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치 100억배 먹는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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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신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5.06 23:45
최근연재일 :
2024.06.16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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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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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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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4. 짐꾼 박씨 사건

DUMMY

눈을 뜨자 하얀 천장이 보였다.

낯선 침대의 폭신함이 싫지 않다.

안정적인 들숨과 날숨.

완벽한 호흡을 느낀 순간 깨달았다.


‘살았구나.’


상체를 일으켰다.

팔에 꽂힌 수액이 현재 상황을 짐작케 한다.

TV와 냉장고가 있는 1인실.

이곳은 병원이었다.


주먹을 꼭 쥐어 보았다.

오른손, 그리고 왼손.


“어라?”


둘 다 멀쩡하다.

왼손은 분명 산산조각 났었는데.

손뿐만 아니라 팔 전체가 박살났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생각할 틈도 없이 병실 문이 열렸다.


“깨어나셨군요.”


동년배로 보이는 차가운 인상의 여자.

세미 정장을 입은 걸로 보아 간호사는 아닌 듯한데.


“누구시죠?”

“헌터관리국 정보요원 전서현이예요.”


외모만큼이나 말투도 냉랭했다.


“저는···.”

“이름 강이두, 나이 26세, 직업 짐꾼, 가족관계 없음, 최근 각성하여 신고 접수 중. 다 알고 있으니 굳이 소개는 안하셔도 돼요.”


물 좀 마시고 시작하면 안 되겠냐고 말하려 했는데, 뜬금없이 속사포처럼 개인정보가 줄줄 나오는 바람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너무 많이 알고 계시네요. 그런데 제가 깨어난 건 또 어떻게 아셨습니까?”


전서현은 말없이 손가락으로 천장 구석을 가리켰다.

정확히 침대 위를 향해 있는 작은 CCTV.

저걸로 다 보고 있던 모양이었다.


“우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단하게 브리핑 해드릴게요.”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툭 내뱉은 전서현은 휴대폰 문서를 열고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4월 8일 13시 6분, 짐꾼 두 명이 출구로 나온 것을 관리국 직원이 확인.”


“13시 7분, 구조 요청.”


“13시 16분, 구조대 투입.”


“13시 22분, 진입했던 헌터 모두 사망 확인.”


“13시 29분, 강이두 짐꾼 구조 완료.”


“13시 35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매우 위독한 상태.”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시나리오인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13시 37분, 현장요원 판단으로 재생 포션 투약 결정.”

“잠깐만요! 재생 포션을 썼다구요?”


표정 변화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진서현.


‘대체 왜?’


이해가 가지 않는다.

포션은 대체로 상급 마물의 재료를 추출하여 만들어진다.

그만큼 구하기 쉽지 않고 가격도 비싸다.

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게 바로 재생 포션이었다.

개당 가격이 30억을 넘겼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다.


그렇게 귀한 물건을 일개 짐꾼에게 쓴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헌터관리국은 자선 단체가 아닌데.


‘···설마 나한테 청구하려는 건가?’


철렁 내려앉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물었다.


“그 현장요원이 누굽니까?”

“그건···.”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전서현은 이번만큼은 약간 버퍼링이 걸렸다.


“···기밀사항이에요.”


국가기밀이라는데 더 물어보기도 그렇고.

하지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분은 그렇게 비싼 물건을 왜 저한테 썼답니까?”

“강이두씨의 특이한 이력 때문이었어요. 최근 각성한 후에 두 개의 던전에 들어갔고, 해당 던전은 모두 이상 반응을 일으켰죠.”


전서현의 눈매가 한층 또렷해졌다.


“저는··· 아니, 그 요원은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봤어요.”

“제가 영향을 끼쳤다고 본 거군요?”

“네.”


헌터관리국은 호락호락한 단체가 아니다.

30억을 썼는데 아무 소득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일단 브리핑은 마저 할게요.”


전서현은 전보다 더 빠르게 문서를 읽어나갔다.


“13시 38분, 재생 포션 투약.”


“14시 2분, 신체 회복 완료되었으나 코마 상태 지속. 의식은 없으나 호흡은 안정적.”


“11일 15시 40분, 의식 회복. 타임라인은 여기까지에요.”


들으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박살난 팔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4분.

재생 포션의 위엄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식으로 효과를 내는지는 알지 못했었다.

평생 쓸 일이 없을 줄 알았으니까.


“4일 후에 제가 강이두씨와 함께 던전에 들어가 볼 거예요. 또 똑같은 문제가 생긴다면 30억의 투자가치가 확인되겠죠.”


‘결국 이거였나?’


마물의 부산물은 돈이 된다.

또한 마물의 강함과 가치는 거의 비례한다.

고급 마물이 갑자기 튀어나오면 재앙이지만, 미리 알고 있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것이다.


‘대신 나는 생체 실험도구가 되겠지.’


매일 온갖 던전에 끌려 다니며 고급 마물 소환도구로 활용되는 모습을 잠시 상상해 보았다.


“거절하면 안 되겠죠?”

“저 B급 헌터에요.”


거절하면 물리력으로 응징하겠다는 것을 짧게 압축시킨 묵직한 한 마디였다.


어쨌든 그건 그거고.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던전 코어는 어떻게 됐습니까?”


킹이 죽었으니 아무나 들어가도 깰 수 있는 상태였을 거다.

전서현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구조 후에 투입된 저희 측 블랙요원이 파괴했죠. 그건 왜요?”

“짐꾼 박씨 사건을 아십니까?”


처음으로 전서현의 동공이 흔들렸다.

아주 잠시, 아주 약간이었지만 놓치지 않았다.


“글쎄요, 저는 잘···.”

“모르시면 설명해 드리죠. 작년에 어떤 던전에서 진입한 헌터들과 마물들이 양패구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본 글이었다.

강이두는 사건의 전말을 기억나는 대로 줄줄 읊었다.


당시 짐꾼 박씨는 홀로 생존했는데, 그는 자신의 힘으로 코어를 파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던전 밖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던 관리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직원은 상황을 파악하고 관리국에 지원을 요청.

결국 관리국에서 파견된 블랙요원이 코어를 부수고 던전 내부의 모든 전리품을 회수해 왔다.

박씨는 전리품의 분배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리국은 법적으로 코어를 파괴한 쪽이 소유권을 갖는다며, 획득한 전리품은 모두 관리국의 소유라고 통보한 것이다.


“억울했던 박씨는 곧바로 고소하여 법적 절차를 밟았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죠?”

“7:3 분배. 박씨가 7이었습니다.”


박씨는 모든 과정을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인증과 함께 올렸었다.

조회수가 높진 않았지만, 그래도 본 사람이 몇 만 명은 된다.


‘그 중 하나가 나였고.’


헌터관리국은 돈을 밝히는 걸로 유명했다.

틈만 나면 어떻게든 빼먹으려고 하는 족속들이다.

전서현의 안색이 미세하게 어두워졌다.


“······일단 확인이 필요할 거 같네요.”

“확인하고 연락 주십시오.”

“그러죠.”


용무를 마친 전서현이 병실을 나가려 할 때.

한 마디를 덧붙였다.


“고맙습니다.”


‘살려주셔서’라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전서현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

.

.


다음날 아침에 문자 하나가 왔다.


[Web발신]

헌터관리국 4/11 09:00

입금 64,400,000원

잔액 80,302,173원


그리고 누추한 곳에 손님이 왔다.

헌터관리국에서 보내온 사람이었다.

그는 작은 박스 하나를 주고 갔다.

열어 보니 작은 반지 케이스 하나가 있었다.

정성껏 쓴 손글씨 메모와 함께.


―안녕하십니까? 헌터관리국입니다.

무사히 쾌차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저희 직원 측의 업무착오로 전리품 분배에 실수가 있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원래는 7:3으로 배분해야 마땅하지만, 대부분의 전리품은 이미 현금화시킨 상황입니다.

따라서 판매 금액의 50%와 함께 남은 전리품을 귀하께 증정하고자 합니다.

혹시나 문의사항이 있다면 아래 번호로 연략해 주십시오.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며 귀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별 볼일 없는 메모는 던져버리고 상자 케이스를 열었다.


“오!”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붉은 광석.

헌터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던전의 핵심.

마정석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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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책임 없는 쾌락 +14 24.05.16 18,838 331 8쪽
7 7. 회장님은 심기가 불편하다 +9 24.05.15 19,234 329 10쪽
6 6. 헌터 마켓 +12 24.05.14 19,427 342 8쪽
5 5. 화려한 데뷔 +11 24.05.12 20,228 35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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