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아카데미의 건립자: 자금 확보부터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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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사랑
작품등록일 :
2024.04.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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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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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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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DUMMY

12화


필레우스는 두 팔을 휘적거리며 흔들어댔다. 모두가 그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내관들의 장수 이유에 대해 마나 생명학을 기준으로 생각해 봤어요. 마나는 모든 생명체가 가지고 있잖아요. 마나가 생식과 신체 유지를 하게 해주죠. 그런데 생식기관이 없다? 생식기관에 가야 할 마나를 절약하는 것과 같아요. 오래 살 수밖에 없죠."


얼마나 관심이 깊은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들었다. 용병단 전부가 말이다. 필레우스는 과거에 그 주제에 몰입할 뻔한 적이 있었다.


"다른 식으로 생각하자면 생식기관에 가야 할 마나가 다른 기관으로 가면서 장기를 강화했다고도 볼 수 있죠."

"상당히 학구적이네요."


레이첼이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미친놈이 확실하다. 타인을 고자로 만드는 이야기나 고자들의 이야기를 저리도 즐겁게 한다니!


그녀의 반응에 필레우스가 목소리를 높였다.


"칭찬 감사합니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못된 사람들이 많았다. 필레우스는 자기가 좋은 사람임을 어필하고 싶었다.


대화 주제와 맞으면서 좋은 사람임을 드러낼 수 있는 말.

그가 눈을 반짝거리며 떴다.


"여자라고 얕잡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실력이 아닌 성별로 차별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그렇지만 저는 달라요."

"성별이 아니라 실력으로 사람을 봐주신다니 대단하세요."


레이첼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간드러진 말투였다. 필레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성차별하지 않고 중성화도 양쪽이 다 할 수 있도록 했어요."


식탁 아래에서 주먹을 쥐었다. 손안에 날계란이 있다면 깨지지 않을 정도였다. 대화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적당히 유머를 담았다. 용병단에 좋은 인상을 남겨서 다음에도 의뢰할 생각이었다.


"원하신다면?"

"아, 아닙니다. 저는 괜찮아요."

"그러시군요. 주변에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데려와 주세요. 싸게 해드릴게요."


라이카의 눈동자가 이리 저리로 움직이며 갈피를 잡지 못하였다. 라이카 옆에 있던 미노스가 식당이 떠나가라 웃음소리를 냈다.


"역시 마탑의 마법사는 저희와 다르시군요."


강아지와 고양이의 중성화 이야기만으로 이렇게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 필레우스의 얼굴이 은은하게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머리를 긁적인 그가 눈을 아래로 깔았다.


"저는 아직 부족하죠. 더 발전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지금도 충분할 것 같은데?"


우르스가 자기도 모르게 말을 내뱉자, 레이첼이 팔을 꼬집었다. 이를 다문 상태로 말하였다. 레이첼이 꼬집은 자리가 파랗게 되었다.


"괜히 자극하지 마."


라이카는 '중성화'를 주제로 한 이야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누가 봐도 놀먼과 수인을 노린 듯한 발언이었다. 놀먼과 수인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시대였으니까. 그가 주먹으로 입가를 가리고 헛기침을 뱉었다.


라이카와 용병 단원들 그리고 필레우스는 대화가 통하나 사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필레우스는 혼혈인들의 처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그는 눈치가 없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니까.


"함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오늘 의뢰를 하려면 먼저 법적인 고지 의무와 의뢰 내용 확인 의무를 진행해야 합니다. 괜찮을까요?"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바로 해주세요."


필레우스가 등을 곱게 세웠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라이카의 날카로운 눈과 마주쳤다.


"의뢰를 진행하기에 앞서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이 절차는 용병 보호법에 따른 것입니다. 이를 거부할 시에 저희는 의뢰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계속해도 되겠습니까?"

"네"

"내용이 실제와 다를 시에 저희는 취소할 수 있으며 의뢰인에게는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입니다.“


필레우스의 엉덩이가 들썩였다. 이제 곧 궁둥이를 의자에서 떼어야 할 때가 온다.


"그러면 의뢰 내용 확인하겠습니다. 의뢰하신 내용은 파샤 왕국 동쪽 끝의 비고까지 탐색 동행 및 대기가 맞습니까?"

"네."


비고란 남이 보아서는 안 될 것을 감춰 두는 창고다. 그 안에 수많은 금은보화가 있을 수 있고 아니면 누군가의 변태적 취향이 담겨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비고를 지키기 위해 비고의 주인들은 무엇을 했을까?


"던전 발동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까?"

"아무래도 그렇죠. 보물이 있는 비고니까 A급 이상이 아닐까 싶어요. 함정이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침입자의 방문에 던전이 발동하는 비고일 수 있으니까요."


던전은 공간 마법의 종류이다. 던전 마법이 발동하면 몬스터의 소굴이 된다. 던전 마법에 걸린 명령에 따라 몬스터들은 행동한다. 가령 침입자를 모두 죽이라던가.


던전 마법에는 등급이 있다. 마법마다 실행에 필요한 마나, 전문성 그리고 마법 실력이 다르니까. F급부터 S급 이상까지 던전의 종류는 다양하다.


필레우스가 고개를 들면서 자기 손바닥끼리 붙였다.


"혹시라도 S급 이상이 나오면 어쩌나요?"


그 말에 라이카와 용병단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다가 웃었다. 제법 왁자지껄하였다.


"평생 용병 일을 하면서도 S급이 나오는 던전을 구경조차 못 하는 사람들이 태반이오. 걱정하지 마시소."

"맞습니다. 설령 S급이 나온다고 해도 저희가 의뢰주님만큼은 피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다크 엘프인 엔달프가 주먹으로 자기 가슴을 쳤다. 듬직한 두 가슴이 꿈틀거렸다.


"그래도 세상일은 모르니까 의뢰 난이도를 A급 말고 S급으로 올릴게요. 금액은 저번에 드린 돈의 3배로 드리고요."


필레우스가 의뢰금으로 그들에게 지불한 금액은 솔직히 너무 컸다. S급 난이도의 의뢰금보다 몇 배는 높았다. 그가 가방 안에서 돈주머니를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라이카가 그러지 말라고 하려는 순간이었다. 미노스가 고개를 저었다.


용병단이 신뢰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 하지만 그들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그들이 인간으로 규정되지 않은 존재들의 혼혈이기 때문이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의지할 곳이 서로밖에 없는 동족들을 도울 수 있으니까.


라이카의 손이 돈주머니로 향하였다.


"그러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네. 대신에 의뢰 내용 확인 절차는 지금 끝내주실 수 있을까요?"

"알겠습니다."


용병 보호법을 통해 용병들은 의뢰가 거짓일 시에 즉시 거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의뢰자에게 의뢰 내용을 재확인하는 절차는 필수다.


필레우스가 일어났다. 동시에 다른 용병들도 의자를 밀고 일어섰다.


미노스의 눈동자가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내려갔다. 손가락으로 그가 메고 있는 가방을 가리켰다.


"파샤 왕국 동쪽 국경 지대까지 가려면 꽤 걸릴 건데 짐이 그거 하나입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필레우스는 엄지를 세웠다.


***


그들이 건물 밖으로 나간 이후.

숨 막히는 고요함이 있던 식당 안에서 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놀먼들은 힐끔 출입문 쪽을 보고는 작게 말했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미쳤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진짜일 줄이야."

"설마 혼혈의 대를 끊어버리려고 하다니!"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할 놈입니다."

"설마 왕실에서 마탑에다가 의뢰한 것이 아닙니까."


작았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한 명의 목소리가 모여 여럿의 목소리가 되었다.


"그럴 수 있지."

"우리에게 거주권을 주면서 은혜를 베풀듯이 하고는 이렇게 뒤통수를 치려고 들어?"

“모두 진정하게. 왕실이 그랬다는 증거도 없지 않은가.”


한 마법사가 쏘아 올린 '중성화'의 여파는 놀라웠다.


놀먼들은 거주권만 있었을 뿐이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었다. 누명을 당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인간이 놀먼을 때리는 것은 죄가 아니었다. 놀먼이 자기방어를 하는 것은 죄였다.


필레우스에 관한 것은 오해였다. 그렇지만 차별과 멸시가 쌓인 놀먼들에게 '왕실 불신'을 불러오기 충분하였다.


***


그는 라이카와 용병들의 뒤를 따라 걸었다. 허름한 공터가 있는 작은 저택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는 허름한 빈 저택들만 있었다. 인간이 아닌 이들과 이웃하길 원하는 인간들은 없었다.


필레우스가 짐마차에 올라탔다. 그 안의 짐들을 뒤적였다. 텐트, 냄비 등이 상자 안에 있었다. 몇 분이 지났다. 그가 마차에서 내려왔다.


그가 눈을 내리깔며 그들의 손을 쳐다봤다.

두꺼운 활을 들고 있는 엔달프

마법 지팡이를 지닌 레이첼

도끼를 든 미노스

창을 쥐고 있는 우르스


"여러분 잠시 모여보세요."


필레우스가 다가오는 그들 앞으로 한 손을 뻗었다.


"이 손바닥 위에 손들을 올려놔 주세요."


그 손바닥 위에는 귀여운 강아지 모습의 푸른 펜던트가 있었다. 얼마 전 잡화점에서 산 펜던트였다.


그들은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 화이팅하자는 줄 알았다. 그들이 손을 내밀었다.


"이제 가볼게요. 이 마법진이 바로 목적지로 가게 해주거든요."


곧바로 강아지 펜던트에서 푸른 빛이 생겼다. 천장에 복잡한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마법을 발동한 당사자만 제외하면 그러했다.


"잠시 멈추십시오!“


라이카가 입을 열었으나 늦었다.


땅바닥에서 어둠이 올라왔다. 어둠이 공간을 채웠다. 천장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높았다. 그 위에는 별들이 떠 있었다. 실제로 별인지 아니면 별처럼 보이는 무언가인지는 용병단의 아무도 몰랐다. 우주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별빛들이 그들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은 그 자리에 서 있었으니까. 아니면 그들이 서 있는 자리가 움직이는 것일까?


어두운 공간에 균열이 일어났다. 균열이 난 틈으로 빛이 들어왔다. 틈이 점점 커졌고 어둠은 사라졌다.


눈앞에는 낯선 풍경이 있었다. 그들 바로 뒤에는 큰 문이 있었다. 그 문에는 낯선 글자들이 새겨져 있었고 형형색색의 마석들이 박혔다.

그들 앞에는 아주 넓고 긴 복도.

복도 끝에는 거대한 문이 자리를 잡았다.

복도 양 벽에는 벽화가 그려졌다.

그것은 누군가의, 어느 나라의 역사였다.

전차를 탄 왕관을 쓴 인물

그 인물이 병사들을 이끄는 모습.

그의 앞에서 절하는 사람들

산처럼 쌓인 보물들

많은 모습이 그림으로 남겨져 역사가 되었다. 벽화에는 셀 수 없는 보석들이 박혔다.


***


필레우스가 용병단과 비고에 도착했을 때.

음침한 기운이 풍기는 동굴 안에서 사람들이 가면을 쓴 채 원탁에 앉았다.


어둠 속에 있는 그들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왕실의 기사단과 병사들이 우리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어요. 수도에서 있었던 사건이 우리와 연관된 것이 맞습니까?"

"우리 쪽에서는 전혀 몰랐던 일입니다."


그들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한 명이 주먹으로 동굴 벽을 쳤다. 벽이 충격으로 크게 금이 갔다.


"지금 서로 모른다고 할 일입니까! 마법진에 있던 마나가 우리 쪽이라는 결론이 났다고 하지 않습니까."

"흑마법사들이 시신을 이용해 대량 학살을 시도했다는 주장은 얼토당토않은가."


그들은 필레우스가 검시한 목이 잘린 시신에 흑마법을 건 배후로 지목받는 무리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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