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판소 (약 먹고 시작 하는 판타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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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케이MK
작품등록일 :
2024.05.08 11:19
최근연재일 :
2024.07.24 00: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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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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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7화. 조직 폭력배.

DUMMY


어느 세상이나 건달 같은 놈들은 있는 법. 다만 인수는 그들의 영향력이 어디까지인지가 궁금했다.


“저들이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대부분 귀족과 연관이 되어있을 텐데 말이죠.”


“저도 잘은 모릅니다만, 주먹이 귀족보다 가까우니까요. 당장에 저 치들이 여기에서 난동을 부려서 가게에 피해를 준다 해도 전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실제로 어제 그런 놈들이 있었고요.”


“신고해도 해결이 안 되나요?”


“처리가 잘 돼서 잡힌다 해도 돈을 받기는커녕 보복을 걱정해야 하니 보통은 신고 자체를 하지 않죠.”


“그럼 계속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건가요?”


“만약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돈을 써서 사람을 고용해야겠죠. 그렇지않아도 오늘 누가 보호해줄 테니 돈을 달라는 요구를 해왔습니다. 터무니없는 가격이라 거절했지만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였다.


“혹시 한패가 아닙니까?”


더크는 크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그리고 오늘 저놈들이 또 난동을 부리면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겠네요.”


이어 묘한 눈빛으로 인수를 보았고 그런 더크와 눈이 마주친 인수가 물었다.


“하실 말씀이라도···?”


더크는 비어있는 잔을 채워주고는 말했다.


“이런 술집에 마법사가 혼자 술을 마시러 오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돈도 받지 않고 따라준 맥주를 마시며 인수가 물었다.


“제가 마법사인지는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는 인수의 검에 눈길을 주며 말을 이었다.


“제가 술집을 경영하며 나름 사람을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단순히 검을 들고 다니는 사냥꾼으로는 보이지 않으니까요. 체격으로나 분위기로나.”


인수가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렇다 해도 제가 그들과 한패일 수도 있지 않나요?”


“그럴 수도 있지만 되면 좋고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거죠. 혹시 한패이신가요?”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맥주 한잔에 도움을 드린다는 소리도 아니죠.”


더크가 고개를 저었다.


“설마 염치없이 맥주 한잔에 도움을 청하겠습니까? 만약 저들이 난동을 부리는 걸 막아주신다면 1천 루로 드리겠습니다.”


생각보다 큰 금액이었다.


“난동을 부린다 해서 1천 루로나 되는 손해를 끼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데요?”


“무력시위랄까요. 우리 뒤에 마법사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죠.”


건달들 손 좀 봐주고 1천 루로를 얻는 거면 나쁘지 않은 거래라 생각도 들었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제안은 좋습니다만, 제가 그렇게 시간이 남는 사람은 아니라서요. 언제 부릴지 모르는 난동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그건 제가 어떻게 해볼 수 있겠네요.”


더크는 옆에 있는 여직원에게 뭐라 말을 건넸다. 여직원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젓자 100루로 짜리 은화를 건네줬고, 여직원은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인수의 앞으로 온 더크가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뭐라고 하신 겁니까?”


“서빙을 좀 부탁했습니다.”


“그게 돈까지 줄 일인가요?”


“계약에 없는 내용이니까요. 저희 술집의 서빙은 남자가 담당합니다.”


술집을 둘러보니 확실히 서빙하는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왜죠? 여자가 서빙을 하면 호객에 유리한 게 있지 않나요?”


“유리하긴 하죠. 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돈을 줘야 하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단점 중의 하나가 바로 저거죠.”


서빙을 시작한 여직원이 지나갈 때마다 귀찮을 정도로 손님들이 한마디씩 건넸고, 심지어는 신체적 접촉을 포함한 성희롱도 서슴지 않았다.


지구에서 살던 인수의 눈에는 당장 경찰을 불러야 할 것 같이 보였지만, 누구도 신고하거나 저지하지 않았다.


일단은 눈살을 찌푸리며 잠자코 보았는데, 이내 주인이 왜 여직원을 보냈는지 알게 되었다.


“이리 앉아 봐.”


단순히 성희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옆자리에 앉히려는 구석진 자리의 패거리. 그들의 행위를 막는 손님은 없었고 여직원은 붙잡힌 손목을 풀려고 애를 쓰며 도움의 눈길을 주인에게 보낼 따름이었다.


주인이 말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인수는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고는 일어나 패거리에게 향했다.


다가온 인수에게 야비해 보이는 인상의 남자가 물었다.


“넌 뭐야?”


인수는 웃으며 대답했다.


“보호비 관련해서 긴히 나눌 이야기가 있어서 왔습니다. 잠시 나가서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패거리가 보호비를 요구했던 자와 한패라는 추측이 맞았는지 여직원을 놓아주고는 모두 천천히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인적 없는 구석진 곳에 도착하자 따라온 인수에게 건달이 말했다.


“그래. 이제 좀 상황파악이 되셨나?”


실실 웃는 놈들에게 인수가 미소를 지우고 말했다.


“너희들 두목에게 안내해라.”


“뭐?”


갑작스러운 태도의 변화에 의아한 물음에 인수가 재차 말했다.


“너희들이야말로 빨리 상황파악하고 두목에게 안내해라. 한 번 더 물어보면 다친다.”


인수가 마법 화살을 날려 건달 중 하나의 머리카락을 잘랐고 이내 상황파악이 된 건달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말했다.


“따라오십시오.”


안내된 곳은 허름한 건물이었다. 딱히 벌이가 좋은 패거리는 아닌 모양이었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그냥 안으로 쳐들어가도 될 것 같았지만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기다려보기로 했다.


얼마 후 안으로 들어간 건달의 연락을 받고 나온 다섯 명은 모두 허리에 검을 차고 있었다.


나름의 무력은 가지고 있다는 것 같았다.


다만 수준은 기대 이하로 보였다.


‘시골이라 그런지 전에 도시에서 시비 걸었던 놈들하고도 비교가 안 되네.’


인수가 물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너희들보다 강한 마법사가 한둘이 아닐 텐데, 그런 자를 만났을 때 행동 강령 같은 거 없어? 그냥 불나방처럼 불에 뛰어들어 죽으면 그만인 건 아니잖아?”


마법사 다섯을 보고도 여유로운 인수를 보며 뭔가 이질감을 느낀 마법사가 대답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할 순 없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인수가 또 물었다.


“그러면 하나만 더 묻자. 혹시 내가 싸워서 진다면 날 어쩔 셈인가?”


“그런 걸 왜 묻는지는 모르지만, 적당히 두들겨 팬 다음에 돌려보낼 생각이다. 그럼 술집 주인장도 생각이 좀 바뀌겠지.”


“그렇군. 방금 네 대답이 너희들 목숨을 살린 줄 알아. 기습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으니 어서 검을 뽑아라.”


마법사들이 검을 뽑으며 전투태세를 갖추자 인수는 검을 뽑지도 않고 달려들어 순식간에 그들을 제압하고는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한참을 발길질을 날리던 인수가 고민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적당히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네.”


마법사들이 다급히 외쳤다.


“그만!”


“이 정도면 적당합니다!”


“그래?”


딱히 믿음직스러운 말은 아니었지만 패는 거도 일인지라 발길질을 멈췄다.


인수는 복장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좋아. 그럼 두목 불러와.”


“···.”


잠시 대답이 없자 인수가 재촉했다.


“뭐해? 좀 더 적당히 맞아 볼래?”


그러자 쓰러져있던 마법사 중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년으로 보이는 남자가 허리를 세우고는 손을 들며 말했다.


“제가···. 두목입니다.”


“아. 그렇군. 계속 서서 이야기하기 힘드니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두목은 엉기적거리며 일어나고는 앞장섰다.


“따라오시죠.”


인수가 두목을 따라갔고, 나머지 마법사들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 따라갔다.


건물 내부는 외부만큼이나 허름하고 지저분했다. 의자로 보이는 물건들과 깔고 자려는 용도의 모포, 술병들이 쌓인 테이블이 집기의 전부였다.


열 명 정도 되는 건달들이 얻어터진 두목을 보며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눈치만 살폈다.


주변을 훑어본 인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냥 밖에서 이야기할 걸 그랬네.”


“죄송합니다. 아직 도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갖춘 게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밖으로 모실까요?”


인수가 개중에 편해 보이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됐고. 목 아프니까 너도 적당히 앉아서 묻는 말에 대답이나 잘해.”


두목은 인수와 적당히 거리를 벌리고 바닥에 꿇어앉았다.


“이 짓거리는 왜 하는 거야?”


다짜고짜 묻는 말을 잘 이해 못 한 두목이 되물었다.


“예? 이 짓거리라니요?”


“몰라서 물어? 건달 말하는 거잖아?”


두목은 또 맞을까 봐 얼른 대답했다.


“아. 예. 돈을 벌려고 하는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럼 다시 묻지. 돈을 버는 방법은 많은데 왜 하고많은 방법 중에 남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거지?”


또 이해를 못 한 두목이 물었다.


“보호를 해주면서 그 대가를 받는 건데, 피해를 주다니요?”


뭔가 벽을 대고 말하는 것 같은 답답함에 인수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보호? 보호라면 어떤 위험에 대한 보호인데?”


“당연히 다른 조직의 위험에 대한 보호지요.”


“아! 시발!”


퍽!


참다못한 인수가 두목의 얼굴을 발로 걷어찼고 두목은 뒤로 두어 바퀴 구른 뒤 잽싸게 일어나 꿇어앉았다. 인수도 다시 앉으며 말했다.


“너 정말 몰라서 하는 말이냐?”


“죄송합니다. 알려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인수가 한숨을 크게 쉬고는 말했다.


“애초에 건달이 없으면 보호할 필요도 없다는 이야기잖아?”


두목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건 배가 고프지 않으면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말과 같은 말 아닙니까?”


조금 이상한 비유 같았지만, 대충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는 갔다.


“그러니까 네 말은 건달은 없을 수 없다는 말인 거냐?”


“그렇습니다.”


인수는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처음엔 적당히 구슬려 건달 짓을 그만두게 할 생각이었는데, 듣고 보니 끝도 없을 것 같아 생각이 바뀐 것이다.


“건달 짓 한지는 얼마나 됐어?”


“얼마 안 됐습니다. 라비엔이 최근에 잘나가는 거 같아 아는 동생들 데리고 시작한 겁니다.”


두목은 뒤에 서 있는 네 명의 마법사들을 가리켰다.


“그 전엔 뭐 했는데?”


“카스토렌에서 돈 받고 싸웠죠.”


란 도시에서 카스토렌 시합장을 본 기억이 났다.


“그럼 그거 계속하지 왜 업종을 바꾼 거야?”


“실력이 부족해서 큰돈을 벌지 못했으니까요.”


“결국은 큰돈을 벌고는 싶어서 한다는 말이네?”


“그렇게 볼 수 있죠.”


“가게들에게 보호비 받는 게 큰돈이 된다는 거야?”


“보호비 받아서 자금을 모으고 대금업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나아가 못 갚는 놈들 노예 거래도 하고요.”


딱히 부끄러워하지 않는 두목의 태도가 이상했다.


“그거 다 불법 아니야?”


두목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딱히 금지하는 법은 없는데요?”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이 떠올라 최대한 이해해 보기 위해 물었다.


“그럼 금지하는 짓은 뭐가 있어?”


“살인, 절도, 납치, 강간 같은 거겠죠.”


“대금의 최대 이율은 있고?”


“없습니다. 이율이 마음에 안 들면, 안 빌리면 그만이니까요.”


“돈을 못 갚으면 노예로 전락하는 건가?”


“뇌물이라···. 너흰 있고?”


“접촉 시도 중입니다. 라비엔의 행정관들이 청렴한 건지 애를 먹고 있고요.”


“그런 거, 도시를 관리하는 귀족이 뭐라 안 해?”


“귀족들은 평민의 생활에 보통 관심이 없습니다.”


대충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이해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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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화. 손놈. 24.07.12 40 3 11쪽
94 94화. 소식지. 24.07.10 36 3 11쪽
93 93화. 톨 케힌. 24.07.08 39 3 11쪽
92 92화. 갈 카덴. 24.07.05 37 3 11쪽
91 91화. 고인물 마을. 24.07.03 40 3 11쪽
90 90화. 게시판. 24.07.01 43 3 11쪽
89 89화. 대표. 24.06.28 42 3 11쪽
88 88화. 청혼. 24.06.26 43 3 11쪽
» 87화. 조직 폭력배. 24.06.24 52 3 11쪽
86 86화. 빈 시현. 24.06.21 41 3 11쪽
85 85화. 명품 매장 24.06.19 47 3 12쪽
84 84화 알렌. 24.06.17 46 3 11쪽
83 83화. 타호. 24.06.16 42 3 11쪽
82 82화. 던전. 24.06.16 37 3 11쪽
81 81화. 몬사. 24.06.15 44 3 11쪽
80 80화. 갈누. 24.06.15 39 3 11쪽
79 79화. 대련. 24.06.14 42 3 11쪽
78 78화. 시혼. 24.06.14 43 3 11쪽
77 77화. No.1. 24.06.13 38 3 11쪽
76 76화. 로혼. 24.06.13 39 4 11쪽
75 75화. 3년. +1 24.06.12 49 4 11쪽
74 74화. 마나지렁이. +1 24.06.12 40 4 11쪽
73 73화. 레이. 24.06.11 45 4 11쪽
72 72화. 초월체. +1 24.06.11 48 3 11쪽
71 71화. 광고. 24.06.10 4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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