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分散), 흩어지는 빛

* * * * *
"충성 ! 안드레아스 베버. "
"근무 중 이상 없음을 보고 드립니다"
"으흠 ,충성. 수배자 아벨은 체포 했나?"
"수색중이나,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보고 드려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계속 보고 하도록."
"단장께서 저택으로 귀가 하시고 얼마 뒤, '북쪽 숲'에서 제 눈으로도 보일 정도로 거대한 마력이 관측되고 사라졌습니다."
" ··· 거대한 마력 ?"
"네, 그렇습니다. '노란 빛 마력'이 북쪽 숲 하늘에서 관측 되었고,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광범위한 푸른 섬광'이 지면에서 폭발 했습니다."
"·· 노란 빛 ··· 마력?"
··· ··· ··· ···
··· ··· ··· ···
··· ··· ··· ···
잠시 정적이 흐르고,
"설마 ··· '뤼미너스' 와 '아주르 베르' 가 충돌 한건가 ··· ? ! "
'그렇다면 , 최근 발생했었던 '북쪽 숲'의 사건과 연관 되어 있다는 건가?'
"크윽, 세티에르 ··· ··· 이 자식 ··· 감히 ··· ··· ··· !"
로베르는 지금 당장 뤼미너스 가문이 다스리는 영지인 '아스토피아' 향하려고 했지만,
이성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 아니, 물증도 없이 감정에 휘둘릴 수는 없다.
책임을 묻게 되더라도 물증 없이는 국가간의 갈등만 빚게 되는 꼴이 된다'
"안드레아스 베버. 지금 당장 기사단으로 돌아가서 미켈 하르트 에게 전해라."
"'아벨 노르다겐의 수배는 지금 이 시간부로 해제한다.'"
"그리고, 아벨이 복귀하는 동시에 전해라. '아스토피아로 향하여 리븐베일에서 있었던 사건과 ,세티에르 뤼미너스'의 연관성을 조사하라' 라고."
"충 ― ! 성 ! 그럼 , 전달 하고 다시 오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 '프로스티아 에밀리아'의 엄호는 지금 이 시간부로 내가 직접 맡겠다. "
편지를 안드레아스 베버에게 건낸 로베르는 그가 기사단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지켜본 뒤, 신전의 문을 열고 내부로 진입했다.
신전 내부에는 빛 한 줄기 비추지 않고, 어둠이라는 안개로 자욱하게 가득 차 있었다.
그녀가 조용히 기도하고 있을 '사제의 방'으로 향했지만,
사제의 방으로 이동하는 중 루스펠 로베르는 ' 평소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느낌' 을 강하게 받았고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안좋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잠시 뒤. 신전의 정 중앙 쯤 되는 위치로부터 ' 파지지지지지직 ―――― ' 소리가 귓가에 들려 오게 되었다.
어둠속에서 벽을 짚으며 걷던 중
서서히 어둠 속에 익숙해지자 어둠 속에서 주변 사물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로베르는 달려가며 소리쳤다.
"거기 서라 , 세티에르 !"
하지만, 루스펠 로베르가 도착 했을 때는 그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았고
"··· 무슨 일 이죠. 로베르?"
조용히 여신에게 기도하고 있는 에밀리아의 모습 뿐이었다.
"에밀리아. 방금 ··· 이 곳에 세티에르가 오지 않았어?"
"··· 이곳은 신전 내부 입니다. 공과 사는 구분 해 주시죠. 단장."
어쩐지, 평소와 다르게 차가운 에밀리아의 모습이 당황스러웠지만,
여신의 사제임에도 평소에도 '에밀리아'라고 편하게 부르며 선을 넘은 것은 사실이었으니..
"죄송합니다. 사제님. 제가 실례를 범했군요. 다시 여쭙겠습니다."
"방금 이 곳에 '세티에르 뤼미너스' 라는 남자와 함께 있지 않으셨습니까 ?"
냉대한 말투로, 에밀리아가 말했다.
"··· ··· 저를 추궁 하는 겁니까. 로베르 단장."
로베르는 그녀가 오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했다.
" ··· ··· 추궁 하는 것이 아닙니다.세티에르' 그자는 굉장히 위험한 남자 입니다."
"저는 단지, 사제님을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
잠시 뒤, 미친 듯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 흡... 하하하하하하 ―― ! 하하하하아 ··· "
이내, 진정이 되었는 지 웃음소리가 서서히 잦아 들었고, 다시 입을 열었다.
"루스펠 ··· 로베르. 가엾고 ··· 딱하며 ··· 불쌍하기도 하지. "
알고 있던 에밀리아의 말투가 아니었다.
" 사제님 ··· ? "
무엇인가 잘못 된 것 다고 느끼고 있을 무렵,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뱉기 시작했다.
"당신은 이번에도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내지 못할거야."
"그것이 운명 이니까"
... 평소의 에밀리아의 모습이 아니야.
"··· ··· ···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도무지 ···"
싸늘한 눈빛은 몇 번 경험 했지만, 평소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다.
"아아, 그렇지 참."
에밀리아는 무엇인가 떠올린 것 같았다.
"몇번 이고 '헛수고'라고 말해봤자 ···
루스펠'과 '뤼미너스'. 너희들은 또 다시 벌레같이 달려들겠지".
― 세티에르를 말하는 건가 ? 그 이름이 왜 ···
"인간 주제에 '운명에 맞서 싸우겠다?' 건방진 것들."
그녀로부터 지금 들게 된 이야기를 듣고, 로베르는 세티에르의 짓이라고 추론할 뿐이었다.
로베르가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을 이해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만을 알 수 있었다.
지금 눈 앞에 있는 건, 자신이 알고 있던 '프로스 티아 에밀리아'가 아니다' 라는 것은 확실했다.
로베르가 말을 이어가려던 순간,
눈 앞에서 에밀리아는 의식을 잃은 채 머리부터 신전 바닥 타일로 쓰러지고 있었고,
루스펠 로베르는 들고 있던 빵 봉지를 내동댕이 쳐버리며 그녀가 지면에 닿기 전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로베르는 쓰러지는 에밀리아를 두 팔을 이용해 자신의 품 안에 안았다.
"사, 사제님 ··· ··· ··· ··· ! ? 정신 차리세요 ! ! !"
" 에 ... 에밀리아 ? 정신차려 !!"
에밀리아는 의식을 잃었는 지, 아무 말이 없었다.
"정신차려 ! 에밀리아 !!! 눈 좀 떠봐 !!!"
의식을 잃은 여신의 사제를 몇번이고 부르고 흔들며 깨우는 노력을 했지만,
그녀는 침묵으로 응답 할 뿐이었다.
― 그의 비통함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이었을까
천상에서 부터 한 줄기의 빛이 로베르 앞에 놓여진 제사단 위로 내려 쬐었다.
이윽고, 내려 쬐며 들어온 빛은 7개의 빛으로 분산 되더니
신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제단 위로 일곱 색상의 빛의 스펙트럼이 펼쳐졌다.
외부에서 들어온 빛들은 신전의 구석구석까지 들어와 신전 내부를 밝게 비추며 채우고 있었다.
* * * * *
― 이곳은 아인트리튼 왕국 루스펠 가문의 저택.
현관을 지나고, 복도를 지나 삐걱- 삐걱- 거리는 소리와 함께,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가 들리고,
똑 똑 똑 ―――
루스펠 엘린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이. 노크 하는 소리가 들렸다.
스트레스를 받을대로 받은 엘린이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하 , 이번에는 또 누구얏 ――― !"
문 앞으로 걸어가 문고리를 힘껏 잡아 당기며 말했다.
"짜자쟌 ~ 바로 '아주르 베르 시엘' 이랍니다 ――― ~ ★"
―라고 말하며 한 쪽 눈을 찡긋 감은 체 윙크를 하고 있는 아주르ㆍ베르 시엘을 보게 된 순간.
"··· 아주르ㆍ베르 ?"
그 자리에 얼어 붙었다.
루스펠 엘린의 골머리는 더욱 아파 오기 시작했다.
"아 ――― , 이거 좀 섭섭한데? 나름 그리운 동문이잖아 우리?"
루스펠 엘린을 위 아래로 한 번 눈으로 훑는 시엘.
팔에 깁스 한 것 말고는 뭐,..
별 다르게 다치진 않은 것 같네?
"그래도 ···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한 달음에 달려온건데에― "
나름대로 루스펠 엘린이 걱정 되긴 했던 듯 하다.
"됬고 , 용건이나 말하시지?"
"아무 이유 없이 시간이나 떼우려고 '바쁜 가주님' 께서 '미천한 이 곳' 까지 온건 아닐 것 아니야 ?"
루스펠 엘린은 머리를 어깨 너머로 넘기며 귀찮은 듯이 말했다.
"혹시 ~ '아벨' 이라는 남자애 알고 있어?"
고개를 갸우뚱 하며, 루스펠 엘린이 말했다.
"아벨이라면 ··· 아벨 노르다겐? 알고 있는데 ?"
시엘이 엘린의 손을 두 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그럼 아벨이랑은 무슨 사이야 루스펠 ?"
마주 잡은 두 손에 당혹스러운 듯이, 엘린은 손을 잡고 있는 시엘의 손을 뿌리쳐냈다.
"무슨... 사이 냐니?"
자신의 손을 뿌리쳐내자, 시엘은 쑥쓰러운 듯이 몸을 배배 꼬며 말했다.
"아니 ~ 뭐 , 서로 좋아하는 연인 이라던가"
"일방적으로 짝사랑 하고 있다던가 ···"
아주르ㆍ베르ㆍ시엘은 양쪽 검지 손가락끼리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잠깐동안 양 쪽 모두 정적이 흐른다.
"······."
"······."
루스펠 엘린의 말 문이 막혔다.
올 해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어이가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저기, 아주르 베르 ··· ··· ?"
"응 , 왜 루스펠 ?"
골머리를 앓기 시작한 엘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하아 , 어릴 적 부터 로베르와 함께 놀며 지냈던 친구야."
이내, 급발진 하며 버럭 화를 냈다.
"고작 그것 때문에 사람을 귀찮게 하는거야?"
시엘은 엘린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을 뒤늦게 깨닳았다.
"아, 아니 그게 아닌..."
"궁금증이 풀렸으면 썩 꺼져 ――― 엇 !"
'쾅' 하고 문을 닫아버리는 루스펠 엘린.
"··· ··· 그 ..그게 아닌데... "
문을 닫고 홀로 남겨진 시엘은 조금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
"내가 조금 심했나?"
하지만, 대가리 꽃밭 시엘은 아무 생각이 없었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뭐 아무렴 어때 . 다시 오지 뭐."
문 앞에 아벨이 전해 달라고 한 편지를 문 틈 사이에 꽂아두고 뒤로 돌아 복도로 걸어 가던 중.
탁탁탁탁탁-
탁탁탁탁- 탁탁-
멀리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서 복도로 끝에 도달한 찰나.
공주님 안기를 하고 계단을 올라오는 루스펠 로베르와 두 눈이 마주쳤다.
"―― !?!? 로베르?"
얘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숨을 헐떡이면서 뛰어오는 거지?
"하아, 하아 ―― 제발 도와줘, 시엘 !"
로베르의 품 안에는 프로스 티아 에밀리아가 안겨져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르ㆍ베르 가문의 가주로써,
부탁하는 이를 못본 체 지나갈 수는 없었다.
"어 , 어 알겠어.. 일단, 그 아이를 눕혀둘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줘"
시엘의 지시 대로 곧장 객실로 향했고,
품 안에 안고 있던 '프로스티아 에밀리아'를 침대에 눕혀 두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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