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나 혼자만 당할 수 없지···. 가 아니라 좋은 건 함께 나눠요.

계성기의 개소리 라이프 41화.
<나 혼자만 당할 수 없지···..가 아니라 좋은 건 함께 나눠요.>
영화 ‘롤러코스트코’를 봤다.
“이제 하다하다 영화 리뷰도 하냐? 소재가 엔간히도 없었나 보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뇌를 비우고 봐야 하는 영화라 해서 나랑 결이 같겠거니, 그래서 관심이 갔다.
영화는 그런 날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대사 하나하나가 신선해, 신선하다 못해 귓구녕에서 활어마냥 팔짝팔짝 뛰는 느낌이야.”
웹툰계에는 나와 같은 부류가 더러 있다마는 설마 영화계에도 있을 줄 몰랐다는 놀라움이랄까?
심지어 생각과는 달리 이 얼빠진 영화의 감독이 정신상태가 지극히 평범한 유명 배우출신이라 또 놀랐다.
각본도 믿기지 않게 본인이 썼더라고.
“그렇게 안 봤는데, 하씨가 세상 혼란한 사람이었더라고. 연기만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사람 다시 봤다니까.”
이 영화를 찍고 다신 영화판에 감독으로는 발 못들일 줄 알았는데, 그 후에도 다수의 작품에 감독으로 제작 참여했더라. 이건 여담이고 아무튼.
내 이 소설을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그래도 취향에 근접할 테니, 봐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소개하는 거다. 그렇다고 무작정 보란 말은 아니다.
더는 시간을 소진할 다른 마땅한 대안이 없을 때.
너무 슬픈 일이 있어서 더한 충격으로 이 슬픔을 이겨내고 싶을 때.
마지막으로 여친 혹은 남친을, 가끔 그런 날 있잖아? 너무 외로워 미칠 듯이 만들고 싶을 때.
“다른 건 다 그럴싸한데, 마지막은 도대체 왜?”
“불가능한 일에 매달려 정신소모 할 바엔 차라리 이게 더 건설적인 거 같아서.”
“이 악마의 팩폭격기같은 SKK. 난 도대체 몇 번의 다시 보기를 해야 한다는 거냐?”
그럴 때에 꼭 보길 권한다.
단, 여운 같은 달달하고 가슴 찌릿찌릿한 감상은 기대하지 말고.
‘순간 치고 들어오는 개소리의 향연. 극한의 상황적 재미.’
이게 이 영화의 재미이자 전부이자 한계이니, 절대 그 이상은 바래선 안될 것이다.
그걸 바라는 순간, 지옥 같은 허무감과 도대체 내가 뭘 봤나 싶은 자괴감과 어쩌면 상업 영화에 대한 극도의 분노까지 느낄 수 있을 테니.
그저 가볍게.
돌아서면 잊히게 그렇게 즐기길 바란다.
그래도 영화가 교훈은 있더라. 사람은 죽기 전에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지극히도 평범하고 별 쓰잘데기 없는 그런 교훈.
“그래서 재밌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글쎄.
세상 모든 문화 컨텐츠가 다 그렇듯 그저 취향 차이 아니겠는가?
울 마신님은 월요일을 두시간을 앞 둔 주말 저녁, 이 딴 영화를 픽한 내게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는 황홀경을 주는 육두 문자를 쏟아 냄과 동시에, 절대로 굽혀질 리 없는 내 허리를 경외스럽게 뒤로 접어주셨지.
반면, 난 이 영화의 도입부에 나오는 ‘육두문자맨’만 보고도 혼자 빵 터져서 이게 내 인생 영화가 될 거라 한치의 기대도 없다가 직감하게 됐지.
“네 인생 영화는 ‘광헤’라고 저번에···..”
“쉿! 조용해. 한명이라도 더 낚아···. 가 아니라. 함께 좋은 영화를 공유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니까.”
야 그만해! 하형 서운해할라.
그가 이 소설을 알고 읽을 리 천지개벽 수준으로 만무하다마는 아무튼.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맥락 없는 개소리만 가득한, 내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과연 내가 기대한 재미를 느끼고 있을까?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 평가를 받는 그 영화처럼 이 소설을 받아들이기엔 아직 때가 이른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과연 무협, 판타지가 난무하는 이 판에서 이 소설이 살아남을 수는 있을까?
나는 혼자 실실 쪼개며 방구석 찐따처럼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
종국엔 몇 명이나 관심 갖고 보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소개하기 남부끄러운 이 소설을 과연 지인에게 권 할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되더라.
‘믿기지 않겠지만, 개복치급 인내력임에도 여전히 벽 보고 쓰는 중이라 이 소설은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건 매일 스스로에게 되 묻는 질문이며 여전히 결과를 보기전엔 알 수 없는 해답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영화 ‘롤러코스트코’를 보니 앵글 뒤에 있을 하형이 보이고 그 위에 내가 겹쳐 보이더라.
그런 나와 하형의 닮은 점은.
앞에서 잠시 말했듯, 쓰며 찍는 동안 등장 인물의 개소리에 실실 쪼개며 자기 만족감에 빠져 나중 결과는 어찌 되었건 그 동안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양 즐기고 행복하다는 거다.
반면 다른 점은.
하형은 마이너에 가까운 장르적 한계를 깡으로 극복하고 쪽박에 한 점 두려움 없이 제 하고 싶은 일을 결국 벌였다는 거고.
난 시간이란 재원만이 필요한 이 판에서 하나 잃을 것 없음에도 개소리풍 문화 낭비라는 혼자만의 기대작이 또 실패할까, 두려워서 무작정 하드디스크에 쌓아 놓고만 있다는 거다.
그 밑바탕에는 주에 한편 밖에 쓰지 못하는 직장인이자 하루 24시간도 부족한 두아이의 아버지란 비애가 있다마는 사실 이 모든 걸 감안하더라도 가장 큰 이유에는 계속되는 친인척 친목 모임을 방불케 하는 독자 열람 횟수에 있을 것이다.
‘이게 41화니까, 연재 시작하고 이 때쯤이면 판가름 나 있겠네. 접을 지 아니면 계속 쓸지.’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난 이 영화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
꼭 내 상황 같아 감정이입되어 그런 것만이 아니라, 지금은 거의 사장되다시피한 ‘주성치’, ’짐 캐리’의 병맛 개그 코드 영화를 병맛 하면 떠오르는 그런 입지전적인 인물도 없이 도전하고 또 어느 정도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데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지금쯤 이 소설의 평가는 어떻게 갈려 있을까?
또 침목 도모 수준의 구독자 수에 사장의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닐까?
“그딴 고민은 우선 선호자수 100명이나 넘기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망한 소설의 최대 선호자 수가 41명이었지 아마? 그래서 41화에 이 딴 재미없는 걸 쓰고 있나? 기념비 같은 숫자라서?”
“비아냥 대줘서 고맙다. 잊은 과거를 끄집어 상기시켜준 것도 고맙고.”
이야기가 좀 샜는데, 다시 영화 이야기로 넘어가서.
전혀 궁금해하는 것 같지 않다마는 아직 한 화를 다 채우기엔 부족한 글자수라 개소리로 최대한 때워 보자면.
이 영화는 열악한 기후 조건에 착륙을 못하는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해프닝을 맥락 없이 한데 엮은 개소리의 집합체로 비빔밥에 더블어 폭탄주 등 뭐든 일단 맛있을 거 같으면 섞고 보는 이 나라의 내재된 국민성에 퍽 잘 맞는 영화다.
딱히 영화 전체를 볼 필요없이 아이튜브 롱츠에 돌아다니는 1분짜리 짤만 봐도 전, 후 상황이 어쩐지 다 유추되는 그런 속 빈 영화이기도 하다.
“너 너무 스포하는 거 아니냐? 그러다 고소당하면 어쩌려고.”
“이게 스포라고? 영화 내용중 인용한 건 ‘육두문자맨’밖에 없는데.”
“그랬나? 근데 왜 영화를 다 본거 같지?”
이왕 스포한 김에 더 파고 들자면 이 영화는 한 유명인의 상황 별 심리상태를 주변 상황과 연계하여 풀어 내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짤은 안과 의사와 임산부로 추정되는 졸도자 씬이 있다.
“사실 그거 봤으면, 이 영화 다 본거지.”
“그러지 말라니까. 아직 몇 명 안 낚였···. 이 아니라. 더 무수한 재밌는 장면들이 차고 넘치게 많으니까.”
이 짤을 처음 보고 난 어떤 정신나간 아이튜버가 제 혼미한 정신세계를 과시하기 위해 짤로 갖다 팔기엔 아까운 재원을 투자해 가며 이룬 결과물인 줄 알았다.
근데 이게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니?
그러자 내 성향을 파악한 아이튜브의 알고리즘이 짤로 토막난 이 영화를 거의 전체 보기를 한만큼 틀어줘 그런 이유로 사실 난 영화를 보기도 전에 왠만한 장면에는 이미 완전 면역상태였다.
근데 신기한 건 이 영화는 알면서도 당하는 광고 베너 닫기 X버튼처럼 사람을 상태이상으로 만들어 다시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는 거다.
“짤로 봤다 해도 꼭 봐라, 진짜. 후회 안 한다.”
“애쓴다 진짜. 어떻게든 한명이라도 더 악의 구렁텅이에 쳐 넣겠다는 저 심보.”
“그게 아니라 진심 재미있데도 그러네. 솔직히 좀 긴가민가 하잖아? 그럼 봐! 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안 보고 후회하는 게 더 후회막심하니까.”
“결혼하는 것처럼?”
“그건 그냥···..말은 못하겠다마는 아무튼, 이 SSB 저축은행 SKK야.”
게다가 짤로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 간의 희미하게 이어지는 맥락이 주는 재미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주인공의 심리 변화가 이 영화의 핵심인데, 그 변화라 함이 조울증 환자처럼 기복이 저세상 텐션마냥 장면마다 왔다 갔다 하는게 아니라서 짤 제작으로는 부적합해 돌아다니는 짤도 없고 이 재미는 오직 영화를 시청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거기에 더해 영화를 찍고 후유 장애를 겪고 있을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의 화룡점정은 아무래도 10인치 화면보다는 적어도 40인치 이상의 화면에서 봐야 그들의 눈동자에 옥에 티처럼 맺혀 있는 혼자 신나 어깨를 키득이는 하형의 모습도 볼 수 있을 테다.
“아, 아직 나 말 안 했나? 감독이 누구인지?”
그건 왜 그런지 모르나 다들 가명을 쓰는 분위기라 나도 직접적으로 말하기는 꺼려지고 이부분은 네이것에게 묻길 바란다.
참고로 하씨중에 하하 웃는 분은 아니다.
“근데 이쯤 되니 궁금해지는 게 영화를 짤로 해체해 놓으면 그로 파생된 이익은 누가 가져가냐? 영화사? 짤방 주인?”
도와줘요, 스피드웨건!
“글쎄, 그건 모르겠다마는 영화를 주제로 만든 이 화로 얻은 수익은 누가 가져가냐? 부족해진 소재에 이젠 아무거나 다 갖다 쓰는 개소리의 달인인 너냐? 아니면 의뢰한 적도 없는데 제 영화가 실시간으로 능욕당하고 있는 하형이냐?”
“으응,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 전에 먼저. 과연 그런 우려스러운 일이 나에게 벌어 질까? 이 소설이 과연 유료로 판매될 수 있긴 할까? 아마 여기서 외교적 정치적 문제를 다뤄도 하등 문제없고 아마 버젓이 19금을 써도 아무도 모를 걸?”
만세 만세 만만세! 백두혈통 김정···..음···.음···날 막지마!
‘너 오늘 진짜 약 빨았니? 술 먹고 쓰는 거야?’
무서워서 그래.
또 실패해서 좌절해 있을까? 두려워서 미리 미쳐 있는 거야.
“왜 놓지 못하니? 다 포기하면 편한 것을.”
“그러기엔 이게 내 꿈인 걸.”
“정상적인 대답을 하는 것 보니 지금 정상적인 정신상태는 아닌 것 같긴하다.”
정신 줄잡고 다시 영화로 넘어와 또 하나의 재미를 소개하자면, 조연 중에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안배우의 풋풋한 신인시절을 볼 수 있다는 거다.
지금은 드라마 ‘이년’으로 대박나서 톱스타 반열의 오른 그녀는 그 시절에도 참 귀엽게 예쁘더라.
“팬심을 넘어 너무 사심 가득한 거 아니냐?”
“뭐 어때? 사실 어제 내가 꿈을 꿨는데, 또 소설이 망해 있더라구. 벌써 40화를 넘게 써 놨는데. 이젠 될 데로 되라 하지. 아까우니까 올리긴 할 건데, 젠장할. 시작도 전에 김샜네.”
“오늘 어쩐지 미쳐 돌아가나 싶더니. 너도 참, 기분 내키는 데로 사는구나? 근데, 두 사람 같은 배우 아니야 다른 사람이야.”
“뭐 어? 도플갱어라도 된다는 거야?”
“아무리 봐도 전혀 안 닮았는데 무슨 소리야?”
한 명 더 거론하면 안과 의사 양반은 돌아다니는 짤의 유명새에 비해 크게 안 뜬 거 같아 안타까웠다마는 사실 그가 씬 스틸러라그러지 단역에 가까운 역할이라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영화에서 재미진 부분을 소개하자면, 그 뭐시냐···.거···..
“이제 그만해!”
“난··· 아직··· 아직 더 할 수 있어!”
“하형도 그 정도 했으면 다 이해해 줄 거야. 넌 그 어느때 보다 최선을 다 했으니까.”
그렇겠지?
그럼.
마지막으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언변의 마술사들의 티키타카가 궁금하신 분.
대사로 꽉 채워진 빈틈없는 오디오의 향연에 뇌를 깨끗이 비우고자 하는 분.
어차피 정신이 오락가락해 180도 더 돌리면 어쩌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 분.
여기에 더해 어떤 영화도 야구동영상의 프레임 건너 뛰기로 하이라이트만 시청하는 스토리 무연고자라면 성향에 맞을 거다.
같은 맥락에서 스토리는 없고 하이라트 영상만이 있으니, 거의 망한 수준이지만, 무수한 짤을 자가 복제 수준으로 재창조해 낸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
지금까지 좋아하는 배우에게 보내는 헌정 소설이었다.
“너 ‘광헤’의 이형을 연기의 신이라며 존경했었지않냐?”
그것도 맞는데, 두 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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