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판소 (약 먹고 시작 하는 판타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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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케이MK
작품등록일 :
2024.05.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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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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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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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화. 몬사.

DUMMY


말동무였던 디켈이 없어져 심심한 필람은 어쩔 수 없이 하프에게 말을 건넸다.


“공방의 주인이 바뀐 것 같더라.”


하프는 별로 관심 없는 이야기였지만 대화를 위해 대답했다.


“그래요? 그런데 주인이 바뀌어도 영향받는 건 별로 없지 않아요? 계약이 바뀌는 거도 아니고.”


“당장은 그런데, 주인이 원하면 공방의 방향이 바뀌는 거도 사실이니 무시할 수만은 없지.”


“어떻게 변하든 전 스승님만 있으면 상관없어요.”


이야기를 나누던 중, 디네가 공방에 들어왔다.


공방 사람들은 한 번씩 디네를 봤는데, 갑자기 키드가 작업하던 물건을 떨어뜨렸다.


쿵.


꽤 무거운 물건 같았는데 다행히 발을 찧지는 않았다.


디네는 소리가 난 쪽을 보았고 이내 아는 척을 했다.


“어머. 키드 아니야? 여기서 일하고 있었어?”


뉘앙스를 보니 자신을 만나러 온 게 목적이 아니란 것을 알고 실망한 키드였다.


“네.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하프 보러 왔지.”


하프가 디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디네가 다가가며 옆에 있는 필람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딜 디네라 합니다.”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었다.


“반갑군요. 최근 관찰자로 활약하신다 들었습니다.”


귀족인 딜에게 말을 높이는 필람이었다.


“말 높이실 필요 없습니다. 감히 필람 님에게 경어를 들을 입장은 아니니까요.”


옆에서 듣고 있던 하프가 말했다.


“맞아요. 저랑도 말 놓는 사이인데 스승님께서 말을 높이면 오히려 이상하죠.”


필람이 끄덕였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 그럼 하프를 만나러 왔다고 하니, 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디네의 눈에 필람의 비어있는 오른손이 들어왔다.


디네가 필람에게 물었다.


“오른손이요. 제가 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대답은 하프가 먼저 했다.


“뭐? 어디 있는데?”


“벨 가트가 가지고 있어. 보존마법을 걸어둔 상태라 바로 붙일 수 있을 거야.”


“구할 수 있으면 당장 붙여야지!”


자신의 손인 양 흥분하는 하프를 필람이 저지했다.


“그만해라. 붙일 거면 왜 잘랐겠느냐?”


“그때랑 지금이랑 상황이 달라졌잖아요?”


필람이 고개를 저었다.


“전혀 바뀌지 않았다.”


“제가 대표를 그만두고 여기 있잖아요?”


“너 때문에 자른 게 아닌데 뭐가 바뀌었다는 거냐?”


하프는 꿍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냥 붙이면 안 돼요?”


“내가 붙이면 사람들이 뭐라 하겠냐? 잃을 명예 따위 남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거짓말쟁이라는 불명예를 갖고 여생을 지내고 싶지도 않다.”


디네가 말했다.


“존중합니다. 혹시라도 생각이 변하면 말씀해주세요.”


하프는 왜 설득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디네를 쳐다봤다.


디네는 이어 하프를 찾아온 용건을 꺼냈다.


“네가 흥미를 갖을만한 이야기를 가져왔어.”


하프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뭔데?”


“너, 강자와 싸워보고 싶어 했잖아? 대표 그만뒀다고 생각이 바뀐 건 아니지?”


항상 싸움에 목말라했던 하프였다.


“그건 그런데, 갑자기 왜?”


“굉장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있어. 그중에 마성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뭐? 마성? 가란의 올운?”


디네가 끄덕였다.


“맞아.”


하프는 호승심과 투지가 마음속에서 올라왔지만 필람을 보며 진정시켰다.


“아니야. 말은 고맙지만 됐어.”


떨리는 하프의 말에 필람이 대꾸했다.


“어디 안 가니까 다녀와라.”


하프가 필람의 눈치를 살폈다.


“정말요?”


“어디 갈 거였으면 이미 갔지. 기왕에 가는 거 오래 있을수록 좋겠구나.”


“금방 돌아올게요.”


하프가 밝은 표정으로 일어났고, 디네가 앞장서서 공방을 나섰다.



인수는 밀림을 가기 위해 순간이동을 하려고 길드로 갔다.


이동하기 전에 혹시 몰라 가죽과 관련된 정보와 의뢰를 훑어봤는데, 딱히 도움이 될 만한 건 보이지 않았다.


인수는 순간이동 직원에게 가서 물었다.


“밀림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지부는 어디죠?”


“나크투와 히타베트 지부가 가깝죠. 이용료도 편도 7천 루로로 비교적 더 비쌉니다.”


딱히 별 차이 없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크투로 이동할게요.”


요금을 내는 인수에게 직원이 물었다.


“그런데 혼자 가시는 건가요?”


“네. 문제라도 있나요?”


“딱히 문제는 없습니다만 밀림 가까이 혼자 순간이동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


인수가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잠깐 볼일이 있어서 가는 거니까요.”


직원은 더는 묻지 않고 순간이동을 시켜줬다.


나크투 지부 밖으로 나선 인수는 울창한 숲을 둘러봤다.


날씨는 전에 가봤던 어떤 숲보다도 덥고 습했고, 여러 모기가 주변에서 인수의 피를 빨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인수는 마법을 사용해 쾌적한 상태를 만들었다.


조금 어두운 감이 있어 호식이를 불렀다.


“호식아. 불 좀 켜 줘.”


빛에 민감한 몬스터도 있었기에 보통은 지양했겠지만, 오히려 몬스터가 다가오길 바라는 지금은 경우가 달랐다.


마날린이 허공에 나타나 불을 비췄고 이어 말했다.


“일단 남쪽으로 가면 밀림이 머잖아 나올 거 같은데, 길 좀 외워 줘.”


호구가 대답했다.


-말 안 해도 그럴 거야. 지형 정보도 정보니까.


인수는 무리가 가지 않는 속도로 남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밀림은 처음 가는 거지만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밀림의 생태계는 깊은 숲과 많이 다른가?”


-정확한 기준은 없어. 단순히 좀 더 가혹하다고 보면 돼. 그래서 그런지 몬스터나 짐승들이 훨씬 강하고, 심지어 벌레들도 생명을 위협할 정도야.


“꽤 어렵게 들리는데, 그래도 탐사를 하는 자들이 있어?”


-그리 많지는 않아. 전문적으로 밀림만 탐험하는 집단도 있는데, 다른 인간을 만날 일이 없다는 메리트가 커.


“밀림을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은 있어?”


-다시 말하지만, 밀림이라고 딱히 정해진 지역은 아니야. 그저 좀 더 숲이 울창해지고 환경이 열악해질 뿐인 거지. 지금 여기도 밀림이라고 봐도 무방해.


“그래?”


인수는 속도를 줄여 몬스터의 흔적을 찾으며 이동했다.


“한 마리 발견.”


나무에 상처를 내고 이동한 흔적을 따라가자 한 몬스터가 나타났다.


“외골격인가?”


-그래 보이네.


몬스터는 검은색 피부의 지네처럼 생겼는데 딱 봐도 가죽을 얻을 수 있어 보이지 않았다.


“저놈은 패스.”


딱히 적의를 보이지 않아 인수는 다음 타겟을 찾기 위해 움직였다.


한참을 찾아다닌 결과, 대부분 외골격이거나 형체가 없는 몬스터였다.


그나마 가죽다운 가죽을 줄 것 같은 몬스터를 처음 사냥했을 때는 만져보고 크게 실망했다.


너무 거칠고 튼튼해서 핸드백으로 쓰기엔 적합하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원래 이런 놈들뿐이야? 갈누가 알려준 몬스터는 좀체 보이지 않네.”


-괜히 희귀한 게 아니겠지.


그나마 다행인 건 인수가 사냥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는 몬스터는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 보는 몬스터를 잘도 사냥하네?


“여러 몬스터를 만나보니 대충 파악이 되더라고. 지성이 떨어져서 그런지 어느 정도 패턴이 있어. 아무리 외적으로 강해도 머리가 나쁘면 위협적이지 않아.”


-그렇군.


계속해서 몬스터의 흔적을 찾았다.


“어? 이거 사람의 흔적이네. 몬스터랑 싸운 거 같은데?”


여기저기 마법으로 인해 생긴 전투의 흔적과 쓰러져있는 몬스터의 사체가 보였다.


사체는 크게 훼손되어있어 가죽을 얻기는 어려워 보였다.


-오래되지 않아 보이네. 숫자도 많아 보이고. 찾으면 만날 수도 있겠는걸?


“만날 필요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위험하지는 않을까?”


-네가 그런 걸 신경 쓰는 사람은 아니잖아?


“그건 그래. 그럼 일단 찾아보자”


인수는 사람의 흔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찾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멀리서 야영을 위해 내는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냐!?”


인수가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내자 처음 본 남자가 검을 뽑으며 외쳤고 다른 사람들도 그 외침을 듣고 전투태세를 갖췄다.


인수는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알리기 위해 두 손을 들며 말했다.


“지나가는 사냥꾼입니다. 이렇게 만난 거도 인연인데 이야기나 나눠볼까 하고 왔습니다.”


인원은 15명 정도. 면면을 보아하니 20살 전후의 꽤 젊은 파티로 보였다.


잠시 정적의 시간이 흐르고 개중에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남자가 나서며 파티원들에게 긴장 풀라는 제스처를 하며 말했다.


“괜찮아 보인다. 다들 준비하던 거 계속해.”


파티원들은 천천히 경계를 풀었고 인수도 손을 내렸다.


이어 남자가 인수에게 물었다.


“반갑습니다. 혼자입니까?”


“네. 저 혼자입니다.”


“사고로 파티원을 잃으신 모양이군요.”


밀림에 설마 혼자서 왔을 거로 생각하지 않아 내린 판단이었다.


“사정이 있어 혼자 왔습니다.”


의외의 대답에 선뜻 믿음이 가지는 않았지만 굳이 캐묻지는 않았다.


“저희는 비샨테의 몬사에서 온 선생과 학생들입니다.”


“아···. 네···.”


처음 들어보는 말이 있어 호식이를 쳐다봤고 호구가 빠르게 대답했다.


-비샨테는 에란드 서쪽에 있는 나라고, 몬사는 아카데미와 달리 몬스터와 마물 사냥만을 가르치는 학교라고 보면 된다.


남자가 호식이를 보며 말했다.


“마날린이군요. 못 본 지 꽤 오래인데 반갑네요.”


인수가 끄덕이며 물었다.


“그런데 소속을 밝혀도 되는 겁니까?”


숲에서는 최대한 자신을 숨기는 거로 알았기에 의외였다.


이들은 얼굴조차 가리지 않은 상태였다.


“밀림이니까요.”


이해가 가지 않는 답이었다.


“네?”


인수의 물음에 남자가 되물었다.


“밀림에 온 경험이 별로 없나 보군요?”


“네. 이번이 처음이긴 합니다.”


남자는 완전히 경계를 풀고는 모닥불 옆에 앉으며 인수에게도 앉기를 권했다.


“앉으시지요.”


인수가 따라 앉자 남자가 설명했다.


“밀림은 일단 사람을 마주칠 일이 매우 드뭅니다. 숲에 비하면 밀림을 탐사하는 파티는 매우 적기 때문에 스칼퍼들이 밀림엔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굳이 위험하고 어려운 밀림에 올 이유가 없는 거죠.”


“그럼 다른 밀림 탐사 파티는 괜찮나요?”


“서로 탐사가 목적인 탐사단이 만나서 싸움을 일으킬 이유는 없죠. 상대의 전력도 모르고 다짜고짜 싸움을 걸 만큼 호전적인 탐사단은 없습니다.”


이겨봐야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소리로 들렸다.


인수는 남자가 선뜻 자신에 대한 경계를 놓았는지 이해했다.


“그래서 저 또한 대수롭지 않게 여기신 모양이군요?”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인수가 끄덕이며 자기소개를 했다.


“인수라고 합니다.”


“타호입니다. 몬사에서 밀림 탐험 실습 조교를 맡고 있습니다. 저를 제외한 모두가 학생이고요.”


“저는 사냥꾼입니다. 희귀한 가죽을 얻기 위해 몬스터를 찾던 중이었죠.”


타호는 인수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혼자서 밀림을 돌아다니는 건 자살행위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몬스터 사냥은 자신 있거든요.”


타호에겐 인수가 뭘 몰라서 만용을 부리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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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화. 손놈. 24.07.12 3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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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3화. 톨 케힌. 24.07.08 3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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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고인물 마을. 24.07.03 3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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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9화. 대표. 24.06.28 41 3 11쪽
88 88화. 청혼. 24.06.26 42 3 11쪽
87 87화. 조직 폭력배. 24.06.24 50 3 11쪽
86 86화. 빈 시현. 24.06.21 40 3 11쪽
85 85화. 명품 매장 24.06.19 46 3 12쪽
84 84화 알렌. 24.06.17 44 3 11쪽
83 83화. 타호. 24.06.16 41 3 11쪽
82 82화. 던전. 24.06.16 36 3 11쪽
» 81화. 몬사. 24.06.15 43 3 11쪽
80 80화. 갈누. 24.06.15 38 3 11쪽
79 79화. 대련. 24.06.14 41 3 11쪽
78 78화. 시혼. 24.06.14 42 3 11쪽
77 77화. No.1. 24.06.13 37 3 11쪽
76 76화. 로혼. 24.06.13 38 4 11쪽
75 75화. 3년. +1 24.06.12 48 4 11쪽
74 74화. 마나지렁이. +1 24.06.12 39 4 11쪽
73 73화. 레이. 24.06.11 44 4 11쪽
72 72화. 초월체. +1 24.06.11 47 3 11쪽
71 71화. 광고. 24.06.10 4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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