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판소 (약 먹고 시작 하는 판타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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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케이MK
작품등록일 :
2024.05.08 11:19
최근연재일 :
2024.07.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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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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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3화. 타호.

DUMMY


타호가 낙심한 표정으로 사정했다.


“절대 위치를 밝히지 않을 것을 약속할 테니, 이대로 보내줄 수 없습니까?”


“어느 나라 몬사죠?”


“비샨테입니다.”


마법사가 고개를 저었다.


“타국이로군요. 아쉽지만 불가능합니다.”


“원하시는 것이라도 있습니까?”


“죄송하지만 없군요.”


대충 돌아가는 상황이 이해가 된 인수가 타호에게 물었다.


“순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타호는 체념한 듯 힘없이 대답했다.


“아예 없는 게 아니라 거의 없다고 한 이유죠.”


“맞서 싸울 생각은 없으신가요?”


“저희는 몬스터와 마물과 싸우는 것이 목적인 마법사입니다. 인간을 상대하는 저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저항은 해봐야하지 않나요?”


“저항은 하겠죠. 하지만 밀림을 탐사하는 마법사 열 명이면 한 명도 같이 데려가기는 힘들 겁니다.”


절망적인 타호를 보며 답답함과 안타까운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행동요령 같은 건 없나요?”


“보통은 협상을 시도하는데 이번에는 저들이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네요. 저희에겐 천재지변 같은 상황인데, 하필 당신도 참 재수가 없군요.”


인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와는 달리 당신은 참 운이 좋습니다.”


“네?”


다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운이 좋다니,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인수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카스토는 신청해도 받지 않겠죠?”


당연히 숲이나 밀림에서는 과정을 증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다른 집단과의 카스토는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대 마법사가 무시하지는 않았다.


“유언이라 생각하고 조건은 들어드리죠.”


“제가 이긴다면 저희를 살려 보내주시면 됩니다. 진다면 좋을 대로 하시고요.”


마법사가 허탈한 웃음을 내뱉고 대답했다.


“그냥 싸워도 저희에겐 손해가 없을 것 같은데, 그게 조건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저희는 몬스터가 아닙니다.”


예상했던 대답이 그대로 나왔다.


“그럴 것 같더군요. 끝으로 한 가지만 물어보죠. 귀찮더라도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고 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어보시죠. 어차피 죽을 텐데 아는 사실이라며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신들 말고 저 던전의 위치를 아는 사람이 또 있습니까?”


마법사는 추호도 질 거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대답해줬다.


“처음 저희가 발견한 던전입니다. 아직 어떤 던전인지도 모르고요.”


“즉, 없다는 말이군요?”


“네.”


인수가 검을 뽑으며 타호에게 말했다.


“도와주시지 않아도 상관없으니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하세요.”


“?!”


너무도 자신 있어 보이는 모습에 타호는 차마 말리지도 못했다.


이어 인수의 등을 보며 마나를 잡는 심정으로 학생들을 뒤로 물렸다.


“일단 뒤로 물러서서 공격에 대비한다.”


인수가 앞으로 나서자 마법사가 비웃었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혼자 나서는 거지?”


이젠 말도 높일 생각이 없어진 모양이었다.


인수 역시 말을 놓았다.


“카스토를 받아 줬다면 목숨은 건졌을텐데 말이야.”


물론 상대의 목숨을 말하는 거였지만 상대에게는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카스토는 이길 수 있다는 말로 들리네?”


인수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너희들 목숨을 건졌을 거란 말인데?”


황당하게 들리는 말에 마법사들이 웃음을 지었다.


인수가 검을 뽑자 상대 마법사들도 검을 뽑았다.


“난 분명히 기회를 줬다. 후회하지 마라. 숫자가 많으니까. 처음부터 전력으로 간다.”


인수가 전력을 내자 다른 사람의 눈엔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카캉! 스걱.


털썩. 털썩


순식간에 이야기를 나눴던 마법사의 허리가 두 동강 나며 바닥에 쓰러졌다.


“지금 무슨 일이···.”


인수가 열 명의 마법사들을 상대로 싸워 밀리기는커녕 하나씩 쓰러뜨리자 몬사의 일행은 넋을 잃고 그 광경을 쳐다봤다.


아니, 정확히는 보지도 못하고 소리만 듣고 있었다.


깊은 숲에서 던전을 탐사하는 가문의 마법사들이라면 실력은 두말할 것 없이 뛰어난 자들이다.


그런 자들을 혼자서 짓밟는 상황은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했을 것이다.


이윽고 열 명의 마법사가 모두 쓰러지자 인수가 검을 마법을 사용해 닦으며 말했다.


“이제 저 던전은 제 겁니다. 이의 없으시죠?”


“무, 물론입니다.”


“혹시 던전 탐사도 할 줄 아시나요?”


타호는 얼떨떨한 상태로 대답했다.


“몬스터가 나오는 던전이라면 가능하지만, 함정이 있는 던전이라면 불가능합니다.”


“그럼 일단 어떤 던전인지부터 조사해 봐야 알겠군요.”


“네.”


“그럼 가봅시다.”


인수가 던전을 향하려 하자 타호가 물었다.


“저희가 가도 되겠습니까?”


“안 될 건 뭐 있나요?”


“안 될 건 없지만, 위치뿐만이 아니라 어떤 던전인지도 다른 사람에게 알려져서 좋을 건 없습니다.”


“비밀은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혹시 가치 있는 던전이면 공동으로 탐험해서 이익을 나눠도 되고요. 7:3 정도면 어떻습니까?”


뜻밖의 말에 타호가 반색하며 대답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뭐, 따지고 보면 함께 발견한 거기도 하니 그리하는 게 좋겠네요. 귀찮으니 계약서 같은 건 생략합시다.”


“좋습니다.”


구두지만 협상이 마무리되고 인수를 따라 몬사의 일행은 던전으로 향했다.


산을 깎아 만든 던전의 입구는 큼지막한 하얀 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내부는 석회석인지 시멘트인지는 모르지만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하얀색으로 꾸며져 있었다.


어느 정도 안까지는 먼저 왔던 마법사들이 조치했는지 별다른 위험은 보이지 않았다.


좀 더 들어가자 한쪽에 쌓인 짐들이 보였고, 타호가 말했다.


“여기까지 마법사들이 조사하다가 경보를 듣고 나온 모양입니다.”


“딱히 함정이 해체되거나 몬스터가 나온 흔적은 안 보이죠?”


“네. 지금까지 분위기로는 고대 마법을 실험하던 곳으로 보입니다. 고대 던전의 절반은 그 목적이기도 하고요.”


“그러게요. 딱히 무언가를 지키거나 숨기려고 지어진 것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이런 던전에서는 보통 뭘 얻을 수 있죠?”


“무엇을 실험했느냐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시오렌급 마갑 같은 마법 물품이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만, 당연히 가능성이 매우 낮죠.”


인수는 과거에 마법이 더 발달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마법과 관련된 문서는 별로 가치가 없나요? 아니면, 너무 오래되어 모두 소실 되었나요?”


타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보존 마법이 걸린 문서들도 있어서 종종 발견되긴 합니다. 다만 고대어의 해석이 완벽한 것이 아니라 별 도움이 안 될 뿐인 거죠. 게다가 마법 체계도 달라서 해석된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다른지는 아시나요?”


“코리프 학파와 플로우 학파가 나뉘기 전의 체계라고 알고 있습니다. 내부의 마나와 외부의 마나를 동시에 사용하니까요.”


두 가지 학파의 마법을 모두 사용하는 인수에게 큰 흥미를 가져다주는 발언이었다.


인수가 왜 가르쳐주지 않았냐는 핀잔 섞인 눈빛으로 호식이를 쳐다보자 호구가 말했다.


-체계가 다르다고만 알았지, 몰랐던 사실이야.


호구의 말을 듣고 인수가 타호에게 물었다.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믿을 만한 이야기인가요?”


“고대어를 이해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나 집단은 많지 않습니다. 믿기 힘든 게 당연합니다.”


“그럼 당신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타호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몬사에 고대어를 연구하는 부서가 있는데, 아마 대륙에서 가장 잘 해석하는 곳 중의 하나일 겁니다. 저는 그저 이거저거 주워듣다 보니 알게 된 거고요.”


딱히 숨길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몬사에서 몬스터만이 아니라 고대어도 연구하시나 봐요?”


“아무래도 밀림에 많이 다니다 보니 던전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처럼요. 덕분에 고대 문서도 많이 접하게 되다 보니 그런 거죠.”


인수는 끄덕이며 다시 마법 체계에 관해 물었다.


“내부의 마나와 외부의 마나를 동시에 사용한다고 하셨는데, 두 가지 마법을 사용한다는 말인가요?”


“그건 아닙니다. 그저 마법을 사용하면서 들어가는 마나의 비율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수는 순간 고대의 마법까지 익히면 세 개의 마법을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금세 포기했다.


‘그런다고 돈이 되는 건 아니니까.’


인수는 돈이 필요했기에 기왕이면 돈이 되는 무언가가 있기를 기대하며 안쪽으로 향했다.


좀 더 깊숙이 들어가도 함정이나 몬스터가 나타나지는 않자 타호가 말했다.


“별로 위험하지 않은 걸 봐서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던전은 아닌 모양입니다.”


“좋은 거 아닌가요?”


별생각 없이 대답한 인수에게 타호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만큼 가치 있는 게 없다는 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야기하던 중 가장 안쪽에 넓은 공간에 들어서게 되었다.


원형의 넓은 공간은 마법을 연구한 흔적들이 보였고 한편엔 책장에 여러 책이 꽂혀있었다.


타호가 먼저 다가가 책들을 조심히 살펴보고는 책을 한 권 뽑아 인수에게 건네줬다.


“말이 씨가 된다고 마침 좀 전에 이야기했던 보존 마법이 걸린 책이 하나 있네요. 이 책을 제외한 책들은 다 삭은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가 주변을 돌아보며 물었다.


“다른 가치가 있을 만한 건 안 보이죠?”


“네. 숨겨진 방이라도 있으면 모르지만, 연구를 위한 목적의 던전에 있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인수가 아쉬운 기색으로 건네받은 책을 열어보았는데, 읽을 수 없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이것이 고대어인가요?”


타호가 흘끔 보고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네. 던전에서 발견되는 책은 모두 고대어로 적혀있습니다. 한글은 대이동 이후에 선지자께서 만들어주신 글이니까요.”


보존 마법이 걸려있는 걸 보면 뭔가 가치가 있는 정보가 적혀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해석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이런 경우 분배를 어떻게 하면 좋죠?”


타호가 손을 저었다.


“괜찮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물건의 이익을 나누자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동행한 것 외에 딱히 한 것도 없고요.”


“보통 고대의 책은 가치가 얼마나 되죠?”


“연구목적으로 대략 1만 루로 정도에 거래가 되는 것으로 압니다.”


그렇게 큰돈은 아니었다. 인수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어차피 제가 가지고 있어 봐야 쓸모없을 것 같고요. 몬사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하셨으니 양도하겠습니다. 그리고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사냥하시다가 좋은 가죽이 구해지면 판매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타호는 생각해 볼 것도 없다는 듯이 즉답했다.


“판매라니요. 그냥 드리겠습니다. 인수하실 장소만 말씀해주세요. 목숨의 은인이신데, 제가 은퇴하는 날까지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인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평생까지는 괜찮고요. 딱 3년만 부탁드리겠습니다. 3년 이후에는 필요가 없어질 것 같거든요.”


“알겠습니다.”


인수는 광산마을의 위치를 설명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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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9화. 대표. 24.06.28 41 3 11쪽
88 88화. 청혼. 24.06.26 42 3 11쪽
87 87화. 조직 폭력배. 24.06.24 50 3 11쪽
86 86화. 빈 시현. 24.06.21 40 3 11쪽
85 85화. 명품 매장 24.06.19 46 3 12쪽
84 84화 알렌. 24.06.17 4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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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화. 갈누. 24.06.15 3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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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8화. 시혼. 24.06.14 41 3 11쪽
77 77화. No.1. 24.06.13 37 3 11쪽
76 76화. 로혼. 24.06.13 38 4 11쪽
75 75화. 3년. +1 24.06.12 4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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