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무너지고 쌓아 올리고 (1)

“젠, 저번에 내가 말했던 아이 기억나? 내가 돌무더기 속에서 찾은 아이 말이야.”
여느 때와 같이 일이 끝나 차를 마시는 시간에 호프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이야기를 꺼냈다.
“응? 그래, 네가 구해서 왕국 보육원에 보내줬다고 했었지.”
그 전장에서 호프는 아내와 딸을 잃었지만, 그 아이만큼은 구했기에 젠도 금방 기억을 떠올렸다.
“자꾸··· 그 아이를 볼 때마다 우리 딸이 겹쳐 보이는 것 같아. 그래서 그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데··· 내 욕심 때문에 그 아이의 부모에게서 내가 자식을 뺏어오는 게 아닐지···.”
호프는 왕국으로 돌아온 후 자신의 딸아이보다는 조금 진한 푸른 머릿결을 가진 그 아이를 자주 보러 갔었다.
처음으로 호프를 따라가 그 아이를 봤을 때 그 아이한테도 호프와 같은 물의 마나가 물결처럼 흐르는 것을 파악한 후로는 호프의 그런 행동이 조금 이해가 되었다.
“벌써 네가 그 아이를 구한 지 2년이 지났어. 정말로 그 아이의 부모가 살아 있다면 당장 아이를 데리러 왔을 거야.”
부모를 잃은 아이와 아이를 잃은 부모. 그래서 그런지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이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다.
“더구나 저번에 내가 보육원 선생님께 여쭤보니 그 아이는 너무 어릴 때 부모와 헤어졌는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
항상 고민이 많았던 친구를 위해서 젠은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슬쩍 꺼냈다.
“정말···?”
젠의 답변에 호프의 입꼬리가 조금 씰룩거리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 아이가 나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리고 아무래도 이건 너무 내 욕심이 아닌가···.”
“호프, 정 궁금하면 나한테 묻는 것보다는 그 아이한테 직접 물어봐. 네가 매번 그 애를 보러 가면 개도 너를 보고 뛰어오잖아?”
아이가 호프에게 별 관심이 없었으면 몰랐겠지만, 그 아이는 항상 호프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어쩌면 개도 네가 자신의 부모가 되어주길 바랄지도 모르지.”
호프가 딸을 찾는다고 왕국을 떠나 1년이 지나고 돌아왔어도 그 아이는 호프를 잊지 않고 뛰어와 호프의 품에 안겼었다.
“흠··· 그래도 아직 잘··· 모르겠어.”
“그러면 천천히 물어봐. 조금 더 그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아니면 뭐를 하고 싶은지 등 그러면서 너도 마음을 다시 확인해 보고 그래도 여전히 같은 마음이면 그때 한 번 물어보는 거야 어때?”
“그래! 고마워. 한번 그렇게 해볼게.”
표정이 한층 밝아지는 호프의 모습에 젠도 오랜만에 편안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젠, 어때?”
호프가 다시 미소를 되찾게 된 시발점이.
“우리 메이블, 엄청 귀엽지?”
결국 젠이 조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호프는 그 아이를 입양했다. 다시 가족을 가진 호프의 표정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겨우 자기 무릎보다 조금 더 위쪽에 닿는 아이를 품에 안자 아이도 젠을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자신에게 씩씩하게 인사하는 메이블과 그런 메이블을 안고 있는 호프를 번갈아 바라보니 둘의 얼굴이 생각 보다 닮았다.
“그래, 아저씨는 아빠 친구 유진 젠, 다 부르면 너무 기니까 편하게 젠이라고 불러도 된단다.”
활짝 웃고 있는 둘의 모습을 보며 그저 자신의 친구가 전처럼 밝은 얼굴을 편하게 지을 수 있게 된 사실에 감사했다.
“벌써, 모의 전투가 다음 주네.”
“에레그론드 왕국과 함께 진행하는 실습이잖아? 그리고 애들이 처음 배워보는 실습으로는 적당하다고.”
“그래도 메이블이 나랑 너무 똑 닮아서··· 이제 막 슈발리에가 돼서 처음 해보는 만큼 혼자서 너무 멀리 가버리지 않을까 하고. 넌 레이너 걱정은 안 돼? 이번에 보니까 메이블과 같은 조에 이름이 없더라고.”
“에이, 너도 이젠 알잖아~ 전장만큼 감정을 싹 틔우기 좋은 곳은 없잖아? 그래서 내가 둘이서 좋은 시간이나 가져보라고 말했지”
호프는 능구렁이 같은 젠의 말에 웃음을 참느라 그만 코로 바람이 빠져나왔다.
“참, 성격은 마리아를 더 닮은 것 같은데, 얼굴은 너를 더 닮아서 가능하겠는걸?”
“하··· 이거, 반박을 못 하겠네.”
젠의 답변이 끝나자마자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럼, 젠··· 혹시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이제 막 16살이 되어 슈발리에 딱지를 받은 제 딸을 걱정하는지 호프가 젠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리 메이블이··· 나처럼 너무 줏대를 세우고 행동하면···.”
“네가 나한테 해줬던 것처럼 조금 잡아 줄 수 있을까?”
&&&
캉-!
철과 철이 부딪히며 내는 굉음이 공간에 울려 퍼졌다.
“헉···!”
굉음에 정신이 들었는지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일렁이던 눈앞이 선명해지며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보였다.
“정신이 드니?”
자신의 오른손에 쥐어진 성검과 그걸 막고 있는 젠의 왼손에 쥐어진 검.
“그래도··· 금방 정신을 차렸구나.”
서둘러 주변으로 고개를 돌리자 차가 놓여있던 자리에는 부서진 탁자가 대신 자리 잡고 있었다.
“탁자 하나만 부숴 먹었으니 걱정하지 말 거라.”
“··· 제가 무슨 짓을···.”
메이블의 젠에게 향했던 성검을 거두자 검게 물든 오른손이 시선에 들어왔다.
“··· 윽!”
머릿속을 헤집는 느낌과 함께 깨질 듯한 두통이 몰려오자 메이블이 왼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내가··· 검을 휘둘렀어.’
그리고 떠오르는 기억 속의 자신은 성검을 뽑아 몸으로 레이너의 방패를 밀어 낸 후 눈앞의 주홍과 태화에게 검 끝을 보여주었다.
곧바로 젠이 허리춤의 검을 뽑아 메이블의 검을 막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두 검이 맞부딪치며 생긴 풍압에 탁자가 부서진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만약··· 젠 님이··· 반응하시지 않으셨으면···.’
“메이블, 괜찮나?”
젠의 옆에서 주먹을 덮은 주황색 불꽃을 거둔 태화가 물었다. 그 옆을 바라보면 어느새 자신의 몸 정도로 거대한 양손 검을 들고 방어 자세를 취한 주홍도 검을 내렸다.
“메이블, 일단 이 일은 걱정하지 말렴. 게다가 내일 일찍 올리비에에게 찾아가야 하니···.”
“··· 그럼 죄송하지만 전··· 윽, 먼저 가보겠습니다.”
주홍이 메이블을 안심시키려 말을 꺼내자 메이블은 두통을 호소하며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갔다.
“메이블! 잠깐···!”
털썩, 메이블을 붙잡으려던 젠이 힘이 풀린 것인지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아··· 하필이면 이럴 때.”
“제가 가보겠습니다.”
척, 젠이 어느새 검까지 꺼내 무장을 완료했던 레이너가 서둘러 바닥에서 일어나 무장을 해제하고 메이블의 뒤를 쫓았다.
레이너가 성을 빠져나가자 저 멀리서 성검을 들고 비틀거리는 메이블이 보였다.
“으윽, 정신 차려야 해···! 또 정신을 잃고 난동을 부릴 수는···.”
“아니야···! 피가 섞이지 않았다고 내가 자격이 없는 건 아니··· 잖아?”
메이블이 오른손에 쥐어진 성검을 바라보았다.
“이 검이 말해주고 있어. 비록 아빠가 검을 뽑았지만, 내가 써도 손색없을 정도로 나에게 어울리는 형태의 검이야. 분명··· 내가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성검의 하얀 보석은 별빛을 받아도 여전히 빛나지 않았다.
“··· 아니야.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
메이블이 고개를 크게 저으며 왼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복수를 어떻게 할··· 거냐고···?”
“그건··· 다시··· 그래, 왕국에 돌아왔으니까··· 다시 천천히···.”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메이블 뒤로 메이블의 이름을 부르며 레이너가 달려오고 있었지만 그 목소리가 메이블의 귀에 닿지 않았다.
“뭐? 그러니까 마왕을 먼저 죽이자고···?”
이해가 안 된다며 설명을 요구하던 표정은 달콤한 속삭임에 점점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마왕을 먼저 죽이면··· 그러면 내가 강해졌다는··· 그것도 엄청나게 강해졌다는 뜻이니··· 복수를 쉽게 할 수 있다···.”
“하핫! 그래··· 좋은··· 생각인 것 같아.”
다시 고개를 돌려 바닥에 질질 끌며 오른손에 쥐어진 성검을 바라보는 메이블의 표정은 황홀해 보였다.
“··· 지금 바로 마왕성으로···.”
“메이블!”
숲에서 레이너가 메이블의 팔을 잡은 것처럼 이번에도 레이너는 메이블의 왼팔을 잡고 메이블의 멈춰 세웠다.
“메이블! 괜찮은 거야?”
제 팔을 통해 느껴지는 압력에 고개를 돌리자 자신을 바라보는 레이너의 눈이 순간 흔들렸다.
“···!”
삐딱하게 고개를 돌리며 레이너를 바라보는 메이블의 눈이, 검게 물든 오른쪽 눈이 크게 뜨인 채로 레이너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빨려 들어갈 것처럼 짙은 어둠을 머금은 눈동자를 보여주는 메이블의 모습은 레이너의 기억 속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레이너···?”
메이블이 작고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소리는 눈앞에 보이는 커다란 공허 때문에 눈동자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 그래, 네가 있었지···!”
메이블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 때문에 얼굴의 왼쪽 부분은 가려진 상황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오른쪽 부분의 입꼬리는 누군가 잡아당기는 것처럼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멈추지 않고 올라가는 오른쪽 입꼬리와 집어삼킬 듯이 어둠을 머금고 레이너를 바라보는 오른쪽 눈동자의 모습은 언젠가 적군의 시체를 칼로 헤집는 메이블의 모습과 닮았다.
처음 표정을 보았을 때처럼 놀란 나머지 레이너가 손에 힘이 풀려 메이블의 팔을 놓자 이번에는 레이너의 팔에서 압력이 느껴졌다.
“···?”
꽈악, 도리어 레이너의 팔을 붙잡은 메이블의 왼손으로 강한 압력이 느껴졌다.
“너랑 나랑 전장을 누빈 지··· 아니, 학교 때부터 하면 같이 지낸 지 거의 12년이 넘는 건가?”
한 걸음 메이블이 레이너의 앞으로 다가갔다.
“넌···! 그래, 너는 누구보다 날 가장 곁에서 봐왔잖아···! ”
또 한 걸음, 커질 대로 커진 메이블의 오른쪽 눈동자가, 공허하지만 아무것도 담지 못하는 어둠을 머금은 눈동자가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나··· 마왕 죽일 수 있는 거··· 믿지?”
무어라 판단할 상황도 없이 쉴 틈 없이 물어보며 답을 요구하는 모습에 레이너는 메이블에게 붙잡힌 자신의 오른팔로 시선이 옮겼다.
대답하기 전에는 놓아주지 않을 것인지 점점 더 강하게 뼈를 부러뜨릴 정도로 팔을 누르는 압력에 금세 표정을 정리한 레이너는 제 눈을 공허한 메이블의 눈동자로 향했다.
“믿고 있어.”
꽈악, 그 대답에 올라간 입꼬리의 끝이 조금 씰룩거리는 것이 보였지만 메이블은 레이너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을 더 불어넣었다.
“그러니까··· 너도 내가··· 마왕도 그리고 아빠를 죽인 그 리자드맨도··· 다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래, 너는 베주니 왕국 B부대··· 제2부대 대장이니까. 그 자리는 네가 스스로 너의 힘으로 올라간 자리잖아. 그러니까 넌···.”
레이너의 대답에 만족한 듯 홀가분하게 손에 힘을 풀자 레이너의 팔을 덮은 갑옷의 강철에 움푹 들어간 모양이 손 모양과 같았다.
“그럼···! 지금 마왕을 없애러··· 아니 찢어 죽이러 가자!”
그그극, 메이블이 땅을 성검의 끝으로 긋자 흙이 갈리는 소리와 함께 레이너에게 물었다.
“··· 지금?”
“처음에만 길이 어려워서 고생했지··· 다시 간다면 전보다 더 빠르게 마왕성에 도달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주홍 님께서 하셨던 말씀처럼··· 굳이 네가 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
“··· 자식 된 도리로서··· 그래, 난 아빠 딸이잖아?”
흙을 가르던 성검이 하늘로 향한 채로, 마치 솜털을 쓰다듬듯 메이블의 손이 날이 쓸어내리자 흰 도신이 별빛을 받고 반짝였다.
“··· 그리고 지금의 난··· 할 수 있어.”
“게다가··· 주홍님께서 조건이라 말씀하신 그 내용처럼 난··· 그때 마왕을 죽이지 못했어.”
“하지만···! 지금은 그때랑 시간도 날짜도···! 전부! 다르잖아?”
손에 쥐어진 성검을 바라보기 위해서 고개를 든 메이블의 왼쪽 얼굴에 그림자가 사라지자 희열을 머금은 왼쪽 눈동자가 보였다.
“그리고··· 그리고···! 마왕을 죽이고 나면 난, 용사로서 불릴 수 있을 거···”
아니! 그만큼 강하다고 내 힘을 증명해 주는 거잖아?
“애초에 난 ‘용사’란 칭호보다는 그에 따라오는 힘을 원했어! 그러니 마왕을 죽였다는 건! 오히려 용사가 아닌 사람이 마왕을 죽였다는 건···! 정말 내가 힘을 가졌다는 걸 증명해 주는 확실한 방법일 거야!”
정면의 레이너를 바라보는 메이블의 입의 양쪽 입꼬리는 모두 씰룩거리고 있었고 입은 큰 반월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면 그다음으로는···.”
네, 복수를 하는 거고?
“하핫! 그래! 바로··· 그거야!”
벌어진 입 사이로 나오는 웃음소리는 원하던 염원을 이미 이룬 것처럼 환호하고 있었다.
‘··· 역시, 그저 억누르고 있었구나.’
변했다 혹은 없앴다고 생각했던 광기를 여전히 품고 있었다는 걸 보여주듯 웃음을 멈추지 않는 메이블의 모습이 레이너가 기억하는 2년 전의 메이블의 모습과 똑같았다.
“하아··· 물론, 지크를 죽일 때는 그저 옆에서 네가 보고만 있어 주면 돼.”
검 끝으로는 땅을 긁으며 왼손에 주먹을 쥐고 올리는 모습에는 기대감이.
“내가 놈의 숨통을··· 그 개자식의 심장을 우리 아빠에게 한 것처럼 내가 터뜨리는 걸 네가 보고 증인이 되어주는 거야!”
레이너를 바라보는 눈을 호선을 그리며 소망에 대한 열망을 압축하고 있었다.
“··· 뭐, 이 정도가 너한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너도···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을 거 아냐?”
메이블은 왼손의 검지로 레이너의 등을 지키고 있는 나비 문양을 새긴 방패를 가리켰다.
“··· 그 자리에 함께 있음으로써 아빠의 복수도 그리고 내 친구 연화의 복수도 함께 이룰 수 있는 거지.”
“···.”
“그래! 너도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어!”
메이블의 물음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것인지 메이블이 왼손을 세게 움켜쥐며 주먹을 만들었다.
“싫으면 같이 놈을 찢어도 돼. 너도 당연히 그럴 이유가 있···.”
“메이블, 한 가지만 물어봐도 돼?”
갑자기 튀어나온 레이너의 질문에 메이블의 입이 닫혔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제안은 고맙지만, 굳이 나까지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내가 이루고자 하는 건 복수··· 보다는 조금 다른 걸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래? 그럼 너는 뭘 하고···.”
“복수 다음에 뭘 할 거야?”
“··· 아직 복수를 끝내지도 않았는데···? 그런 걸 물어보는 건··· 조금 이른 거 아니야?”
끼익, 레이너를 바라보는 메이블의 고개가 왼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어졌다.
“··· 그런 건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아니, 중요한 게···.”
“네가 나한테 물어봤듯,”
레이너의 질문에 처음으로 메이블의 오른쪽 공허한 눈동자가 조금 흔들렸다.
“답해 줄 수 있어?”
되물음에 앞이 아닌 뒤로 한 걸음 뒷걸음친 메이블의 공허한 눈동자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그래야··· 내가 널 도와줄 수 있을 것 같거든.”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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