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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최근연재일 :
2024.08.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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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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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바지에 똥 지리셨어요? 1.

DUMMY

계성기의 개소리 라이프 49화.

<바지에 똥 지리셨어요? 1.>



뜯어먹을 선배들이 대부분 졸업해 버린 학과시절, 우린 어느덧 뜯어 먹힐 풀 떼기 같은 위치에 놓여 있었다.


전역 후 대부분의 학부생활을 본의 아니게 겉돈 나와 세오였지만, 그럼에도 전공 수업을 같이 듣는 몇몇 후배들이 있었던 탓에 가오에 살고 가오에 죽는 우리들이라 주머니 사정은 학기가 지날수록 더 나빠지기만 했다.


“아잉, 슨배니이임. 주당이 아코올 부조케서 이르케 이르케에 배딱지에 주화입마 왔떠요. 수울 사주떼요.”

“어허! 그냥, 그 혀에 주화입마가 온건 아니고? 너는 시꺼먼 남자SKK가 그러고 싶 니?”

“형님이 그나마 플랑크톤 관상이라 뜯어먹기 편해 찔러 본 거지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어떻게? 남은 학과생활, 복학생 개무시로 조용히 짜지게 만들어 드릴까요? 아니면 애들에게 인사라도 받으시겠습니까?”


어떻게 우르디급 태새전환으로 사람이 이렇게 바뀌냐?

술 안 사주면 사람 찌르겠다?


“술 사주면 안주로 살찌워는 드릴게.”

“돈이 없어서 어쩌지? 어이! 거기 누구 막대 사탕 있으면 하나만 주라. 뭐···.개무시 당할 땐 당하더라도··· 막대 사탕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이런식으로 뜯어 먹히고 또 굳이 일수꾼 멘키로 자취방까지 찾아와 뜯어가고.


고삐리 때도 일진들에게 상납한적 없었던 우린 그보다 더 악랄한 후배라는 무적의 무료 취식권에 중상층에도 머물지 못하는 형편임에도 신명나게 뜯겼더랬다.


“이번 달은 알코올 보릿고개가 더 일찍 찾아왔는데 이를 어쩌지?”

“그러게 말이다. 어제 학사식당에서 승냥이 같은 녀석들을 위해 무리하게 카드를 긁는 게 아니 었는데.”

“그거 내 카드였는데.”

“우리 사이에 내 카드 네 카드가 어디 있겠냐? 어차피 같이 쓸 거 공금이지. 아무튼, 신호수 마려운데?”

“역시,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그것뿐인가?”


온갖 핑계를 대 가며 부모님 등골을 파먹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비싼 등록금에 아들래미 술 값에 하루가 멀다 하고 주름지는 부모님께 이것도 못 할 짓이었다.


그렇다고 금주와 반 투명인으로 이 험한 대학생활을 버틸 수도 없고.


결국 우린 졸업을 1년 앞둔 그해 겨울방학, 이 악물고 공부해도 시원찮을 판국에 체력을 팔아 한 학기 술값을 마련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계획하기에 이른다.


“근데 과연 우리에게 그날과 같은 행운이 있을까?”

“그러게 말이다. 피하지방이 심연의 연옥마냥 죽어버린 근육으로 가득 찬 우릴 뭘 믿고 일을 시키겠어!”


첫날 우린 집을 나서면서도 신호수는 고사하고 경험 많고 건장한 장년들에게 밀려 허탕을 치진 않을까 걱정이 참 많았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들이 무색하게 추위에는 유독 몸사리는 그분들이라 좁은 선택지에 딱 봐도 저질체력임에도 곧 잘 선택이 되곤 했었다.


“시장의 원리란 참으로 오묘하구나! 공급 과잉일 때는 느껴 보지 못한 신세계가 여기 있으니.”

“이로써 노픽 컴백홈이라는 공수레공수거는 걱정할 필요 없게 된 건가?”


그렇게 신의 계시로 말미암아 신호수 이후 반년만에 처음 한 일은 드라마 공사장 씬에 자주 등장하는 모래 나르기였다.


그 일은 드라마에서 비췄던 것 이상으로 과체중 탈우주급 피하지방인 우리에게 아주 빡쎈 일이었다.


“세오야, 나 뒈질 것 같다. 아무래도 이건 아닌 거 같다.”

“힘내! 우리 이제 겨우 3번 날랐을 뿐이야. 아직 점심 먹기까진 3시간은 더 남았어!”


어떤 추위에도 구보 1리터 육수 추출이라는 희대의 연비를 자랑하는 우리인지라 그 일은 그 어떤 일보다 더 고되게만 다가왔다.


이 일을 하고 고작 한시간만에 우린 신호수가 얼마나 개땡보 직업이었는지 깨닫는 동시에, 다년간의 술로 다져진 일상 근육은 보기에도 구릴뿐더러 효율마저 극한으로 나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그래서.

그런 이유로.


픽 해준 사람과 믿고 소개시켜 준 사람을 봐선 그래서는 안되는데, 살기위해선 그 어떤 도덕적 해이도 일단은 저지르고 봐야 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우리 추노···..헙!”


그런데 어디,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아저씨들이 우리 같은 싹퉁머리 없는 종자들을 하루이틀 봐 왔겠는가?


“너네 어딜 가려고? 왜에? 입에서 단내 나니까, 단 게 땡겨서 편의점에라도 가려고?”


아무렴 탈출 각 재는 우릴 진즉에 간파하고 있었드라!


깡말랐지만 막노동으로 다져진 진또배기 근육에 햇볕에 그을려 더 지랄맞게 날카로운 눈매의 오야지는 이런 우릴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다신 인력사무소에는 발을 들이지 않을 거면 또 모를까? 편의점 정도는 가도 좋은데, 그 이상은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이 바닥이 생각보다 좁거든.”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는 물 사먹을 돈도 없어 여기 온 건데. 그냥 화장실 같이 가자 한 말이었어요. 저희가 이래봬도 소녀 감성이라 화장실도 같이 가야 하거든요.”

“그럼 추노는 무슨 말이야?”

“추노가 뭔 데요? 지금은 2006년도라 아직 그 드라마가 시작하기도 전인데요. 그 드라마가 방영되려면 아직 4년은 더 기다리셔야 해요.”

“아, 그런가?”


그게 더 말이 안되는데 왜 고개를 끄덕이는 건데?

아무튼, 그날 피똥 쌀만큼 고생하고 며칠을 앓아 누었다.


등교조차 구보 후 한숨을 쉬어야 그나마 출석 전 도착하는 우리인지라, 그런 고강도의 노동을 이겨낼 체력이 아니었다.


원래 계획은 방학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개처럼 벌어 학과 생활 중 정승처럼 쓸 생각이었는데, 하루만에 인생의 참교육 당한 우린 번 돈을 다 쓸 때까지 엉덩이 한쪽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만원의 행복으로 어떻게든 방학 동안만은 버텨 보려 했는데, 과식증후군에 무알콜 손떨림 증상이 있는 우리라 그 돈을 다 쓰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3일이었다.


그렇게 모든 기억이 희화화 되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우린 망각이라는 단기 기억상실에 고단함이 리셋, 다시 인력사무소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보도블럭 보조 잡부 여섯 분, 지원받습니다.”

“흐흐흐. 여기 총 인원이 여섯 명이라 무조건적인 간택을 받게 생겨 버렸군. 경쟁을 통해 쟁취하고 어나더 클라스의 강아지 눈빛으로 경쟁자를 눌러주려 했더니, 참 운이 좋은 녀석들이야.”


그리고 그땐, 운이 좋아 한 번의 픽으로 며칠을 보도 블럭 깔기에 나섰더랬다.


실은 이게 지금까지 한 막노동 중 가장 고됬었는데, 모래 나르기라는 예방접종을 미리 해 둔 탓에 근육에도 면역체가 생겨 나름 할 만했던 거로 기억된다.


“먹고 싸기만 할 줄 알았던 집 돼지인 우리가 땅을 파헤쳐 먹을 것도 구하고 거의 멧돼지가 다 됐구나.”

“그게 좋은 게 맞으며 또 맞는 비유냐?”

“몰라. 아무튼,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랬나? 점점 이런 일에 적응되기 시작했어!”

“그러게. 이번엔 좀 짭짤했다잉.”


일 끝나면 오야지께서 꽁짜 술도 사주지, 가는 길이라며 태워도 주시지, 힘든 것 빼고는 일용직 노동자에겐 최상의 복지에 최고의 대우였다.


일주일 단기라는 점이 못내 아쉬웠으나, 부리는 사람도 좋고 식대도 빵빵하고 힘든 만큼 쉬는 시간도 널널히 제공돼 무척 만족스러웠던 알바로 기억된다.

그렇게 우린 돈 쓸 일 없이 차곡차곡 모아, 어느덧 세운 계획에 한발 가까워져 있었다.


“나 이 돈 못쓸 거 같아.”

“그래? 그럼 내가 대신 쓸게.”

“아니, 그 말이 아니잖아! 이 SKK야”


돈이 모여갈수록 돈 독이 오를 데로 오른 우린 스쿠르지로 빙의하여 깡소주에 쉬림프깡에 깡으로 버티며 매일 일을 나섰 더랬다.


“우리 이러다 재벌되는 거 아니냐?”

“쟤 벌레라면 모를까? 꿈도 큰 소리 말고 어서 배나 홀쭉이 집어넣어! 고용주님 지금 픽 중이시니까.”


근데, 희안하게도 삼한사온 중 사온에는 사람이 몰려 일자리를 구하기 무척 어려웠다.


그런 날엔 A급 막노동 전사들이 대부분 원픽이 되는 까닭에 쓸데없이 연육만 부드러운 핑크 돼지들은 감히 발을 들이기도 버거웠다.

그래서 3일 벌고 4일 쓰는 패턴이 나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 지속되게 됐다.


“왜 돈을 버는데 계속 제자리 걸음인 거지?”

“오덕한 네놈의 면상이 자꾸 고용주께 보이지 않는 거부권을 행사하니 이리 된 거지. 근데 근본적으로 그 보다는 자꾸 갖춰 먹으려는 그 식탐부터 줄여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식비만 줄여도 제자리 걸음은 아닐 걸?”


차라리 이럴바엔 4온은 버리고 비수기인 3한만 공략해 차비라도 아끼는 게 낫지 않을까?


놀이동산 눈치 게임 마냥 온도에 의존해 길일을 택하는 게 학습을 통해 각인된 온당한 처신이었으나, 그럴까 싶다 가도 사람일은 또 모르는 거니까.

돈 맛을 들인 몸뚱이는 살 내음에 반응하는 좀비처럼 자꾸 집을 나서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간택, 간택, 간택, 무시, 외면, 못 본척, 투명인간 취급.

안타깝게도 온도와 한치도 비켜나지 않는 정확한 3노동 4자체 휴무였다.


이렇게까지 온도 굿판이 맞아 떨어지는데 어쩌겠는가? 이제는 운명을 받아들여 야지.


그렇게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일을 나선 한 겨울 그나마 따뜻했던 어느날이었다. 사람이 원하고 바라면 반드시 이뤄지기 마련이라 했던가?

파란은 아무런 예고없이 그렇게 개 뜬금없이 일어났다.


비에 젖은 고양이가 우수에 찬 눈망울을 빛내며 집사를 간택하는 것처럼, 그날 그 일이 우리에게도 벌어졌다.


그리고 그 파란은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불쾌감을 준 동시에 똥 지린 것 보다 더한 말 못할 치욕으로 남게 된다.


“이 도시의 백수는 여기 다 모인 것 같은데?”

“그러게 오늘 유독 많네.”


좁은 인력 사무소에 옹기종기.

추위에 온몸을 싸맨 인간군상들이 그날도 참 많았더랬다.


인맥, 체격, 인상 순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고 어느덧 밝아오는 여명에 우린 그날도 허탕이겠거니 싶었다.


공급은 많은데 소비자는 없고 역시나 온도는 막노동판에서 이러나 저러나 진리였다.


그런 까닭에 경쟁력 없는 경쟁자들이 미리 포기하고 하나 둘 자리를 떠나고 그럴수록 경쟁률은 낮아졌으나 우리에게는 하나 해당 없는 이점이었다.

시간은 의미없이 흘러만 갔고 결국 우리도 컴백홈 대열 합류라는 건승적 대세에 따르기로 결정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가 막 발길을 돌리려던 찰나였다.


“밭에 거름주기 2명!”


다짜고짜 제 목적부터 밝히고 들어선 성격 급한 아저씨가 주위를 쓰윽 훑었다.


소장과 몇 마디 나눈 그는 우릴 향해 손가락을 뻗었으나, 당연히 우리 일리는 없고 우리 뒤 한 덩치 하는 아저씨였다.


오장육보가 끊어지는 듯한 실망감에 이젠 정말 끝이구나 싶어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선택받은 용사가 회귀를 하다니.

간간히 이런 일이 있는데, 일용직 노동자가 고용주를 깐 거였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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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4 용사가 될 운명. 1 24.08.04 13 0 12쪽
74 73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서울 상경 스토리. 2 24.08.03 13 0 13쪽
73 72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서울 상경 스토리. 1 24.08.02 13 0 12쪽
72 71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자영업 도전 스토리. 2 24.08.01 14 0 11쪽
71 70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자영업 도전 스토리 1. 24.07.31 12 0 12쪽
70 69 고래를 잡다 2. 24.07.28 12 0 12쪽
69 68 고래를 잡다 1. 24.07.27 13 0 11쪽
68 67 고래 싸움. 24.07.26 17 0 13쪽
67 66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3. 24.07.25 13 0 14쪽
66 65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2. 24.07.24 12 0 12쪽
65 64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1. 24.07.21 14 0 12쪽
64 63 건물주 며느리의 삶. 24.07.20 14 0 12쪽
63 62 강 압전 도사 2. 24.07.19 14 0 12쪽
62 61 강 압전 도사 1. 24.07.18 13 0 12쪽
61 60 호구상은 아바타에도 그 같잖음이 드러나는 법 2. 24.07.17 13 0 13쪽
60 59 호구상은 아바타에도 그 같잖음이 드러나는 법. 1. 24.07.14 18 0 11쪽
59 58 평범한 졸업 사진 찍기 대작전. 24.07.13 16 0 13쪽
58 57 엇나간 계도. 24.07.12 14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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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 괴롭힌 자의 말로. 24.07.10 15 0 17쪽
55 54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2. 24.07.07 16 0 11쪽
54 53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1. 24.07.06 15 0 12쪽
53 52 그 곳에서는 행복하니? 2. 24.07.05 16 0 14쪽
52 51 그 곳에서는 행복하니? 1 24.07.04 15 0 12쪽
51 50 바지에 똥 지리셨어요? 2 24.07.03 15 0 12쪽
» 49 바지에 똥 지리셨어요? 1. 24.06.30 1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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