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연

ㅡ 더 더 꿈틀대거라
쏴아
ㅡ ...
ㅡ 뒤집혀져 있으니까 예쁜지 못생겼는지 알 수가 없네
형님이 눈짓하자 아우가 130 담당의 어깨를 잡아 상체를 세웠다
어푸, 어푸, 하아 하아
ㅡ 얼굴이.. 보자, 100점 만점에
ㅡ 젠장, 마이너스 299점
헐, 아우가 손을 놓자 130 담당의 몸이 철커덩 거리면서 떨어져 공중에서 거꾸로 흔들렸다
ㅡ 진짜 너무하네
ㅡ 어떻게 이런 얼굴로 돌아다니냐, 너는?
ㅡ 딴 사람 생각은 안 해?
ㅡ 어? 어?
130 담당의 눈과 콧구멍을 향해 사정없이 물을 뿌리던 형님의 미소가 비릿해졌다
ㅡ 여기는 몇 점이나 되려나?
수조 안에 갇혀 있는 동안 살아있는 오징어와 물에 떠다니는 시신 조각이 옷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의 안에 꼭꼭 집어넣고 있던 상의 안으로 물줄기가 들어왔다
쏴아, 형님이 원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물살이 더 세어졌다
거꾸로 매달린 130 담당의 상의가 훌렁 들춰졌는데 물줄기가 바지단 근처를 계속 쏘아 댔다
ㅡ 속옷은 왜 안 벗겨지는 거야?
결국 호스를 내리고 손으로 옷을 만졌는데 살이었다
삼일 동안 시체 썩어가는 물에 담겨져 있었던 몸이 거무스름해진 탓에 형님이 착각을 한 것이다
요트에 매달려오는 일주일 넘는 시간 동안도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었는데 수조에 갇힌 삼일 동안 맹탕 굶을 수 없는 130 담당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단백질 덩어리 오징어를 양껏 먹은 힘으로, 다가온 형님의 한쪽 손목을 잡은 상태에서 형님의 몸을 반대로 돌렸다
옷 벗기러 다가 갔다가 얼떨결에 몸이 돌아간 형님의 목이 130 담당의 다리 사이에 끼였다
놀란 형님이 버둥거리다가 팔 한쪽이 뒤로 꺾여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으아악
겁에 질린 형님이 마지막 남은 팔 하나를 마구 휘두르는데 130 담당의 손놀림에 괄약근의 힘이 빠지면서 온몸의 힘이 빠졌다
정신을 차리니 한쪽 팔 마저 뒤로 꺾여 있었다
목이 130 담당의 다리 사이에 조인 채 고개가 위로 꺾인 형님이 소리쳤다
ㅡ 뭐하고 있어? 여기 미친 여자 좀 어떻게 해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던 아우가 형님의 큰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주위를 둘러보고 마땅한 무기가 안 보이자 고무 호스를 집어 든 아우가 휘둘렀다
힘을 다해 몸을 돌린 130 담당 때문에 고무 호스에 맞은 형님이 비명을 질렀다
ㅡ 아악, 제대로 안 해? 나한테 죽어 볼래?
형님이 화나면 잔인해지는 것을 아는 아우가 잔뜩 집중을 하며 고무호스를 휘둘렀다
또 형님이 비명을 질렀다
ㅡ 미친놈아, 눈 똑바로 떠
에라이 모르겠다, 싶은 아우가 고무호스를 마구 휘두르다 보니 형님의 몸이 축 처져 있었다
고무호스를 피하는 것에만 신경을 쓴 130 담당이 다리에 힘을 안 빼는 바람에 목이 졸린 형님이 숨을 못 쉰 것이다
ㅡ 형님
달려오는 아우를 향해 형님을 밀었다
기절한 형님에게 몸이 깔린 아우가 버둥대는 사이 상체를 들어 올린 130 담당이 스스로 묶인 것을 풀고 땅에 똑바로 섰다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서 있는 130 담당을 본 아우가 형님을 내버려둔 채 도망을 쳤지만 130 담당이 내민 발에 걸려 엎어졌다
얼마나 겁에 질렸는지 넘어지면서 그대로 기절한 아우가 움직이지 않았다
기절한 형님과 아우를 자신이 매달려 있던 곳에 매달아 두려는데 130 담당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어쩔 수 없이 형님과 아우를 고무 호스로 최대한 묶어 둔 130 담당이 금을 찾기 위해 집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거실을 둘러보았다
금색이 들어간 물건조차 없었다
제일 먼저 보이는 방문을 열었다
퀴퀴한 냄새와 찌릉내가 나는 방에 언제 빨았는지 모를 지저분한 이불이 깔렸었다
문을 닫았다
반대쪽 방문을 열었다
퀴퀴한 홀애비 냄새가 나는 방에 침대가 양쪽으로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한쪽 침대 구석에 금고가 떡하니 놓여 있었다
꺄아아하하하
금고를 찾은 130 담당이 기쁨의 포효를 내지른 후 열었다
잠겨 있었다
거실에서 봤던 공구 상자에서 망치를 꺼내 롹을 부셨다
꿈쩍도 안 했다
다시 망치를 내려쳤다
그 시각, 남편 찾으러 숲을 헤매는 식사 담당의 눈에 저 멀리 물가에 엎어져 있는 사람이 보였다
ㅡ 여보
허겁지겁 달려간 식사 담당이 엎어져 있는 사람의 몸을 돌렸다
물고기에 맞아 눈탱이 밤탱이 된 3대 손자가 기절해 있었다
3대 손자의 얼굴을 매만지는 식사 담당이 눈물을 흘렸다
ㅡ 여보.. 나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ㅡ 송승헌보다 잘 생겼던 내 남편이 어쩌다가 이런 추남이 되어 버린 거야?
누가 봐도 바닷사람보다는 훨씬 낫게 생긴 3대 손자가 꿈틀거리더니 중얼거렸다
ㅡ 경오..아
ㅡ 그래, 나 여기 있어, 당신의 경옥이
ㅡ 옥이가 왔어, 눈 좀 떠 봐
안아달라고 두 팔을 벌리는 3대 손자를 안고 토닥여주는 식사 담당의 눈빛이 강렬해졌다
ㅡ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 남편 건강하게 만들고만다
ㅡ 가자, 일단 보양식부터 한 그릇 뚝딱하면 기운을 좀 차릴 수 있을 거야
3대 손자를 가뿐하게 업은 식사 담당이 숲길을 걸었다
정신을 반쯤 차린 3대 손자가 울먹였다
ㅡ 경허..아
ㅡ 그래, 나야, 나 경옥이
궁디 토닥토닥
'흡, 드디어 나의 경호가 돌아왔어'
업혀 있는 3대 손자의 손이 앞으로 나와 식사 담당의 바지 지퍼를 열고 안으로 파고들어 갔다
더듬더듬, 멈칫
정신이 번쩍 든 3대 손자가 식사 담당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뒤로 홱 돌렸다
ㅡ 아유, 우리가 뭐 오래 떨어져 있었던 것도 아니고, 몸도 정상이 아니면서, 급하긴
ㅡ 그래도 당신이 원하는데 내가 뭔들 못 해주겠어?
ㅡ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는데 멀쩡하게 살아있는 내 남편 소원인데 숲이든 길 바닥이든 들어 줘야지
발그레한 식사 담당이 업고 있던 3대 손자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ㅡ 남..편? 내 사랑 경..호..느은?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하는데 처음 보는 여자가 다가왔다
임시 보호 센터에서 나와 섬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한 집에 살았지만 오로지 뒤치닥꺼리해주는 기계로만 식사 담당을 대한 탓에 제대로 얼굴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3대 손자가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아랫도리가 허퉁해진 느낌에 내려다보자 바지와 팬티가 내려가 있었다
ㅡ 꺄, 뭐하는 짓이야?
ㅡ 새색시 같이 부끄러워하기는.. 근데 급한 것치고는 왜 이 모양이야?
가운데를 가리고 있는 양쪽 손목을 잡아 활짝 벌리고 노골적으로 쳐다보고 있는 식사 담당의 눈빛에 당황한 3대 손자가 어쩔 줄 몰라하며 습관처럼 경호를 불렀다
식사 담당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ㅡ 뭐? 경.호.?
ㅡ 흐엉, 경호야
ㅡ 경옥이가 아니라 경. 호.였어?
꽈악, 잡은 3대 손자의 손목을 꺾자 숲이 떠나가라 비명이 터져 나왔다
ㅡ 손목 부서지기 싫으면 얼른 그거 세워야 할 거야
ㅡ 뭐..뭘 세워?
ㅡ 이거 말이야, 이거
눈앞에서 딴 년인지, 딴 놈인지의 이름을 부른 남편에게 잔뜩 열 받은 식사 담당이 이거를 잡고 흔들었다
ㅡ 나한테 맞아 죽고 싶지 않으면 날 볼 때마다 이거 세워
ㅡ 네 마음을 못 가지면 네 몸이라도 가져야겠어
ㅡ 너 누구신데, 나한테 왜 이래..요?
ㅡ 오호, 모르쇠로 나가시겠다?
ㅡ 그런 뻔한 수법이 나한테 통할 거라 생각해?
쫘악, 이거를 잡힌 채 뺨을 맞은 3대 손자가 어쩔 줄 몰라 했다
ㅡ 이거 세워
ㅡ 경호란 놈 잡아서 찢어 죽이기 전에 이거 세워
ㅡ 어버버.. 경호를.. 감히.. 내 경호한테..
쫘악
ㅡ ...
ㅡ 안 되겠다, 가자
ㅡ 싫어, 안 가, 아무 데도 안 가
바지와 팬티가 발목까지 벗겨져 있는 3대 손자가 집에서 하던데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당황하지 않는 식사 담당이 3대 손자의 두 다리를 잡아 어깨에 올리고 성큼성큼 걸었다
구부러진 무릎 뒤의 오금이 식사 담당의 어깨에 걸쳐진 3대 손자가 거꾸로 매달려서 허우적거렸다
씩씩거리는 식사 담당이 입을 열었다
ㅡ 돈 안 벌어와도 오냐오냐, 바람펴도 오냐오냐, 내가 당신을 잘못 키웠어
ㅡ 진작에 생업에 허덕이게 했으면 딴생각 못 하고 내 옆에 딱 붙어 있었을 텐데
ㅡ 이제라도 그렇게 해야겠어
숲을 빠져나와 소금 창고 앞을 지나자 3살, 5살, 10살 남자들이 식사 담당을 반겼다
ㅡ 아둠마
ㅡ 가자, 금 캐러
ㅡ 네
식사 담당을 뒤따라가는 남자 세 명이 3대 손자를 가리키면서 키득거렸다
ㅡ 저 할아버지 고추 애기 고추같다
ㅡ 그래, 내 고추 반밖에 안 되
아무에게도 티 내지 않았지만 혼자만의 콤플렉스였던 3대 손자가 몸을 꿈지락거리면서 얼른 바지를 입었다
염전으로 가는 길에 등을 맞대고 누워 있는 형님과 아우가 보였다
ㅡ 삼촌들 데려와
고무호스를 푼 3살, 5살 남자가 식사 담당이 한 것처럼 뒷다리를 잡아 어깨에 걸쳤다
10살 남자가 칭얼거렸다
ㅡ 나는?
식사 담당이 3대 손자의 다리 한쪽을 들어 올렸다
ㅡ 이거 해
헤헤헤, 등에 무거운 성인 남자를 한 명씩 얹은 남자 세 명이 서로 마주 보면서 즐겁게 웃었다
ㅡ 아둠마 오니까 좋아
ㅡ 나도 우리 아가들이랑 같이 있으니까 너무 좋아
ㅡ 점심때 뭐 먹고 싶어?
ㅡ 쏘쎄지요
ㅡ 많~이 해 줄게
기뻐하는 남자 세 명이 몸을 들썩거리자 그동안 정신을 차린 형님과 아우가 버둥거렸다
형님이 앓는 소리를 냈다
ㅡ 아이고 허리야, 잠시 무릎 좀 굽혀봐
3살 남자가 무릎을 굽히자 바닥에 놓인 고무호스를 손에 쥔 형님이 있는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수도에서 빠진 고무호스를 손에 감은 형님이 기회를 노렸다
식사 담당이 가까이 다가왔다
휙
텊, 반사적으로 고무호스를 잡은 식사 담당이 잡아당겼다
고무호스를 놓지 않으려던 형님이 3살 남자의 어깨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으어어억
이제 등을 가볍게 하고 싶은 5살 남자가 3살 남자에게 물었다
ㅡ 어떻게 했어?
ㅡ 손이 놔졌어
ㅡ 음.. 손아 놔져라
주문을 외우면서 손바닥을 펴자 아우와 3대 손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헉, 으어어억
소금 쌓인 바닥에 떨어진 탓에 머리가 깨지거나 목이 부러지지 않은 세 명에게 식사 담당이 소금 밀대를 쥐어 주었다
ㅡ 다들 일어나
ㅡ 시작 해
형님과 아우가 미적거리면서 일어나 소금 밀대를 밀었다
눈치를 보며 끙끙대면서 일어난 3대 손자가 오래 사용해서 반들거리는 소금 밀대의 손잡이를 보며 인상만 찌푸렸다
3대 손자의 바지 허리춤이 덜렁 올라갔다
ㅡ 일 안 해?
ㅡ 내..내가 일을 왜 해..요?
뒤꿈치가 공중에 떠서 허우적거리는 3대 손자가 팔을 허우적거리며 식사 담당을 붙잡았다가 매정하게 뿌리쳐졌다
ㅡ 일하기 싫으면 그거 세웠어? 내 숨결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못 세웠지?
허리춤이 더 올라갔다
사타구니가 조이면서 발가락 끝으로 버둥거리며 선 3대 손자가 애절하게 부르짖었다
ㅡ 살려 주세요
ㅡ 살려..하!
김이 확, 새어 버린 식사 담당이 3대 손자의 바지를 놓았다
ㅡ 쉬지 말고 일 해
ㅡ 나 대신 얘가 지켜볼 거야
찡겨 올라간 바지를 정리하느라 소금 밀대를 쥐지 않은 3대 손자의 등으로 고무호스가 채찍처럼 날아갔다
아악, 3대 손자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을 보자 형님과 아우가 쥔 소금 밀대가 빨라졌다
깃털을 가지고 있던 10살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ㅡ 나랑 바꿔요
ㅡ 자, 하고 싶은 것 해
ㅡ 아줌마는 점심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 삼촌들 열심히 하는지 지켜봐
ㅡ 네
식사 담당이 집 안으로 들어서는 것을 보자마자 형님이 소금 밀대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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