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마통으로 보우하사 반토막난 주식을 메우시고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감히 꿈도 꿀 수 없었던 33평 아파트를 하사하신 이 집안 실질적 가장이자 두 아이의 창조주인 마나님께 난 침통히 물었다.
“마신이시여 어째서 제 소설은 달세상 고인물들에게 선택받지 못하나이까?”
그러자 광활한 콧구멍에서 먼지로 조합된 광석을 캐다, 순간 내 물음에 개 어이없어져 한소리 하려다 그래도 남편이라고 별 잡스러운 질문임에도 개 진지 빨고 있는 내가 가여워 한숨을 쉬며 이르시기를.
“아아야, 너는 어째서 40년간 갈고 닦은 1티어 만랩 개소리 스킬은 봉인하고 되도않는 미약한 상상력으로 거부감 드는 판타지를 쓰려는 것이냐?”
“그···..그것은···..”
“그래, 아둔한 너는 그것이 작가가 되는 유일한 길이라 믿었겠지!”
순간 뇌리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한 차례 빅뱅이 일어나고 나는 마침내 깨닫게 되었다.
나는 돈 보단 그저 작가가 되고 싶었단 사실과 스스로가 무얼 잘하는지 알지도 못한다는 걸.
그리다 한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개소리는 주댕이로만 씨부리는 것이 아니라, 자판으로 두드려 나불댈 수 있다는 명약관화한 진리에 말이다.
“하찮은 이 미물이 고백하건데, 유일하게 물려받은 이 재능을 알아보지 못 했나이다.”
“펼치거라 그리고 마음껏 지껄이거라. 이 모든 건 본래 네가 하던 짓이었으니.”
“······”
“있는 그대로의 너를 보이거라!”
맞다.
다 맞는 말이다.
마신님 또한 이 발칙한 개소리에 홀랑 넘어와 수렁에 빠져 같이 살을 비비며 살고 있지 않던가?
개소리야 말로 나의 모든 것.
이 길이야 말로 나의 길이다.
길고 긴 그 어두운 터널에서 한줌 빛을 본거 같다.
40년간 응축해 묵혀 둔, 개 어이없는 발상을 내 기름진 손가락으로 썰로 풀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누가 그랬던가?
일상 개그 장르는 오직 웹툰으로만 다룰 수 있다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니, 맞다.
맞는 말이다.
단, 어제까지는.
더는 아니다.
이 순간부터는 아니었다.
이제는 쳐 맞는 말이 되었을 뿐.
그러하다.
나는 누구도 감히 손댈 생각 조차 않은 불모지를 개척하려한다.
또 망할거게 뻔한 그 가시밭길을 굳이 걷고자 한다.
친구는 뜯어 말렸으나 세월이 흘러 언젠가 이 5차원 개그가 통할 날이 반드시 올 걸 알기에.
‘네 개소리의 시작은 유치하였으나 그 끝은 피식하리라.’
적어도 스스로만큼은 가끔 이 뜬금없는 개소리에 지릴 때가 있기에.
도전하려 한다.
가려한다.
계성기의 개소리 라이프.
계성기의 좋소기업 갱생기.
계성기의 상상력 공작소.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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