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환생(死神幻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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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쿠마
작품등록일 :
2024.05.08 10:13
최근연재일 :
2024.07.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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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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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1] 45화. 대 마법사(3)

DUMMY

암(暗)속성 혈 마법의 사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피를 매개체로 사용하는 법.

강하고 빠르지만 피라는 매개체가 한정적인지라 광역 마법을 실질적으로 사용하기는 힘들다.


두 번째는 기존 마법을 사용했을 때처럼 체내의 마나와 대기의 마나를 사용하는 법이다.

대기의 마나를 사용한 광역 마법의 위력은 대단하지만, 시전하여 모으는 마나량에 비례해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소요시간이 걸린다.


‘원래 광역 마법은 안 쓰려고 했지만···.’


단 한 명이라도 전장에서 살아나가서 암 속성 광역 마법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다면, 7제자의 귀에 들어갈지도 모르기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했다.


‘목격자를 모두 죽이면 되겠지.’


카인은 자신이 살아온 20년 동안 한 번도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 축적된 체내의 마나량으로도 광역 마법을 시전하기에 충분했고, 머리 위로 대기의 마나를 열어서 준비시간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장이다, 매개체 또한 충분했다.


카인은 외길을 천천히 나아갔다.

산클루즈 공국의 병사들은 순식간에 달라진 전장의 분위기에 주춤하며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물러서지 마라, 적들은 지쳤다!!”


“총사령관님, 적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부사령관, 네가 전에 말하지 않았나, 쥐들이 궁지에 몰리면 물기도 하는 법이다. 몰아쳐라.”


“아···알겠습니다, 전군은 앞으로 나아가라!! 오늘부로 카마수트라 공국의 사신부대를 역사에서 지우도록 해라!!”


어수선한 전장의 분위기 속에 카인은 표정을 굳힌 채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며 말했다.


“너희들이 공격한 자들이 누군지 아느냐.”


한 발자국.


“바로 사신의 군사들이다.”


한 발자국.


“그 행동에 너희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카인의 혈검이 검붉게 마나로 둘러지며 사선(死線)을 통해 앞에 있던 적군 병사 두 명의 머리가 얇은 붉은 선에 의해 절단되었다.


한 발자국.


“칠흑 같은 어둠에서.”


앞에 있던 적군 병사 열 명의 머리가 오른쪽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 발자국.


“두 손 모아 떨어진 목을 붙잡고.”


앞에 있던 적군 병사 스무 명의 머리가 왼쪽 바닥으로 떨어졌다.


또 한 발자국.


“나를 쳐다보며.”


앞에 있던 적군 병사 오십 명의 머리가 동시에 터져 나갔다.

그들의 눈에는 현실을 믿고 싶지 않은 두려움만 가득했다.


마지막 발자국.


“경배하라.”


칠흑 같은 흑발이었던 카인의 머리색이 은발로 변했다.


‘블러디 레인.’


눈에 보이는 모든 상공에서 핏 빛의 화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군에게는 환희를

적들에게는 절망을

선사하는 사신의 비는

눈앞의 병사들을 포함 절벽을 둘러싸고 있던 산클루즈 공국의 모든 병사들에게 재앙이 되었다.


이윽고, 검붉은 화살 비는 사안(死眼)을 통해 6기지 근방의 모든 적들에게 자비 없는 죽음을 선사해주었다.


“전장에 사신이 내려왔다.”


카인의 마지막 말과 모습에 사신부대 전원은 그를 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전투는 끝났고, 살아남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카인은 그저 담담한 눈빛으로 온기를 잃어버린 사신부대원들의 시신에게서 오랫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

.

.


“인원 보고해라, 스미스”


흑발로 다시 돌아온 카인에게 스미스는 대답했다.


“총원 666명 사망자 271명 부상자 78명 현재원 395명입니다.”


“후---”


보고를 들은 카인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을 기다리다가 죽은 병사들이 너무 많았다.

마지막 날 방어기지에 혼자 남을 때까지 자신에게 환한 미소를 보이며 위풍당당하게 밖으로 나가던 부대원들의 생전모습이 머릿속에 계속 떠올랐다.


스미스는 카인의 마음을 눈치 챘는지 어깨를 피고 당당하게 외쳤다. 마치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사신부대 인원의 보충은 조국에 돌아가서 하겠습니다!!”

“그래 알았다.”


카인은 그들 모두를 마음에 묻기로 정했다.


‘언젠가 마음속에서 너희들을 다시 꺼내는 일이 온다면, 그때 다시 목 놓아 울어주겠다.’


살아남은 자는 다시 현실을 살아야 한다.


정신을 차리고 이내 카인은 다음 일을 생각했다.


‘이대로 수도를 진격할까? 아니면 본대를 기다릴까?’


사실 지금의 인원과 부상자를 데리고 더 진격하는 것은 무리한 작전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병사들이라 해도 수도를 점령한 후 적은 숫자로 큰 도시의 치안을 유지하면서 아군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일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전투로 부대원들의 피로가 너무 누적되어 있었다.


결론적으로 수도로 진군함에 있어 카인이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사신부대는 지금보다 더 큰 피해를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 위치에서 대기해 아군과 같이 움직이거나 고국으로 복귀하는 것이 정답이지만 그가 쉬이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우를 잃은 부대원들의 눈빛이 복수심에 불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우----”


옆에서 조용히 카인을 지켜보던 아린이 입술을 한번 깨물었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고민에 쌓여 있는 그에게 나지막이 말을 걸었다.


“원장님.”

“응?”

“길은 열었습니다, 이제 뒤로 빠지죠.”


그 누구보다 산클루즈 공국 왕실에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을 아린이었다.

그런 그녀가 후퇴를 조언했다.

병사들의 마음을 생각해 상관이 미련한 명령을 내린다면 그들을 의미 없는 죽음으로 내모는 일이다.

여기서 멈추는 것이 옳다.


‘하긴 공국의 수도를 점령할 수준의 인원은 아니지. 광역 마법을 또 사용할 것도 아니고···.’


그녀의 조언을 받아 카인은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


“방어기지를 폭파시키고 후퇴한다. 빠르게 정비해라.”

“넵!!”


카인의 말에 부대원들은 분주히 몸을 움직였다. 같은 시간 이미 침공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던 라인하르트가 이끄는 카마수트라 공국의 군대는 적국의 수도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하고 있었다.

.

.

.


그 해 카마수트라 공국은 결국, 산클루즈 공국을 점령하고 왕을 죽인 후 각지의 귀족들을 귀화 시키며 통일의 기틀을 다졌다. 두 공국이 하나가 된 이후에도 카마수트라 공국에 대한 제국과 7왕국의 태도는 일절 변하지 않았다, 통일 이전에도 그들은 15공국들에 대한 내정이나 분쟁에 전혀 간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공국들은 그저 몬스터로부터 제국과 왕국들을 지키는 방파제에 불과했다.

.

.

[산클루즈 공국 침공 당시 본대 병사들 목격담]


병사1: “자네 그거 봤는가?”

병사2: “그 참혹한 현장을 못 봤을 리가 있나.”

병사1: “사신부대가 단독으로 산클루즈 동쪽 수비군 전원을 몰살시킨 거지?”

병사2: “나도 현장에 있는 시신들을 안 봤으면 못 믿었을 거네.”

병사1: “난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아.”

병사2: “적으로 그들을 만나지 않아서 다행이네.”

병사1: “6방어기지 쪽의 땅은 피가 물들어 아직도 붉다더군.”


병사2: “이제 그 어떤 국가와 싸워도 두렵지 않네, 우리에겐 사신이 있으니깐.”

.

.


‘하아··· 또?’


카인의 쏘아 올린 작은 불꽃이 산불이 되어 커진 걸까?

본국으로 복귀해 부대 인원을 충원하고 한참 훈련을 시키던 시점.

본대에서 작전 명령서가 내려왔다.


「작전 명령서」

키메스 공국의 침공이 확인 되었다.

사신부대는 즉시 전장으로 이동한다.


‘멍청한 놈들, 산클루즈를 복속한 카마수트라 공국이 무서워 먼저 발을 들이민 건가?’


카인의 말대로 키메스 공국은 다음 차례는 자신들이 될 거라고 판단.

먼저 선공을 한 것이었다.


‘이렇게 전쟁에만 휩쓸려 다니다간 내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데···.’


“무슨 생각해?”

“응 아냐.”


카인은 눈앞의 아린을 보았다.

왼쪽 깃에는 다이아 모양이 세 개가 있는 대위 표식이 번쩍거리며 주변을 밝혔다. 이번 산클루즈 공국에 관련한 사신부대 인원들에게 진급보상이 있었는데, 아린은 두 계급, 대부분의 부대원들은 한 계급씩 진급하였다.


“여우처럼 혼자 또 생각하지 말고 그냥 말해, 카인 대령.”


아린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카인은 눈을 부라리며 답했다.


“여우라니!! 내가 여우를 얼마나 여우를 싫어하는데!!”


피식- 카인을 표정을 보며 가볍게 웃은 리안이 다시 물었다.


“뜨끔해 하기는, 본대에서 명령이라도 내려온 거야?”


카인은 혀를 내두르며,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었다.


“그래 또 지겨운 전쟁이란다.”

“이번에는 어딘데?”

“키메스 공국.”


리안은 살짝 입가에 미소를 머금더니 편하게 대답했다.


“저번처럼 은발 휘날리며 싸우면 되는 거 아냐?”


‘얘는 참··· 가끔 보면, 속 편한 소리를 한다니깐.’


“내가 광역 마법을 사용했을 때 사신부대를 제외하고 왜 전부 죽였는지 알아?”

“대충 짐작은 하지.”

“아는 사람이 그래?”


카인의 말에 정색하며 리안이 답했다.


“웃자고 말한 걸 죽자고 덤비지 마라, 카인.”


‘저게 농담이었다고?’


그녀의 세계관이 궁금해지는 카인이었다.


“이러다 태화국은 언제 가나···.”


그래도 유일하게 자신의 푸념을 풀 수 있는 상대는 아린 밖에 없었다.


“이번 일 마무리되면 휴가라도 쓰던가.”


‘아! 내게 훈장과 함께 한가득 쌓여 있는 휴가들이 있었지?’


아린의 한마디가 전광석화처럼 카인의 뇌리에 꽂혔다.


“그래 좋은 생각이다. 일단 앞에 놓인 일부터 처리해볼까.”


21세가 된 카인대령은 사신부대와 함께 동쪽의 전장으로 향했다.

.

.

.


***


카마수트라 공국 동쪽지역 사신부대 장교막사


“아린아 가서 스미스랑 쉐인 좀 불러와라.”

“음냐- 조금 더 자면 안 돼? 이 새벽부터 움직이려고?”

“움직이지는 않을 거야, 미리 고지해둘 사항이 있어서 그래.”

“알았어, 그런데 왜 너랑 나랑 막사를 같이 쓰는 거야?”

“원래 장교막사는 장군이 아닌 이상 2인실이야, 계급으로 네가 사신부대에서 2번째로 높으니 나랑 붙은 거지.”


사실 이전 전장에서는 카인은 혼자 막사를 사용하고 스미스와 아린은 같이 막사를 사용했었다. 하지만 이번 진급으로 <카인중령, 아린대위> <스미스 중위, 쉐인 소위>가 장교막사를 같이 쓰게 된 것이다. (부사관은 병사들과 함께 막사를 사용한다.)


“아··· 상급자랑 쓰니깐 불편하네, 시키는 것도 많고.”

“자제하도록 하지···.”


‘네가 날 상관으로 생각하긴 하냐?’


속에 있는 말을 참으며 작전지도를 살피는 카인이었다.

잠시 후 아린은 장교막사를 나가 빠르게 스미스와 쉐인을 데리고 돌아왔다.


“읏차-”


장교막사로 들어오는 스미스와 쉐인은 각각 큰 나무상자를 어깨에 짊어지고 들어왔다.


“······둘 다 그게 뭐냐?”


카인의 질문을 받은 스미스가 쉐인이 들고 온 상자를 힐끔 보더니,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놈은 꽃꽂이를 좋아하니깐, 무슨 꽃이라도 사 왔나 봅니다, 대장.”


‘둘 다 서로 뭘 가져왔는지는 모르나 보군.’


“전장에서 제 취미생활은 전혀 안 합니다, 스미스 중위님.”

“그럼 뭔데?”


쉐인 소위가 상자를 열더니 작전 테이블 위로 흑색의 물건 한 개를 조심스럽게 꺼내어 올려 두었다.


“엑!!”


외마디 비명과 함께 동시에 아린이 뒤로 살짝 물러섰다. 뜨악한 표정을 보니 그녀의 취향은 아닌 듯했다.


“······이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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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P1] 54화. 너 내 동료가 되라(4) 24.06.30 75 2 12쪽
53 [EP1] 53화. 너 내 동료가 되라(3) 24.06.29 75 2 12쪽
52 [EP1] 52화. 너 내 동료가 되라(2) 24.06.27 95 1 12쪽
51 [EP1] 51화. 너 내 동료가 되라(1) 24.06.26 87 1 14쪽
50 [EP1] 50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5) 24.06.25 97 1 13쪽
49 [EP1] 49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4) 24.06.24 107 1 13쪽
48 [EP1] 48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3) 24.06.23 117 3 12쪽
47 [EP1] 47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2) 24.06.22 109 2 12쪽
46 [EP1] 46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1) 24.06.21 124 2 11쪽
» [EP1] 45화. 대 마법사(3) 24.06.19 137 2 12쪽
44 [EP1] 44화. 대 마법사(2) 24.06.18 145 2 11쪽
43 [EP1] 43화. 대 마법사(1) +1 24.06.17 143 2 11쪽
42 [EP1] 42화. 다이나믹한 출장(4) 24.06.16 130 2 11쪽
41 [EP1] 41화. 다이나믹한 출장(3) 24.06.15 131 2 11쪽
40 [EP1] 40화. 다이나믹한 출장(2) 24.06.14 132 2 11쪽
39 [EP1] 39화. 다이나믹한 출장(1) 24.06.13 14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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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P1] 36화. 산과 바다 너의 선택은?(3) 24.06.10 151 2 11쪽
35 [EP1] 35화. 산과 바다 너의 선택은?(2) 24.06.09 168 2 13쪽
34 [EP1] 34화. 산과 바다 너의 선택은?(1) 24.06.08 17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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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P1] 32화. 통일 시슬라 제국의 마지막 핏줄(3) 24.06.06 17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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