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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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d.v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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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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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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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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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영웅 연개소문의 죽음

DUMMY

평양성 (연개소문 거처) / 657년

연개소문은 침상에 누워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아들들인 연남생, 연남건, 연남산이 지키고 있었다. 연개소문은 침상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천학의 개소문이 전장이 아닌 이리 좁은 침상에서 가는구나. 네 이놈들!”

그의 목소리는 쇠약했지만 여전히 위엄이 있었다.

연남생, 연남건, 연남산은 연개소문의 호통에 고개를 조아렸다.

“사이좋게 지내거라. 자리를 두고 다투지 말거라."

절대 권력 연개소문이 눈을 감았다. 그의 죽음은 고구려에 큰 충격을 주었다. 절대영웅이었던 그의 존재는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그의 죽음은 숭고했고, 그의 가르침은 여전히 살아남아 까마귀와 그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영웅의 부재를 어찌 매울 수 있을까.



영주성 / 657년

영주성의 하늘은 잔잔하게 빛나고 있었지만, 내부의 분위기는 어둠에 휩싸였다. 척후병이 허겁지겁 달려와 전갈을 전했다.

“대장군, 대막리지가 승하하셨습니다.”

까마귀는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연수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이냐? 오, 오빠가. 후계는? 후계는?”

척후병은 침통한 얼굴로 대답했다.

“연남생 대인이십니다.”

연수영은 절망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어쩔 거야. 그 망나니가 결국 대막리지가 되었어.”

까마귀는 눈을 한참 감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중상아, 평양성에 속히 충성서약을 보내거라.”

대중상은 형님의 명령에 즉시 대답했다.

“네, 형님.”

연수영은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심이야? 그 놈이 무슨 미친 짓을 벌일 줄 알고.”

까마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어쩌겠습니까. 걸사비우는 요동전선에 내 충성서약을 알리도록 해라.”

걸사비우는 즉시 명령을 받들었다.

“네, 형님.”

연수영은 다시 한번 절박하게 외쳤다.

“병신.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고!”

까마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대인, 우리끼리 피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연수영은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병신. 죽을 거야. 후회할 거야.”

까마귀는 고구려에 대한 충성을 선택했다. 그는 자신의 충성심과 원칙을 지키며, 연개소문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겼다. 그의 결심은 굳건했지만, 그 속에는 고통과 갈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연수영의 경고는 그의 마음 깊숙이 박혀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길을 따르기로 결심했다. 현명하지 못했을까. 후회하지 않을까. 그의 선택이 고구려를 위한 길이었을까. 무조건적 충성이 옳은 일일까.

영웅들이 하나, 둘 세상을 등졌다. 영원한 건 없다.



영주성 연병장 / 658년

까마귀는 영주성의 훈련장에서 군사들의 훈련을 참관하고 있었다. 군사들의 규칙적인 움직임과 강력한 함성은 성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때 척후병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척후병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대장군, 당이 군사를 몰아 영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연수영은 놀란 듯 물었다.

“그동안 조용하다 싶었다. 병력은 얼마나 되느냐.”

척후병은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동이도호 정명진과 우령군중랑장 설인귀가 15만 병력을 이끌고 오고 있습니다.”

대중상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설인귀. 설인귀 그 자가 아직 살아있단 말이냐. 분명 설인귀가 맞더냐?”

척후병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합니다, 장군.”

까마귀는 냉정하게 말했다.

“목숨도 질긴 놈이구나. 대막리지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오는구나. 뭣들 하느냐. 전투 준비를 서둘러라.”

장수들은 일제히 대답했다.

“네, 대장군.”

까마귀는 전령에게 명령을 내렸다.

“평양성에 급보를 전하라.”



요하 행군 / 658년

까마귀군은 출격 준비를 마치고 요하로 향했다. 대중상은 군사들을 이끌며 당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대중상이 말을 타고 까마귀에게 다가와 말했다.

“당의 자신감이 대단하네요. 영주를 지나쳐 요하로 바로 넘어가다니요.”

까마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당군 15만과 거란군 병력을 합류할 생각인 게야. 지난번처럼 각개격파 당하지 않겠다는 거지.”

연수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요동에서 지원군을 보낸다고 하더냐?”

대중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대인. 두방루 장군이 3만 병력을 이끌고 출진하고 있다 합니다.”

연수영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남생이도 겁은 나는 모양이지. 왠일로 병력을 보냈대.”

까마귀는 단호하게 말했다.

“대인, 말씀을 조심하세요. 대막리지이십니다.”

연수영은 비웃으며 대답했다.

“웃겨, 대막리지는 무슨.”

까마귀는 신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서 가시지요. 조영야, 너는 500기로 적의 위치와 병력 규모를 확인해 두거라.”

대조영은 결의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아버님.”

대조영은 500기를 이끌고 빠르게 적의 위치를 탐색하기 위해 나아갔다.

까마귀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연개소문이 없는 지금, 고구려는 다시금 당의 위협에 직면해 있었다. 전쟁은 끊이지 않았다. 당은 연개소문의 부재를 기회로 삼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까마귀는 고구려를 지키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적봉진 (요하) / 658년

적봉진 인근에서 고구려군과 당군이 대치하고 있었다. 긴장감이 팽팽히 감도는 가운데, 20대의 혈기 왕성한 두방루 장군이 까마귀에게 다가와 군례를 올렸다.

“소장, 연도금류 대장군님을 뵙습니다.”

두방루의 목소리는 강렬한 결의에 차 있었다.

까마귀는 적군의 규모를 바라보며 신중하게 대답했다.

“왔는가. 적의 규모가 만만치 않구만. 당군 15만에 거란 기병 10만이라.”

두방루는 결연한 얼굴로 말했다.

“대장군. 허락하신다면 소장의 3만 개마무사로 선봉을 서고 싶습니다.”

까마귀는 적군을 바라보며 신중히 대답했다.

“두 장군, 적장 중에 설인귀가 있네. 맹장 중의 맹장이지. 군세도 아군을 압도하는데 무모한 전투는 피해야 하네.”

두방루는 물러서지 않고 자신 있게 말했다.

“네, 설인귀의 위명은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저도 용맹으로는 누구에게 뒤지지 않습니다. 적의 수가 많다 하나 개마무사의 위력은 적이 당해내지 못할 것입니다. 맡겨주십시오.”

연수영이 끼어들어 말했다.

“전황을 지켜보고 전투를 해도 늦지 않아. 우리가 급하게 나설 이유는 없어.”

대중상도 동의했다.

“네, 대인 말씀처럼 지켜보시지요. 적은 대군이니 군량 문제도 있을 테니 전투를 되도록 빨리 하고 싶을 것입니다. 적의 바람대로 해 줄 수 없지 않겠습니까.”

까마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일단 적이 어찌 나오는지 지켜보고 전투를 시작하겠다.”

장수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대장군님.”



적봉진 (요하) / 658년

적봉진 인근, 설인귀가 홀로 말을 몰고 나와 소리쳤다.

“까마귀, 네 이 놈! 설인귀가 두려워 나오질 못하느냐. 어서 나와 자웅을 겨뤄보자꾸나. 당장 나와 목을 내놓거라!”

걸사비우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저런 미친놈이! 형님, 제가 놈의 목을 가져오겠습니다.”

까마귀는 손을 들어 걸사비우를 막았다.

“되었다. 도발을 하는 걸 보니 놈이 급하긴 한가 보구나.”

그러나 우익에 있던 두방루가 개마무사 3만을 이끌고 설인귀를 향해 뛰쳐나갔다. 연수영은 놀라며 소리쳤다.

“저, 저, 저 미친놈이. 지금 뭣 하는 거야! 당장 멈춰!”

연수영의 소리에도 불구하고, 두방루는 진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눈은 적장 설인귀만을 향하고 있었다.

두방루가 설인귀에게 다가가자 두 장군은 서로의 검을 맞부딪쳤다.

“쾅!”

요란한 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대중상은 경악하며 말했다.

“우익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니. 전략의 기본도 모르는가. 좌우익의 거란 기병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형님.”

까마귀는 입술을 깨물며 명령을 내렸다.

“중상, 2만기로 적의 좌익을 막아라. 나머지는 두방루를 지원한다.”



적봉진 전투지 / 658년

적봉진 전투는 이미 난전으로 치닫고 있었다. 각 진영이 엉켜 나아가지도, 뚫리지도 않는 혼란 속에서 군사들은 방향을 잃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연수영은 결단력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전장의 한가운데서 강한 의지와 냉철한 판단력으로 상황을 지휘하고 있었다.

연수영은 목청을 높여 외쳤다.

“모두 정신 차려라! 각자 위치를 지켜라!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는 가차 없이 처단할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전장을 가르며 군사들에게 닿았다.

연수영은 말 위에서 전장의 상황을 재빨리 파악했다. 좌우익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중앙을 중심으로 다시 정렬할 필요가 있었다.

“좌익, 중앙으로 집결하라! 우익, 후방을 지켜라!”

그녀의 명령에 군사들은 점차 정리를 시작했다. 연수영은 대중상에게 명령했다.

“중상, 좌익을 지휘해 중앙으로 모이게 하라. 나는 후방을 정리하겠다.”

대중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대인.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그는 즉시 좌익을 향해 달려가 군사들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연수영은 후방으로 돌려 병사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군사들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여기서 물러서면 모두 죽는다. 한 걸음도 물러서지 말고, 내 명령을 따르라!”

그녀의 강한 의지와 결단력은 병사들에게 큰 힘을 주었다.

그녀는 환두대도를 높이 적진으로 뛰어들며 직접 전투에 나섰다. 그녀의 검은 번개처럼 빠르고 강렬했다. 적들은 연수영의 기세에 압도되어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결코 물러서지 않으며,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전사들이여, 개마무사여! 적의 심장에 삼족오를 꽂아라!”

그녀의 외침은 군사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고, 전장은 점차 고구려군의 주도권 아래로 돌아왔다.

연수영의 결단력과 강한 의지는 전장의 혼란을 정리하고 무너진 고구려군을 바라 잡았다.

까마귀는 적을 베어나가면서 주위를 살폈다.

“내가 시간을 벌어보겠다. 조영아, 넌 중상과 함께 아군을 퇴각시켜라.”

연수영의 활약으로 전장이 정리되었지만, 소모전 양상을 벗어날 수 없었다.

대조영은 결연히 대답했다.

“네, 아버님.”

까마귀는 말을 달려 설인귀에게 향했다. 그의 목소리는 전장을 가르며 울렸다.

“네, 이놈!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죽여주마!”

설인귀는 흉악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그래, 까마귀. 이제야 왔구나. 기다렸다. 내 가슴이 기억한다. 이번에야 말로 날개를 찢어주마!”

까마귀와 설인귀는 검을 섞었다. 요란한 전장이 둘의 일기토로 정적이 감돌았다. 두 장수의 화려한 검술은 전장을 더욱 긴장시켰다.

대중상은 이 순간을 이용해 명령을 내렸다.

“전군 퇴각한다, 퇴각하라!”

대중상의 명령에 따라 고구려군은 일사분란하게 퇴각했다. 설인귀는 까마귀 군이 빠지는 것을 지켜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 놈들. 어딜 도망가느냐! 뭣들 하느냐! 놈들을 놓아줘선 안 된다.”

까마귀는 설인귀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시끄럽다. 내 검이나 받아라.”

까마귀의 분전에 설인귀는 물론 당군도 쉽사리 다가오지 못했다. 그의 검은 번개처럼 빠르고 강력했다.

까마귀는 소리쳤다.

“오너라, 오너라. 머리를 뽑아주마. 오너라. 지옥을 열어주마! 으하하하하!”

까마귀는 오히려 적군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무모한 용기는 적군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설인귀는 까마귀의 기세에 놀라며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고구려군은 까마귀의 영웅적인 활약 덕분에 무사히 퇴각할 수 있었다. 전장은 다시 고요해졌지만, 전투의 여운은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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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0 김주신02
    작성일
    24.07.04 11:43
    No. 1

    와우 25만... 잡아도 문제가 내전이 발생하면
    과연 어떻게 그려 나아갈것인지 기대되네요
    늘 잘 보고 있습니다 항상 고생 많으시고
    몸 조심 하시고 힘내세요 뽜이팅입니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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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이진충의 난 +2 24.07.12 102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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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연수영의 죽음 24.07.05 111 2 11쪽
» 천하영웅 연개소문의 죽음 +1 24.07.04 95 3 12쪽
56 흔들리는 백제 24.07.03 89 3 12쪽
55 대조영의 첫 전투 +1 24.07.02 89 5 12쪽
54 끝없는 전쟁, 내가 누구냐! +2 24.07.01 91 4 13쪽
53 새로운 시대 24.06.30 101 4 10쪽
52 연개소문과 까마귀 +2 24.06.29 107 4 11쪽
51 건재한 연개소문 +2 24.06.28 106 4 13쪽
50 요서 전투 +2 24.06.27 108 4 13쪽
49 멈추지 않는 이세민 +4 24.06.26 106 4 11쪽
48 하북에서 요서까지 +2 24.06.25 107 3 13쪽
47 끝나지 않은 전쟁 +2 24.06.24 111 3 10쪽
46 삼족오의 맹세 24.06.23 115 2 10쪽
45 영주성으로 24.06.22 108 2 13쪽
44 미친놈 +2 24.06.21 119 3 11쪽
43 아, 연수영 +2 24.06.20 134 4 11쪽
42 승자의 환희 24.06.19 132 4 13쪽
41 전후처리 24.06.18 111 4 12쪽
40 반격 24.06.17 12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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