았다.


그가 보기에 마리우스는 딱 좋았다. 짧은 시간 동안에도 나태한 근무 태도를 알았다. 대충 검시하여 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는 인물이다. 사건을 감추기에 편하고 의혹을 품어도 죽이기 쉬웠다. 술주정뱅이 마법 검시관 한 명을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다.


마리우스가 옆에 섰다. 그가 좌우를 살피며 다리를 떨었다.


"진짜로 나를 죽이려고 했어."

"네. 심지어 마리우스의 마법을 무효로 할 정도의 강력한 마법사였네요.“


마리우스가 가슴 위에 손을 댔다. 벌렁거리며 강하게 심장이 뛰었다. 가장 아끼던 후배는 웃으면서 자신을 죽였다. 비록 모형일지라도 충격이 컸다. 필레우스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겉옷 안쪽에 있는 펜을 꺼냈다. 원통의 마법진이 생기더니 펜의 모양이 바뀌었다. 붉은색 보석으로 만든 초승달 모양의 펜던트가 되었다.


"파샤 왕국의 붉은 달?!"


마리우스가 다리 힘이 풀려서 주저앉았다.

나르시스 왕국의 인접국인 파샤 왕국

파샤 왕국에는 악명이 높은 용병단이 있었다. 그 용병단의 이름이 '붉은 달'이었다.


붉은 달은 노란 달이 붉게 될 만큼 사람들을 죽였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파샤 왕국에서 그들은 수배령이 떨어진 죄인들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파샤 왕국의 비공식 조직이라고 수군거렸다.


"너는 붉은 달이 무섭지도 않아? 악명이 자자한 놈들이야!"


마리우스가 삿대질하며 소리를 질렀다. 붉은 달은 한 번 노린 적들은 반드시 죽인다고 알려졌다. 만약 그가 표적이라면 살아 나갈 길이 요원하였다.


"저를 노리는 것은 아니잖아요."


필레우스는 삐졌다. 구해줬는데도 고마운 줄 모르고 화부터 내는 것이 마음에 거슬렸다.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는데 그딴 말이 나와?!"

"저 때문이 아니죠. 제대로 검시하지 않고 술 마신 탓이잖아요."


죄를 뉘우치지 않고 타인을 원망만 한다. 그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필레우스는 펜던트를 꽉 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푸른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얼굴색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는 펜던트를 바니의 겉옷 안쪽에 넣었다. 죽을 걱정만 가득한 마리우스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필레우스는 양손을 털었다. 한 손을 들고 흔들었다.


마리우스의 얼굴 앞에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마법진의 빛이 터지는 순간에 그와 바니는 기절했다.


"제대로 된 검시하지 않은 벌만 받으세요. 죽지 말고요. 마리우스.“


마리우스를 의자에 앉히고 묶었다. 인체 모형의 목을 매달았던 밧줄이었다. 입에는 재갈을 물도록 했다. 자잘한 칼자국을 손과 뺨에 냈다.


바니의 몸을 세웠다. 양손에 단검을 잡도록 자세를 잡아줬다.


필레우스는 바니가 하려고 했던 것처럼 그림자에 발을 밟았다. 서서히 그의 몸이 그림자 아래로 들어갔다.

그가 완전히 사라지고 바니와 마리우스의 눈이 번쩍 떴다. 동시에 문이 벌컥 열렸다.


"입막음하려고 한다. 당장 막아라!"


왕실기사단이 집에 급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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