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환생(死神幻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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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쿠마
작품등록일 :
2024.05.08 10:13
최근연재일 :
2024.07.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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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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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1] 53화. 너 내 동료가 되라(3)

DUMMY

“···저기 교수님은 공국에서 제일 강한 부대를 이끄는 분이시죠?”


잠시 동안 이어진 침묵을 깨며 사만다가 입을 열었다.


“응··· 뭐 그렇지.”


“제 부탁 하나만 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만약 듣고서 승낙하신다면, 아까 말씀하신 제안은 수용하겠습니다.”


“우선 들어 보도록 하지.”


카인의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사만다는 그림엽서를 카인에게 내밀었다.


‘흠··· 엽서내용이 뭐길래, 갑자기 마음이 변한 거지···?’


엽서를 건네받은 카인은 내용을 빠르게 훑었다.


「사만다 누나.

지금 내가 있는 도시에 전쟁이 일어날 거 같아.

만약 이 우편이 혹시라도 전달이 된다면,

할아버지께 부탁해서 제발. 날 좀 구해 줘.

- 시로네 오슬람.」


카인은 빠르게 우편이 출발한 날짜를 확인했다.


‘10일전.’


사만다가 담담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제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예술에 천재적인 감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카데미를 졸업하자마자 예술의 성지인 오벨론 공국의 수도로 유학을 떠났고요. 아무래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거 같아요.”


‘그래서 남동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만다가 가문을 떠맡은 거군.’


오슬람 가문의 내성으로 들어오는 동안 사용인들의 태도와 대화를 분석한 결과, 사만다의 부모는 어떠한 연유로 일찍이 돌아가신 듯했다.


‘큰 주인님은 루히비트 총장, 작은 주인님은 그래서 사만다가 된 것이겠지.’


“요점은 동생을 구출해 카마수트라 공국으로 데려오는 것이겠군.”


‘어쩐지, 그림엽서가 낯이 익더라니···.’


사만다가 보여 준 그림엽서는 일전에 카인이 스미스에게 보낸 것과 동일한 그림을 품고 있었다.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잠깐, 상황 좀 먼저 파악해 보자.”


카인의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찬란한 빛을 내며 은발로 변하였다.


“위잉- 아린아!!”


카인은 아린의 주파수로 마법통신을 걸었다.

마법통신에는 속성을 이용한 개인 마나주파수들이 있었다.


물론 발신자나 수신자 중에 등급이 낮은 성급의 마법사가 있다면 해당내용은 언제든지 상위 성급 마법사에게 도청당할 수 있지만, 세계에서 아무도 모르는 암 속성의 마나주파수와 10성 극에 달한 카인과 아린의 마법통신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제일 안전한 주파수였다.


“위잉- 왜?”


아린의 목소리가 머릿속으로 들려왔다.


‘이건 정말 다시 봐도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발견이라니깐.’


마법통신은 전생에는 없었던 새로운 마법의 활용법이었다.


“위잉- 당장 중앙정보부에 연락해서 현재 오벨론 공국의 상황 좀 알아보고 얘기해 줘.”


진지한 카인의 어투에 아린은 빠르게 대답했다.


“위잉- 알았어.”


카인은 머리카락을 은발로 유치한 채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누가 봐도 진기한 모습일 터였지만 사만다는 일절 내색치 않은 채 카인의 입을 주시했다.

.

.

.


“위잉- 저기 카인···.”

“위잉- 왜?”

“위잉- 혹시 기억나? 우리가 개썰매타고 국경 넘어갔던 일?”


카인의 깊은 눈길은 눈앞의 넓을 테이블을 응시했고, 자연스럽게 손으로 턱을 괴며 당시 일을 회상했다.


***


우리는 겨울 개들의 도움(?)을 받아, 오벨론 공국 병사들에게 미미한 피해(?)를 입히고 국경을 돌파한 후 한없이 질주를 했었다.

시간이 흘러 오벨론 공국을 떠난 지 15일 정도 지났을 쯤 이었을까?


“저게 뭐야 카인?”


오벨론 공국에게 국경이 있으면 카멜라니아 공국의 국경도 존재하는 게 당연했다.


“음··· 카멜라니아 공국 국경 같은데?”

“어떻게 할 거야? 아무래도 의심사지 않겠어?”


두 공국에 사이에 있는 중립공간이 분쟁지역이 아니었다면 큰 문제는 없었겠지만, 현재 두 공국의 분위기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민간인이라면 절대로 들어가지 않는 분쟁지역에서, 갑자기 나타난 외국인이 카멜라니아 공국 안으로 들어오려 한다면···.’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아닐 수 없었다.


“아린아 마권총 잡아라.”

“오케이 확인.”


탕- 탕- 탕- 탕- 탕- 탕-


차갑게 얼어있던 땅 위에서는 뜨거운 탄환이 연이어 쏘아졌고, 허공에 떠오른 총성은 분쟁지역 전체를 울렸다.


***


“위잉- 응 기억나는데, 그게 왜?”


“위잉- 그게 발단이 되었나 봐, 오벨론 공국이 먼저 국경을 습격했다는 이유로 카멜라니아 공국이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5일 전에 침공을 시작 했어···.”


‘아··· 우리가 두 공국의 전쟁을 만든 건가?’


“위잉- 그럼 오벨론 공국의 수도는?”


“위잉- 우리가 상황을 직접 봐서 알잖아, 공국의 경제가 무너져서, 무기까지 타국에 유통하던 마당에, 침공하는 카멜라니아 공국 군대를 막을 수 있었겠어?”


“위잉- 수도까지 벌써 밀렸구나,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위잉- 전쟁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두 공국은 일시적으로 워프 게이트를 닫은 상태야. 굳이 위험지역인 오벨론 수도에 접근하려고 한다면, 외부에서 걸어 들어가는 방법밖에는 없어. 그런데 거긴 갑자기 왜?”


카인은 대략적으로 사만다의 일을 아린에게 전달해 주었다.


“위잉- 뭐랄까, 우리의 책임 소재도 조금(?)있긴 하네···.”


“위잉- 이쪽 일을 마무리하고 부대로 복귀할게, 내가 늦어지면 부대원들 데리고 태화국 신막사로 먼저 넘어가.”


“위잉- 알았어, 뭔 일 있으면 또 연락해.”


리안과 사만다에게 보이는 모습으로는 그저 침묵(?)만을 고수하고 있었을 카인이 뒤늦게 입을 열었다.


“사만다, 사신부대를 데리고 전장에 들어갈 순 없어, 일단 나 혼자 들어가서 확인해볼게.”


두 공국이 한창 전쟁 중인 상황에 제 3국이 병사들을 이끌고 들어간다?

결과는 폭발물을 들고 화약고로 들어가는 것일 거다.


“저도 같이 가겠어요, 교수님.”


결의에 찬 진지한 눈으로 사만다는 카인을 쳐다보았다.


“사만다, 똑똑한 너라면 알 텐데? 남동생이 살아 있을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이야, 그런데 거기서 내가 너까지 챙기며 그 장소를 가는 건 너무 위험해.”


“알아요··· 하지만 교수님은 제 남동생의 얼굴을 모르시잖아요···.”


사만다의 말이 맞았다.

사실 어디 있을지도 모르는 구출 타겟이다. 거기에 얼굴도 모르고 현장에 들어가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


‘자비를 암살할 때는 타겟의 정확한 위치라도 알았지··· 이건 뭐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작전이군.’


“그래도 가능성을 높이자고, 현장에 너를 데려가기엔···.”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카인은 위아래로 사만다를 훑어보았다. 검술 아카데미를 졸업했어도 근육하나 없어 보이는 사만다였다.


“제 몸은 제가 알아서 지킬게요, 그러니 데려가 주세요.”


간절한 그녀의 눈빛을 살짝 외면하며 카인은 답답한 마음에 혀끝으로 쓴 입술을 짚었지만, 그녀가 원하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했다.


잠시 응접실에 휩싸인 정적.


“오빠 사만다는 내가 챙길게, 나도 데려가줘.”


예상치 못한 의외의 발언이 옆에서 들려왔다.


“위험한 지역이야, 리안!!”

“나도 오빠를 잃어봐서 알잖아, 지금 사만다의 심정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리안의 말에 카인은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유년시절 가족을 잃은 상실감은 그녀의 검술 실력을 높인 원동력이 되었지만, 돌아와 오빠로서 그 모습을 지켜본 카인의 마음은 미안함이 가득했다.


“후우-”


‘자··· 어차피 설득하기 글렀다면, 이 두 명의 아가씨를 피비린내 나는 전장으로 인도해야 된다는 건데, 어떤 방식으로 입국해야 할까나.’


“사만다, 지도 가지고 있나?”


갑자기 변한 카인의 분위기에 사만다는 숨도 쉬지 않고 단숨에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오빠?”

“일단 생각 좀 하고 나서 얘기하자.”

“응.”


리안은 그동안 전장에서 보인 카인의 모습을 알고 있었다. 지금 그의 모습은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보여 주었던 눈을 번뜩이는 굶주린 맹수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거면 될까요?”


부리나케 2층에서 뛰어 내려온 사만다가 응접실 테이블 위로 빠르게 넓은 지도를 펼쳤다.


“흐음-”


카인은 펼쳐진 지도를 보면서 다시 말이 없어졌고, 응접실은 다시 정적에 휩싸였다.


‘진입 방법은 2가지, 카멜라니아와 오벨론 두 공국의 국경을 모두 끼고 있는 인접한 왕국인 거풍(巨風)국을 통해서 들어가는 방법과 바다 쪽을 통해서 들어가는 방법인데···.’


두 공국의 전쟁은 이미 5일 전에 촉발된 상황이었다.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사만다 남동생의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지겠지.’


바다를 이용해 오벨론 수도에 침입한다면, 시일이 너무 걸렸다.


‘방법은 거풍(巨風)국 쪽 루트밖에 없나?’


이미 태화국의 여왕인 로셀에게 큰 변화가 일어난 직후의 시점이다, 최대한 타 왕국들과의 접촉을 피하여 잠시 제자들의 눈을 가려야 하는 시기였기에, 카인은 선뜻 해당 루트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었다.


“후우---”


카인의 입에서 긴 숨이 천천히 흘러나왔다.


“리안, 사만다 이동할 준비해라. 워프 게이트로 간다.”


사만다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리안은 밝은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

.

.


덜컹- 덜컹-


워프 게이트로 이동하는 마차 안에서 카인은 눈을 감은 채 제자 한 명을 떠올렸다.


‘풍 속성 마법을 사사했던 놈이라···.’


카인에게 풍 속성 마법은 사사받은 제자는 ‘크라우스트 윈드라’라는 이름을 가진 녹색 머리를 가진 선한인상의 청년이었다.


‘그런 선한인상을 가지고도 야욕이 넘쳐흘러,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자들에겐 지독하게도 잔인하고, 항상 주변 사람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놈.’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날이 갈수록 강박이 심해져, 표적이 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하고서야 미소를 짓는 남자가 바로 크라우스트 윈드라였다.


‘어차피 태화국의 변화를 제일 민감하게 받아드릴 것이 너라는 걸 안다, 크라우스트’


카인은 차라리 이번 기회에 자신을 드러내서 제자 놈의 의심을 지우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판단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야.’


“도착했습니다, 작은 주인님.”


어느새 옆면에 백마그림이 그려진 훌륭한 마차는 오슬람 가문 고성에 인접한 도시의 워프 게이트에 멈추어 도착을 알렸다.


“그럼 가 보자.”


카인은 둘의 눈을 보면서 둘의 강한 의지를 한 번 더 확인하고선 마차에서 내렸다.

.

.

.


***


-거풍(巨風)국 워프 게이트


“이름은요?”

“저는 카인 게오르그, 제 뒤에 있는 두 명은 리안 게오르그, 사만다 오슬람입니다.”

“게오르그 가문의 카인님이시라면?”


카인은 입국심사원에게 이빨을 보이며 환하게 웃어 주었다.


“카인공작님, 입국사유는 무엇입니까?”


카인은 애타는 표정을 지으며 심사원에게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제가 가르쳤던 제자의 남동생이 전쟁지역에 휘말려서 그를 구출하려고 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심사원은 뒤로 사람들이 출국 순서를 기다리며 줄이 밀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리를 비운 채 어디론가 부리나케 뛰어갔다.


‘사실 신분을 속이고 들어올까 했었지만 말이지.’


카인은 처음에 중앙정보국의 힘을 통해 신분을 숨기고 입국하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른 제자도 아니고 크라우스트다, 혹여 라도 이후에 신분이 밝혀져 제자 놈의 의심을 굳이 더 증폭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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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EP1] 56화. 다시 만난 그녀(1) 24.07.02 63 1 11쪽
55 [EP1] 55화. 너 내 동료가 되라(5) 24.07.01 64 2 11쪽
54 [EP1] 54화. 너 내 동료가 되라(4) 24.06.30 75 2 12쪽
» [EP1] 53화. 너 내 동료가 되라(3) 24.06.29 75 2 12쪽
52 [EP1] 52화. 너 내 동료가 되라(2) 24.06.27 95 1 12쪽
51 [EP1] 51화. 너 내 동료가 되라(1) 24.06.26 87 1 14쪽
50 [EP1] 50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5) 24.06.25 97 1 13쪽
49 [EP1] 49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4) 24.06.24 107 1 13쪽
48 [EP1] 48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3) 24.06.23 117 3 12쪽
47 [EP1] 47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2) 24.06.22 108 2 12쪽
46 [EP1] 46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1) 24.06.21 124 2 11쪽
45 [EP1] 45화. 대 마법사(3) 24.06.19 136 2 12쪽
44 [EP1] 44화. 대 마법사(2) 24.06.18 145 2 11쪽
43 [EP1] 43화. 대 마법사(1) +1 24.06.17 143 2 11쪽
42 [EP1] 42화. 다이나믹한 출장(4) 24.06.16 130 2 11쪽
41 [EP1] 41화. 다이나믹한 출장(3) 24.06.15 131 2 11쪽
40 [EP1] 40화. 다이나믹한 출장(2) 24.06.14 131 2 11쪽
39 [EP1] 39화. 다이나믹한 출장(1) 24.06.13 14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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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P1] 37화. 산과 바다 너의 선택은?(4) 24.06.11 143 2 11쪽
36 [EP1] 36화. 산과 바다 너의 선택은?(3) 24.06.10 151 2 11쪽
35 [EP1] 35화. 산과 바다 너의 선택은?(2) 24.06.09 168 2 13쪽
34 [EP1] 34화. 산과 바다 너의 선택은?(1) 24.06.08 17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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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P1] 32화. 통일 시슬라 제국의 마지막 핏줄(3) 24.06.06 17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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