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냥 개그 소설이나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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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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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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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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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미모 감별사.

DUMMY

계성기의 개소리 라이프 56화.

<미모 감별사.>



이 이야기는 어느 동네나 한 명쯤은 있다는 해맑게 귀에 꽃꽂은 분에 대한 철없던 내 어린시절의 기억이자 같은 지역에서 나고 자란 이들의 공통된 추억이다.


먼저 이야기에 앞서 이게 참 조심스러워지는게.

이걸 희화해서 쓰자니 그분들을 욕되게 하는 것같고 사실관계만 명확히 쓰자니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좀 망설여진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되도록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면 지우면 되겠네!”

“어헛!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지!”


그런데 어쩌겠는가!

소재는 흥부네 쌀 항아리 마냥 텅텅 비어 버렸지.

염치없게 식탐만 가득찬 고혈당 저연비 대가리에서는 당장 떠오르는 게 없지.


그중 이게 그나마 가장 나은 보결 중 선 순위라 휴재만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최대한 조심히 펜을 찌끄려 보려 한다.


“친구 이야기는 되고 저분들 이야기는 안되는 것도 좀 웃기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벌써부터 소심하게 쓰고 있는 내가 더 이상한 걸지도.”


놀리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을 웃음거리로 만들려는 의도도 아니다.

아무 사심없이 동창과 만나면 가끔 추억삼아 하는 그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뿐이다.

개소리는 그저 개소리로 들어주면 된다.


“조오올라 몸 사리느라 애쓴다, 진짜.”


이 또한 다른 이야기들과 하등 다를 것 없는 기억 속 하나의 추억일 뿐이니까.

부디 오해 없으시기를.

거슬리는 부분이 있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 바란다.


내가 살던 동네에는 노란 끈을 제 마스코트라도 되는 양 늘 한 손에 쥐고 있어 노란끈맨이라 불리는 중년의 사내가 있었다.

그는 지역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는데, 그 행각이 무척 괴짜스러워 TV쑈에도 몇번 출현했을 정도다.


“지역 내 인지도가 거의 아이언맨급 이랄까?”


배우 이름은 몰라도 맡은 배역은 누구나 다 아는 그런 느낌으로다가.

이처럼 노란 끈을 항상 쥐고 있는 그의 행동이 유별나, 지역민 중 그의 별명을 모르는 이가 없었는데, 진짜 이름을 아는 이는 이보다 더 극히 드물었다.


“내 주변에 다 물었는데 단 한명 도 아는 이가 없더라고.”


그만큼 그가 유명해지게 된 건 딱히 좋지만은 아는 이유에서다.

그건 차차 이야기하도록 하고.

사실 우리 동네에는 그 말고도 비슷한 성향의 다른 차원에 정신이 머물러 계시는 분이 몇 분 더 있었다.


“‘수학박사’와 ‘안녕맨’이라고 이분들은 아는 사람만 알지!”


이들은 노란끈맨과 3대 명물로 한데 엮여 통칭됐으나, 노란끈맨의 행동거지가 워낙 독보적이라 그저 숫자만 채운 격이었지 실은 명함도 내밀지 못 할 순수함을 지녔었다.

그래도 짧게 소개하자면.


‘볼 때마다 폴더 인사를 한다는 안녕맨.’


이분은 그 존재만 알음알음 들었지, 그 지역에 꽤 오래 거주했음에도 난 한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래서 패스 하고.

다음으로는.


‘빈 노트를 들고 수학문제를 내고 다녔던 수학박사.’


이분의 나와바리가 우리 학교 인근 1km반경이라 실은 노란끈맨 보다 나와 친구들은 이분을 더 자주 봤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가 생각 나는데, 듣던 것과 달리 겉보기에 너무 정상적이라 놀랬고 다음은 나보다 배는 똑똑해 또 놀랬던 기억이 난다.

매일 수학 난제와 씨름하는 듯 보여지는 그는 항상 펜 한자루와 빈 공책을 들고 다녔는데, 우리가 모르는 문제를 물으면 그는 기꺼워 다른 건 몰라도 수학문제 만큼은 친히 풀어 알려 주곤 했다.

다른 특징으로는 특이하게 자체 음소거 모드로 절대 말은 하지 않았다는 거!


‘당시에는 생소했던, 이를테면 태초의 신비주의였달까?’


아무튼 그에 관해서는 여러 소문이 떠 돌았는데.

실제로 수학 교사였다는 소문도 있었고 박사과정 중 난제를 풀다 정신이 지구 한바퀴를 돌아 버렸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한 여러 소문 중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식의 죽음을 묵도하고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이성을 놓아 버렸다는 소문을 정설로 여겼다.


“어쩜 이분들 이야기는 하나같이 다 슬퍼! 나도 슬프게 생겼다는 말 많이 들었는데.”

“이게 웃으라 한말이면 참 많이 슬플 것 같다.”


여튼, 수학문제를 물어보면 그는 정말이지 생각치도 못한 기깔난 풀이과정으로 문제를 풀어줬던 거로 기억한다.


“쌔앰. 이거 한번 풀어줘요! 숙제인데 전혀 손도 못 대겠어요.”


근데 그 풀이 과정이란 게.

고등학생 따위는 감히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휘황찬란했는데, 아마 대학 수학 전공 심화 이론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연습장에 왜 우주 생성 이론이 기술되어 있는 거죠?”

“······”

“왜 제 연습장에서 빅뱅이 일어나고 그 여파로 블랙홀이 생성된 것처럼 내 눈이 빙글빙글 도는 건가요?”

“······”

“솔직히 말하세요. 말 못 하는게 아니라 설명 못해서 지금 쇼하시는 거죠?”


근데 여기서 함정은 대부분의 답이 틀렸다는 거!


“박사님, 답이 아니라는데요?”

“···..”

“거 왜 슬그머니 엉덩이를 떼십니까? 어딜 도망가세요?”


풀이 과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야 실수였는지 아님 애초에 잘못된 풀이였는지를 확인할 텐데, 분명 수학적 지식에 의거한 풀이가 맞는데 외계어처럼 하나 알아볼 수 없어 그의 대한 평가는 친구들끼리 많이 갈렸다.


“이 풀이 방법이 맞긴 맞는 거야? 답안은 아예 다른식으로 접근했던데.”

“후훗, 의심하지 말지어다. 그는 수학박사! 피타고라스도 이 시대에 태어났으면 그를 형님으로 모셔야 했을 거다.”

“내가 보기에는 모르는 걸 그저 어렵게만 써 놓은 것 같은데?”

“아니거든, 너무 천재라 평범한 우린 그 비범함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뿐이야.”


그래서 당시 친구들은 풀이를 몰라 묻는 게 아니라 이 양반이 맞나 틀리나 보려고 매번 물었던 거 같다.

사악하게도 틀리면 당황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놀리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당황하는 건 되려 우리였다.


“아, 왜 때려요!”

“···..”

“틀린 걸 틀렸다 했을 뿐인데, 왜 때려요!”


교사였다는 소문이 사실인양, 그는 엇나간 학구열에도 자상했으나 쉬운 문제를 틀리거나 버릇없게 굴면 무섭게 돌변했다.

그래서 당시의 겁 많던 나는 이런 돌발적 폭력행사가 두려워 되도록이면 가까이 가질 않았다.


“개쫄보 성향 어딜가지 않지!”


그래서 이분과의 추억이 사실 몇 없다.

쓸것도 없고.

다시 주인공으로 돌아와서.

역시 인지도로 보나 추억으로 보나 노란끈맨을 따라올 사람은 그 지역에선 없다.

지금도 검색하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어떻게보면 이 지역의 역사에 한 획을 긋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런 그분의 몇가지 특징을 말하자면.


아까도 말했 듯 기본적으로 항상 노란끈을 손에 쥐고 있었다.


“저걸 계속 들고 다니는 이유가 뭐야?”

“두가지 설이 있지!”

“뭔데?”

“하나는 묶으려고 다른 하나는 이으려고.”

“그건 그냥 노끈 사용처잖아!”


그러나 그 이유에대해선 아무도 알지 못했다.

마음에 든 여자를 묶어버릴 용도라는 소문도 있었고 잃어버린 누군가를 찾아 다신 잃어버리지 않게 손과 손 사이를 이으려는 거라는 소문도 있었다.


첫번째는 전혀 해당사항 없을 것 같은 돌돌말이 꼬리에 들창코 꾸잇들이 그의 낯선 행동을 보고 말도 안되는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낭설임이 금세 밝혀졌다마는.

가슴 저미는 두번째 소문은 그 누군가가 분명 엄마일꺼라는 더 신빙성 높은 가설에 그렇게 믿는 사람이 꽤 많았었다.

하지만 이또한 확인 되지 않은 진실일 뿐이다.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건 아무도 임명한적 없는 미인 감별사란 명예 직때문이었다.


“노란끈맨 감별 타깃 락 온!”

“딱 보니 노란끈맨의 취향 같은데? 그녀는 과연 노란끈맨의 달달한 백 허그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그는 뜬금없이 지나다 앞에 여자가 예쁘면, 특유의 백만볼트의 헤픈 미소를 흘리며 주위를 맴돌거나 과감하게 슬그머니 터치하기도 했다.

지역 특산품인 감 아가씨급 미모이면 전자발찌를 감수하더라도 안으려 드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저 저건···.. 백허그 같은데?”

“그건 더 두고 봐야지. 백드롭일 수도 있으니까.”

“어···도망친다.”


그러나 이는 그를 익히 아는 여성일지라도 꽤나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이 그와의 간격을 절대 허하지 않았으며, 그래도 막무가내면 도망치기 일쑤였다.

허나, 그는 맨발의 기봉이도 한수 접어주는 이 동네의 플래쉬.

결국 잡혀서 감별이라는 그의 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했다.


“음···..당신은 저의 간택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순순히 노란 포승줄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조나 까!”

“그럼,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거로.”


사실, 그분의 넓은 미간으로 짐작되는 와꾸적 타격감이 드세서 그랬지 행동만 놓고 봤을 땐 크게 위협적이진 않았다. 그래서 보통은 웃어 넘기기 일쑤였다.


이게 이 지역에선 가문의 영광이기도 했고 딱히 그가 열렬히 사모할 만큼의 빛나는 외모가 없다는 것도 한몫했다.


“이건 분명 구라일 거임!”

“왜?”

“내겐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으니까.”

“역시 감별사가 맞긴 맞군.”


단지 조금 치욕스러울 수 있는 게.

예쁜 여자만 등급을 매겼던 게 아니라 그 반대의 경우에도 날 선 비판을 했다는 데에 있다.


여기서 평균 이하의 외모를 지녔다?


그럼 잴 것도 없이 바로 침이 날아 들었다.

이분께 침한번 하사 받으면 그의 굴욕적인 처사에 누구나 밤잠을 설치기 마련이었다.


“마신님은 침 맞은 기억 없어?”

“왜 그랬을 거라 확정적으로 단정하고 묻는 거지?”

“그냥 궁금해서. 혹시 마주친 적이 없었던가?”


숨기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울 마신님은 그렇다네.


“너는 맞은 기억 없어?”

“그분, 성 정체성이 뚜렷해서 남자한테는 절대 그런 짓 안해!”

“아니 나한테서! 꼭 기억에 없는 것처럼 행동하니 묻는 거야. 그간 내가 푸닥거리를 절제하긴 했지. 그래서 많이 잊힌거 같은데, 어째. 오늘 기억을 되살려 볼까?”


그 중 기억나는 일화로 ‘노란끈맨의 그녀’로 교내에서 유명한 영어선생님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영어 선생님은 노란끈맨의 껴안음 간택을 받은걸 평생의 자랑이자 영광으로 여기셨었다.


우리는 그날의 주최측 농간에 가까운 실수를 그날따라 노란끈맨의 몸상태가 영 별로였네.

시꺼먼 남자 SKK들만 있는 남고라 일당 성 정체성은 확실한 선생님을 보고 흔들린거네, 하며 까 내렸다마는.


선생님만은 어른들 세계는 보는 눈이 다르다며, 노란끈맨이 보다 성숙한 취향이란 근거로 자아도취에 빠지셨다.


그런 선생님께서 시내에서 밥을 먹던 어느날.


마침 옆을 지나던 노란끈맨은 인종을 넘어 그 종을 구분짓기도 어려운 그녀의 생얼에 폐부 깊숙한 빡침을 받아,

단전에 고이 쌓아뒀던 노란 가래를 다신 만나지 말자며 선사한 일화는 당시 당구장으로 땡땡이 쳤다 목격한 친구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곤 했다.


땡땡이 친 사실을 걸릴까 두려워 간지러운 주둥이를 최대한 절제했으나, 그런다고 임금님 귀 당나귀같은 사람 한명 나락으로 보낼 진실이 숨겨지는 건 아니었다.


그녀는 그 후 노란끈맨의 노오란 가래침의 그녀로 불리게 되었다.


여튼 이게 무려 20년 전 일이다.

그는 지금도 여전할까?

그의 소식이 궁금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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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4 용사가 될 운명. 1 24.08.04 13 0 12쪽
74 73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서울 상경 스토리. 2 24.08.03 13 0 13쪽
73 72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서울 상경 스토리. 1 24.08.02 13 0 12쪽
72 71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자영업 도전 스토리. 2 24.08.01 14 0 11쪽
71 70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자영업 도전 스토리 1. 24.07.31 12 0 12쪽
70 69 고래를 잡다 2. 24.07.28 12 0 12쪽
69 68 고래를 잡다 1. 24.07.27 13 0 11쪽
68 67 고래 싸움. 24.07.26 17 0 13쪽
67 66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3. 24.07.25 13 0 14쪽
66 65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2. 24.07.24 12 0 12쪽
65 64 사실 하나 없는 진실된 방송 1. 24.07.21 14 0 12쪽
64 63 건물주 며느리의 삶. 24.07.20 14 0 12쪽
63 62 강 압전 도사 2. 24.07.19 14 0 12쪽
62 61 강 압전 도사 1. 24.07.18 13 0 12쪽
61 60 호구상은 아바타에도 그 같잖음이 드러나는 법 2. 24.07.17 13 0 13쪽
60 59 호구상은 아바타에도 그 같잖음이 드러나는 법. 1. 24.07.14 18 0 11쪽
59 58 평범한 졸업 사진 찍기 대작전. 24.07.13 15 0 13쪽
58 57 엇나간 계도. 24.07.12 14 0 16쪽
» 56 미모 감별사. 24.07.11 16 0 12쪽
56 55 괴롭힌 자의 말로. 24.07.10 14 0 17쪽
55 54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2. 24.07.07 16 0 11쪽
54 53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1. 24.07.06 14 0 12쪽
53 52 그 곳에서는 행복하니? 2. 24.07.05 16 0 14쪽
52 51 그 곳에서는 행복하니? 1 24.07.04 15 0 12쪽
51 50 바지에 똥 지리셨어요? 2 24.07.03 15 0 12쪽
50 49 바지에 똥 지리셨어요? 1. 24.06.30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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