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아카데미의 건립자: 자금 확보부터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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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사랑
작품등록일 :
2024.04.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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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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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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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DUMMY

10화


저녁 시간이 되자 릴리의 식당에도 사람들이 제법 모였다. 필레우스가 계단에서 한 걸음씩 내려갔다. 점점 식당이 조용해졌다.


맥주를 마시면서 힐끔거리며 그를 쳐다보는 사람부터 고기를 썰다가 멈추고 대놓고 시선을 주는 사람까지 모두의 관심이 그에게 향했다.


아인종과 인간의 혼혈 혹은 몬스터와 인간의 혼혈만 오는 가게에 '인간'은 낯설었다.


모두의 관심에도 필레우스는 거리낌이 없었다.

마탑의 마법사이자 세상 물정을 모르고 눈치가 없었으니까. 그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많이 기다렸습니까?"

"아닙니다."


놀먼의 혼혈이자 용병인 라이카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합석한 2명까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뢰를 받기로 한 것인가요? 금액이 큰 만큼 위약금도 엄청나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한 번도 의뢰를 저버린 적이 없습니다."


필레우스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내가 고용주이니 말투는 편하게 해도 되죠?"

"그러십시오."

"알았어요. 그러면 다음에 우리가 할 일이 있겠군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특히 용병들은 그런 성향이 더 강하기에 초반에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필레우스는 책으로 그리 배웠다.


라이카와 있는 사람들을 천천히 훑었다. 라이카가 한 사내의 등을 손으로 밀며 앞세웠다.


"이 친구의 이름은 미노스이고 무기는 도끼입니다."


미노스는 거대한 몸집 피부는 갈색이었고 얼굴은 소의 형태였다. 몬스터로 분리되는 미노타우루스와 인간의 혼혈이었다.


필레우스가 빤히 보자 그가 로브를 더 깊숙하게 눌렀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요."


미노스가 고개를 숙였다가 들었다. 다음에는 목을 돌려서 라이카를 쳐다봤다. 라이카가 눈짓으로 필레우스의 손을 가리켰다.


"어디 가서 부족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미노스가 필레우스와 악수하였다. 마물 취급을 받는 그에게 편견 없이 다가오는 인간은 익숙하지 않았다. 그들 뒤에는 주황 머리의 단발 여인이 한 손을 흔들며 웃었다. 라이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앞으로 데려왔다.


"여기는 우리 용병단의 마법사인 레이첼입니다."


주근깨가 귀엽게 난 여인의 어깨는 움츠러들었다.


"마법사라니요···. 방어마법이랑 초급 불 마법 하나 할 줄 아는 것이 전부인 것을요···.“


그녀의 눈동자가 바닥을 향하였다. 필레우스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작게 말했다. 그가 활짝 웃었다.


"방어 마법과 불 마법의 실전 사용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겠네요. 저에게도 많이 알려주세요."


레이첼의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마법사는 오만한 존재다. 마법사가 아닌 존재는 무식하다고 낮잡았다. 그중에서 마탑의 마법사는 시건방짐의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리도 예의 바르고 자기 능력을 인정해 주다니!


"네, 네!"


그녀가 힘차게 대답했다.


"다른 이들은요?"

"좀 늦는다고 했는데 곧 올 겁니다."

"어느 종족과의 혼혈?"

"엘프, 수인의 혼혈입니다."


필레우스의 전생에서 엘프라고 하면 궁수라는 직업과 아름다운 외모와 균형 잡힌 몸매가 상징이었다. 수인하면 귀여운 고양이 귀와 꼬리였다.

상상만 했는데 입꼬리가 올라가며 미소가 지어졌다. 소설 속이었다면 그녀들과 그는 서로 호감을 느끼겠지. 엘프와 수인과의 러브 스토리가 뚝딱 만들어졌다.


그 순간, 가게 문이 열리고 세 명의 사람이 들어왔다.


"지금 왔군요. 이봐 여기네!"


라이칸이 외치자, 그들이 그쪽으로 걸어왔다.


한 명은 수준 높은 외모와 금발에다가 탄탄하고 균형이 잡힌 몸매, 약간 검은 빛의 피부를 지닌 인물이다. 긴 머리카락을 휘달렸고 등 뒤에는 거대한 활이 매달려 있었다.

꼬리는 없었으나 동물 귀가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보이쉬한 매력이 독보였다.


"필레우스님? 어디 아프십니까?"

“엘프···. 수인....”


필레우스는 입을 벌리며 다물지 못하였다.

엘프는 그 명성에 맞았다. 고루고루 근육이 붙은 몸매는 완벽한 다크 엘프였다. 엘프의 특징을 전부 가졌다. 한가지의 치명적인 문제만 제외하면 말이다.


“남자···.”


눈앞의 다크 엘프는 남자다. 수인은 단단한 허벅지는 말과 같았고 팔은 몽둥이처럼 굵었다. 동물 귀는 고양이는 아닌 듯싶었다.


"무슨 수인?"

"곰 수인입니다."


수인도 남자였다. 엘프와 수인이 여자인 것은 국룰이 아니었던가? 잔뜩 기대했는데 실망스러웠다. 얼굴의 미소는 사라지고 입술을 앞으로 튀어나왔다.


그들이 필레우스 앞에 서자 라이카가 말했다.


"여기는 우리 고용주인 필레우스님이네. 인사하게."


목을 꾸벅거린 그들이 빠르게 필레우스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눈으로 훑었다. 곰수인이 엄지를 들고는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제 이름은 우르스이고 이 엘프 친구는 엔달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 엄지손가락이 엔달프에게 향하였다.


"엘프가 아니라니까."

"다크 엘프도 엘프지."


우르스와 엔달프가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필레우스는 다시 눈을 비벼보고 그들을 눈에 담았다. 팔, 가슴의 근육이 불끈불끈 움직였다. 살아 움직이는 근육에 그가 눈을 감았다.


"내일모레 릴리 부인 가게의 아침 식사 시간에 모이는 것으로 하죠. 당신들의 리더에게 의뢰했으니 그 내용은 그에게 들으세요."

"알겠습니다."


필레우스는 라이칸의 손 위에 은화 몇 개를 올려놨다.


"이것으로 식사하세요."

"같이 하시지요."

"제가 입맛이 없어서요."


***


필레우스가 라이카와 그 일행을 만나는 동안

기절했던 벤시의 손과 발이 작게 진동했다. 문에 끼어져서는 온몸을 바둥거렸다.


삐이이익!


원래는 문 따위는 바로 부숴버릴 힘이 있었다. 벤시는 이를 갈았다. 필레우스의 얼굴이 강렬하게 떠올랐다. 순진무구한 눈망울로 벤시의 힘을 뽑아낸 악랄한 인간이다. 물론 필레우스는 흑마법으로 소환된 존재들과 인간이 친해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한 행동에 지나지 않았다. 그 인간으로 인해 문 사이에 끼어서 탈출도 못 하는 상황이지 않은가.


과연 이 상태로 방 밖으로 나간다고 해도 잡히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벤시 앞에 그림자가 떴다.


삐?


고개를 들으니 한 생명체가 있었다. 이리저리 벤시 주변을 걷다가 멈췄다.

삼각형의 머리와 긴 목, 삼각형의 귀와 날씬한 몸매를 지닌 고양이다. 꼬리, 귀, 다리, 주둥이는 붉은빛이 돌았고 나머지 부분은 하얀색이었다. 평소에 밥을 얻어먹으러 오는 길고양이였다. 벤시의 입장에서는 운이 나빴고 길고양이에게는 흥미로운 장난감의 발견이었다. 고양이가 앞발을 들었다.


퍽!


삑!


고양이의 오른쪽 앞발이 벤시의 머리통을 직격하였다. 한 번으로 끝내기 아쉬웠는지 다시 오른쪽 앞발을 들었다. 훅하고 앞발이 내려왔는데 벤시 머리 옆으로 스쳤다.


냥?


고양이가 앞발을 들어 젤리를 쳐다봤다. 왼쪽 앞발이 벤시를 향해 돌진하였다. 앞발은 벤시의 대가리를 깨지 못했다. 벤시의 붕대가 앞발의 진로를 틀어놓았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꼬리가 일자가 되고는 아래로 꼿꼿하게 내려갔다. 곧 몸을 세우고 두 앞발을 들었다. 오른쪽 앞발을 내렸다가 왼쪽 앞발을 내렸다. 오른쪽 앞발을 내리지 않고 왼쪽 앞발을 반만 내렸다가 멈추고는 오른쪽 앞발을 내려쳤다.


필레우스로 인해 힘을 빼앗긴 상태여서 벤시는 붕대를 하나밖에 조종하지 못하였다.


벤시의 붕대가 왼쪽 앞발을 쳐냈다. 왼쪽 앞발 쪽으로 붕대가 향하다가 멈추고 빠르게 오른쪽 앞발을 옆으로 때렸다. 멈추지 않고 붕대로 고양이의 목을 감쌌다.


낯선 촉감에 고양이가 엉덩이를 천장 쪽으로 올렸다. 목을 좌우로 흔들며 울부짖었다. 고양이 울음이 복도에 울렸다. 앞발로 계속 벤시를 때렸으나 붕대는 풀리지 않았다. 고양이는 입을 벌리고 문틈에 끼었던 벤시의 목을 물었다.


삑!


벤시는 양 손바닥을 서로 부딪쳤다.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문에 끼었던 몸이 자유를 찾았다. 문이 닫히고 고양이는 몸을 틀었다. 고양이의 털이 바짝 세워졌다. 설명할 수 없는 공포가 다가오는 듯하였다. 그것은 본능이다. 눈앞의 인간은 위험했다.


고양이가 폴짝 옆으로 뛰었다.


"야옹아. 그거 어서 내려놓으렴."


필레우스가 무릎을 살짝 꿇고 손을 뻗었다. 벤시를 되찾아야 했으니까. 고양이가 다시 옆으로 움직였다. 경계의 울음을 냈다. 필레우스가 한숨을 쉬었다.


"짐승의 본능은 무시할 것이 못 되네."


턱을 올리고 좌우로 머리를 움직이자 뼈 소리가 났다. 자세히 보면 고양이가 피했던 자리의 바닥에 무언가 쓸린 자국이 있었다. 미세한 마나로 만든 올무가 그의 손에서 사라졌다. 곧바로 고양이의 세워졌던 털이 약간 내려갔다.


삐삐삐삐삐삐


빠른 박자로 벤시가 울어댔다. 듀라한을 시켜서 벤시를 빨래했던 작자다. 어서 도망가야 한다. 고양이는 벤시를 물고는 필레우스 앞을 향해 뛰었다. 그가 두 팔을 뻗으며 잡으려고 할 때 고양이는 벽 쪽으로 몸을 틀었다. 벽에 발을 디뎠고 필레우스의 뒤로 착지하였다.


필레우스는 몸을 돌렸다. 그의 왼손에 마나가 모이더니 올무가 생겼다. 그것을 고양이에게 던졌다.


"아오씨!"


고양이는 높게 뛰어서 올무를 피했다. 더는 막을 것이 없었다. 앞만 보고 달리던 고양이는 무언가에 가로막혀 부딪친 것처럼 쓰러졌다. 벤시는 고양이의 입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벤시는 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필레우스는 벤시를 잡기 위해 고양이 쪽으로 다가왔다.


캬옹!


벤시의 앞에 선 고양이가 필레우스에게 달려들었다. 도망갈 길이 없다면 싸우는 수밖에!

고양이가 그를 물었다.


"악!"


손이 물린 그가 팔을 흔들었다. 야속하게도 고양이는 떨어지지 않았다. 마법으로 입 쪽을 마비시키자 그제야 바닥으로 떨어졌다. 고양이는 앞발의 손톱을 세우고는 다리를 잡고 올라왔다. 가슴팍까지 순식간에 온 고양이는 앞발을 들었다.


“무슨 짓이야!”


고양이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얼굴이 당했다.


쉴 틈도 없이 고양이의 앞발이 오른쪽과 왼쪽을 찰지게 때렸다. 필레우스가 고양이의 등을 잡아서 당겼다. 바닥에 착지한 고양이가 고개를 들었다. 필레우스가 고개를 내리자, 서로의 눈이 닿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한 사람과 한 고양이가 언제 공격을 가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필레우스가 긴장감에 침을 삼켰다. 고양이가 꼬리를 바짝 세웠다.


필레우스가 피식하고 웃었다.


"어쩔 수 없군."


주먹을 꽉 쥐었고 푸른 빛이 주먹에 돌았다.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든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고양이도 질세라 발톱을 세우고 바닥을 강하게 긁었다. 서로 승리를 위해 각오를 다졌다. 필레우스는 인간의 존엄함을 걸고 고양이는 영역의 주인 자리를 걸었다.


그 순간 천장에 붙어 있던 파리가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그것은 일종의 신호가 되었다. 고양이와 필레우스가 동시에 움직였다.


카 와 옹!


고양이가 공격적인 울음소리를 냈다.


"각오해라!"


고양이는 필레우스를 향해 뛰어들었고 그는 고양이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어?"


필레우스는 발을 삐끗하며 몸이 기울어졌다. 너무 급하게 움직인 탓이었다. 넘어지면서 얼굴을 바닥에 박아버렸다.


고양이는 졸지에 그의 몸 위에 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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