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치 100억배 먹는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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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신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5.06 23:45
최근연재일 :
2024.06.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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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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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 방어 기술자

DUMMY

1억 입금 문자와 함께 길드 직원에게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유혜성 헌터와의 대결을 거부하지 말아달라는 회장님의 부탁이 있으셨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허락해 주십시오.


더 요구할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러지는 않았다.

돈독 오른 이미지를 심어주기보다는, 나중에 명분 있게 뜯어내는 쪽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


“이번 한 번 만입니다. 다음에 또 이런 요구가 있다면 10배가 필요할 거라고 회장님께 전해 주십시오.”


자연스레 다음 대결 빌드업까지 마쳤다.

어차피 유혜성의 패배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러니 10배든 100배든 신경도 안 쓰겠지.

다음 대결은 없다고 믿을 테니까.


―감사합니다! 꼭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식사중인 도마뱀 인간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거의 인간의 형태를 갖췄지만, 튀어나온 꼬리만큼은 숨길 수 없다.


‘망토라도 달아주던지 해야겠어.’


녀석과의 동거도 벌써 10일째.

어느새 성인 남성만큼 커진 녹두는 신바람이 났다.


“먹는다. 회. 맛있다.”


10만 원짜리 모듬회가 사라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분.

씹지도 않고 꿀떡꿀떡 삼키는 모습이 아주 기가 찬다.


입은 또 어찌나 고급인지.

회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덕분에 10일 동안 회 값으로 나간 돈만 500만원.

그래도 혹시나 성장에 문제라도 생길까봐, 배고프다고 할 때마다 다 사줬다.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제대로 안 크기만 해 봐.

아주 확 그냥···.


「 양질의 먹이 공급으로 육성체의 지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


그래도 좋은 영향을 줬다니 다행이네.

그 사이 녹두는 10만 원어치를 싹 비웠다.


“좋다. 기분. 먹었다. 없다.”


뛰어난 단어 암기력과 대비되는 형편없는 문장 구성 능력.

지능 문제는 아닌 만큼,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다 먹었으면 치워야지.”

“귀찮··· 치운다.”


배달 용기를 차곡차곡 모아 문 앞에 갖다놓는 녹두.


시키는 일도 꼬박꼬박 잘한다.

딱히 어떤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힘도 그냥저냥이고 민첩하지도 않고.


여러 가지 무기를 쥐어주고 훈련도 시켜 봤지만 마찬가지였다.

보면 볼수록 A급이 맞는지 의구심만 쌓여가는 상황.

회 값은 해야 할 텐데 큰일이다.


‘슬슬 끝날 때 되지 않았나?’


성장속도 버프를 감안하면 현재 녹두의 나이는 19세 전후.

식충이가 무럭무럭 크는 동안 강이두의 스킬 목록도 꽤나 풍성해졌다.


「 강이두 」

레벨 : 10

마력 : 9/9

등급 : E

특성 : 수련 경험치 100억배 증폭

스킬 : 호흡(극), 잽(극), 직선 찌르기―창(극), 프론트스텝(극), 백스텝(극), 사이드스텝(극), 방향 전환(극), 질주(극), 점프(극)

마력스킬 : 에너지볼(극), 부화(극)


원래는 사이드스텝까지만 하고 던전으로 갔어야 했다.

하지만 녹두 때문에 강제로 수련기간이 연장되었고, 덕분에 이것저것 더 많은 스킬을 획득할 수 있었다.


100m 질주는 4초 컷.

점프는 수직으로 최대 5m.


봉인을 풀면 훨씬 압도적인 기록이 나오겠지만, 관절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아직은 여기까지였다.


‘이제 이거 하나만 더 습득하면 딱인데···.’


어제 밤.

이틀 만에 힘겹게 점프를 마스터하고 기뻐서 창을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그리고.


「 스킬 : 투창 」

「 일치율 : 4% 」

「 분석 결과 : 맞는 동작이 하나도 없음. 총체적 난국 」


의식하는 버릇 탓에 또 스킬 분석이 나왔다.

마침 원거리 스킬을 추가하고 싶었던 터라, 내친 김에 시작해버린 훈련.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다만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녹두야 시작하자.”

“시작한다. 놀이. 꿀잼.”


신나게 꼬리를 흔들며 수련장 반대편 끝으로 달려가는 녹두.


“집중해!”

“받는다. 자신 있다.”


수련장 끝에서 끝까지 거리는 50m.

시스템 분석으로 수백 번 교정을 거듭한 자세로 휙.


다다다다다.


빠르게 날아간 창의 위치를 녹두가 쫓았다.

월드컵 결승에서 페널티킥을 막는 골키퍼처럼 필사적인 발놀림.


탁!


“잡았다. 쉽다.”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절묘하게 창대를 낚아채는 녹두.

절로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캐치였다.


‘이거 하나만큼은 잘 한단 말이야.’


매번 창이 떨어질 위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냈다.

야구선수 했으면 훌륭한 외야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이렇게 되니 훈련이 캐치볼처럼 되었다.

던지면 받고, 받아서 다시 던져주고.

훈련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시작한 이 방법은 녹두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 지속적인 반복 훈련이 육성체의 성장에 반영됩니다 」


그렇게 몇 시간을 반복하던 중.

돌연 녹두의 움직임이 멈췄다.


“왜 그래?”

“벗는다. 껍질. 답답하다. 벗는다.”


가만 보니 피부가 하얗게 변색되고 있다.

엉거주춤 선 녹두는 하얗게 뜬 피부를 스스로 벗겨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곧 탈피가 끝나고.


「 녹두 성장 완료 」

「 녹두는 주인에게 충성을 바칩니다 」

「 녹두가 획득한 포인트는 주인에게 귀속됩니다 」

「 녹두는 주인의 일부 역할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

「 성장 과정에서의 소중한 경험으로 “쾌속 방어” 스킬이 추가됩니다 」


일부 역할을 대신한다는 게 도대체 뭘까.

아무튼 마침내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왔다.

열려라 상태창!


「 녹두 」

레벨 : 1

마력 : 7/7

등급 : A

특성 : 방어 기술자

스킬 : 유령 방패(1), 쾌속 방어(1)


「 스킬 : 유령 방패(1) 」

「 액티브 : 원하는 지점에 마력 방패를 소환한다 」

「 마력 소모 : 5 」

「 쿨타임 : 10초 」


「 스킬 : 쾌속 방어(1) 」

「 패시브 : 방어 동작에 한해 일시적으로 움직임이 빨라진다 」


쭉 훑어보던 강이두는 자신의 이마를 탁 쳤다.


‘애초에 공격형이 아니었네. 어쩐지 재능이 없더라니.’


돌이켜 보면 투창을 기가 막히게 캐치한 것도 사실은 재능이었던 것이다.


‘어디 보자.’


강이두는 수련장 한곳에 쌓아둔 수많은 무기와 방어구 쪽으로 눈을 돌렸다.


쇼핑몰에서 긁어모은 싸구려 장비 집합소.

그중 방패는 딱 하나뿐이다.


“녹두야.”

“부르셨습니까, 보스!”

“뭐야? 왜 갑자기 똑똑해졌어?”

“그게··· 사실 저도 신기합니다. 뭔가 빛이 번쩍 하더니 말이 술술 나오네요.”


회를 양껏 먹인 효과가 드디어 나온 건가?

아무튼 더 인간에 가까워졌다.

데리고 다녀도 안 이상할 만큼.


“저기 원형방패 보이지? 그거 들고 와.”

“존명!”


후다닥 달려간 녹두는 곧 한손 검과 원형 방패를 착용하고 왔다.


“잘 막아 봐. 못 막으면 아플 거야.”

“접대 안 해드리고 다 막아도 됩니까?”

“시끄럽고 제대로 막기나 해.”


창을 거꾸로 잡고 녹두를 찌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A급이라도 레벨 격차가 무려 9.

민첩함의 차이가 꽤 있다.

때문에 스킬을 안 써도 쉽게 뚫을 거라 봤는데.


텅!


가볍게 막힌 첫 공격.

이어진 아홉 번의 일반 공격도 모두 막혔다.

놀라운 점은 방패를 갖다 대는 동작이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

평범한 기본 몸놀림에 비하면 가히 압도적인 반응속도였다.


“보스! 괜찮으십니까? 원하시면 지금이라도 접대를···.”


슈캉.


“아이고!”


결국 직선찌르기에 맞은 녹두가 배를 잡고 바닥을 뒹굴었다.


.

.

.


몇 시간 뒤.

오랜만에 수련장 문이 활짝 열렸다.


“형! 저 왔어요.”

“어서 와라.”


이미 연락을 받았기에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감이 넘치는 유혜성의 얼굴.

질 거란 생각은 1도 없어 보이는데.


“수련장 되게 넓네요. 저도 하나 달라고 해야겠어요. 헤헤.”

“너라면 하나가 아니라 열 개도 만들어 주실 거다.”

“사실 뭐 저는 던전이 수련장이니까요.”


다시 문을 닫고 마주 보며 섰다.

강이두는 가만히 있는데도 유혜성에게서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너 도대체 몇 렙이냐?”

“23이요. 형은요?”

“10.”

“이러면 너무 미안한데···.”

“그런 소리는 이기고 나서 하는 거다.”

“하긴 그러네요. 그 때도 지금하고 똑같았으니··· 헤헷.”


잠시 대회의 추억을 떠올렸던 유혜성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결의를 다졌다.


“오늘은 진짜 각오 단단히 하세요.”


손에 쥔 오브에서 피어나는 은빛 연기.

오우거를 소환할 때와는 다른 형태의 빛무리가 거대한 형상을 조형했다.

서서히 연기가 걷히고 드러나는 소환수.


“아~오오.”


하울링과 함께 거대한 다이어울프가 유혜성 앞을 막아섰다.


거의 코뿔소만한 크기.

하지만 강이두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걸로 되겠어? 형은 너만 노릴 건데.”


왼 손에 창을 쥔 채, 오른 손을 앞으로 뻗었다.

PTSD가 왔는지 잠깐 움찔하는 유혜성.

하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여유를 보이는데.

확실히 대비를 하고 온 모습이다.


“그럴 줄 알고 준비했죠.”


또다시 수련장에 퍼지는 은빛 연기.

그런데 이번에는 오브에서 나오는 게 아니었다.

유혜성 스스로가 연기가 되어 다이어울프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것.


“아~오오오.”


하울링과 함께 콧속으로 연기가 몽땅 스며들고.

잠시 후, 몸을 덜덜 떨던 다이어울프의 눈에서 안광이 폭사했다.

그리고는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다이어울프.


뿌드드득. 뿌득. 뿌득.


늑대인간으로 완전한 변신을 마친 유혜성이 두 발로 당당하게 섰다.


더럽게 크네.

키가 거의 4m는 되어 보인다.


“트라우마가 컸구나. 안 맞으려고 직접 소환수 몸으로 들어가다니.”

“어쨌든 안 맞는다는 게 중요한 거죠. 헷.”

“근데 그거 죽여도 돼?”

“소환수가 죽어도 저는 살아요. 그냥 튕겨 나오거든요.”

“그거 좋네.”


투웅.


강이두의 손에서 에너지볼이 발사되었다.

이번에는 변화구가 아닌 빠른 직구.


“아~울!”


늑대인간이 포효하며 전면에 마력 장막을 형성했다.


펑!


충돌한 에너지볼은 그대로 소멸.

늑대인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안 통한다니까요.”


응, 그거 훼이크야.

이미 창을 오른 손으로 옮긴 강이두는 힘껏 창을 던졌다.


「 스킬 : 투창(극) 」

「 스킬 레벨에 의한 효과 : 892배 」


새벽에 완성한 투창 스킬.

던지면 끝이라 반동으로 입는 데미지도 없다.

그만큼 강력하다는 뜻이다.


쐐애액.


레벨 효과가 천장을 뚫은 신상 스킬이 219만 원짜리 고급 창을 타고 대기를 찢었다.


파삭.


회심의 마력장막이 힘없이 부서지고.

뒤늦게 발견한 늑대인간의 동공이 확장되지만, 대처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꺄~올!”


수련장에 메아리치는 구슬픈 하울링.

승부는 1차전보다 훨씬 싱겁게 끝났다.


“아으윽.”


늑대인간에게서 툭 떨어져 나온 유혜성이 좌절했다.


“신이시여! 왜 하늘은 저를 낳고 이두 형을 또 낳았단 말입니까! 크흑.”


너 14살 맞냐?

말투가 어째 34살 같은데···.


한편 사무실에서 고개만 빼꼼히 내민 채 몰래 보스를 응원하던 녹두도 조용히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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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방어 기술자 +8 24.05.21 13,909 271 11쪽
12 12. 육성의 천재 +11 24.05.19 14,427 252 9쪽
11 11. 하나만 걸려라 +8 24.05.19 14,795 25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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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책임 없는 쾌락 +13 24.05.16 16,543 288 8쪽
7 7. 회장님은 심기가 불편하다 +9 24.05.15 16,874 28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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