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아카데미의 건립자: 자금 확보부터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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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사랑
작품등록일 :
2024.04.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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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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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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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DUMMY

13화


누군가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하필 우리가 죽인 놈에게서 듀라한이 나온단 말인가."


검시 중 목이 잘린 시체에서 듀라한이 소환된 사건.

죽인 것은 그들이 맞기에 뭐라고 하기에 애매하였다. 다른 누군가는 눈을 아래로 두며 목을 긁었다. 그들 앞에는 젊은 청년이 두 손을두손을 포개서 배꼽에 두고 섰다.


"저는 분명히 검시로 흑마법의 흔적을 찾아내면 시신을 태우는 마법을 걸었습니다. 결코 듀라한 소환이 아니었어요."

''자네가 한 것이 아님을 알아. 듀라한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소환할 수 있으니까."

"듀라한 소환 자체가 거짓일 가능성은?"


그들이 의문인 것은 그들이 어찌하여 마나의 흔적은 그들을 가리키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듀라한 소환과 그들은 관련이 없었으니까. 그 순간, 한 사내가 손을 조심스럽게 들었다.


"듀라한이 소환된 것은 진실입니다. 목격자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한숨 소리만 들렸다. 듀라한 소환은 흑마법의 영역이다. 100% 흑마법사가 한 짓거리다. 지나가던 평민도, 마차 타고 있던 귀족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흑마법, 백마법 상관없이 마법사들도 흑마법사가 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듀라한을 소환할 만한 인물을 우리 쪽에서 수도에 보낸 적이 없어."

"몇 년 전부터 수도의 파견을 금지했지요."


그들은 나르시스 왕국에서 이름이 알려진 흑마법사 무리였다. 몇 년 동안 수도에 일정 수준 이상의 흑마법사를 파견하지 않았다.


"실력과 재능이 있는 흑마법사들이 수도에만 갔다고 하면 연락이 두절되었으니 어쩔 수 없지요."


조직의 미래를 이끌 인재들이 수도에 가면 사라졌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흑마법사들도 소식이 끊어졌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실종은 두려움을 선사하기 충분하였다.


모두가 한마디씩 말을 보탤 때 침묵을 지키던 인물이 말했다.


"듀라한 소환의 배후로 우리가 지목되었소. 우리 성향의 마나 때문이오. 그렇다면 우리 쪽에서 건 마법을 듀라한 소환 마법으로 덮었다면?"

"마법을 걸어놓은 자리에 새로운 마법을 적용하려면 방법은 2가지뿐이야. 알고 말하는 것인가?"


하나는 기존의 마법을 지우고 새로운 마법진을 그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존에 있던 마법진을 분해하여 새로운 마법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을 이용하면 배후로 그들을 지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미쳤소!"

"맞습니다. 그게 얼마나 비효율적인데요!"

"게다가 대가는요? 듀라한 소환을 위한 대가는 어찌 치릅니까?!"


그의 주장에 모두가 반발하며 외쳤다.


"마침 듀라한 소환이 가능한 인물들이 몇 년 전에 싹 실종되었죠. 만약 그들이 살아있었다면? 그리고 그만한 흑마법사들을 감금하면서 그 일로 가장 이익을 본 사람이나 조직은?"


말을 들은 흑마법사들은 입을 달싹거리고 침을 삼켰다. 그럴듯한 가설이었다.


"설마···.“

"일부는 제물이 되어서 죽고 나머지는 듀라한 소환을 위한 마법진을 새겼겠군."

“우리 쪽 흑마법사들의 마나가 있을 수밖에···.”

"나르시스 왕국은 흑마법의 모든 것을 금지하고 있지. 비인도적인 부분만 금지하는 타국과는 달라."


나르시스 왕국에서 흑마법사는 악(惡)이다. 나르시스 국왕은 선왕과 비교해서 못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량 학살을 계획한 흑마법사들의 음모를 막고 처리한다면? 민심은 왕실의 편이 된다.


물론 관리되지 못한 '마법 검시관'에 대한 비난을 받았다. 그렇지만 그건 마탑이 더 욕을 먹었다. '마법 검시관'의 자격 교육은 마탑 담당이다. 마법 검시관은 왕국의 관리보다는 '마탑의 마법사'라는 이미지였다.


민심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계책.

-마법 검시관이 업무시간에도 술을 마셨다.

-제대로 검시하지 않았다.

여러 증언이 이어지면서 왕실을 향한 비판은 사라지고 마탑만 욕을 먹었다.


"망할 놈들! 아무리 우리를 적대해도 누명이라니요."

"왕실의 모략에 희생당한 이들과 곤욕을 당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서 우리가 움직여야 하네."


그들이 소속된 조직의 이름은 '메멘토 모리'다.

왕실과 메멘토 모리는 서로를 향해서 오해와 불신을 쌓았다.


***


메멘토 모리의 흑마법사들이 분노해도 필레우스에게는 아무런 여파가 없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서 바닥을 봤다. 금빛 타일로 꾸며진 복도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손가락을 구부려 바닥을 가리켰다.


"저기 선을 넘어가지 말아 주세요."


금빛의 복도에 붉은 줄이 그어져 있었다. 마치 이곳을 넘지 말라는 듯하였다. 라이카가 그의 두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그의 동공이 격하게 위아래로 떨렸다.


"여기는 어딥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어디라니요? 저희 목적지죠."


엔달프가 손가락으로 이마를 눌렀다. 어이가 없었다. 나르시스 왕국과 파샤 왕국이 무슨 마을 이웃집도 아니고 벌써 도착한단 말인가. 심지어 그들은 한자리에 서 있었을 뿐인데 도착했다고 한다. 미친놈이라며 웃어넘겨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얼굴이 굳었다. 어째서 저 의뢰인의 말이 진실처럼 느껴지는 것인가.


"목적지라니? 저희 목적지는 파샤 왕국 동쪽 국경 지대입니다."

"네. 맞아요. 여기가 거기예요."


필레우스는 대답하고 손바닥을 펼쳤다. 그들 가까이에 있는 문 쪽으로 손을 뻗었다. 푸른 빛 덩어리의 마나가 문을 향해 나갔다. 닫혀있는 문 틈새로 마나가 빠져나갔다.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설명해 드릴게요. 일단 제 의뢰를 이행해 주는 것이 먼저잖아요."


그가 라이카의 손가락을 하나씩 손으로 벌렸다. 10개의 손가락을 다 뗐다. 필레우스가 상의를 털자, 무언가가 떨어졌다.


조각들이었다. 그 조각들이 허공을 날아다녔다. 그것들은 상하좌우로 이동하며 맞춰졌다. 그러면서 서서히 모습이 드러났다.


바구니 아래로 네 개의 기둥이 생겼다. 이어서 그 기둥들 아래에는 바퀴가 달렸다. 마트에 가면 있는 '카트'다.


***


이곳의 누구도 필레우스를 막지 못했다.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 강렬하게 마나가 당장이라도 그들을 찢어버릴 듯하였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 기분이었다.


공간 안에 낯선 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고!


그 소리에 그들은 겨우 눈동자를 위로 치켜들었다.

천장 쪽에 어떤 존재가 떠 있었다. 진흙으로 빚은 듯한 인형이었다. 진흙을 구워 만든 듯한 투구를 썼다. 그것은 팔짱을 끼고 그들을 내려다봤다.


팔짱을 풀고 한 팔을 들어서 가까이에 있는 문을 가리켰다.


비고! 비고!


대충 나가라는 뜻인 듯싶었다. 그들은 당연히 나가고 싶었다. 뿜어지는 마나만으로 몸의 통제권을 잃었다. 저런 것을 상대로 어찌 싸울 수 있을까. 저건 평생에 한 번도 보기 힘든 S급 이상이 분명하다. 도망갈 기회를 준다면 달아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들을 옥죄여오던 마나가 사그라들었다. 그들은 당장 몸을 돌려 달렸다. 미노스가 문을 힘껏 밀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젠장 꿈쩍도 하지 않아!"

"왜 열리지 않는 거야?!"


그가 되지 않으니 다른 용병들도 같이 문을 어깨로 밀었다.


"좀 더 힘을 줘봐!"

"힘을 내고 있다고!"


필레우스는 완성된 카트 주변을 원형으로 돌았다. 그러면서 손뼉을 쳤다.


"상당히 만족스러운데?"

"필레우스님 여기서 나가야 합니다."


라이카는 그에게 다가왔다. 필레우스는 의뢰주였으니까. 용병은 신용으로 먹고산다. 의뢰자를 지키지 못한 용병단을 써줄 곳은 없다. 특히 혼혈들에게는 더욱 그러하였다.


라이카의 말에 필레우스가 약간 눈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아직 의뢰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잖아요."

"무려 S급입니다. 다행히 저희가 이곳을 떠날 기회를 줬으니 돌아가죠. 이대로 있다가는 개죽음당해요."


그가 웃었다. 순진한 아이의 미소를 보는 것만 같았다. 필레우스는 선의가 가득한 사람이다. 상대가 용병이라고, 혼혈이라고 목적을 위해서 죽으라고 하는 사람이 아니다.


"S급을 대비해서 의뢰금도 더 드렸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의뢰자가 마탑의 마법사인데 대비책이 없겠어요?"


필레우스가 두 팔을 크게 펼쳤다.


"어그로(aggro)!"


그의 몸이 빛났다. 무지갯빛이다. 빛의 강렬함은 어느 정도였을까? 필레우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서서히 빛이 줄어들었다.


어그로(aggro)는 관심을 받거나 분란을 조장하기 위한 행위를 뜻한다. 필레우스가 만든 마법인 '어그로(aggro)'는 '관심'에 초점이 맞춰졌다.


완전히 빛이 사라졌다. 그들의 시야에 풍경이 들어왔다. 벽화와 복도, 비고의 요정은 그대로였다.


아까와 다른 점은 오직 하나였다. 필레우스는 벽화 쪽에 붙었다. 그러고는 카트를 끌고 앞으로 걸어갔다.


비고의 요정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눈 자리에 박힌 보석에 오직 라이카와 동료들만 비췄다. 자비를 베풀었음에도 인간들은 욕심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욕심의 대가로 목숨을 받아 가는 것이 도리다.


비고!!!


비고의 요정이 꺼내는 마나에 지면이 뜨거워졌다. 그 열은 공기를 가열시켰다.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간다. 빛이 굴절되는 정도는 공기의 온도에 따라 다르다. 그로 인해서 벽화와 복도 풍경이 아른거렸다.


원리는 모르겠지만 바닥을 딛게 해준 벽돌이 빠르게 모래가 되었다. 그 모래에 발이 파묻히게 되었다.


***


필레우스가 걷는 길의 벽돌은 그대로였다. 카트를 밀면서 우물거렸다. 아까 어떻게 단번에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자기가 만든 마법으로 왔다고 하면 끝날 대답이다. 그렇지만 마탑에서 '마왕'이라 불린 마법사는 남달랐다.


"마나 통신망을 통해서 했어요. 마나 통신망은 제가 만든 개념이에요. 마나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는 마법을 찾기 위해 만든 하나의 망이죠. 그 망을 입체화했기에 저희는 여기에 올 수 있었어요."


그는 세상 물정 모르고 눈치가 없다. 마나 통신망은 전생의 네트워크 통신망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개념이다. 특별히 용병들에게 가르쳐주기로 했다. 그만큼 그들이 마음에 들었다. 이를 위해서 중얼거림을 계속하였다.


***


용병들이 나가려고 밀었던 거대한 문밖에선 사람들이 뛰어다녔다.


검은 천을 묶은 흰색 두건을 쓴 사내들

얼굴 일부와 머리를 천으로 둘러싸거나 눈을 제외하고 천으로 전부 가린 여인들


여인들은 단검을 손에 쥐었다. 사내들은 대도를 꺼내 들었다. 무기는 오러로 인해 은은하게 반짝였다. 무기가 없는 사람들은 팔을 뻗고 두 손바닥을 펼쳤다. 그 앞에 마법진이 그려졌다. 손에 쥔 무기들과 마법은 한곳을 향해 갔다.


거대한 부딪침 혹은 폭발 소리가 나며 연기가 공간을 차지하였다.


대문 앞에는 푸른빛의 마나로 구성된 마법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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