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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비정제설탕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5.08 11:16
최근연재일 :
2024.06.18 13:05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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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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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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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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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033. 거래

DUMMY

#033 < 거래 >





“엑?”


늘 단정하고 우아한 모습을 유지하던 이시영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 것 같았지만 무시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제가 바라는 건 두 가지에요. 스켈레톤 나이트 중에 쌍검 가지고 있는 녀석 있죠? 그 녀석이 가지고 있는 쌍검은 제가 가져갈게요. 그리고 저에 관련된 건 비밀로 해 주세요. 다른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저는 아직 유명해지고 싶지가 않아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아까까지만 해도 그렇게나 총명해 보이던 이시영의 눈이 지금은 세상 제일 멍청해 보였다.


“저기 길마님?”

“흠흠···.”


겨우 정신을 붙잡은 듯 헛기침을 해 보인 이시영은 나의 말을 하나씩 뒤집어 보았다.


“우선 처음부터 정리를 해보자. 네가 이 던전을 클리어해 준다고?”

“네”

“어떻게?”


갑자기 반말하는 이시영이었지만 어차피 나보다 나이도 많아 크게 상관은 없었다.


나는 말보다는 보여주는 것이 빠를 것 같아 이시영을 중심으로 나의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평소의 이시영이었다면 훨씬 더 버텼을 테지만 C등급 정도의 기운밖에 회복되지 않은 지금은 약간의 기운만으로도 힘들어하였다.


“그만!! 그만해”

“네 그리고~”

“아니 잠깐만, 어떻게 한 거지? A급인 나와 두 팀장도 모든 기운을 잃었다가 이제 겨우 회복하고 있는데.”

“그거야 제가 세 분보다 더 세니까 그렇죠. 그리고 지금 이것저것 따질 시간이 없어요. 쌍검은 저 주실 거죠?”

“당연하지. 던전을 클리어해 주는데 겨우 쌍검 하나로는 부족할 정도지”

“오케이~ 그럼 그건 됐고, 마지막 비밀보장도 꼭 해 주셔야 해요!! 길드에 돌아가셔서 제가 제출한 이력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범죄자나 문제 있는 사람은 아니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하···. 그래 약속할게. 어차피 나도 약점을 잡힌 것이 있으니 서로 비밀유지를 하는 거로 하지”


이것으로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되었다.

이제 어서 뛰어가서 보스만 제거하면 되었다.


“자 그럼 가요. 길마님”

“응? 어딜?”

“어딜 가냐니까요? 보스 잡는데 같이 가주셔야죠?”

“아까 네가 잡아 준다며? 나는 아직 기운 회복도 안 되었는데 가서 뭐해?”

“잡는 건 당연히 제가 잡죠!”

“근데 나는 왜 가?”

“아니 그럼 저같이 어린애가 갑자기 보스 잡았습니다~ 집에 갑시다 하고 나타날까요? 길마임 정도 되는 사람이 다 정리됐으니 집에 가자!! 해야 사람들이 안 그렇구나~ 하고 빨리 가죠”

“그··· 그런가?”


오늘따라 여러 번 바보 같은 표정을 짓게 되는 이시영이었다.


“아 그렇다니까요! 빨리 와요!!”



* * *


나의 뒤에서 열심히 따라오는 이시영의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갔다.

올 때는 정신이 뛰어와서 몰랐는데 제법 먼 거리를 도망쳤던 것인지 한참을 뛰어서야 겨우 처음 도착한 언덕이 눈에 들어왔다.

언덕에 올라 보니 여기저기 널브러진 보급품들이 보였다.

식량에서부터 여분의 장비들까지 아까운 것들투성이였다.


“길마님 이제 선택하세요.”

“응? 뭘?”

“여기서 보스 잡는 거 보고 가실래요? 아니면 지금 출발하셔서 사람들 데리고 오실래요? 오면서 보니 생각보다 거리가 멀어서 길마님이 다시 공터에 도착하기 전에는 충분히 잡을 것 같거든요.”

“흠···.”


이시영이 고민하는 척은 하였지만,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을 것이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보고 가도록 하지”


이시영은 나중을 위해 나의 전투력을 확인해 보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곧장 보급품 상자에 있는 장비 중 칼이나 창, 도끼 할 것 없이 무기류는 죄다 꺼내어 스켈레톤 주둔지 쪽을 향해 던졌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다 필요해서 하는 짓이에요. 제가 이번엔 짐꾼 하려고 가방만 챙겨오고 무기는 안 들고 왔거든요.”


나의 행동으로 인해 스켈레톤들은 갑자기 마른하늘에 물벼락이 아닌 무기 벼락을 맞고 있었다.

딱히 기운을 담아 던지지는 않아서 그걸 맞는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듣도 보도 못한 근본도 없는 장비 공격에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그럼 다녀올게요.”


나는 슬슬 언덕 쪽을 향해 기웃거리는 스켈레톤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그리고는 내가 조금 전 던져 바닥에 박혀있는 칼을 하나 뽑아 들고 기운을 주입하였다.


사실 나의 경우 전투를 할 때 굉장히 간결하게 움직이는 것을 추구하는 편이다.

움직임이 적을수록 체력과 기운도 아끼고 몬스터를 처리할 때 피가 작게 튀어 주변이 더럽혀지지도 않는다.

나의 몸의 경우 방출된 기운이 여러 가지 오물들을 막아주지만, 주변까지 오염되는 것은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런 모습들은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지호처럼 화려하게 날뛰어 볼 생각이었다.

비밀보장도 약속받았겠다, 단 한 명의 관객에게 제대로 된 쇼를 보여주어서 속으로 다른 생각을 못 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기운이 주입되어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칼이 가장 앞에서 달려오던 스켈레톤을 가격하였다.

보급형으로 나온 칼은 나의 기운을 버티지 못하였고 스켈레톤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면서 허공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내가 노린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붉은빛을 머금은 칼의 파편이 퍼져나가는 것이 마치 불꽃놀이 하는 것처럼 아름답게 느껴졌다.


‘크~ 어두울 때 하면 죽이겠네!’


하지만 그 파편에 맞은 스켈레톤들은 생각이 다른듯했다.

해골들이다 보네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아마 기겁을 하며 혼비백산 중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강력한 기운이 담긴 칼의 파편에 맞을 때마다 뼈로 이루어진 몸의 이곳저곳이 터져나갔기 때문이다.


나는 칼이 터지면 도끼를, 도끼가 터지면 창을 들어 스켈레톤들을 향해 가장 화려하면서도 최대한 큰 기운이 담긴 공격을 쏟아내었다.

저 멀리, 그런 나를 지켜보고 있는 듀라한이 보였다.


“조금만 기다려라, 길마님께 나의 능력을 조금만 더 보여주고 너도 저 하늘로 올려보내 줄 테니까.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고 있어 한 번에 뽑아버려 줄게”


‘아! 이미 뽑혀있지’


아저씨를 그렇게 만든 원흉이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험악한 말을 쏟아내었다.

그때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였는지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뒤를 돌아본 후 크게 소리쳤다.


“길마님!!!”


나의 전투 장면에 충격을 받고 있던 이시영은 갑작스러운 부름에 얼떨결에 대답하였다.


“왜?”

“여기 이 무기들 살려 드릴까요?”

“어?”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들고 있는 무기들 안 다치게 다 살리냐고요.”


그제야 나의 질문을 이해한 이시영은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당연하지!! 무조건 살려”

“네!!”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각자의 무기를 나를 향해 휘둘렀다.

제법 날카롭고 빠른 공격이었지만 나에게는 일반 스켈레톤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잠시 고민을 하던 나는 들고 있던 무기를 던져 버리고 기운을 분출하여 적백사를 불러내었다.

아무래도 장비에 상처 없이 최대한 깔끔하게 처리하기에는 적백사가 제일 나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조금 무리를 해서 네 가닥의 적백사를 불러내었다.

비록 길이가 조금 짧아지고 두께가 약간 얇아졌지만, 언제까지 세 가닥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최종 목표인 백 가닥의 진정한 적백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게다가 스켈레톤 나이트가 7마리니까 세 가닥으로는 두 번 만에 죽일 수가 없잖아.’


스켈레톤 나이트가 내려치는 도끼를 피하고 찔러 들어오는 창을 피해내자 사랑스러운 쌍검이 나의 심장을 찌르기 위해 스스로 내 품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뭘 또 이런 식으로 선물을 다 주고 있냐 고맙게”


나는 일부러 거의 스치듯 검을 피해내며 스켈레톤 나이트들 사이로 파고들어 최대한 가까이 붙었다.

스스로 스켈레톤 나이트에게 포위되는 형태가 되었지만 개의치 않고 적백사 네 가닥을 사방으로 뿌렸다.


-퍼퍼퍼퍽


찰나의 순간, 어마어마한 속도의 적백사가 네 마리의 스켈레톤 나이트의 머리를 박살 냈다.

미처 반응조차 하지 못한 스켈레톤 나이트들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씁···. 길이만 더 길었어도 연속으로 공격해서 한 번에 다 잡는 건데’


아쉽게도 좀 더 뒤에 서 있는 스켈레톤 나이트들에게 까지는 거리가 닫지 않아 모두 제거하는 데에는 두어 번의 동작이 더 필요하였다.

힐끗 뒤쪽을 돌아봐 이시영이 나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음···. 그럼 이 정도면 실력 행사는 제대로 된 거 같으니 마무리해볼까”


나는 여전히 멀뚱히 서서 나를 보고 있는 듀라한을 향해 걸어갔다.

남아 있던 스켈레톤들이 끊임없이 공격해 왔지만, 적백사를 뚫고 나에게 닿을 수는 없었다.

스켈레톤들을 보지도 않고 대충 휘두르는 공격만으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나의 시선은 오로지 듀라한으로 향해 있었다.


하지만 원래 머리가 위치한 곳이 아닌 손에 들린 머리를 보고 있자니 뭔가 어색하였다.

게다가 아무리 봐도 뭔가 맹~ 한 모습에 점점 투지가 꺾이기 시작하였다.


“거참···. 왜 이렇게 뭔가 모자라 보이지?”


어쩌면 제대로 된 듀라한이 아닐지도 몰랐다.

사실 C등급 던전에 B등급 스켈레톤 나이트 7마리가 나온 것만 해도 무리가 있는 구성이었다.

이 던전이 품고 있는 기운의 양이 C등급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B등급의 스켈레톤 나이트 덕분에 버거울 텐데 거기에 억지로 A급 몬스터까지 집어넣다 보니 제대로 된 성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어이~ 많이 기다렸지? 시간 없으니까 빨리하자”


나는 도끼 하나를 주워들어 기운을 주입해 가볍게 듀라한에 던졌다.

역시나 날아오는 도끼를 가볍게 쳐내는 듀라한이었다.

그러자 나는 이번엔 창을 들어 기운을 주입한 후 또다시 가볍게 던졌다.


‘자 빨리 시작해라’


내가 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듀라한을 바로 처리하지 않고 이러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지금 듀라한을 바로 처치한다고 해도 이던전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초기화가 될 것이었다.


듀라한의 첫 번째 공격은 이미 당해보아 대처법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대로 그냥 듀라한을 처리해 버린다면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르는 두 번째 공격이 어떤 기술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음에 던전을 공략하러 온 사람들이 또 다른 큰 피해를 볼지도 몰랐다.

그래서 이번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가져나가야 했다.


지속해서 별 볼 일 없는 공격을 받아 내던 듀라한은 자신의 머리를 높게 들어 보였다.

머리에서는 붉은 광채가 흘러나왔고 처음 봤던 것처럼 붉은 가루가 흩뿌려지기 시작했다.

나는 즉시 기운을 뿜어내 얇은 막을 만들어 가루가 몸에 침투하는 걸 사전에 방지했다.

애초에 내가 당할만한 기술도 아니었지만, 그때는 너무 방심했었고 안일했었다.

다른 사람들 역시 호흡기만 조심하면 이 기술에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을 것이다.


“이건 아까 본 거고~ 다음!!”


방금 사용한 기술에 내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자 듀라한은 이번에는 대검을 들어 올렸다.


-히~히힝


해골마의 커다란 울부짖음과 함께 듀라한이 돌진하며 대검을 휘둘러왔다.


“뭐야? 이게 끝이야?”


애초에 제대로 된 성능을 내지 못하는 듀라한의 일반공격이 나에게 적중할 리 없었다.

품고 있는 기운의 양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공격력이었다.

그러니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이상한 마법까지 집어넣어 놓은 것이겠지만 말이다.

이 정도면 다음 던전 공략에도 별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주변에 널려있는 무기 중 칼을 하나 집어 들어 기운을 주입하였다.

듀라한의 공격을 피하고 그대로 몸통을 향해 칼을 내려쳤다.


-퍽!!


“응?”


그래도 A급은 A급인 모양이었다.

이 정도의 기운이 담긴 공격으로는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였다.


“흠··· 이걸 어쩐다···. 보급용 무기에는 더는 기운을 담을 수가 없는데···.”


나는 아직 많은 수가 남아 있는 보급형 장비들과 조금 전 주인을 잃은 쌍검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쌍검이나 주변에 떨어져 있는 같은 급의 스켈레톤 나이트의 무기들을 사용하면 한 방에 죽일 수는 있겠지만···.'


다시 돌아가 무기를 주워오기에는 거리도 애매했고 또 이렇게 약한 주제에 이상한 기술 하나로 개고생시킨 듀라한을 보니 얄미워 한 방에 죽이고 싶지도 않았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눈치 없이 쓸데없게 단단한 네 몸뚱어리가 잘못이니까 그렇게 알라고!!”


나는 주변에 떨어진 무기를 하나씩 주워들어 기운을 주입하고 듀라한을 후려쳤다.

가끔 듀라한도 나를 공격하였지만 가볍게 피하며 또다시 무기를 주워들어 공격하였다.

그 속도는 점점 빨라져 나중에는 가만히 서 있는 샌드백을 미친듯한 속도로 때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 공격은 주변의 모든 보급용 무기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죽어!!! 죽으라고!!!”


멀리서 이 모습을 바라보던 이시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시영도 첫 공격에 듀라한이 큰 피해를 보지 않고 무기만 부서지는 것을 보고는 좀 더 좋은 무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멀리 떨어져 있는 스켈레톤 나이트들의 무기를 주워주거나 정 안되며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본인의 칼이라도 빌려줄 요량으로 언덕 밑으로 내려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곧 이어진 무자비한 공격을 보고는 그 자리에 멈춰 서버리고 말았다.


"누가 몬스터인 거야? 듀라한이 불쌍해 보일 정도잖아···."


나는 주변에 떨어져 있던 보급형 무기가 바닥나자 적백사를 불러내어 그 끝을 뭉툭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으로 듀라한을 미친 듯이 두들겼다.

비록 끝이 뭉툭해진 적백사였지만 기운으로만 이루어진 적백사의 공격력은 보급품 무기와는 비교할 것이 못 되었다.


고요한 던전 안에 엄청난 타격음이 들려왔다.

다행히 듀라한의 고통은 오래가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치명상이 터지기 시작했고 몇 번의 치명상이 중첩되자 듀라한은 곧 바스러지며 소멸하고 말았다.

애초에 시체를 유지할 정도도 못되었던 것이다.

듀라한이 소멸한 곳에서 멀리 않은 곳에 출구가 생성되었다.


나는 약속한 쌍검을 챙겨 주둔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숨겼다.

사람들이 뻔히 보고 있는데 달랑거리며 들고 다닐 순 없었기 때문이다.


“길마님!! 이제 빨리 돌아가요. 사람들 데리고 와야지요.”


나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걱정되어 쉬지 않고 공터를 향해 빠르게 돌아갔다.

함께 도착한 이시영이 출구가 열렸다고 모두에게 알렸다.

처음에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한 소식에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지만 곧 기운을 되찾아 보스를 처리했다는 길마의 말에 환호하며 귀환을 준비하였다.


얼마 되지 않는 짐을 챙긴 사람들은 출구를 향해 출발하였다.

나 역시 아저씨를 업고 아주머니를 부축하여 출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최대로 속도를 내어 빠르게 달려가 아저씨를 치료하고 싶었지만, 그만큼 흔들림이 심해진다면 아저씨가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다행히 그 모습을 본 이시영이 길드원들을 동원해 아저씨를 들것에 옮겨주어 좀 더 편하게 출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주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이분들 따라 나가셔서 치료받으시면 돼요. 화신 길드의 길마님이 꼭~ 제대로 치료해 주시겠다고 약속했어요.”


하지만 아주머니는 대답할 기력조차 남지 않으신 모습이었다.

겨우 고개만 끄덕거리신 후 그대로 화신 길드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아저씨와 출구로 빠져나가셨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던전 밖에는 원래 계획보다 훨씬 많은 길드원과 의료진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가 던전에 들어가고 난 뒤 조금의 시간이 흐르자 막혀 있던 던전 입구가 굉장히 거칠게 불타오르며 크기가 커졌다고 하였다.

거기다 붉은빛이던 입구의 색이 점점 핏빛으로 변했다고 한다.

아마 듀라한이 등장했을 때 생긴 변화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것을 보고 불길함을 느낀 길드원들이 최대한 많은 인원을 데리고 나와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휴···. 제발 무사하셨으면 좋겠다.”


아저씨를 구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였다.

걱정은 되었지만 이제 내 손에서 벗어난 일이었다.


살아남은 짐꾼들과 부상이 적은 화신 길드원은 부지런히 아이템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어쨌든 할 일은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동안 파밍 시간이 지나고 대부분 사람이 던전을 빠져나가자 나는 숨겨두었던 쌍검을 꺼내어 챙겼다.

밖이 소란스러운 틈을 타 들키지 않고 재빠르게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그때 이시영이 다가왔다.


“아! 길마님 수고하셨어요. 뒷정리하시려면 또 바쁘시겠네요.”

“그렇지···. 덕분에 던전은 클리어했지만, 희생자가 너무 많아 맘이 편치 않네···.”


이번엔 이미지 관리를 위한 말이 아니라 진심을 말한 듯 이시영의 표정에는 슬픔이 묻어져 나왔다.


“아 그건 그렇고”


이시영은 나의 쌍검을 향해 내놓으라는 듯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뭐예요? 쌍검은 제가 가져간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벌써 약속을 어기시는 거예요?”

“그게 아니라, 내가 감정을 하고 제대로 수리를 해서 보내줄게.”


스켈레톤 나이트가 사용하며 손상된 쌍검의 수리야 재혁에게 부탁할 생각이었지만 감정은 또 다른 일이었다.

물론 재혁이도 간단한 감정 정도는 할 수 있었지만 제대로 된 감정은 할 수 없었다.

서로 비슷한 류의 특성이었지만 재료를 사용하여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에 특화된 제작계와 다르게

재료의 성질을 극한까지 파악하여 한계까지 성능을 뽑아낼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해준 것이 감정사들이었다.


수준 높은 감정사에게 맡기는 것은 아주 많은 돈이 들었기에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게다가 화신 길드에 감정사들은 알아주는 실력자들이었기의 오히려 부탁해도 모자를 정도였다.


“오해해서 죄송해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나는 쌍검을 이시영에게 넘기고 던전을 빠져나왔다.

나는 가지고 나온 아이템도 없었고 부상도 없었기 때문에 길드표식이 있는 목걸이만 반납하고는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집에 오는 내내 찝찝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야 알게 되었다.


“그런데 내 주소를 알려주지 않고 왔는데 어떻게 쌍검을 보내주신다는 거지? 이력서에도 상세주소는 안 적었는데. 아 몰라! 안 오면 내가 다시 찾아가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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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4. 태수이야기3 24.06.06 24 0 16쪽
» 033. 거래 24.06.05 24 0 19쪽
33 032. 이시영의 약점 24.06.04 22 0 16쪽
32 031. 듀라한의 등장 24.06.03 23 0 16쪽
31 030. 화신길드의 짐꾼2 24.06.02 24 0 17쪽
30 029. 화신길드의 짐꾼1 24.06.01 27 0 17쪽
29 028. 권제 +1 24.05.31 33 0 16쪽
28 027. 빗물터널2 24.05.30 34 0 17쪽
27 026. 빗물터널1 24.05.29 30 0 17쪽
26 025. 동기화 24.05.28 35 0 17쪽
25 024. 제작계 최재혁 +1 24.05.27 31 0 16쪽
24 023. 태수이야기2 24.05.26 33 0 17쪽
23 022. 태수이야기1 24.05.25 33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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