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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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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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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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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새학기 첫수업은 휴강이 국룰 아닌가요?

DUMMY

계성기의 개소리 라이프 48화.

<새학기 첫수업은 휴강이 국룰 아닌가요?.>



‘산소학번의 입학을 축하드려요!’


새내기들에겐 대학 생활의 모든게 낯설고 설레이기만 하다.


“너 수강신청은 했어?”

“뭘 신청한다구? 그게 뭐야?”

“뭐긴 뭐야! 수업 시간표 짰냐고?”

“으어엉? 그건 또 뭐야?”


대학교 입학 첫 학기, 산소 학번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이산화탄소 와꾸에 첫날부터 외면 당하고 겉돈 나는 수강신청이 뭔지도 몰랐더랬다.


“O.T 때 못 들었어? 선배들이 알려 줬었잖아!”

“O.T라구? O.T는 또 뭐야? 내가 아는건 E.T밖에 없는데.”

“무슨 소리야? 개강총회때도 말했었잖아.”


자발적 아웃사이더로 학부의 모든 행사를 자체 스킵한 나는 XX염색체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 아름이가 학과에 단 한명 있단 사실도 이때 처음 알았다.


“뭐어? 수업 과목과 시간을 스스로 선택해 정한다고?”

“너 그 지능으로 대학은 어떻게 들어 왔냐? 설마 편법 입시냐?”

“나도 몰라. 돈 내니까 좋다고 받아 주던데.”

“그렇치? 우리 학교가 그런 꼴통 기질이 있긴하지.”


그런 이유와 더블어 팬티엄이라는 팬티 지릴 거 같은 속도의 컴퓨터 로딩에 나는 황금 시간대의 수업은 죄다 놓치고 거미줄에 걸린 인생마냥 참 거미줄처럼 띄엄띄엄 시간표를 짜게 되었다.


“너 시간표가 왜 다 이따구냐? 직장인 오후반이라도 되냐?”

“취준생이 2천만명에 육박하는 이 어려운 시기에 그런식으로라도 가취업 돼 다행이다.”

“2천만명? 너 어디 조선족이라도 되냐? 2천만명은 어떤 연산 과정을 거쳐야 나오는 수치냐?”

“취업 못하면 다 취준생 아니야?”

“그래, 평생 그렇게 믿으면서 살아야지 어쩌겠냐? 난 그런 널 이해시키고 설득시킬 힘도 없다. 너무 빡세게 수강 신청 해서리.”


반면에 세오녀석의 시간표는 나와는 대조되게 아주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알고 봤더니 친형이 도와줬더라고.

머리에 똥만찬 불필요한 존재라지만, 그런 형이라도 가끔은 진한 피로 이어진 그 유대를 써 먹을때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건 뭐지? 20년은 앞선 미래 지향적 4일 근무제 시간표는?”

“그거 만들려고 조오오올라 빡쎘다. 어때, 쩔지?”

“쩌는 건 잘 모르겠으나, 몰빵이란 이름으로 월요일 병을 삭제시켜 버린 너란 녀석은 대체······”


처음엔 녀석의 시간표가 부러웠으나, 또 한편으로는 배움의 기회를 휴일 플러스 1일과 바꿔 선택의 폭을 대폭 축소시킨 그가 조금은 멍청해 보였다.


“교양 수업이 다 쓸데없는 것들 뿐이군. 심지어 필수 전공 수업 중 학기가 빠른 것도 있어!”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는 법이지. 이게 세상의 이치다. 이 아둔한 친구여.”

“난 속세에 미리 찌든 네놈이 하나 부럽지 않다.”


비록 고등학생 땐, 수능이라는 넘볼 수 없는 진출장벽에 오래전에 미리 포기했었지만, 그 진출장벽을 넘어선 이곳에서만큼은 더 없이 뛰어난 학생으로 거듭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학생간의 대가리 서열 정리의 장인 수능 덕에, 그 결과 이곳 학생들의 지능은 평준화돼, 더는 뛰어난 놈들의 가교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


고로 이제 난 특출 날 일만 남았다.


‘울 엄마가 그랬음. 네가 공부만 했으면 대성했을 거라고.’


거기에 난 공부를 안 한거지 못한 게 아니다.

그런 이유로 모든 교양 수업을 날 한층 업그래이드 시켜 줄 방향으로 수정해야겠다.


“실용 일본어 회화? 너 고딩 때 제 2외국어도 독일어였으면서 일본어는 왜 신청한 거냐? 왜, 야구동영상을 자막없이 보고 싶어 졌냐?”

“야레 야레. 이 공부에 미련 없는 먹자 대학생의 표본과도 같은 놈! 네 놈이 과연 학구열에 불타는 날 이해할 날이 올까? 그리고 야구동영상은 애초에 자막이 필요 없어. 오직 스페이스바만이 필요 할 뿐이지.”


그러나 그런 나의 순수한 공부에 대한 열망은 오래 가지 못했으니,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다.


그저 몰라서 용감했을 뿐이다.


“이랏시 아리마셍! (선생님 반갑습니다. 좋은 아침이네요.)”

“이따 다끼 마쓰. 와따시아 소라 아오이 데쓰네. (학생 여러분 반가워요. 저는 ‘실용일본어회화’ 수업을 담당하게 된 다나카상 입니다.)”


근데, 이게 대체 뭐란 말인가?

첫 날, 첫 수업인데 왜?

교육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왜 이들은 일본어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있는 것인가?


“고노방구미와 고란노 스폰사노 데쿄데 오쿠리마시타. (오늘은 일본의 지명과 그곳에 나는 특산물 그리고 그들의 역사에 대해 배워 보려 합니다.)”

“야메떼구다사이 야다 야다요!(딱히 해석이 불필요할 것 같음.)


대체 왜?

기본은 죄다 건너 띄고 이 딴걸 그것도 일본말로 교육한단 말인가?


본디 올바른 교육 순서라함은 우선 ㄱ.ㄴ.ㄷ 부터 시작해 ㅏ.ㅑ.ㅓ로 한 학기를 마치는 유치원 눈높이의 교육이어야 맞다.

진도를 조금 더 빡세게 나아간다면 가.나.다 같은 고차원 언어 조합으로 학기를 마무리 지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어째서 왜?


가타카나 ,히라가나가 뭔지도 모르는 나에게 대화부터 시작해 감히 넘보지 못할 수준의 좌절감부터 안겨 주는 거냐고!


이 불타는 학구열을 꽃피우지도 못했는데 뿌리 채 꺾어 버리는 거냐, 이 말이다?

대체 왜?


그럼에도 초 패스트 조기 성교육에 간간히 몇 단어가 들리는 내가 너무도 싫었다.


‘어리석게도 일본어학과 전공 수업을 수강신청해 버린 정신나간 네 촉수를 탓해야지 누굴 탓 하겠어?’


나중에 안 사실이었다만 수강 과목 조정 신청 기간이란 게 있었더라고.

그것 마저 늦게 알아 그 시기 또한 놓쳐버렸지만, 아무튼.


여튼 그 수업은 결국 F를 맞았는데, 나는 교수가 그런 날 배려 해 F준 것도 모르고 수업 일수 다 채웠는데 인정머리 없게 F줬다며 쌍욕을 박았더랬다.


‘너도 화낼만 했는데? 다름 아닌 학고가 거의 목전이었으니까.’


그렇다고 전공수업이라해서 달랐냐?

딱히 다를 것도 없었다.


나는 오직 배움에 대한 열망만 높고 노력은 하지 않는 아가리 무한 계획형, 엉덩이 가시방석 열공좌.

노력없는 학구열이라 그 어떠한 변화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우리 대학생활 파이팅을 위해 오늘 한잔 빨자!”

“도서관 위치는 알았으니, 열공을 위해서 우선 술부터 빨자!”

“오늘은 무슨 핑계로 먹을래?”

“전공수업 46시간 이수 기념으로 한잔 빨자!”


그래도 나름 등록금은 아깝지 않게 대리 출석등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해 아슬아슬하게 수업 일수는 채웠던 거로 기억한다.


그게 내가 대학 다니는 동안, 부모님이 내주신 등록금에 대한 유일한 양심이었다.

마냥 그때를 떠 올렸더니, 전공 첫 과목 첫 수업이 생각난다.


“오늘은 정역학의 정의와 사용 범위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책 펴세요.”

“아이잉. 교수니이임. 신입생 첫 날인데 책이 어디 있겠어요? 님아 그 수업하지 마요옹.”

“방금 말한 학생 나가세요.”


내가 생각했던 대학 새내기 전공 수업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생각과 달리 교수님들은 참으로 꼬장꼬장 했었다.


“야이 미친놈아! 시꺼먼 남자SKK들 밖에 없는 이 강의실에서 네놈이 그 저급한 면상으로 애교를 피워 교수님 빡치셨잖아! 이제 어쩔 거야?”

“네가 과대가 총대 매야 한다며 내 등 떠밀었잖아! 어쩌긴 뭘 어째? 근데, 나 진짜 나가란 말 아니겠지?”


수업에 방해되는 그 어떤것도 용납하지 않았으며, 그 입에서는 오직 진실된 말만이 튀어 나왔다.


“안 나가?”

“진짜 저 나가요?”

“빨리 안 나가?”

“······”

“안 나가? 그럼 내가 나가지!”


어쨋든 초기 목적은 달성했다.


뒤에 선배들이 도끼 뜬 눈으로 우릴 어떻게 조질까? 고민하고는 있으나, 휴강은 쟁취해 냈으니 말이다.


쫌스럽게 교수가 삐쳐 나가버린 건 좀 충격이었으나, 이 또한 나쁘지않는 결과다.

그런데 이땐 몰랐었는데, 그럼에도 이 교수는 나름 양반이었고 그 행동거지도 젠틀했더라.


유체역학이었나?

다른 교수님들도 무미건조하고 무서웠었는데, 이 교수님은 첫날부터 특출나게 더 무서웠다.

그는 수업 전, 우리의 기부터 팍 죽이고 시작했다.


“교재 없는 놈은 나가!”

“······”


새내기 첫학기 첫수업인데 교재라니?

우린 처음 교수님이 수업을 착각 하신줄만 알았다.


“교재 없는 놈들 나가라니까! 안 들려?”

“교수님 저희 첫 수업인데요. 그런 저희가 교재를 어떻게 알겠어요?”

“아···.”


이때까진.


착각의 교성인 ‘아’는 당연히 착오로 촉발된 오해에 대한 교수의 겸연쩍은 자기 성찰의 의성어 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사색이 돼 벌벌 떨고 있는 재수강 선배들의 표정과 눈 마주칠때마다 눈을 찌를 듯 우릴 야리는 조교를 봐서는 그건 아닌것 같고.


역시나, 교수얼굴이 활화산처럼 붉게 물든건 진심 개빡쳐서 그런 거였다.


“···..이 나사 빠진놈들을 봤나? 그걸 왜 몰라? 선배에게 물어도 되고 서점에서 알아볼 수도 있고 내게 찾아 왔어도 됐을 걸, 왜 모르냐고?”


이 반응.

이 사람 찐이다.


내게는 다 상식 밖이고 근거없는 강짜일 뿐인데 찐으로 분노하고 있다.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는 네놈들은 내 수업을 들을 자격이 없다. 나가!”

“······.”

“안 나가?”


당연히 반성의 기미는 없고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이때 쬐에끔 기대했었다.

이 교수님도 빡쳐서 나가시려나?


“이것들이 나가라는데도 단체로 미쳤나? 뭐해? 다 끌어내!”


갑자기 일본 순사로 빙의해 우릴 밖으로 패대기 쳐버리는 재수강 선배들.

쌍심지를 켜고 그런 우리의 얼굴을 하나하나 눈에 담는 어쩐지 더 미운 조교쌤.


우리 전공 교수님들은 절대 마음에 없는 말 따윈 하지 않는다.


뭐, 어쨋든 또 목적하는 바는 이뤄냈다.


“내쳐져서 기분도 꿀꿀한데, 낯 술 고?”

“책 없어서 또 쫓겨날게 뻔한데, 남은 수업은 가볍게 재껴 주자고!”


그러고도 우린 약 보름간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


“책 없는 놈들은 앞으로 그냥 나가! 말하기도 입 아프니까.”


말 나온김에 이분의 일화를 하나 더 소개 하자면 이건 다름 아닌 같은 학기 중간고사 때 일이다.


“앞서 기계전공 수업 시험을 체점했는데, 이것들 수준이 아주 엉망이야. 수준 미달 정도가 아니라 뇌가 아예 없는 수준이라고! 뭘 열심히는 써 놨는데 맞는게 하나도 없어! 감히 이것들이 교수를 빨간 비 생성기로 전락시켜 버려?”

“······.”

“하여, 너희들에게는 새로운 룰을 적용하도록 하겠다.”


그 룰이라 함은.


“풀이 과정은 맞는데 답이 틀리면 -5점, 여기에 답까지 틀리면 -10점.”

“그럼 아예 답을 안 적으면요?”

“뻔 한걸 왜 물어? 0점이지, 당연히. 너 나가!”


그 말인즉슨, 모르는건 깔끔하게 포기해야 하며 아는 것도 모험을 해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어설프게 알면 더 조땐다.


당연히 0점이 쏟아져 나왔고 형평성이 어긋난 수업 방식에 교수는 결국.


“어떻게 된게 점수가 플러스인 놈이 계성기 단 한놈 뿐이야?”

“···..”


어라?

난 백지가 민망해 양심껏 친구놈의 답 한개 배껴 썼을 뿐인데.


“좋다고 웃지마! 너도 겨우 10점 맞았을 뿐이니까.”

“아 넵.”


모험이 통했다.


“이 점수로는 내가 모두에게 F를 줄 수밖에 없다. 하여, 다들 통과 할때까지 재시험을 치르도록 하겠다.”

“······”

“단, 3일 주지.”

“···..”

“이번주 토요일! 또 기대치 미만이면 재시험이다. 통과 된 사람만 점수를 줄 거니까 한번 해 보자고!”


그땐 그 양반이 권위의식에 쩌른 상식밖 사이코 인줄만 알았는데, 나이가 든 지금 돌이켜 보면 그는 진정한 참 교육인이었다.


졸업생의 평가는 많이 갈렸으나, 적어도 그는 우릴 포기하진 않았으니까.


교수님 지금도 여전하실까? 여전히 꼬장꼬장 하시겠지?

20년은 더 지난 일이니, 아마 지금은 은퇴하셨을지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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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0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자영업 도전 스토리 1. 24.07.31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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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8 고래를 잡다 1. 24.07.27 1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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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5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2. 24.07.24 13 0 12쪽
65 64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1. 24.07.21 15 0 12쪽
64 63 건물주 며느리의 삶. 24.07.20 15 0 12쪽
63 62 강 압전 도사 2. 24.07.19 15 0 12쪽
62 61 강 압전 도사 1. 24.07.18 14 0 12쪽
61 60 호구상은 아바타에도 그 같잖음이 드러나는 법 2. 24.07.17 14 0 13쪽
60 59 호구상은 아바타에도 그 같잖음이 드러나는 법. 1. 24.07.14 19 0 11쪽
59 58 평범한 졸업 사진 찍기 대작전. 24.07.13 17 0 13쪽
58 57 엇나간 계도. 24.07.12 15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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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 괴롭힌 자의 말로. 24.07.10 16 0 17쪽
55 54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2. 24.07.07 17 0 11쪽
54 53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1. 24.07.06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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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1 그 곳에서는 행복하니? 1 24.07.04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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