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빨대 스킬로 국가권력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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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윤사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5.21 21:05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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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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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UMMY


“놀라 자빠질 일이긴 하지.”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던 최태풍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나 잔잔하게 떨리는 손과 그렇게 좋아하는 믹스커피를 코로 마시는지 입으로 마시는지 모르게 된 정신머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강공명이는 무시무시한 놈이다.’


요 몇 년간 희망도 없는 반푼이 취급한 게 미안해질 정도로, 강공명은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제 더이상 지방 출장은 싫다며 연락 두절 됐던 김승철이 대뜸 강공명과 함께 돌아왔을 때에는 어땠는가.


‘무슨 일이 나도 크게 났다고 생각했지.’


그 뒤에 이어진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


“잠재력이 안 보여요.”

“···뭐?”

“잠재력이 없다고. 빈칸이라고!”


등골에 식은땀이 쫙 흘렀다.

김승철이 아무리 능글대는 성격이라고 해도, 일에 관련해서는 거짓말을 치지 않는 놈이었다.

게다가 저번과 똑같은 일이 반복되자 실험 삼아 다시 실행해본 재검사에서 강공명은 또 등급이 올랐다.

소위,


‘D급 헌터 강공명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B-급 헌터로서 각성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저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는 관리국의 B급 계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는 상황이 진짜로 벌어졌다는 이야기였다.


‘고작 일주일 정도 만에 특성 개화를 2번이나.’


거기에다가.


‘잠재력이 보이지 않는다니.’


최태풍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높은 헌터 등급은 SSS.

그것도 전세계적으로 딱 다섯 명만 존재하는 등급이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영국.


한국에는 그보다 한등급 낮은 SS등급 헌터들이 네 명 있긴 했지만, 그들은 이미 특성 개화를 3번 이상 마친 몸.

더이상의 개화는 없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그것도 김승철이 말하길, 모두 다 잠재력이 50% 이상인 헌터였기에 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런데 만약.


‘강공명이 그걸 뛰어 넘는다면?’


놈에게 정말로, 김승철도 읽어내지 못할 만큼 폭발적인 잠재력이 존재한다면?


‘저 놈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된다.’


보안 카메라 너머, 훈련실에서 머리를 긁적이는 강공명을 보며 최태풍은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



“갑자기 이런 건 왜 하라고 그러신대.”


뒷목을 벅벅 긁으며 전투 측정용 허수아비 앞에 섰다.


최 팀장은 만나자마자 복귀가 늦었다고 불호령을 내릴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엄숙한 표정으로 나를 스캔 기계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나온 결과에 1차 적막.

김승철이 소근거리는 둘만의 비밀 얘기에 2차 적막.

그 두 번의 적막이 보낸 결과가 이곳이었다.


‘맨 처음에 뒤지게 훈련할 때 빼고는 와본 적이 없는데.’


뭐, 따지자면 나름 추억의 공간이었다.

이 허수아비만 칼로, 활로, 봉으로 내리쳤던 게 몇 번인지.

그 때는 D급 따리라 D급다운 데미지만 나왔지만.


“준비 되셨으면 시작하셔도 됩니다.”


옆에서 훈련 결과를 받아적을 연구원이 말했다.

그나마 남자 연구원이라 다행이었다.

여자라도 들어왔으면···.


‘나의 쌔끈한 이두박근을 뽐내느라 집중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


크흠흠.


개소리는 집어치우고, 봉을 높게 쳐들었다.

별 생각 없이 휘둘렀다.


따악!


···우지끈.


“어엇···.”

“···엥?”


이게 부러지기도 하는 거였나?


황급히 뛰어온 연구원은 부러진 허수아비를 한 번, 측정 기계를 한 번 쳐다보더니 난감해했다.


“그, 측정이 안돼서요, 옆으로 한번만 더···.”

“아, 예, 예.”


옆 허수아비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연구원은 계속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분명히 어저께 수리를 마쳤는데 이상하네···. 아, 치시면 됩니다.”

“옙.”


이번에도 가볍게, 퍼억!


···우지끈.


“이, 이게 왜···.”

― 자알한다, 자알해. 다 때려 뿌숴라 그냥.

“죄송한데 이거 혹시 제가 보상해야 되는 건 아니죠?”

“그, 그럴리가요. 이건 당연히 저희 측에서 수리를, 아니 근데 이게 어떻게···.”


연구원이 허둥지둥 하는 사이, 누군가 훈련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최태풍 팀장이었다.


“팀장님!”

“B급 말고 A급 허수아비로 바꿔봐.”


최태풍은 어디서 다 보고 있었는지 묻지도 않고 상황을 정리했다.

그의 손짓 한 번에 연구원이 후다닥, 기계를 만져 훈련실 내부 허수아비들을 죄다 바꿨다.

아까보다 조금 더 단단해 보이는 붉은색 허수아비들.

코끝을 긁적였다.


“제가 A급 허수아비 친다고 기별이나 갈까요?”


이건 사실이었다.

내가 아무리 성장이 빠른 헌터라고 하더라도 B급과 A급의 격차는 컸다.

A가 100이라면 B급은 1정도의 느낌.

전력을 다해 치더라도, A급 허수아비에 입력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았다.

그러나 최태풍은.


“그냥 쳐.”

“옙.”


까라면 까야지.


후우.

한번 숨을 내뱉었다.

사실 이미 두 번의 재검사로 최태풍의 눈에 걸려있는 이상, 적당히 데이터를 조절하려고 B급 허수아비는 힘을 빼고 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A급 허수아비가 눈앞에 있는 이상.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시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안전하게 내 힘을 시험해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까.


연계에게 눈썹을 까딱 들어올린 뒤, 파십봉을 들었다.


빠악―!!!


전과 다른 타격음.

그리고.


삐- 삐- 삐- 삐이―.


“에···.”

“에?”

“플러스에 가까운 A급입니다···.”


연구원이 손을 떨며 기계를 보여줬다.

어느새 몸을 고쳐세워 앉은 연계와 얼음마냥 굳어 있는 최 팀장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어, 좀.


‘이정도로 쎌 생각은 없었는데.’


움켜쥔 파십봉에서 찌릿찌릿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내가 이세계 강공명을 둘이나 섭취해서 강해진 것도 맞겠지만, 전적으로 이 타격감은 무기의 덕택이었다.


‘1강.’


고작 1강일 뿐인데도, 이렇게 차이가 느껴지다니.

고등급 헌터들이 왜 기를 쓰고 강화석을 얻으려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하긴.


‘등급이야 멈출 수 있지만, 무기 강화는 끝도 없으니까.’


몇 백억을 꼴아박아도 1강 하나 올리기 어려운 때가 오기는 하겠지만.

아무튼 얼떨떨해하고 있는데, 최 팀장이 또다시 심각한 얼굴로 다가왔다.

왜, 왜 이래, 이 아저씨.

몇 발자국 뒷걸음질 치자 그대로 성큼성큼 따라붙는다.


‘아, 압박감이.’


그때, 처억!

최태풍이 허리에 손을 얹었다.


“강공명 헌터.”


이렇게 풀네임이 다 불린 건 엄마가 혼낼때 빼고 오랜만인데.


“팀장님, 제가 정말 죄송합니다. 고장낸 허수아비는 최선을 다해 봉급으로 부담···!”

“새로운 제안을 하고 싶네만.”

“···예?”

“S등급으로 계약을 갱신하고 싶네.”

“예?”


S.


“S요?”


최태풍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관리국의 기밀 공략조가 되어주게.”



*



“그게 정말이냐?”


소식을 들은 아버지가 뛸 듯이 기뻐했다.

나는 머쓱하게 코 끝을 긁으며 덧붙여 설명했다.


“예, 뭐, 특채 그런건가 봐요. 제 잠재력을 크게 산다나, 뭐라나.”

“이게 무슨 경사야. 국가에서 내주는 아파트라, 청약 당첨된 거랑 뭐가 달라? 거기다가 청담동? 한강뷰라고, 거기가?”

“예, 아부지.”

“이야, 우리 아들 덕분에 이 아빠가 출세했네! 출세했어!”


잘했다. 고생했어, 고생했어!

어깨를 팍팍 두드리는 손길에 자랑스러움이 묻어있어 좀 더 부끄러워졌다.


‘맨날 엄친아, 엄친딸 얘기만 들었지, 이렇게 부모님의 자랑이 되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어쩐지 가슴이 쫘악 펴졌다.


“당신은 아들 생명 담보로 으리으리한 집 들어가고 싶어요?”


그때, 송 여사의 날선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특성을 개화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걱정이 산더미였던 엄마는 여전히 불안한 것 같았다.

팍팍 무치고 있는 나물이 녹색 쓰레기가 되기 전에 송 여사에게 다가가 아양을 떨었다.


“엄마, 저도 알아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거.”


살살 어깨를 주무르며 기댔다.


“근데 어차피 여기 안 들어가도 내가 하는 일은 똑같아. 게이트 들어가고, 괴물이랑 싸우고. 그럴 바에는 이왕 주는 거 받는 게 좋지 않겠어?”

“그래, 송 여사. 아들 잘난 덕 좀 보는 건데 뭐가 어때?”

“여기는 보안도 엄청 철저하대. 이제 나도 게이트 왔다갔다 하고 그러면 기사나 뉴스 나갈 일도 종종 생길건데, 그런 부분에서 훨씬 편하지. 배달도 경비 아저씨가 대신 받아다 주신다던데.”

“암, 암. 공명이가 승승장구 해서 언론에도 노출되고 이러기 시작하면 보안은 당연히 철저한 게 좋지!”

“그리고 상시 헌터들도 몇 배치되어 있어서, 혹시나 주변에 게이트 터질까, 걱정할 거리도 줄고.”

“아이고, 복지가 아주 기깔나네!”


덩더럭쿵덕!

아부지와 짠 것처럼 맞장구를 치는 사이 송 여사의 심기가 점점 누그러지고 있었다.

이쯤에서 마지막 펀치.


“10층에는 거주민만 쓸 수 있는 헬스장이랑 수영장도 있대잖어. 엄마 수영장 멀다고 그렇게 투덜댔는데.”

“······.”

“아주 고오-급이래. 거기다가 레포츠 수업도 들을 수 있대. 강사는 무려.”


공. 짜.

소근대자 송 여사가 어깨를 움찔거렸다.


“그래도 그렇지··· 이 동네에서 우리가 몇 십년을 살았는데···.”


작게 투덜대는 목소리가 들리면 이미 90%는 넘어왔다고 보면 됐다.

아부지, 부자간의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연계 좋았다.

윙크를 찡긋거리자 그쪽에서도 찡긋거리는 눈짓이 맞부딪쳐 왔다.

허허허허! 거실에서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아아, 내가 이렇게 행복해본 적이 있었던가.’


뭘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솟구쳐 올랐다.


달칵.


이 행복한 분위기에 끼지 못하고, 문을 처닫는 형까지 포함에서.


‘병신.’


더 큰 소리로 웃었다.



*



― 아, 강동명 헌터님, 생각은 좀 해보셨어요?


신호음이 두 번도 가지 않았는데 전화를 받은 상대방에게서 발랄한 목소리가 울렸다.

스마트폰을 든 강동명은 잠시 침묵했다.

닫힌 방문 아래로 하하호호 웃는 가족들의 목소리가 새어들어왔다.

특히.


“아하하하! 아, 아부지, 아직 이삿짐은 안 싸도 된다니까요.”


신나게 웃는 저 등신 새끼의 웃음소리까지.


“예.”


굳게 주먹을 쥐었다.


“가겠습니다. 천공 길드로.”


그래봤자 머리 꼭대기에 서는 건 곧 다시 내가 될 것이다.



*



똑똑.

정갈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


“대표님, 보고드릴 게 있어서 왔습니다.”

“들어와.”


허락에 단정한 정장을 입은 비서가 대표실 안으로 들어왔다.

길드 평가 1위에 빛나는 헌터 기업, 천공의 대표이자, 대한민국 SS등급 헌터 중 한 사람.

신예린이 꼬고 있는 다리를 까딱거리며 보고하라 턱짓했다.


“강동명 헌터, 이적 완료했습니다.”

“잘됐네, 한참 공들였는데 고생했어.”

“네. 앞으로는 말씀 주신대로 관리하면 될까요?”

“응. 겉으로는 조용해보여도 자존심이 아주 쎈 성격 같으니까, 살살 잘 달래서 써. 능력은 충분히 우리 길드에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래, 나가봐.”


비서가 정중히 인사하고 나가려는 때, 신예린이 아, 소리를 내며 걸음을 붙잡았다.


“그 때 동생도 헌터라고 하지 않았었나?”

“맞습니다. 이름은 강공명, 얼마 전에 특성 개화한 B-급 헌터입니다. 원래는 D급 헌터였다고 합니다.”

“D에서 B로 갔단 말이지? 흐음···.”

“그쪽도 한 번 알아볼까요?”


비서의 물음에 신예린이 미소 지었다.


“그래, 조금 구미가 당기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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