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아카데미의 건립자: 자금 확보부터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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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사랑
작품등록일 :
2024.04.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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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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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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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DUMMY

18화


유리공을 쥔 손의 손목을 왼쪽, 오른쪽으로 비틀었다.


"확실히 저번보다 품질이 좋네요. 고생했어요."


필레우스가 갈색 머리 여인의 어깨를 톡톡하고 살짝 두들겼다.


"인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녀는 굳었던 표정을 조금 풀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파랗게 질렸던 피부에 화색이 조금 돌았다.


"좀 더 생산량을 늘리고요. 내가 의뢰한 용병들의 아지트로 보내줘요."

"얼마나 보내드리면 될까요?"


필레우스가 손가락 하나를 펼쳤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선을 그렸다.


"저기서부터 여기까지 전부요."


벽에 잘 쌓여있는 상자들을 전부 달라는 요청.


"저것을 전부요?"


그녀의 동공이 흔들렸다. 금액적으로 가치를 환산하면 상당한 금액이었으니까. 그가 활짝 웃었다.


"네. 무슨 문제라도?"


의아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녀가 두 손을 들며 좌우로 흔들었다.


"아닙니다. 마땅히 그리 해드려야지요."

"그렇죠? 이제 환자들이 있는 곳을 확인해볼까요?"


그가 관리동을 나왔다. 그의 옆에는 갈색 머리의 여인이 있었고 뒤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졸졸 따랐다. 환자들이 있는 5채는 꼭짓점을 이뤘다. 모든 변의 길이는 같았다. 모든 내각은 정확하게 108도가 나왔다. 완벽한 정오각형 중심에 있는 관리동이 있다. 필레우스는 눈에 보이는 건물로 터벅터벅 걸었다.


그가 건물 내부로 들어와서 2층에 들어오자 하얀 의복의 사람들이 일제히 움직임을 멈췄다. 모두가 아까의 사람들처럼 허리를 숙였다. 한 손을 휘적거림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먼지 한 톨도 없는 바닥과 벽, 창문들, 철로 만든 방문들은 인위적이었다.


그가 박수를 치자 방문의 일부에 구멍이 났다. 사람의 눈만 보일 정도였다.


"여러분! 여러분 중에 제 미니어처를 만드는데 도움을 줄 분들이 없나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조용했던 병동이 흔들릴 만큼 시끄러워졌다. 문에 생긴 구멍 앞으로 병실의 사람들이 눈을 들이밀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잘할 수 있습니다."

"장인이 한듯하게 완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병실의 환자들은 목에 피가 터질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눈동자는 광기에 차 있는 듯하였다. 필레우스가 팔짱을 끼며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지원자가 많다니 난감하네요. 이럴 때는 그것을 꺼내야겠지요."


갈색 머리의 여인이 고개를 돌렸다. 하얀 의복을 입은 사내가 손잡이가 달린 동그란 통을 들고 다가왔다. 필레우스가 손잡이를 잡았다.


"모두 뛰어난 분들이시니까. 누구를 뽑기 어려워요."


그 손잡이를 돌렸다. 몇 번을 돌리자 통 안에서 작은 공이 나왔다. 숫자가 써진 공이었다.


"7번, 28번 방에 계신 분들이 만들어주시고요. 나머지는 인원은 다른 환자 건물에서 추첨해서 뽑아요."

"알겠습니다."


그가 말을 마치자, 눈동자를 볼 수 있던 공간이 철로 막혀버렸다. 몸을 돌려서 가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주근깨의 당근색 머리의 여인이 두 주먹을 쥐었다. 성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어린 얼굴이다. 그녀는 가슴 속에 묻어뒀던 용기를 억지로 꺼냈다. 두 눈을 감으며 외쳤다.


"그냥 죽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이 병동은 병실의 사람들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일종의 도구로 대하였다. 그들은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니다. 그들이 병실에서 하는 일은 오직 멍하니 있는 것이다. 병실 안에는 책도, 필기도구도, 종이도 없었다.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도 없었다. 식사는 철문으로 줬고 소리를 마법으로 완벽하게 방음 되었다.


가끔 건물 밖으로 산책을 하지만 그게 더 비극이다. 그들은 묶여있는 것도 아닌데 탈출할 수 없다. 15cm 높이의 담장에 다가가면 갈수록 심장이 조여오고 숨이 가빠오는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환자가 다른 환자들과 대화하려고 하면 같은 증세를 느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삶에도 간간이 '미니어처 하우스'를 만드는 일은 유일한 낙(㦡)이다. 광기에 젖어서 지원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할 만하다.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을 바에는 죽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녀는 무서웠다. 그녀와 동료들도 병실의 환자처럼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흑마법사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하는 것은 부당해요."


병실 안에 있는 환자들은 흑마법사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갈색 머리 여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게 무슨 망발인가요! 당장 사죄드리지 못합니까!"

"괜찮아요. 자신이 하는 일의 무게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죠."


필레우스가 미소를 띤 얼굴로 몸을 돌렸다. 고개를 내렸다가 들었다. 여인의 발끝부터 머리까지 파악하였다. 속마음은 얼굴과 달리 슬펐다. 아직도 자신의 선의와 진심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성서에 나오길 흑마법사는 악(惡)이라고 했어요. 흑마법사인 것도 죄인인데 '메멘토 모리'의 사람들이에요. 죄 없는 민간인들을 죽이는 흑마법사잖아요. 사회와 격리해야죠."


필레우스는 가방 안에 성모 혹은 성녀 조각상을 넣고 다닐 정도로 신실하다.


이성의 마탑과 감성의 신전은 양립하려야 양립할 수 없는 두 집단이다. 신전은 마탑의 태도를 문제로 삼았다. 마탑은 마법을 진리인 것처럼 떠받든다. 성서를 무시하고 신앙을 가진 신자들을 무지한 인물로 취급한다. 마법사들이 신자들의 마음을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이끈다고 여겼다.


마탑은 신전의 오만함과 나태함을 거론한다. 과거에 수많은 성서 중 일부만 정식으로 인정했다. 나머지를 이단이라 규정지었다. 과거 마법사들을 악마의 추종자로 사냥한 것으로 이어졌다고 믿었다. 시대의 흐름에 변화하지 않고 과거의 성서에 매달리는 나태함을 욕하였다.


신전과 마탑 소속인데 사이가 좋은 사람들이 있다? 거짓말이거나 서로 신전과 마탑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덕분이다.


신실한 마법사는 성스러운 흑마법과 같은 말이다. 말이 되지 않는 개소리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필레우스는 개소리 같은 존재였다.


"차라리 왕실 기관에 맡겨서 사형을 하는 것은···."

"저는 사형제에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생명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 않아요. 게다가 개똥도 약에 쓸 때가 있는데 하물며 흑마법사가 없겠어요."


병실이라고 쓰고 감방이라는 읽는 곳에 갇힌 인물들은 전부 '메멘토 모리' 소속이었다. 메멘토 모리는 사람들을 죽이는데 거리낌이 없는 흑마법사 무리다.


"여러분은 흑마법사이지만 사람을 죽이지 않는 학파 소속이니까 이렇게 봉사로 죄를 씻도록 기회를 주는 거고요. 칼리!"


이 정신 병원의 직원들은 모두 '말레피카'라는 흑마법 학파 소속이다.

'칼리'는 처음에 문을 열며 필레우스를 맞이한 갈색 머리의 여인이다. 그녀가 우렁찬 부름에 빠르게 입을 열었다.


"네!"

"제가 여러분을 무급으로 부려 먹나요?"

"아닙니다. 고연봉으로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해주십니다."

"아니면 죄에 대해 속죄하는 것이 싫으십니까? 메멘토 모리의 사람들처럼 악행을 저지르고 싶습니까?"

"아닙니다."


메멘토 모리의 흑마법사들은 사람을 죽인 죄로 인해 병실에 갇혀버렸다. '말레피카' 소속의 흑마법사들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기에 이곳에서 강제 취업하게 되어버렸다.


"메멘토 모리의 흑마법사들이 가진 마나를 뽑아내서 인공 마석을 만드는 것이 불만인가요? 하지 말까요? 무급으로 일만 시킬까요?"

"아닙니다!"


칼리가 목에 핏줄을 세우며 소리쳤다. 필레우스가 한 손을 허리에 짚었다.


"칼리. 알다시피 저는 언제나 스승님을 걱정만 시켰어요. 제가 세상 물정 모르고 눈치 없으니까요. 그런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어요. 저는 이 일을 이루기 위해 제 모든 것을 걸어볼 생각이에요."


'말레피카'의 흑마법사들이 침을 삼켰다. 얼굴은 흙빛으로 변해버렸다. '제 모든 것'에 그들도 포함되어 있음을 눈치챘다.


말레피카와 메멘토 모리의 흑마법사들의 공통점은 필레우스가 강제로 끌고 왔다는 점이다. 다른 점은 범죄를 저질렀느냐 아니냐의 차이였다.


말레피카의 흑마법사들이 그를 좋아할 리가 없었다. 스톡홀름 증후군에 걸렸다면 모를까. 스톡홀름 증후군은 극한의 공포를 주는 상대에서 긍정적인 감정 혹은 호감을 느끼는 현상이다.


칼리가 조심스럽게 입술을 뗐다.


"마탑주께서 마탑 밖으로 회장님을 풀어놓기로 한 것입니까?"

"스승님는 저의 성장을 원하고 계세요."


그녀는 일그러지는 눈을 억지로 펴고 입꼬리를 올렸다. 기괴한 웃음이 만들어졌다.


"무언가 착오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스승님께서 직접 명령을 내리셨어요. 그런 염려는 넣어둬요."


칼리가 이를 악물었다.

마탑이 도대체 무슨 음모를 꾸미는 것일까?

결국 나르시스 왕국의 흑마법사들을 파멸로 이끌기로 한 것일까?

다시 한 번 확인해보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마탑에서 세상을 혼돈으로 가득차게 만들기로 했나요?"


감정 이입을 깊게 해서 본심이 튀어나왔다.


"네?"

"..."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는 필레우스가 싫었다. 그녀는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었으니까. 납치범에게 호의적일 리가 없다. 남편과 자식들과 같이 납치를 당했다.


"원장 자리가 싫으신 건가요?"

"아닙니다!"


지금은? 그녀는 지금의 삶이 너무 좋았다. 원장의 위치가 주는 대우가 좋았다.


급여는 따박따박 제때 나오고 금액이 높았다. 연구 지원을 받기도 쉽다. 연구 타당성 보고서만 잘 쓰면 된다. 이단 심문관들에게 쫓길 일도 없다. 죽기 직전까지 쌓이는 업무량만 빼면 살만하다.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먹고 싶은 것을 사줄 수 있는 삶이다. 참고로 신실한 신자라서 그런지 종교적인 이유로 주말에는 쉬게 해줬다.


물론 지금도 필레우스가 싫었다. 인간적으로 맞지 않았다. 아무리 잘해줘도 필레우스는 납치범이다. 그가 아련한 눈빛으로 말했다.


"근태 보고서에 불성실한 사람들을 추려서 보내줘요. 그분들에게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드려야겠어요."

"알겠습니다."


필레우스는 속으로 웃었다. 스스로가 너무 대견하였다. 흑마법사들의 교화 작업하며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불굴의 의지다. 근태가 불량한 사람들을 바꾸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 다음에 봐요."


그가 문을 열고 한발자국을 내딛었다. 곧바로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


그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였다. 모자를 쓴 몇 명의 흑마법사들이 눈을 반짝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은 이 병원에 입사한 신입 흑마법사들이었다. 기도하는 자세로 양쪽의 손바닥을 붙였다. 어떤 이는 눈물을 글썽였다.


"드디어 세상 밖으로 넓은 뜻을 펼치시는 것인가요?"

"저희의 전부를 다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필레우스에게 충성심을 내비쳤다.



작가의말

꼬님 댓글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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