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아카데미의 건립자: 자금 확보부터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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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사랑
작품등록일 :
2024.04.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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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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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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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DUMMY

8화


계단을 올라가 릴리 부인이 안내한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침대 하나와 책상 하나가 있는 방

벌레도, 이상한 냄새도 없었다.

이불, 바닥, 벽도 깨끗했다.

잘 관리가 된 곳이었다.

이곳을 떠나기 전까지 지낼 임시 보금자리였다. 짐 정리를 하고 난 뒤 그는 허리를 곧게 펴고 섰다. 그의 아래에 푸른 빛의 마법진이 뜨더니 점점 퍼졌다. 벽과 천장까지도 덮었다. 초승달 모양의 펜던트를 손바닥 위에 올려놨다.


“이상하네. 작동되어야 하는데 왜 막혀 있지?”


그것이 느린 속도로 천장을 향해 올랐다. 필레우스가 뿜어내는 마력이 이쑤시개처럼 뾰족해졌다. 곧장 펜던트를 찔러댔다. 마법진이 흔들렸다. 펜던트가 쪼개지면서 그 사이로 검은 안개가 흘러나왔다. 안개 일부가 뭉쳐지고는 형체가 만들어졌다. 붕대로 몸과 얼굴을 감싼 존재가 생겨났다.


그의 팔에 이상한 문신이 생겨났다.

사람들이 피를 토하고 쓰러지는 문신

사지가 없는 문신

자기 목을 조르는 문신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었다. 그 문신은 점점 늘어났다.


흑마법은 목이 잘린 시신뿐 아니라 펜던트에도 걸렸다. 앞에 나타난 존재는 '벤시'였다. 사람을 병들게 해서 죽이거나 썩게 해서 죽이는 저주를 통해서 소환된다. 손바닥 크기의 작은 녀석이었다. 필레우스의 팔과 다리가 떨리면서 얼굴이 붉어졌다.


벤시가 한 손을 들고 그를 가리켰다. 안개가 필레우스의 몸을 둘러쌌다. 그러고는 몸을 돌면서 그 속도를 높였다.


삑?


기괴한 울음을 낸 벤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시 손가락이 필레우스에게 향하였다. 점점 속도가 빨라지더니 안개가 뭉치고는 모양을 만들었다.


삑?!


검은 안개가 점점 사라지고는 바닥에 검은 벽돌 몇 개가 내려앉았다. 필레우스의 팔에 있던 문신은 사라졌다. 그는 부들부들 몸을 떨면서 말했다.


"요즘 정말 운이 좋네. 듀라한에 이어서 벤시까지 만나다니!"


활짝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손뼉까지 쳤다. 눈빛은 맑음을 넘어서 광기가 느껴졌다. 벤시가 뒤로 움직였다. 뒤통수에서 땀이 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명백한 공포였다. 인간 따위에게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한다.


삐삑


붕대가 길어지더니 창처럼 뾰족해졌다. 벤시는 빠르게 그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 몇초 뒤면 그의 목은 뚫려버린다. 방을 덮고 있던 마법진에서 황금빛이 올라왔다. 빛들이 모여서 천이 되었고 벤시의 몸을 감쌌다. 신성한 기운이 방안을 채웠다.


삑!!!


상극의 힘에 둘러싸인 벤시의 비명이 방안을 울렸다. 엄청난 소리에도 밖은 평온하였다. 그 누구도 그 울음을 듣지 못한 것처럼 조용했다. 필레우스가 일어나서 엉덩이를 손으로 털었다.


"처음부터 친구가 될 것이라 믿지는 않았지만, 공격적이구나."


필레우스는 인간과 흑마법사로 인해 소환된 친구들이 소통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소통'할 마음과 기회만 준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가 슬쩍 목을 숙였다. 벤시가 보낸 저주가 담긴 벽돌들이 있었다. 침을 삼켰다.


삐삑! 삐삑!


벤시는 화들짝 놀라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소름이 돋는 기분이 들었다.


"걱정하지 마. 우리는 친해질 수 있을 거야."


검은 벽돌 아래로 마법진이 생겼다. 마법진에 불길한 검붉은 색이 나면서 빛났다. 그러고는 한 존재가 모습을 서서히 드러냈다. 거대한 몸체와 갑옷이 형체를 갖췄다. 기사의 모습을 한 그것은 머리가 없었다. 듀라한이었다.


듀라한은 다소곳하게 배 위에 두 손을 올려놓고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는 익숙한 인간 세계의 기운에 상체를 일으키다가 경련을 일으켰다.


끼에에에에엑!


후다닥 일어나서는 벽에 등을 붙였다.

검시실에서 오르골 음악에 따라 억지로 춤을 췄던 기억

역소환하려고 하는데 취소되어서 잡혀있던 굴욕

천하의 듀라한이 장난감이 되어버린 무력감

인간의 탈을 쓴 악귀가 앞에 있었다. 그가 눈웃음을 지으며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왔다.


끼에에엑!


듀라한이 벽을 부수려고 검을 휘둘렀다. 결계는 듀라한의 검은 마법진에 튕겼다. 그 힘에, 손에서 놓쳐진 검은 반대쪽 벽에 꽂혔다.


"예상치 못한 소환에 놀랐나 보구나."


검시실에서 역소환되기 전에 필레우스는 듀라한의 몸에 자기 마나를 심었다. 그것을 좌표로 삼아서 다시 불러왔다. 생명을 해칠 필요가 없다. 벤시의 저주를 모아 만든 벽돌들을 대가로 소환하였다. 필레우스가 신성력에 붙잡힌 벤시를 두 손으로 감쌌다.


삐, 삐, 삐


"이 녀석이 상당히 흥분했는데 조금 진정시켜 줄 수 있니?"


듀라한이 필레우스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벤시를 봤다. 다시 고개를 돌렸다가 또 벤시를 봤다. 아무래도 눈앞의 벤시 탓에 듀라한이 인간 세계에 소환된 듯싶었다.


끼에에에엑!

삐삐, 삐삐, 삐


남들이 보면 듀라한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도 쌍욕 하는 것은 알 듯한 분위기였다. 억울하지 않은가. 눈앞의 벤시만 없었어도 악랄한 마법사에게 소환되지 않았다. 벤시도 막상막하로 욕을 박았다. 같은 분야의 존재가 위기에 처하면 도와야 할 것이 아닌가. 방관하고 같이 잡혀있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각자의 입장만 생각하여 생긴 파국이다.


벤시가 천으로 창을 만들어 듀라한에게 날아들었다. 정확하게 심장 쪽으로 향했다. 듀라한도 벤시의 움직임에 맞춰서 검을 가로로 휘둘렀다. 필레우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한발을 작게 들었다가 내렸다. 방안이 빛났다. 벤시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듀라한도 손과 다리가 떨리면서 검을 놓쳤다. 엉덩방아를 찧었다.


필레우스가 무릎을 굽히고 그들에게 시선을 맞추려고 들었다.


"친구끼리 싸우면 안 돼. 주변에 신관이라도 방안의 신성력을 감지하면 난감하고 말이야."


신성력이란 소위 신의 선택을 받은 인간만이 쓸 수 있는 신성한 힘이라고 한다. 마탑과 신전에서는 마법사가 쓰는 '마나'와 신관이 쓰는 '신성력'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것이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외쳤다. 왜냐하면 마법을 쓰는 신관이 없었고 신성력을 쓰는 마법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필레우스 이전까지의 이야기다.


"괜히 이단이니 신의 힘을 갈취했다느니 누명 쓰고 싶지 않으니까. 조심해야지."


그는 마나를 3차원 색 공간과 같다고 가정했다. 명암, 색상, 채도와 함께 색을 이루는 3차원 공간에는 모든 색이 담겨있다. 명암, 색상, 채도에 따라 색이 다르듯이 마나도 다양하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마나의 농도, 마나의 속성, 마나의 순수성을 이루는 3차원 공간을 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


혼잣말하던 필레우스가 벤시를 쥐었다. 그가 팔과 다리를 움직이며 발버둥을 쳤다.


삐이이익!


듀라한은 일어나지 않고 그 모습을 지켜만 봤고 벤시는 필레우스의 손가락을 물었다.


"앗!"


따끔함에 손을 풀자 벤시가 천장으로 날아갔다.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웃었다. 직접적으로 혈액에 저주를 심어 넣었다. 이번에야말로 인간은 죽을 것이다. 실제로 필레우스의 팔에 빠르게 저주 문신이 나타났다.


삐?


팔 위로 검은 기체가 나오고 사라졌다. 저주 문신도 말끔하게 없어졌다. 필레우스가 벤시가 물었던 손을 잡았다가 풀었다. 잠시 몇 번 반복하고는 일어났다. 일반 사람에게 이런 짓을 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참사가 벌어졌을 것이다.


"너···. 듀라한보다 더 못된 녀석이구나."


무표정으로 벤시를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듀라한, 나를 도와서 저 녀석을 잡아줘. 이번에 친해지는 것보다 저 녀석의 사회성을 키우는 것이 우선일 듯싶어"


듀라한이 부들거리는 다리로 겨우 일어섰다. 벤시와 듀라한은 흑마법으로 소환되는 존재다. 어차피 소멸할 운명인데 의리를 저버릴 수 없었다.


끼에에에엑!


듀라한의 각오가 담긴 절규가 울렸다. 필레우스는 담담하게 그 모습을 눈에 담았다.


"네가 나를 돕는다면 다시 돌아가도록 해줄게."


듀라한이 무릎을 접었다가 펴면서 뛰었다. 벤시가 옆으로 피했다.


삐삑?!


안면 튼 지 하루도 안 된 벤시와 지킬 의리 따위는 없었다. 소멸이 아니라 귀환할 길이 있다면 그 길로 가야지. 벤시의 붕대들에 식은땀이 흘렀다.

인간이라는 놈은 저주를 몸 밖으로 빼내고 듀라한을 소환하지 않나.

듀라한은 동종업계의 존재인 벤시를 배반하지 않나.

타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벤시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기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벤시도 그만큼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 순간 필레우스가 무언가를 듀라한에게 건넸다. 듀라한이 빠르게 다시 팔을 휘둘렀다. 손에는 검이 아니라 잠자리채가 있었다.


"내가 한쪽으로 몰 테니까 네가 빠르게 잡아."


끼에에엑!


필레우스가 마법으로 벽을 만들고 다가갔다. 벤시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붕대를 움직였다. 의자가 들리더니 힘차게 필레우스를 향해서 던졌다.


"안 돼!"


마나로 만든 벽에 부딪힌 의자는 박살이 났다.


이 공간은 릴리 부인의 생활 공간이자 사업 공간이다. 릴리 부인의 재산이 부서져 버렸다. 필레우스의 얼굴이 붉어졌다.


"사유재산을 건드리지 말라는 것도 알려줘야겠네."


듀라한보다 벤시가 교육해야 할 것이 많았다. 듀라한이 친구가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라면 벤시는 달랐다. 벤시는 사회성을 기를 수 있나 없냐의 문제부터 시작이었다. 필레우스가 손바닥을 펼치자, 그 위로 엄청난 섬광이 올랐다. 그것은 검처럼 형체를 만들었다.


벤시는 침을 삼켰다. 황금빛 검에서 나오는 신성력에 자기 소멸을 직감하였다. 그렇지만 흑마법으로 소환된 존재인 이상 소환의 목적을 달성해야만 한다. 세상에서 없어질지라도 저 인간의 모가지를 따야겠다는 각오를 했다. 인간에게 굴복한 저 듀라한과 자신은 달랐으니까.


삐기 이이 이익!


기합 소리를 내며 모든 붕대를 날카로운 칼처럼 모양을 냈다.


깩!


필레우스에게 정신이 팔린 벤시.

듀라한이 급한 마음에 실수로 잠자리채의 막대 부분으로 벤시의 허리를 때렸다. 벤시는 인간의 손바닥에 죽은 벌레처럼 바닥에 떨어졌다.


키키키키키


듀라한의 울음이 비웃음처럼 들리는 것은 오해다. 필레우스는 쓰러진 벤시를 세숫대야에 눕혔다. 손가락으로 얼굴, 팔, 다리를 눌렀다. 다행히 소멸할 기색은 없었다.


필레우스는 눈을 감고 서서는 양손을 펼쳤다. 방에 있던 신성력 위로 푸른색의 마나가 덮어졌다. 신성력의 흔적이 푸른 마나로 인해 사그라들었다.


***


필레우스는 세숫대야에 물을 부었다. 기절한 벤시가 동동하고 물 위에 떴다. 신관들이 찬양하는 신성력을 물에 넣었다. 신성력의 양은 소멸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엎드리더니 침대 아래에 손을 넣었다. 손을 빼자, 짐가방이 나왔다. 짐가방을 열고 두 손으로 뒤적이던 필레우스는 무언가를 꺼냈다. 네모난 모양에다가 은은한 꽃향기가 났다.


끼익. 끼익


듀라한이 파리가 앞발을 비벼대듯이 손을 움직이며 그의 옆에 섰다. 그로 인해 생긴 그림자에 필레우스가 고개를 들었다. 이놈이 왜 이러나 싶은 표정을 짓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 너 보내주기로 했는데 깜빡했네. 잘 가.”


필레우스가 듀라한의 한쪽 어깨를 약하게 두들겼다. 그러자 듀라한이 손가락으로 바닥에 원을 그렸다. 다음에는 손가락들을 겹쳐서 X자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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