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아카데미의 건립자: 자금 확보부터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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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사랑
작품등록일 :
2024.04.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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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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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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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DUMMY

11화


고양이의 날카로운 눈이 빛났고 마지막 한대를 갈기려고 앞발을 들었다.


"그레이! 무슨 짓이냐?!"


털로 뒤덮인 거대한 손이 고양이를 낚아챘다. 그 손은 릴리 부인의 손이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고양이를 가슴에 받혔고 다른 한 손을 필레우스에게 내밀었다.


"괜찮으세요?"

"괜찮습니다."


필레우스가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그는 상의와 하의를 두 손으로 털었다. 그러면서 슬쩍 고양이를 노려보다가 릴리 부인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서 기르는 고양이인가요?"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길고양이인데 여기 올 때마다 밥을 주고 있어요."

"그렇군요."


그가 자기 턱을 긁었다. 올 때마다 밥을 주는 것으로 보면 릴리 부인이 저 고양이를 아끼는 것이 분명하다. 생각해 보면 짐승과 진지하게 싸우는 것도 웃긴 일이다. 만약 고양이가 다치거나 죽기라도 했다면 릴리 부인의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저 고양이를 아끼는 마음을 알겠으나 이리 공격적이라면 나중에 큰일을 당할 겁니다."

"그레이가 평소에 얌전한데 오늘 왜 이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녀가 난감해하며 고양이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끼는 마음과 별개로 날카로운 이빨과 기다란 주둥이는 식량에 입맛을 다시는 듯한 모습이었다. 필레우스는 눈을 차분하게 아래로 깔다가 올렸다. 호의를 베풀기로 결정했다.


“이런 공격성이 계속 유지된다면 나중에 큰일을 당할 수 있어요. 집고양이도 아니고 길고양이인데 험악한 용병을 공격이라도 한다면···.”

"방법이 없을까요?"


릴리 부인은 필레우스를 믿었다. 누명에서 그녀를 구해준 그라면 작은 고양이를 구해줄 수 있으리라.


"물론 공격성을 확실하게 줄여줄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정말로요?"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웃었다. 역시 마탑의 마법사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그럼요. 원래는 돈을 받고 해야 하지만 특별히 무료로 해드리겠습니다."


게다가 마법까지 써야 하는 일인가 보다. 마법사가 돈까지 받아야 하는 일이란 그런 것이니까.


"이대로 계속 두다가는 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고요."


고양이 머리 위로 마법진이 생겼다. 고양이의 울음은 점점 작아지고 눈이 감겼다. 그는 릴리 부인에게서 고양이를 받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전부 잘될 거니까요."

"네. 믿겠습니다."


필레우스가 중지를 까닥거리자, 그 끝으로 파란색의 마나가 실처럼 나왔다. 그 마나는 천천히 움직이더니 기어서 조심히 릴리 부인을 지나던 벤시를 묶었다.


삐?!


순식간에 낚아지더니 빠르게 필레우스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가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리는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도 중요하지만, 이후의 일은 부인이 한동안은 관리를 해줘야 해요. 몸에 부담이 되는 일이거든요."

"걱정하지 마세요. 살 수 있다면 조금 고생하는 것은 감당해야죠."

"그러면 내일 릴리 부인이 이 고양이에게 해줘야 할 일을 알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필레우스가 고개를 살며시 숙이고는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벤시가 작게 주머니 밖으로 손을 뻗었지만 야속하게 문은 닫혀버렸다.


그는 고양이를 책상 위에 눕혔다. 주머니에서 벤시를 꺼내고 만졌다. 아직 덜 뽀송한 느낌이다. 그는 다시 집게를 들고는 벤시를 건조대에 고정했다.


양팔을 돌리고는 고양이를 내려다봤다.


"걱정하지 마. 사람을 공격해서 다치거나 죽는 일은 없게 될 거야."


필레우스는 다정한 말투로 말하며 마법진을 그렸다. 벤시는 건조대에서 온몸을 떨며 고양이에게 한 짓을 두 눈으로 확실하게 새겨넣었다.


***


벤시의 붕대가 살랑거렸다. 붕대는 천천히 위로 움직였다. 마음이 급하였다. 여기에 더 있다가는 벤시를 빨래한 인간에게 무슨 짓을 더 당할지 몰랐다. 붕대가 집게를 눌렀다. 고정되었던 벤시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금은 밖으로 도망칠 수 없었다. 아까의 탈출 시도로 인해서 여러 고대 문자가 난립한 이상한 마법진을 창문과 문에 걸어놓았다. 벤시가 이 상황에서 탈출할 방도는 하나뿐이다. 그가 고개를 휙 하며 돌렸다. 침대 위에서 새근새근 잠든 필레우스가 있었다.


***


해가 뜨고 창밖으로 빛이 들어왔다. 필레우스는 가방을 메고 방을 나섰다. 계단을 걸어 내려가자 익숙한 인물들이 미리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용병단의 대장인 라이카

창술사이자 미노타우루스의 혼혈인 미노스

마법사인 레이첼

다크엘프인 엔달프

곰수인인 우르스


다크 엘프와 곰수인을 보고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잠시 멈춰 섰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안녕하세요?"


필레우스가 인사하며 남은 자리에 궁둥이를 붙였다. 릴리 부인이 다가와서 물었다.


"아침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간단하게 우유와 에그 스크램블이면 될 거 같아요."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해서 가져다드릴게요."


그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전날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이상하였다.


"왜 놀먼들만 있나요?"


놀먼이 아닌 존재는 필레우스와 라이카의 용병단원들뿐이었다. 레이첼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놀먼들은 놀먼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가고 엘프들은 엘프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가요."

"의지할 곳이 서로밖에 없으니까 어쩔 수 없죠."


우르스가 한숨을 쉬었다. 인간들은 다수다. 여기저기에 인간들이 있지만 아인종들은 다르다. 소수이며 사회에 인정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약자다. 약자끼리 뭉치면 되지 않느냐? 종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등 뒤에서 칼을 찌르는 놈들이 부지기수다. 결국 믿을 수 있는 존재는 같은 종족밖에 없다. 이렇게 여러 종족이 함께하는 라이카의 용병단이 특이한 것이다.


"그렇군요."


미노스가 손가락으로 벽을 가리켰다.


"그런데 그레이는 왜 저러고 있지?"


그레이는 필레우스를 때렸던 고양이다. 고양이는 목에 부채 모양의 깔때기를 하고 벽에 사람처럼 앉아 있었다. 눈빛은 영혼이 나가버린 것처럼 초점이 없었다. 당장이라도 쓰러져버릴 것만 같았다.


"중성화했어요."


필레우스가 활기찬 목소리로 대답해 줬다.


"중성화요?"

"제가 무식해서 그런데 중성화가 무엇인가요?"


미노스가 허허거리는 웃음소리를 냈다.


"아! 모르는 것이 당연해요. 여기에서 '중성화'란 말을 쓴 것은 제가 처음이니까요."

"마탑의 마법사는 남들과 달라도 매우 다르군요. 새로운 말도 만들어내고요."

"칭찬 고마워요. 중성화는 생식기를 없애는 것을 뜻해요. 쉽게 말하자면 '거세'요."


아침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적막만이 남은 식당에서 몇 명은 의자를 조심스럽게 들어서 옆으로 옮겨앉았다. 최대한 필레우스와 멀어지기 위함이다. 나머지는 편히 앉았던 자세를 고쳐서 다리를 바짝 붙였다.


"공격성도 없애고 생식기 질환의 발생을 막아줄 수 있어요. 전립선 질환이나 고환암 같은 병은 걸리지 않죠."


'놀'은 개의 모습으로 직립보행 하는 지적 생명체다. 놀의 혼혈인 놀먼들에게 무서운 이야기였다. 필레우스가 자기 손바닥을 라이칸 앞으로 내밀었다.


"혹시 원하세요?“

모두 동시에 생각했다.


‘무엇을?!’


필레우스가 손바닥을 서로 치며 눈웃음을 지었다.


"공격성이 줄면 오줌을 벽이나 물건에 수직면으로 뿌리지 않겠죠. 위험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도 않을 거고요."


라이카가 입을 다물고 잠시 멍해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사지육신 건강하고 공격성이 없는데 어찌 없앤단 말입니까."


라이카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단호하게 말했다. 필레우스가 고개를 돌렸다. 우르스와 미노스가 있었다. 그들도 다른 자리에 앉은 놀먼들처럼 다소곳하게 다리를 붙이고 등을 펼쳐 앉았다.


"원하지 않으세요?"

"절대 원하지 않소!"

"맞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중성화를 원하지 않아요!"


두 사내는 필사적으로 두 손을 저었다. 얼마나 강하게 흔드는지 바람이 일었다.


필레우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중성화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그런데 어찌 이리도 거절하는 것일까? 역시 일종의 관습법이 동물에게도 적용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성 충동이 덜 일어나서 싸움도 줄고 건강하게 살 가능성도 커져요. 다시 생각해 보세요."

"아니요."

"제발 그만 추천해 주시지요."


우르스와 미노스의 혈색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라이카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중성화 목표 대상이 라이카에서 우르스와 미노스로 바뀐 듯했으니까.


필레우스는 단호한 사람들의 태도에 한숨을 쉬었다.


"저 잠시 화장실 좀 갔다가 오겠습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고 사라지자, 우르스가 라이카의 멱살을 잡아서 일으켰다.


"이 미친놈아! 우리를 거세하겠다는 놈을 의뢰인으로 받아?!"


미노스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라이카의 어깨를 잡았다. 온 힘을 다해서 잡아서 통증이 느껴졌다.


"라이카···. 너무 경솔했다.“


레이첼이 일어나서 그들 사이에 손을 뻗어서 거리를 벌렸다. 그녀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뭘 그리 과하게 반응해요. 설마 수인과 놀먼을 거세하겠다는 뜻이겠어요?"


우르스, 미노스는 멈칫했다. 생각해 보면 고양이를 거세했을 뿐이다. 그게 수인과 놀먼을 향한 예행연습이라는 근거는 없었다. 마법사는 귀족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반면에 그들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존재다. 마법사들의 개인적인 호기심에 실험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있었다. 한 30년 전에 미치광이 마법사에게 납치당한 혼혈들이 수백 명 되었다. 암암리에 실험을 위해 팔려 가는 혼혈들이 있었다. 그래서 확대해석하게 된 것이다.


"놀먼도 사람 취급해 주시고 릴리 부인의 누명도 벗겨준 분이야. 믿어봐."


라이카도 정신을 차리고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웃었다. 그 모습에 우르스, 미노스가 몸을 돌려서 의자에 앉았다. 귀를 쫑긋하고 있던 다른 식탁의 놀먼들도 헛웃음을 뱉으며 대화를 나눴다. 본인들이 너무 과하게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릴리 부인이 에그 스크램블과 우유를 식탁 위에 놓았고 때마침 필레우스가 돌아왔다. 그는 화장실에서 계속 고민했다. 아까의 긴장된 분위기를 떠올렸다. 그 원인은 아마 마탑의 마법사이자 거액의 의뢰인인 필레우스 자신이리라. 그들에게 자신은 부담스러울 것이다.


필레우스는 그가 세상의 편견만큼 오만하지 않고 친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로 다짐하였다.


"저기 먼 동양에는 내시 혹은 내관이라는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파샤 왕국에도 있고요. 그들의 평균 나이는 70세 이상이고요."

"정말 오래 사는군요."

"그러게요.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레이첼이 다정하게 질문하였다. 아까의 살벌했던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함이다.


"내시와 내관은 왕을 모시는데 왕의 여인들과 합방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 거세한다고 해요."


스승님이 말씀하기를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천천히 움직여야 편히 대화할 수 있다고 하셨다. 고양이의 중성화에서 사람으로 주제가 넘어가다니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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