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마감 시켜드립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토다todah
작품등록일 :
2024.05.08 10:12
최근연재일 :
2024.11.11 10:45
연재수 :
140 회
조회수 :
4,168
추천수 :
8
글자수 :
723,251

작성
24.07.24 12:55
조회
25
추천
0
글자
12쪽

극한의 레벨

DUMMY

생존에 필요한 것을 생각하던 경호가 힐끔거리는 시선을 느끼고 물었다


ㅡ 왜..요?


ㅡ 물고기는 멀리 나가야 있고, 게다가.. 잘 안 잡혀


ㅡ ...


여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팔 꺾인 노인이 나섰다


ㅡ 뭐, 전혀 안 잡히는 건 아니야


ㅡ 내가 힘 좀 써볼게


ㅡ 물고기 잡는데 필요한 거 있으세요?


ㅡ 작살


바위산을 돌아보았다


쇠붙이 대신 날카로운 돌멩이를 매단다해도 긴 막대를 대신할 것이 전혀 없었다


ㅡ ...됐어, 안 잡히면 산에 풀뿌리라도 캐서..아, 여기는 바위산이지, 그것도 매우 황량한..


'쯧쯧, 대장을 아무나 하는 줄 아나'


팔 꺾인 노인을 한심하게 쳐다본 꼽추 노인이 나섰다


ㅡ 일단 산 반대편에 골짜기나 물을 얻을 만한 곳이 있는지 살펴보면서 먹을 만한 풀이 있으면 다 뜯어와


ㅡ 물고기는 우리가 어떻게든 해 볼 테니까


ㅡ 그리고 다들 가진 것 꺼내 봐


주머니에 손을 넣은 정장 도우미가 반색했다


ㅡ 나 핸드폰 있어


ㅡ 살았다


ㅡ 119에 전화해, 요즘은 위치추적 다 되니까 오늘내로 구하러 올 거야


ㅡ 아니이잇


3대 회장의 갈라지는 목소리 너머 정장 도우미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ㅡ 신호가 안 잡혀


ㅡ 헐..


낙담한 사람들 가운데 혼자만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캐치한 경호가 3대 회장에게 물었다


ㅡ 회장님, 말씀하시려던 것 있어요?


ㅡ 아니야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급박한 상황까지 왔지만 연못 속의 금을 꺼내기 전에 구조대가 오면 안 된다는 생각에 변함없는 3대 회장이 휠체어에 만들어놓은 연락망에 대해 함구했다


대신 다른 말을 했다


ㅡ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게 연못 파는 사람에게 금괴 20개씩 줄게


사람들의 얼굴이 단 두 개의 표정, 어이없는 표정과 분노의 표정으로 나뉘었다


분노에 찬 장님 노인이 소리쳤다


ㅡ 미친 영감탱이야, 마실 물도 없는데 금쪼가리 얻어서 뭐 하려고?


ㅡ 30개


꼽추 노인이 예리한 눈빛으로 검지를 내밀었다


ㅡ 믿는 구석이 있는 거지?


ㅡ 말하면 연못 파는 것 도와주고


ㅡ ...


ㅡ 나 알지? 여기 대장은 나야, 내가 허락 안 하면 아무도 연못 안 파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뜬 3대 회장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ㅡ 50개


ㅡ ...


협상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기다리던 전기 감전되었던 여자가 금괴 50개가 최고치일 것이다, 직감하고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노인들의 뇌가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저 노인네 분명 무인도를 빠져나갈 방안이 있다'


'금괴 50개면 뭍에 가서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겠지..'


'그놈이 복수하러 오면..?'


'금덩어리가 50갠데 듬직한 경호원들 사면 되지'


손을 꼼지락거리는 노인들이 꼽추 노인의 눈치를 살폈다


'저놈의 꼽추가 뚜껑 열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물도 한 방울 못 마시게 만들 텐데..'


경호가 나섰다


ㅡ 연못을 파더라도 우선은 물과 불, 오늘 먹을 음식 마련이 급하니까 일단 각자 일을 분담하죠


ㅡ 모두 몇 명이죠?


사람들을 세어보던 경호가 당황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ㅡ 회장님 손자분 보신 분


ㅡ 그게 누군데?


ㅡ 시도 때도 없이 저놈한테 앵겨 붙으려던 놈 있잖아


ㅡ 뭐? 우리 강아지가 없어?


누군가 손을 들었다


ㅡ 배에서 이불 가져올 때 나랑 마주쳤어


ㅡ 어디로 가는지는 보셨어요?


ㅡ 아니


ㅡ 배에 올라탔나보네


ㅡ 저 혼자 배를 몰고 간 거야?


3대 회장이 경호를 보았다


ㅡ 저놈이 여기 있는 이상 절대 그럴 리가 없는데


정장 도우미가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ㅡ 어쨌든 요트에 탔다는 거잖아, 그럼 우릴 구하러 오겠네?


무인도를 확실히 탈출할 수 있겠구나, 생각한 노인들이 일제히 3대 회장을 돌아보며 손을 들었다


ㅡ 연못 파겠소


연못 파는 것은 좋은데 자기 몫이 왕창 줄어들게 생긴 3대 회장이 일단 대답을 회피하고 뜸을 들였다


3대 손자를 안 챙긴 것이 자기 탓인 것만 같은, 그러나 어쩌면 다행일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경호가 3대 회장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쳐다보았다


무표정인 3대 회장의 표정에서는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었다


연못 속의 금 캐낼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찬 3대 회장에게 강아지 같이 귀여운 손자 걱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당장에라도 연못 파려는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경호가 목소리를 높였다


ㅡ 방금 말 했던 것처럼 연못을 파더라도 우선은 일을 분담합시다


ㅡ 가지고 있는 것 모두 여기 내려놔 보세요


배터리가 간당간당해서 일단 전원을 끈 핸드폰 하나와 경호가 들고 있던 총 한 자루, 금을 담으려고 요트에서 가져온 이불, 가방, 캐리어, 박스 등이 다였다


ㅡ 이게 다라고?


ㅡ 가방이 모자라면 주머니에라도 금을 넣어야 해서 배에 몽땅 빼고 왔지


ㅡ 나도


ㅡ 나도


ㅡ 맞다, 금 줍는데 걸리적 거릴까 봐 배에 돋보기 안경 벗어 놨어


ㅡ 하아


ㅡ 자, 다들 기운 차리시고요


ㅡ 청소년 세 명이 불을 맡고


ㅡ 불이 생기면 어떡하는데요?


남학생이 말하면서 바위산을 가리켰다


ㅡ 바위에 붙은 이끼를 다 뜯어서 장작을 대신한다 해도 불이 얼마 못 가겠는데요?


ㅡ ...


ㅡ 아, 미역


ㅡ 오~


ㅡ 그럼 저희는 미역 뜯어서 말려놓을게요


ㅡ 칼이 있으면 좋을 텐데


꼽추 노인이 인상을 썼다


ㅡ 똥구멍에 바늘 찌르는 것 때문에..


그제야 130 담당과 식사 담당이 생각난 사람들이 한 마디씩 거들었지만 기껏 잡아 말려놓은 생선을 두 사람이 먹는 것에 대한 분노가 다였다


무언가를 잃은 남자에 의해 밧줄은 풀렸지만 두 사람을 밧줄로 꽁꽁 묶어두었다는 것 자체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로지 먹을 것 생각뿐이었다


ㅡ 우리는 고기 잡을게


ㅡ 맨손으로 잡힐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섬에 살아본 우리가 낫겠지


ㅡ 이불을 그물 대신 사용해 보세요


ㅡ 맨손보다는 나을 거예요


ㅡ 허허, 젊은 사람이 똑똑해


ㅡ 나머지는 산을 살펴보고 올게요


ㅡ 그럼 다 된 거죠?


청소년 세 명은 불을 맡고, 여자들은 미역을 따고, 꼽추 노인을 비롯해 노인들의 대부분은 물고기와 조개를 잡고, 경호와 밀렵꾼을 비롯한 나머지는 바위산으로 올라갔다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든 3대 회장은 연못 속의 금을 내려다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불을 피우려는 청소년 세 명이 돌멩이 두 개를 비비고, 돌리고, 비켜찍고, 내려찍고, 던져찍고, 다른 돌로 바꿔서 되풀이 하다가 드러누워 버렸다


ㅡ 하아 하아, 목 말라


ㅡ 영화에서 보면 다들 잘 만 하던데


ㅡ 괜찮아, 물고기 회 쳐 먹으면 되지


ㅡ 물고기가 문제냐, 물을 만드는 게 급하지


ㅡ 하아, 더 이상은 팔이 아파서 못 하겠어


ㅡ 나도


미역 따려는 여자들의 얼굴이 밝았다


사람 손이 닿지 않았던 맑은 바닷물 속에는 흔들리고 있는 해초가 많았던 것이다


손에 잡힌 것을 잡아당겼다


미끄덩


해초를 손에 돌려 감아서 당기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삼겹살과 라면을 먹고 잠들었다가 깨어난 이후로 아무것도 못 먹고 금을 찾아 뛰어다닌 여자들이 거친 파도에 밀려 계속 넘어졌던 것이다


앉아서 해초를 따면 밀려오는 바닷물이 코로 들어갔다


넘어졌다 일어섰다를 반복한 여자들의 체력이 금세 바닥났다


ㅡ 미역이라도 먹자


우걱 우걱


ㅡ 이렇게 맛있는 미역 처음 먹어 봐


ㅡ 나도


미역 먹고 힘을 차린 여자들이 다시 해초를 뜯었지만 금세 또 지쳤다


ㅡ 미역 말려놓게 나가자


해초를 모래 위에 펼쳐 놓은 여자들이 대자로 드러누웠다


ㅡ 하아, 더 이상은 힘들어서 못 하겠어


ㅡ 나도


조개 캐는 근육질 남자 세 명이 발바닥의 감각에 잔뜩 집중하고 있었다


배가 고프면 무작정 노인들을 엎어치기로 날려 버리던 근육질 남자 세 명이 웬일로 조용히 있나 했더니 슬슬 평소 모습이 나왔다


바위산 아래로 위치를 정한 꼽추 노인이 물고기 잡을 사람과 조개 캘 사람을 나누고 있는데 공중으로 들렸다가 모래에 처박혔다


ㅡ 아구구구, 내 허리


ㅡ 배고파


ㅡ 너만 배 고프냐? 나도 배 고파 돌아가시겠다


짜증 내는 꼽추 노인 눈에 무언가를 잃은 남자가 모래에 박혀 있는 조개를 밟고 있는 것이 보였다


ㅡ 그거 먹으면 되겠네


무언가를 잃은 남자가 환해진 얼굴로 밟고 있던 조개를 주워 조개살을 잡아 뜯어서 즉시 입에 넣었다


우드드득, 모래를 왕창 씹어도 당황하지 않고 입에서 빼내 바닷물에 홀랑홀랑 씻어서 다시 입에 넣었다


우드득, 조개살만 물에 씻은 탓에 입안에 남아 있던 모래가 또 씹혔다


퉤, 바닷물에 둥둥 뜬, 씹던 조갯살을 주은 대장 근육 남자가 입에 홀랑 집어넣고 맛있게 먹었다


대장 근육질 남자의 입만 보고 있던 무언가를 잃은 남자와 개미 근육질 남자가 꼽추 노인을 들어 엎으려고 다가오자 이들을 막아서며 옆에 선 팔 꺾인 노인을 가리켰다


ㅡ 이놈들 조개 찾는 거 가르쳐 줘, 지 먹을 껀 지가 구해야지


ㅡ 가르칠 게 뭐 있어?


ㅡ 바위에 붙은 거 천진데


바위에 다닥다닥 붙은 조개를 맨손으로 뜯으려는 근육질 남자 세 명에게 돌멩이를 쥐어 주었다


퍽, 조개가 완벽하게 으스러졌다


퍽, 조갯살에서 깨진 조개 껍질을 대충 제거하고 먹으려는데 팔 꺾인 노인이 막았다


ㅡ 입안에 피 철철 나고 싶냐?


팔 꺾인 노인이 돌멩이를 손에 쥐었다


ㅡ 잘 봐, 한 번만 보여 줄 거니까


ㅡ 돌멩이로 조개의 여기를 비켜찍어야 해


퍽, 조개가 바위에서 떨어졌다


근육질 남자 세 명도 돌멩이질을 시작했다


퍽, 또다시 조개가 완벽하게 으스러졌다


그러나 몸에 감각이 남다른 근육질 남자 세 명이 곧잘 조개를 뜯었다


날카로운 도구도 없이 조그만 조개를 굵은 손가락으로 후벼 파는 고된 작업을 거쳐 얻은 조갯살이 남자들의 입안으로 들어갔다


우드드득


뜯은 조개를 바닷물에 홀랑홀랑 씻어 먹느라 분주한 남자 세 명을 보던 다리 저는 노인이 슬며시 꼽추 노인에게 다가왔다


ㅡ 한참 날 더울 때 조개 생으로 먹으면 위험한 거 아니야?


ㅡ 내비둬, 돌도 소화할 놈들이야


ㅡ 돌도 좀 먹으면 좋겠다, 제발


ㅡ 픗, 난 또 저놈들 생각해서 빨리 채취할 수 있는 조개를 가르쳐 줘라는 줄 알았네


흥, 콧방귀를 뀐 꼽추 노인이 소리쳤다


ㅡ 들어


이불 네 귀퉁이를 드니 손바닥만 한 물고기 두 마리가 퍼덕거렸다


ㅡ 하하하, 잡았다


다행스럽게도 호텔식 얇은 이불이 큰 역할을 해줬다


그러나 다행스럽지 못하게 바다 지형이 고르지 않았다


한 걸음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한 사람은 허리까지 물이 차 있고, 한 사람은 목까지 물이 차 있었다


물고기 잡는 것에 몰두하다 보면 발을 헛디뎌 물로 엎어지기 일쑤였다


어푸푸


ㅡ 썅, 너 때문에 놓쳤잖아


ㅡ 그게 왜 나 때문이야? 지랄 같이 생긴 바다 때문이지


ㅡ 발은 가만히 있고 팔만 들어 올리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냐?


ㅡ 조금만 더 가면 돌고래도 있을 텐데, 지능 똑같은 친구한테 보내 줘?


ㅡ 뭐래? 모두가 인정하는 천하의 머저리 주제에


ㅡ 뭐? 지금 말 다 했어? 나랑 해보자는 거야?


한판 하기 위해 달라붙은 두 노인이 갑자기 물속에서 버둥거렸다


어푸 어푸


성난 꼽추 노인이, 등이 굽어 다른 노인들보다 키가 작지만 힘이 쎈 꼽추 노인이 싸우는 두 노인의 머리를 눌러 물 속에다 처 박은 것이다


뻐끔 뻐끔, 수면 위로 공기 방울이 올라오고 나서야 손을 뗀 꼽추 노인이 사방을 쏘아보았다


ㅡ 적어도 한 사람당 세 마리씩은 먹어야 간에 기별이라도 갈 껀데 다들 몇 마리 잡았어?


ㅡ ..이불 두 장이 모자르잖아


ㅡ 네 명 어디 갔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생 마감 시켜드립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1월 1일에 글 올리겠습니다 24.10.21 11 0 -
140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 24.11.11 19 0 14쪽
139 CIA 출동 24.11.09 11 0 12쪽
138 지구와 금성 충돌 24.11.08 12 0 12쪽
137 꼭꼭 숨은 연구소장 24.11.07 9 0 12쪽
136 백악관 앞에서 24.11.06 9 0 12쪽
135 공개수배 24.11.05 10 0 12쪽
134 한 놈 처리했다 24.11.04 11 0 12쪽
133 미국에서의 첫 싸움 24.11.02 12 0 12쪽
132 연구소장파와 경호파 24.11.01 11 0 12쪽
131 세상의 주인이 되어보자 24.10.21 16 0 12쪽
130 힌국에도 괴물들이.. 24.10.19 16 0 12쪽
129 새로운 인생을 위하여 24.10.17 14 0 12쪽
128 하늘이 된 괴물 24.10.16 16 0 12쪽
127 목을 물어뜯어라 24.10.15 16 0 12쪽
126 배꼽에 뽀뽀해 24.10.14 17 0 12쪽
125 거시기가 야반도주하는 보따리만해 24.10.12 17 0 12쪽
124 육지에 나오자마자 사고침 24.10.11 19 0 12쪽
123 아포칼립스에서 꿀 빨아보자 24.10.10 18 0 12쪽
122 괴물의 능력 24.10.09 20 0 12쪽
121 이산화탄소 과다 발생 결과 24.10.08 20 0 12쪽
120 어둠의 세계를 장악하겠다? 24.10.07 20 0 12쪽
119 실종, 실종, 실종 24.10.05 19 0 12쪽
118 핫플 24.10.04 16 0 12쪽
117 현실같지 않은 현실 24.10.03 18 0 12쪽
116 커진 분신 24.10.02 20 0 12쪽
115 다시 만난 노인들 24.10.01 17 0 12쪽
114 불법 조업의 최후 24.09.30 23 0 12쪽
113 대통령이 된 왕 24.09.28 22 0 12쪽
112 잘 생긴 괴물 24.09.27 23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