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족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sd.vara
작품등록일 :
2024.04.22 20:45
최근연재일 :
2024.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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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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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6,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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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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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 고구려

DUMMY

까마귀는 2만 까마귀 기병을 이끌고 출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중상이 다가와 그의 팔을 붙잡았다.

“형님, 형님 혼자서 어쩌시려고요. 적은 30만이랍니다. 신라군까지 감안하면... 휴. 같이 가시죠.” 대중상의 목소리에는 걱정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안 된다. 영주성을 비울 순 없다. 이곳까지 잃으면 우린 갈 곳이 없다. 나와 조영이만 다녀오겠다.”

까마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평양성을 구원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영주성마저 잃어버린다면 발 디딜 땅이 사라진다.

“형님!”

걸사비우가 외쳤다.

까마귀는 걸사비우의 어깨를 두드리고 말에 올랐다. 그의 눈에는 다시 결의가 살아나고 있었다. 그는 고구려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가족과 나라를 위해 싸워야 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었다.

“출진하라!”

까마귀는 크게 외치며 기병들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말 위에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병사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희망과 불안이 섞여 있었다. 까마귀는 그들을 보며 결심을 다졌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뒤가 없다.'

그는 속으로 다짐하며 기병들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까마귀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었다. 절망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가진 모든 힘과 지혜를 동원해 이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압록강 인근 / 661년

까마귀 군단은 밤낮 없이 달려 마침내 압록강 근방에 이르렀다. 척후병이 다급하게 다가왔다.

“압록강에서 전투가 있었습니다.” 척후병이 말했다.

“전투? 어찌 되었느냐?” 대조영이 물었다.

“연남생 대막리지가 직접 5만 개마무사를 이끌고 당군을 습격했는데, 당의 계필하력에 속아 전멸했다고 합니다.”

“전멸? 전멸이라고! 대막리지는 어떻게 되었느냐?” 대조영의 목소리가 떨렸다.

“대막리지는 무사히 평양성으로 퇴각하셨습니다.” 척후병이 답했다.

대조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까마귀가 물었다. “평양성 수비는 누가 맡고 있는가?”

“뇌음신 장군이 5만 병력으로 농성을 준비 중이시고, 남부 책임자는 연정토 대인이 신라군의 본진을 막고 있습니다.”

“압록강에는 병력이 얼마나 있더냐?” 까마귀가 다시 물었다.

“5만 병력이 보급품을 지키고 있습니다. 당의 주 전력 25만은 평양성으로 진군 중입니다.”

까마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연남생 대막리지가 무모하게 몸을 던져 한 수를 벌었구나.”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버님?” 대조영이 물었다.

“당군의 압승으로 보급부대를 그대로 두고 가지 않았느냐. 가자, 시간이 없다.” 까마귀가 결심한 듯 말했다.


-


까마귀 부대는 압록강에 주둔하고 있는 당군 5만 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경계가 생각보다 허술합니다,” 대조영이 관찰했다.

“연남생이 무모하게 들이받아 전멸한 탓이지. 전쟁의 핵심은 보급에 있다. 목표는 적의 군량이다. 모조리 태워버려야 한다!” 까마귀가 단호하게 말했다.

“네, 아버님.” 대조영이 힘차게 대답했다.

까마귀는 까마귀 기병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다시 전장이구나, 전사들이여. 반갑다. 까마귀가 돌아왔다. 그대들은 지옥문을 열겠는가!”

“우와와와와와! 까마귀 만세! 지옥문을 열어라!” 까마귀군이 함성을 질렀다.

“가자, 전군 돌격하라! 고구려가 살아 있음을 적에게 보여줘라! 삼족오를 높이 들어라!” 까마귀가 외쳤다.

까마귀군은 당군 보급부대를 휩쓸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불길이 치솟았다. 당군의 물자 창고와 군량미 더미가 불타올랐다.

“까마귀다! 마귀다!” 당군 병사들이 공포에 질려 외쳤다.

“으하하하! 주어라, 죽어! 모두 죽어라!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왔느냐! 모두 지옥으로 데려가마! 으하하하!” 까마귀는 한 손에는 환두대도, 다른 손에는 도끼를 들고 적을 찍고 배어 나갔다.

당군은 갑작스런 공격에 혼란에 빠졌고, 주력이 빠진 그들은 까마귀군의 먹잇감이 되었다. 흉폭한 살인기계처럼 까마귀군은 당군을 철저히 압살해 나갔다. 전장에는 피와 불길이 가득했다.

대조영은 흥분해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대승입니다. 대승, 아버님!”

까마귀는 얼굴의 피를 닦아내며 차갑게 말했다. “병사들을 모아라. 바로 이동한다.”

“지금 바로요?” 대조영이 놀라 물었다.

“놈들이 생각지도 못한 시간, 장소에서 싸워야 한다. 당의 보급부대가 박살났으니 김유신의 쌀 배달만 막으면 전쟁은 끝이다.” 까마귀가 단호하게 말했다.



평양성 남부 지역 / 661년

까마귀군은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대조영이 아버지인 까마귀를 향해 말했다.

“아버님, 연정토 대인이 칠중성에서 김유신군이 지나가는 걸 지켜만 보았답니다. 다행히 생해 대장군님이 이현에서 놈들을 잡아 대치 중입니다.”

“연정토, 오로지 제 살길만 찾는 놈이구나. 예전부터 그랬다. 어쩔 수 없지. 당군이 군량이 말라 애가 탈 것이다. 김유신이 발목 잡혀 있으니 구원군을 보내겠지.”

까마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이렇게 빨리 기동하시는 것도...” 대조영이 물었다.

까마귀는 대조영을 보며 웃었다.

“당연하지. 기습은 우리에게 시간과 장소의 선택권을 준다. 놈들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덮치는 것이 관건이다.”


-


김유신의 군대는 고구려군에 의해 발이 묶여 있었다. 식량이 바닥나기 시작한 당군은 쌀을 받아오기 위해 긴급히 구원군을 보내기로 했다.

당군의 구원군 10만 명은 절박한 상황에서 서둘러 행군을 시작했다. 이들을 지휘하는 방효태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병사들은 피로에 지친 눈으로 사방을 경계하며 길을 따라 나아갔다.

“서둘러라. 멍청한 신라 놈들이 고구려군에 막혀 군량을 가져오지 못하니 우리가 내려간다. 서둘러라.” 방효태는 병사들을 독려했다.

당군은 좁은 산길을 따라 행군을 계속했다. 산의 경사는 점점 가팔라졌고, 병사들의 발걸음은 무거워졌다. 길 양쪽에는 빽빽한 나무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 사이로 어둠이 짙게 깔렸다.

까마귀군은 평양성 근방의 야산에 매복하고 있었다. 저 멀리 당군 10만 명이 이동하고 있었다.

당군이 산길의 2/3 지점에 들어섰을 때, 갑작스레 하늘에서 화살이 비처럼 쏟아졌다.

“기습이다! 화살이다! 피해라!”

당군 병사들은 외치며 허둥지둥 몸을 피했다. 하지만 빽빽한 행렬 속에서 화살을 피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많은 병사들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화살비가 잠시 멈추자, 멀리서 군마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더니, 양쪽에서 까마귀군의 기병들이 나타났다. 까마귀와 대조영이 선두에 서서 말을 몰았다.

“으하하하, 이 놈들. 감히 고구려 땅에 더러운 발을 들여놓고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느냐. 모가지는 내어 놓아라!” 까마귀가 외쳤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까마귀는 환두대도와 도끼를 휘둘러 적의 머리와 목을 베어 나갔다. 전장은 처절한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당군은 갑작스런 공격에 혼란에 빠졌다.

“이 놈! 네놈이 까마귀로구나. 내 친히 목을 베리라!” 방효태가 소리쳤다.

방효태가 까마귀를 알아보고 달려들었다. 까마귀와 방효태는 몇 차례 칼을 주고받으며 싸웠다. 방효태는 용맹했으나 까마귀의 기세를 꺾을 수 없었다.

“제법이구나. 내게 검을 들이밀다니. 네 이름이 뭐냐?” 까마귀가 물었다.

“방효태다.” 방효태가 단호하게 답했다.

“기억해 주마!” 까마귀는 방효태의 검을 피하고 도끼로 그의 머리를 찍어 터트렸다.

“적장은 죽었다. 남은 놈들도 모조리 죽여 버려라!” 까마귀는 방효태의 목을 들고 소리쳤다.

“까마귀 지옥을 열어라!” 까마귀군이 외치며 돌진했다. 야산은 순식간에 시체와 피로 흘러넘쳤다.

당군 병사들은 공포에 질려 도망치려 했으나, 이미 길은 막혀 있었다. 양쪽에서 까마귀군이 몰아붙였고, 산길은 피로 물들었다. 병사들의 비명과 절규가 끊이지 않았다.

대조영은 전투가 끝난 후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대승입니다, 아버님!”

까마귀는 얼굴의 피를 닦아내며 차갑게 말했다. “병사들을 모아라. 바로 이동한다.”

“지금 바로요?” 대조영이 놀라 물었다.

“놈들이 생각지도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싸워야 한다. 당의 보급부대가 박살났으니 김유신의 쌀 배달만 막으면 전쟁은 끝이다.” 까마귀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현 / 661년

까마귀군은 피로 얼룩진 모습으로 이현에 도착했다. 그들은 신라와 대치 중인 생해 장군의 군대와 합류했다. 전투의 피로가 그들의 얼굴에 짙게 배어 있었다. 피에 젖은 갑옷과 칼날은 그들의 살벌함을 한층 더해주었다.

“하하하, 악귀가 돌아왔구나. 마귀, 마귀, 까마귀. 고생했다.”

생해가 웃으며 말했다.

까마귀는 지친 듯 숨을 몰아쉬며 답했다.

“이제 나이는 못 속이겠네. 김유신이는 어떠냐?”

“진을 치고 당의 구원병만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지.” 생해가 대답했다.

까마귀는 흐흐흐, 낮은 웃음을 흘렸다.

“기다리는 놈들은 어차피 우리 손에 죽게 되어있지.”

한편, 신라군은 까마귀군 2만이 합류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었다. 그들의 피로 뒤덮인 행색은 공포 그 자체였다.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까마귀군의 눈빛은 마치 지옥에서 온 듯 차가웠다.

“저, 저, 저 놈들은... 마귀다. 마귀. 지옥에서 온 놈들이냐! 저 행색은 뭐냐!” 한 신라병사가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다른 신라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본 적이 있어. 까마귀다! 저건 까마귀기병이다. 틀림없어!”

신라군 사이에 두려움이 퍼졌다. 그들은 까마귀군의 악명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라의 전설적인 무사들이지만, 까마귀군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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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0 김주신02
    작성일
    24.07.09 06:08
    No. 1

    캬~ 기다린만큼 큰 즐거움을 주셨네요 ㅎㅎ
    늘 잘 보고 있습니다 항상 고생 많으시고
    힘내세요 뽜이팅입니닷 ~^.^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sd.vara
    작성일
    24.07.09 23:05
    No. 2

    연재가 늦어 죄송합니다~ 언제나 즐겁게 봐주시니 고맙고, 고맙습니다.
    비가 많이 오네요. 부디 잘 넘어가길.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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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천하영웅 연개소문의 죽음 +1 24.07.04 9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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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대조영의 첫 전투 +1 24.07.02 88 5 12쪽
54 끝없는 전쟁, 내가 누구냐! +2 24.07.01 90 4 13쪽
53 새로운 시대 24.06.30 101 4 10쪽
52 연개소문과 까마귀 +2 24.06.29 105 4 11쪽
51 건재한 연개소문 +2 24.06.28 105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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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끝나지 않은 전쟁 +2 24.06.24 111 3 10쪽
46 삼족오의 맹세 24.06.23 11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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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아, 연수영 +2 24.06.20 132 4 11쪽
42 승자의 환희 24.06.19 129 4 13쪽
41 전후처리 24.06.18 109 4 12쪽
40 반격 24.06.17 119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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