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8가지 버그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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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복피리
그림/삽화
복피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0
최근연재일 :
2024.05.30 23:07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829
추천수 :
71
글자수 :
125,512

작성
24.05.0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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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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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7쪽

시작의 마을, 바르델

DUMMY

3. 시작의 마을 바르델



*


현실에서 눈을 뜬 조신우는 접속기를 벗었다.


손이 벌벌 떨려왔다.


방금까지는 첫 번째 계획을 완수하는 것에 몰두해서인지, 인지하지 못한 부분이 몰려왔다.



"이게 진짜 게임이 맞나?"



뽀삐의 할퀴기와는 비교도 안되는 날카로운 발톱 공격.


살이 베이고 피가 새어 나오는 생생한 고통.


만약 [치유] 스킬에 고통 완화 효과가 없었다면 진즉에 포기했을 것이다.



"김 박사 놈. 도대체 3개월 동안 무슨 짓을 한 거지?"



5년간의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전혀 발전이 없던 프리즘 월드.


3개월 만의 대격변을 제일 납득할수 없는 사람은 다름 아닌 조신우였다.


그가 해왔던 게임은 허접 그 자체였으니까.





꼬르륵.


의아한 부분이 많았지만 밥부터 먹어야 했다.



몇 개 남지 않은 라면 중 하나를 꺼내 끓여먹으며, 조신우는 인터넷 반응을 살펴보았다.


새벽시간이라 조용할 법도 한데, 사람들의 반응은 조신우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다.




-이거 꿈임? 나 시공간 이동하고 온거 같아.

-님들 저 사막에서 시작했는데, 마을은 어떻게 가요?

-김 박사는 신이다. 갓박사!

-이제 전 세계 RPG 게임은 프리즘 월드로 통합될 듯.

-근데 생각보다 막 사람이 많지는 않네? 이 정도 퀄이면 진짜 사람 미어터질만한데.

ㄴ님 지금 평일 새벽 3시임ㅋㅋ

ㄴ산은 미어터지는 거 맞는데? 나무보다 사람이 더 많음.

ㄴRPG 게임 랭킹 먹는 게 취미인 사람으로서 충고해 주자면, 이런 댓글 쓸 시간에 빨리 초보존 벗어나셈. 이런 게임은 유입 점점 늘어나서 초보존에서 오래 있으면 게임 진행 안됨.

ㄴ팩트) 랭커 노리는 사람은 댓글 쓸 시간도 아까워한다.

ㄴㄹㅇㅋㅋ 근데 맞는 말이긴 함. 아 나도 다시 들어가야지 빠이!

-이거 이벤트에요?

-레벨 더럽게 안 오름. 두 시간 내내 전갈 잡고다녔는데 5렙도 못 찍음.

-직장인들은 어쩌라고 새벽에 오픈하는 거야? 감다뒤네

ㄴ난 우주대갓겜일 거 예상하고 연차 냈는데? 니가 감다뒤네




본인이 만든 게임도 아니면서 조신우는 괜히 어깨가 올라갔다.


내면에 깔린 베타테스터로서의 자부심이라도 있었던 걸까.


보상금이 너무 짜다고 궁시렁대며 김 박사를 욕하던 시절도 잊었나 보다.



프리즘 월드의 첫 영상의 조회수는 어느새 2억을 넘어섰다.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게임이라 대형 커뮤니티에서도 프리즘 월드의 탭은 생성되지 않았지만,


지금의 기세로 보아선 오늘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커뮤니티 가입자 모두가 나의 고객이다."



RPG 게임의 특성상 현금거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


일반 RPG 게임도 오픈 초창기에는 지나가는 잡몹의 부속물까지 돈이 되곤 한다.


하물며 프리즘 월드의 퀄리티는 기존의 게임과의 비교가 미안해질 수준.


시장이 형성되기까지는 순식간도 느릴 만큼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조신우의 생활고 또한 빠르게 청산될 것이 자명했다.



"소고기... 랍스터... 아니 소고기다. 내일은 소고기야!"



이미 소고깃값을 벌어둔 것 마냥 생각하는 조신우.


라면으로 공복을 해결한 그는 다시 프리즘 월드에 접속했다.



그가 간과했던 부분은 생각하지도 못한 채.



--------------------



조신우는 제일 먼저, 획득한 전리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붉은 늑대의 온전한 가죽]

[붉은 늑대의 온전한 발톱]

[붉은 늑대의 온전한 뼈]

[사냥꾼의 덫]



최초 처치 특전 보상으로 얻은 물품들 치고는 뭔가 초라해 보이는 구성.


시작의 마을은 초보존으로 구분되어서 드랍 아이템의 한계가 분명했다.


만약 조신우가 아닌 다른 유저가 이 전리품들을 입수했다면


별 고민 없이 마을의 잡화상점에 처분하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오히려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온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아이템은 잡템이어도 기존 가격보다 두배 정도 더 쳐주니까.



물론 유저들의 수준이 좀 더 올라가고 제작 관련 직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


상점에 처분하는 것보다 더욱 가치 있는 형태로 활용이 가능하겠지만.


그런 시기가 오려면 좀 더 시일이 필요할 터였다.



"하지만 가죽은 얘기가 다르지. 히든 퀘스트를 안다면 말이야."



가죽을 처분할 또 다른 방법을 알고 있는 듯한 조신우.

그는 일단 마을로 향해야 했다.



"상태창."


ㅡㅡㅡㅡㅡㅡㅡ


이름: 무명(無名)

칭호: 비겁한 사냥꾼

레벨: 9

클래스: 성자의 길(일반)

직업: -

포만도: 88%

스태미나: 5/50

체력: 26/100

마나: 2/200


스테이터스(일반) - 보유 포인트:40


힘:1 민첩:1 체력:1 감각:1 마력:3 신앙:5 마도:0



보유 스킬

[치유 3LV.] [기도 3LV.] [희생 1LV.] [전도 1LV.]


싱크로율:100%

(싱크로율 보정 효과가 적용 중입니다.)


ㅡㅡㅡㅡㅡㅡ


상태창을 살펴본 조신우는 마을까지의 거리를 가늠한 뒤,


스태미나 회복을 위해 기본 템으로 지급된 건빵을 씹기 시작했다.



"우물우물... 생각보다... 우물... 맛있는데? 우물... ?"



미각까지 구현하다니, 김 박사가 칼을 제대로 갈고 돌아오긴 했나 보다.

짧은 감탄을 마친 조신우는 포인트를 분배하기 시작했다.



"일단 체력 9포인트, 마력 7포인트, 신앙 5포인트로 분배."


띠링


ㅡㅡㅡ


스테이터스(일반, 보정 1단계) - 보유 포인트:19


힘:1 민첩:1 체력:10(+1) 감각:1 마력:10(+1) 신앙:10(+1) 마도:0


ㅡㅡㅡ


"응?"



기억하던 것과는 다른 스텟창의 수치를 보고 갸우뚱거리는 고개.


이내 싱크로율 보정을 떠올린 조신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싱크로율 보정? 설마 10포인트당 추가 포인트를 주는 건가? 신앙에 10포인트 분배!"



조신우는 본인의 추측을 확인해 보기 위해 추가로 포인트를 투자했다.



띠링


ㅡㅡㅡㅡㅡ


스테이터스(일반, 보정 1단계) - 보유 포인트:9


힘:1 민첩:1 체력:10(+1) 감각:1 마력:10(+1) 신앙:20(+2) 마도:0


ㅡㅡㅡㅡㅡ



"미쳤다... 미쳤어!! 10%라니! 김 박사 이놈 정신 차렸구나! 아니지, 페널티가 그 정도인데 당연한 거지!"


조신우의 광대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사실 타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은 잘 모르겠지만,

프리즘 월드의 세계에선 % 수치로 능력치를 올려주는 스킬이나 아이템은 굉장히 드물었다.


아이템 쪽으로는 조신우도 5년의 시간 동안 단 3개만을 획득해 본,

전설 등급 이상의 아이템에만 추가되는 경우였고


스킬로는 일부 히든 직업의 패시브 스킬에만 간혹 존재했다.


조신우가 흥분하는 것도 당연지사.

맞을 때 조금(?)만 더 아프고, 죽지만 않으면 스텟 10%가 굴러온다니!


게임 시작부터 하드코어 모드로 시작하는 변태는 매우 드물 것이라,

지금 시점에서 보정 시스템을 누리는 건 극소수에 불과할 터.


반강제적으로 변태가 되어버린 조신우의 표정은 그에 어울리게 변하고 있었다.


"후.. 진정하자... 시간은 밥.. 아니 돈! 빨리 가자!"


흥분을 가라앉힌 조신우는 마을 쪽으로 향했다.



*



아직은 태양이 떠오르긴 이른 시간이었지만

슬슬 기존 유저들이 게임에 적응을 마치기 시작할 때쯤,


마을로 향하는 행렬은 이미 길게 늘어져 있었다.

사람이 많이 몰린 것도 있겠지만, 길이 길어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


"성 안으로 들어오시려면 신분을 밝혀주십시오!"


성문을 통과하려는 사람들에게 신분을 요구하는 경비병들.

성문 앞에 몰린 사람들은 신분을 어떻게 밝혀야 하는지 몰라서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서성이다가 분위기를 못 읽고 성문을 지나가려는 한 사내.


"성 안으로 들어오시려면 신분을 밝혀주십시오!"


"에? 신분이요? 저는 정덕구인데요."


"음. 정덕구님. 명단에 있으시군요. 바르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에?"



술렁술렁


너무나 간단한 신분 인증에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일부 사람들이 그를 따라서 신분을 밝히려 하기 직전.


"에??? 이거 뭐야! 왜 아이디가 정덕구가 됐어? 아저씨 저 아이디 정덕구 아니에요! 페이커로 하려고 했다고요! 아저씨! 아저씨!!"


그의 아이디는 정덕구였다.



*



"딜레마예요."

"음. 딜레마님. 명단에 있으시군요. 바르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페이튼입니다."

"음. 페이튼님. 명단에 있으시군요. 바르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카론."

"음. 카론님. 명단에 있으시군요. 바르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경비병 옆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정덕구를 지나쳐 많은 사람들이 성문을 통과했다.

아직 아이디를 고민 중이라 성문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정덕구의 희생(?) 덕분인지 본명을 아이디로 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긴 행렬이 절반쯤 사라졌을 때.

조신우가 경비병 앞에 섰다.


"성 안으로 들어오시려면 신분을 밝혀주십시오!"


경비병에게 바짝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아놀 세인트리온."


"헉! 실례했습니다! 충성!"


'된다!'


띠링


[귀족을 사칭하였습니다. 주민들에게 정체를 들킬 경우 페널티가 부과됩니다.]


'상관없다. 어차피 신분을 밝힐 때는 이름만 말하고 성은 밝히지 않으면 되니까. 거기다 '세인트리온'은 북부의 귀족이라 그들과 만나는 건 3년도 더 걸릴 거다. 필요할 때만 귀족 신분을 이용하면 쓸모가 많다고.'


[이름이 설정되었습니다.]



ㅡㅡㅡ


이름: 아놀 세인트리온(사칭)

칭호: 비겁한 사냥꾼

...

ㅡㅡㅡ


사실 이 방법은 조신우도 긴가민가했던 히든 피스였다.


베타테스트 시절 어떤 테스터의 아이디가 귀족의 성과 우연히 겹쳤었는데,

NPC들이 간혹 그 테스터를 귀족으로 오해했었던 경우가 있었다.


로드맵을 작성하던 도중, 문득 그때의 기억이 떠올린 조신우는

처음 이름을 말할 때 귀족의 가문명을 같이 말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것.


결과는 보다시피 사칭범이 되어버렸다.


가문명 앞의 이름은 사실 크게 의미가 없어,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디로 지었다.


"험험.. 그래요. 고생이 많아요."


어색한 귀족 흉내를 낸 아놀은 경비병의 어깨를 두드리며 성문을 지나갔다.



성문을 지나자 엄청나게 많은 인파를 목격할 수 있었다.

이를 반겨주는 것 마냥, 거리마다 마력석으로 이루어진 파란 조명들이 모두를 비춰주었다.


"자~ 쌉니다 싸요~ 멧돼지 뼈로 만든 장검이 단 돈 5골드!"

"안전한 모험을 위한 각종 포션 판매 중입니다~!"

"현명한 모험가라면 휴식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법. 저희 베이크 여관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밀농장 인부 구한다! 시급 50실버! 업계 최고 대우 해준다!"

"각종 부속물 전부 삽니다! 토끼, 전갈. 사슴 안 가립니다!"


여러 상인 NPC들이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는 거리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상인들의 열정적인 홍보가 무색하게도, 그들의 소비자가 되어주는 이는 없었다.


당연하다. 유저들은 골드가 없다.

게임이 이제 막 오픈을 했으니 유저들의 전체 골드 보유량이 말 그대로 없는 수준인 것.

골드를 수급하기 위해선 모험을 통해 얻는 아이템을 NPC들에게 처분하거나

퀘스트 보상을 통해서 얻어야 하지만,

들판, 산, 사막에서 얻을 수 있는 잡템들은 모두 헐값에 거래되는 실정이다.


한 여성 유저가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아저씨, 토끼의 뼛조각은 얼마에 사세요?"

"개당 1실버."

"그거 밖에 안 줘요? 13개 있는데 조금만 더 쳐 주세요."

"그럼 다 합쳐서 15실버 주지."

"쩝... 알겠어요. 여기 13개요."

"또 오라구."


토끼의 뼛조각이 개당 1실버. 다른 잡템들도 비슷한 처지였다.

두 시간에 걸친 토끼와의 혈투가 은화 15개로 치환되자, 그녀는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농장 알바도 시급이 50실버인데, 두 시간의 노가다가 15실버라니.

토끼를 잡아 동물 뼈로 만든 장검이라도 사려면 이틀 내내 사냥을 해도 모자란 실정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는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사장님. 이왕 구하시는 거 경력직이 낫지 않겠습니까? 제가 새참을 먹어온 지 20년째입니다!"

"아무 알바 합니다! 아무거나 시켜주세요!"

"집에 아이가 굶고 있습니다... 일 거리 좀 주세요..."


이제는 효율 좋은 아르바이트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잠시 지켜보던 아놀은 잡화상점으로 향했다.


"사장님, 이것 좀 봐주시겠습니까?"


[발톱]과 [뼈]를 탁상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으음... 어디 보자... 오오! [온전한] 물건은 오랜만이군. 거기에 [붉은 늑대]! 흐음... 그래. 발톱은 5골드, 뼈는 3골드에 매입하도록 하지."


"두 개 합쳐서 10골드. 안된다면 다른 곳으로 가겠습니다."


시세는 얼추 맞지만, 어차피 반대쪽 '사막'이나 '산' 쪽 입구의 거리에도 상인은 있다.

먹히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찔러본 아놀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크흠... 9골드에 하지."


"수고하세요."


"아.. 알겠네 여기 10골드! 떼잉..."


"감사합니다!"


10골드를 챙긴 아놀이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몸을 돌리려던 그때.



"저기요. 님."


상인과 아놀의 거래를 지켜보던 한 남성 유저가 말을 걸어왔다.


"혹시 골드 파실 생각 없으세요? 1골드당 4만원에 살게요."


시급 50실버가 평균인 프리즘 월드의 아르바이트를 보았을때,

2시간치 시급인 1골드를 4만원에 사겠다는 건 단순 계산으로 생각해 봐도 후하게 쳐주는 거였다.


"안 팔아요."

"아니 잠시만, 5만원씩 드릴게요. 오픈 초기여서 진짜 많이 드리는 거예요."

"안 팔아요."

"6만... 아니 7만! 저기요!! 님 !! 님아!!"


가격을 점점 올리는 남자를 외면한 채 아놀은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7만원... 당장 돈이 쪼들리긴 하지만 예상 시세보다는 적다. 뽕 뽑을 수 있을 때 뽑아야지.'


아놀은 로드맵을 작성하면서 초창기 골드 시세를 대략적으로 유추해 보았었다.

초보존에서의 골드 파밍 시간과 일정 인원 이상의 유저들이 초보존을 벗어나는 기간,

그리고 너튜브에 공개한 영상 그대로 게임이 출시되었을 경우의 파급력까지.

모든 것을 고려해 보고 아놀은 1골드당 10만원의 가치를 메겼던 것이다.


'물론 초보존까지다. 시작의 마을을 벗어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주민들로부터

유입되는 골드량이 증가하니, 한 달 안에 빠르게 털고 초보존을 벗어나야 한다.'


가죽을 제외한 두 가지 물품을 처분하고 얻은 10골드.

아놀의 예상대로라면 현금 100만원의 가치이다.

염원하던 소고기를 일주일 내내 먹어도 남는 돈.

물론 월세를 비롯한 생활비로도 써야 하겠지만, 아놀은 이 10골드는 처분할 생각이 없었다.


'이건 기초 자금이다. 나도 기본 장비와 왕국 수도로 갈 마차비는 남겨둬야 한다.'


그러고는 남아있는 가죽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진짜배기는 이거지. 상점에다 보여주면 10골드 정도에 팔리긴 하겠지만... 나는 이 가죽을 애타게 찾고 있는 사람을 안다.'


어느새 당도한 목적지인 술집에 도착한 아놀.

문을 열고 들어가 바텐더에게 다짜고짜 말했다.


"붉은 늑대의 가죽을 구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왔습니다."

"아 가죽 때문에 오셨군요. 상태는 어떻습니까?"

"온전합니다."

"!!! 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2층으로 다급히 뛰어올라가는 바텐더를 잠시 기다리고 있자,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후드를 쓴 한 사내가 바텐더의 안내를 받아 빠르게 다가왔다.


"가죽... 붉은 늑대의 가죽을 가져온 게 자네인가?"


"네. 여기있습니다."


아놀은 사내에게 가죽을 넘겼다.


'흐흐... 난 너의 정체를 알고 있지. 붉은 늑대의 온전한 가죽을 찾는다는 것도 알고 있고. 이 남자의 재력을 생각해 보면... 그래 100골드... 아니 200골드 정도는 요구해도 충분하다!'


"오... 오오오... 과연... 상태가 훌륭하군... 이런 최상급의 가죽은 내 평생 처음이다!"


"하하!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애 좀 먹었습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몇 시간 동안 그 혈투를 벌였어야 했으니.


"그래, 얼마를 원하나? 편하게 말해보게."


"음... 가죽을 공수해오기 위한 인건비나 저의 기술력을 골드로 따졌을 때... 한 200골드 정ㄷ..."


금액을 제시하려는 아놀의 말을 사내가 갑자기 막기 시작했다.


"잠시만... 크흠... 거래는 없던 걸로 하지."


"에?"


"몰라서 되묻는 건 아니겠지? 온전한 가죽을 애타게 찾긴 했지만 내 신념을 버릴 정도는 아니다."


"으에?"


"난 비겁한 자와는 거래하지 않는다. 꺼져라!"


"에에?"



순간 정덕구의 기분을 느낀 아놀이였다.



다음 화에 계속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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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던전 사업 +1 24.05.30 13 2 12쪽
22 대마법사 루크 24.05.29 10 1 11쪽
21 세 가지 문제 24.05.27 14 1 11쪽
20 비밀의 장벽 24.05.26 17 1 12쪽
19 성검 24.05.25 18 1 12쪽
18 자에론 헤르크만 24.05.24 21 1 11쪽
17 제로 길드 +1 24.05.23 23 1 12쪽
16 정모 그리고 복수혈전 24.05.20 23 2 13쪽
15 핑크빛 미래 24.05.19 23 2 13쪽
14 성기사의 길 24.05.18 26 2 12쪽
13 칼리안의 수호견 24.05.17 29 2 12쪽
12 첫 번째 조력자 24.05.16 27 2 13쪽
11 수도 리스토니아 24.05.15 29 3 12쪽
10 트리스탄 헤르크만 24.05.14 27 2 12쪽
9 라스트 판타지 24.05.13 31 2 14쪽
8 과거의 인연 +2 24.05.12 41 4 13쪽
7 흑화의 시작 +1 24.05.11 42 5 12쪽
6 일장춘몽 +1 24.05.10 50 6 13쪽
5 비겁한 자의 하루 +2 24.05.09 57 6 12쪽
» 시작의 마을, 바르델 +3 24.05.08 69 6 17쪽
3 싱크로율의 함정 +1 24.05.08 69 5 13쪽
2 불운의 사나이 +2 24.05.08 74 7 12쪽
1 프롤로그 +1 24.05.08 93 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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