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냥 개그 소설이나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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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최근연재일 :
2024.08.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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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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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그 곳에서는 행복하니? 1

DUMMY

계성기의 개소리 라이프 51화.

<그 곳에서는 행복하니? 1.>



MBTI 강성 대문자P인 우리 마신님께서 하루는 개 뜬금없이 개를 키우고 싶다며 내게 의견을 물어 왔다.


“개를 키우자고? 술 먹으면 네발로 걷는 나로도 부족해서 또 다른 개를?”

“응! 등과 엉덩이의 경계가 무너져 ‘엉덩이 탐정’이 되어버린 개 쌉소리 하는 너같은 개 말고 순종적으로 꼬리 살랑살랑 흔드는 귀여운 개 말이야.”


처음 냉택없는 그 물음에 나는 또 얘가 무슨 말을 하고파서 장황하게 밑그림부터 그려 대나 싶었었다.


“진심은 아니지? 혹시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던가?”

“나 몰래 잘못한 게 있긴 하나보지? 혼자 찔려 하는 것 보니. 어디 풀스위치라도 사서 짱박아 놨냐?”

“내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럴 깜냥도 안 되고! 그럼 갑자기 개는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 긴, 너 하나로는 적적해서 한 마리 더 키우겠다는 거지.”


진심으로?

침대에서는 짐승···.이 아니고 아무튼, 네발 달린 그것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내가 있는데 또 뭐가 아쉬워서?


나 또한 너무도 순종적이고 그대가 화날지면 꼬리뼈도 퇴화된 꼬리의 일부라고 오지게 흔들어 대지 않던가!

귀여운 거로 치면 포동포동하고 때리기도 찰진 내가 한 수 위이지 않던가!


그런데 대체 왜?

뭐가 부족해서?


가을이도 무럭무럭 자라 벌써 세돌인데, 녀석도 케어 하기 벅찬 우리라 그 의도를 가히 짐작하기 어려웠다.

냄새와 털 날림의 온상인 그것을 들여 왜 스스로를 똥오줌 받이로 전락하려는 지 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여기에 더해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우리가 개를?”

“내가 계산해 봤는데 오빠가 달에 위스키 한 두 병만 줄여도 얼추 충분 하겠더라고.”

“나는 녀석을 원치도 않았는 걸? 그런데 왜 그 짐은 내가 지어야 할까?”


키우는 거야 그렇다 쳐도 그 금전적 마이너스를 왜 내 용돈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지 이건 더 더욱이···..으응?

위스키를 줄여? .....아!


올타쿠나!


너는 그간 내 주둥이로 낭비되던 호박색 영롱한 그것이 취미생활이니 인정한다 했으면서도 못내 탐탐치 않았던 거구나!

그래서 개 키운다는 개 발칙한 개 소리로 내게 수작질을 거는 거였어!


그 이면에는 부족한 살림살이를 내 용돈이란 잉여자금으로 축척할 계획이겠다마는, 너 사람 잘못 봐도 한참 잘 못 봤다!


내가 그리 순순히 물러 설 줄 알고?

내가 발가벗겨 졌음 졌지 그건 절대 포기 못한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베스트 답변은?


“차라리 고양이를 키우는 건 어때? 똑같이 털은 날려도 그나마 손은 덜 가니까.”

“나 고양이 싫어하는 거 알면서 하는 말이야?”


이렇게 나오신다면 싫음을 싫어할 질문으로 간접 표현해 대화를 원점으로 되돌린다.

질문의 본질을 흐려 없던 이야기로 만들어 버린다.


“나도 개 키우는 거 싫어해! 보는 건 좋아한다마는.”

“그래? 그럼 오빤 보기만 해! 키우는 건 내가 할 테니까.”

“우어엉? 말 실수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아무튼, 진짜 키울 작정이야?”

“그럼 가짜로 키워?”


허나, 이 질문의 요지는 곧이 곧 대로 내가 알지 못하는 심경변화에 따른 막연한 개 키우기에 대한 동경이었고, 이미 뱉은 말이 있었던지라 나는 이후 제대로 된 방어를 할 수 없었다.


“그럼 결정된 거네!”

“자···.잠깐!”

“아, 왜? 키우는 건 몰라도 보는 건 좋다며!”

“아무리 그래도 최소 5년짜리 동거인데, 그 이유라도 알아야 할 거 아니야?”


급하게 결정을 보류시키긴 했으나, 저 강경한 태도로 봤을 땐 이 결정을 아무래도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였다.


애초에 의견을 물었던 게 아니라 이견을 묵살하고 자연스레 통보하기 위한 사전 밑작업에 불과함을 안다.


그래도 해 볼 수 있을 때까진 해 봐야하지 어쩌겠는가!

나는 그로 인해 파생될 불편함과 귀찮음이 싫은데.


‘분명 이후 내게 조금씩 일을 떠 넘기려 할 거야.’


개 키우는 게 어디 화분에 물 주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도 아니고 이유를 듣고 헛 점을 찾아 공략해야 겠다.


“너 같은 놈을 키우는데도 이유가 없는데, 꼭 이유가 필요해?”


하지만 즉흥적으로 해외여행도 계획하시는 분이 그딴 게 있을 리는 없고, 이에 분개한 나는.


“나는 필요해! 양심적인 나라서. 나는 누구도 나와 같이 억압되고 순종적이며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기 원치 않으며 또한 입양이라는 선택권 상실된 사육으로 초래되는 어두운 미래를···. 으응? 왜 도끼 뜬 눈으로 내게 다가오는 거지?”

“이유 알려 달라며? 가까이서 더 자세히 알려주려 그러지.”


괜한 말로 매만 벌게 된다.


“거기서 말하면 되잖아! 굳이 다가올 필요 없이.”

“꼭 주댕이로 말할 필요는 없지. 난 몸의 대화를 더 추구하는 편이거든!”

“오···오지마! 오지 말라니까. 꾸······ 꾸이이잇!”


그렇게 신명나는 매타작 후 듣게 된 마신님의 그 이유란.


“강아지가 아이 정서 발달에 그렇게나 좋대!”

“내 정서에는 무척 부정적인 걸.”

“그건 네 놈 사정이고! 어째, 폭력이 아직 부족해?”


가을이를 냅다 팔아먹는 파렴치한 짓은 예삿일이고 그럼에도 굽힘없는 내 강경함에 성격을 죽이고 감정에 호소하기에 이른다.


“내 어릴 적 꿈이었으니까, 그만 이해해줘!”

“아무리 꿈이라도 당장 이룰 필요는 없잖아. 나이 들고 천천히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가 키워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서 싫다고?”


그럼에도 통하지 않자 역시 그 끝은 무자비한 언어 폭력에 의거한 강제 납득이었다.


“응, 싫어! 난 집에 털 날리는 것도 싫고, 불결한 그것의 흔적이 바닥에 묻는 것도 싫고, 내 시간을 할애 해 그런 싫은 녀석을 케어 하는 것도 싫어!”


“오호라. 그러면 더 키워야겠다. 그래야 너 란 놈과 5년을 같이 산 내 마음을 이해하게 될 테니까. 나도 네 놈이 벅벅 긁을 때마다 떨구는 그 온갖 종류의 꼬불털이 싫고, 에어컨 없이는 사시사철 흘려 대는 그 불결한 체액을 닦는 것도 싫어! 무엇보다 허구 헌 날 잔병치레로 아파, 반 병신으로 누워있는 널 케어 하는 것도 힘들다구! 그러니.”

“···..”

“더더욱 키워야 겠다. 거울치료 당하면 너도 깨닫는 게 있을 테니까!”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건 좀 말이 심하잖아!

내가 그 정도는 아니다.


아무튼, 독재 반발 거부권 행사에 대한 그녀의 돌파구는 거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였다.


‘이제 어쩌지? 이건 내게 외통수인데?’


이렇게 되면 얄짤없이 털복숭인 그것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들이게 된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토 달면 최소 20분짜리 잔소리 폭격이다.

일단은 가을이를 핑계로 화제를 전환시켜 일보 후퇴 해야겠다.


1인 2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그녀를 저지하기 위해 선 무엇보다 키를 쥐고 있는 가을이의 의견이 중요했으니까.


“아니, 꼭 싫다는 게 아니라. 그래도 가을이에게 물어 보자는 거지. 우리 마음데로 정 할게 아니라.”

“그래? 그럼 그러던가. 나중에 딴소리 하기 없기다!”


토끼며 바퀴벌레까지 맨손으로 잡는 가을이라, 녀석을 네 편이라 승리를 자신하겠지?

근데 너는 모를 거다.


아이들은 작은 외부적 조작에도 변화무쌍하게 심정이 변한다는 걸.


“진짜 개는 없으니까, 일단 가을이 눈높이로 인형 가지고 물어볼까?”


그래서 난 가을이에게 강아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인형을 들고 와 다짜고짜 가을이의 팔뚝을 콱 물었더랬다.


이렇게 하면 조그마한 상처에도 자지러지게 우는 녀석의 심정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이 한 수로 마신님의 원대한 계획을 수포로 돌릴 수 있진 않을까?


하지만 이 일로 발생된 사건은 이구역 진짜 미친개에게 처절하게 뜯기는 내 자신이었다.


“이게 어디서 개수작이여! 와아앙! 감히 내 딸을 물어? 와아앙!”

“고···..고만 물어! 자···.잘 못했어!”

“이게 바로 거울치료다! 네가 당할 치료의 서막이라 볼 수 있지!”


이 자국이 아주, 나는 내 몸에 벽지 패턴이 입혀 진 줄 알았다.


“이렇게 물릴 수도 있다는 걸 미리 알려 주려던 것뿐이야! 동물이 신기할 나이니까 이게 공평하잖아.”

“그런다고 애 울게 그렇게 꼬집어?”

“살살했어, 살살!”


그래서 우린 보다 공정하게 가을이의 마음을 떠보기 위해 다소 안전한 강아지 카페에 방문하기로 한다.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제 아랫것으로 보고 일단 비틀어 그 강도를 체크하는 녀석이라, 교육 겸 그 친밀도를 테스트하기 위함이다.


“내 살다 살다, 개SKK들을 위한 카페가 다있고.”

“요샌 호텔도 있다는데 말 다했지.”


또 반쯤은 저보다 큰, 살아있는 그 무언가를 마주하면 자지러지게 우는 친구 아이처럼 그랬으면 바래서였다.

하지만 역시나 상상한 꿈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가을아 강아지는 타는 게 아니야. 옆에서 쓰담 쓰담 해 줘야해!”

“어허! 꼬리는 목줄이 아니란다. 대부분 강아지가 꼬리 만지는 거 싫어하니까, 그거 놔! 놓으라니까! 끌지 말고 놓으라고!”


그래도 키우기 싫다는 거지 나 또한 개를 좋아하는 편이라 카페에서 한시간은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


여전히 피가 아닌 유대만으로 이어진 그 무언가와 가족처럼 지내야 한다는 게 막심한 책임감에 거부감부터 들었으나, 너무도 좋아 하는 가을이의 모습에···.. 으어엉. 오잉?


깨갱 깨개개앵.

“가을아 그러면 강아지 다쳐!”

왈왈! 깨갱 깨개갱.

“왜, 개를 굳이 끝까지 따라가 쥐어 패고 그러니?”

으르르릉 깨갱 깨개갱.

“너 혹시, 여기 서열정리하니?


이거 좋아하는 거 맞지?

좀 애매한 거 같은데.


아무튼 가을이는 괜찮아 보이기는 한데, 그 보다 같이 살 개에게도 의견을 물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역시 우리 딸! 개가 너무 좋은 거야.”

“이게 어딜 봐서?”

“내가 꼭 저랬거든. 좋아하면 괴롭히고 때리고 서열 정리하고.”

“어어허허헉!”


그래서 내 삶이 이토록 박복하고 불쌍하고 개 서럽고 그랬던 거였구나!

넌 날 여전히 좋아하고 있긴 하는 거였어!


나는 과연 이걸 좋다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거 라면, 그 심리가 맞다면, 개를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잘 못 골라 지랄견을 데려와도 저 성깔과 깡이라면 서열확립은 확실히 될 거 같으니까.


난 결국 성화에 못 이겨 이를 허락하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좀더 의미 있게 공장에서 찍어 만들어지는 귀족혈통 보다는 흔희들 말하는 똥개를 유기견 센터에서 입양하기로 한다.


그렇게 도착한 유기견 센터.

와, 거기 갔더니 버려진 개들이 진짜 많더라.

이 작은 도시가 이정도면 대체 전국에 버려진 개는 몇 마리일지 궁금할 정도로.


이 모든 개들이 마치 내가 인력 사무소에서 고용주의 픽을 기다리 듯 눈을 반짝이고 있는데, 한 아이를 고른다는 그 자체도 너무 죄악스럽게 느껴지더라.


“어머 어떡해! 이 많은 아이들을 다 집에 데려 갈 순 없고.”

“그래, 그런 마음이면 충분하지!”

“한 세마리만 데려갈까?”

“뭐어어? 표여사, 정말 이러기야? 이건 사전에 없던 이야기잖아!”


그렇게 나는 불쌍함에 눈이 멀어 당장 눈앞에 있는 불쌍한 존재도 알지 못하는 그녀를 가까스로 설득해, 결국 한마리씩 키워보고 순차적으로 입양하는데에 동의하게 된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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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4 용사가 될 운명. 1 24.08.04 14 0 12쪽
74 73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서울 상경 스토리. 2 24.08.03 14 0 13쪽
73 72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서울 상경 스토리. 1 24.08.02 14 0 12쪽
72 71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자영업 도전 스토리. 2 24.08.01 15 0 11쪽
71 70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자영업 도전 스토리 1. 24.07.31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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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8 고래를 잡다 1. 24.07.27 1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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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5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2. 24.07.24 13 0 12쪽
65 64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1. 24.07.21 15 0 12쪽
64 63 건물주 며느리의 삶. 24.07.20 15 0 12쪽
63 62 강 압전 도사 2. 24.07.19 15 0 12쪽
62 61 강 압전 도사 1. 24.07.18 14 0 12쪽
61 60 호구상은 아바타에도 그 같잖음이 드러나는 법 2. 24.07.17 14 0 13쪽
60 59 호구상은 아바타에도 그 같잖음이 드러나는 법. 1. 24.07.14 19 0 11쪽
59 58 평범한 졸업 사진 찍기 대작전. 24.07.13 17 0 13쪽
58 57 엇나간 계도. 24.07.12 15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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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 괴롭힌 자의 말로. 24.07.10 16 0 17쪽
55 54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2. 24.07.07 17 0 11쪽
54 53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1. 24.07.06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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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 그 곳에서는 행복하니? 1 24.07.04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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