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판소 (약 먹고 시작 하는 판타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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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케이MK
작품등록일 :
2024.05.08 11:19
최근연재일 :
2024.07.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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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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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소식지.

DUMMY


거리를 재며 견제를 하고 함정을 파는 케힌. 다음 움직임을 읽고 공격 대신 거리를 벌리는 인수.


약 10분 정도 수없이 검을 나누며 한참 재미를 느낄 때 케힌이 항복을 선언했다.


“졌습니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 느껴지는군요.”


인수는 아쉬워 입맛을 다셨다.


“아직 모르는 거 아닙니까? 너무 일찍 포기하시는 거 아닌가요?”


케힌이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


“그러면 묻겠습니다. 혹시 전력을 다해 싸우던 중이었습니까?”


인수는 차마 아니라고 말 못 했다.


“그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아직 이런저런 더 써보실 수가 남아있지 않나요?”


“충분합니다. 이 이상 싸워봐야 제 밑천만 다 드러나는 꼴이니 사양하겠습니다.”


싸움을 강요할 수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10만 루로 받고 마무리하죠.”


휴인은 인수에게 다가가 핸드백에서 10만 가론짜리 수표를 꺼내 주며 말했다.


“10만 가론짜리 수표에요. 가란의 은행에 가서 바꾸시면 됩니다. 차액은 그냥 드리는 거로 할게요.”


인수는 수표를 건네받으며 말했다.


“핸드백이 잘 어울리네요. 마음에 드시나 봅니다?”


“네. 기회 봐서 라비엔에 가 몇 개 더 장만할까 생각 중이에요. 여기 공방에서는 판매 안 하는 거죠?”


“네. 공방에서는 제작만 합니다.”


“하나 선물 받은 거로 충분해요. 나머지는 직접 구매할게요.”


좋은 고객이 하나 생긴 느낌이었다.



올운이 케힌과 카스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 휴인이 인수를 따로 불렀다.


“달리하실 말씀이라도?”


“올운 님께서 가르침을 바라는데, 어떠신가요? 수업료라면 지급할 의향도 있습니다.”


인수는 고민했다. 올운이라면 당연히 배움을 원할 것이었다.


다만 자신이 강한 이유는 두 가지 마법을 사용하는 데에 있었고, 그 때문에 가르쳐 줄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돈이 궁하니 거절은 못 하겠고···.’


인수는 생각을 정리하고 답했다.


“제가 시간이 부족해서 가르침을 드리는 건 어려울 것 같고요. 원하실 때마다 카스토를 받을 수는 있습니다. 10만루로와 제 밑에서 일하는 기간 만료를 조건으로요. 아시겠지만 때로는 입보다 몸이 더 나은 가르침을 주기도 하잖아요?”


휴인은 이해할만한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올운도 만족할 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해드리도록 하죠.”


휴인은 다시 앉아서 케힌과 이야기 중인 올운에게로 갔고, 인수는 자기 일은 끝났다고 생각해 다시 공방으로 향했다.


휴인이 올운에게 물었다.


“무슨 이야기 중이었나요?”


올운이 답했다.


“스승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어. 요약하면 압도적으로 더 빠르고 강하다고 하시네. 기술이나 요령 따위는 무의미할 정도로 말이야.”


케힌이 덧붙여 말했다.


“어떤 마나의 선물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초월체라도 되는지 모르지만, 끝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올운이 거들었다.


“제가 마갑을 입고 싸웠는데도 졌으니 당연한 말이죠.”


“막상 겪어보니 왜 초월체라고 의심하는지 이해가 갑니다. 본국에 돌아가서 할 말이 많을 것 같군요. 6억 가론에 저자를 영입할 수 있다면 정말 싸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올운이 답했다.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3년을 강조하는 거 보면 3년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거고, 귀화한다고 해서 국가를 위해 충성할지는 또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냥 있는 그대로 알리고 판단은 위에 맡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케힌이 끄덕였다.


“듣고 보니 그렇군요. 굳이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올운이 일어나며 말했다.


“당장 돌아가시는 거 아니죠?”


“네. 그래도 여러 임무를 받았는데 바로 돌아가도 좀 안 좋게 보이겠죠.”


“그럼 일단 마을로 가시죠. 마침 시간이 되었네요.”


“무슨 시간이요?”


“가보시면 압니다.”


올운이 앞장섰고 케힌과 휴인이 따라갔다.


마을에는 식전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테이블 위 커다란 그릇에 마나지렁이 수십 마리가 꿈틀대는 걸 본 케힌이 물었다.


“마나지렁이인가요?”


“네. 맞습니다.”


“이게 지금 여기 왜 있죠?”


“원하는 사람 먹으라고 있는 거죠.”


“먹다니요? 마나지렁이를 말입니까?”


“네.”


올운이 한 마리 꺼내 들어 산채로 입에 넣고는 오물거렸다. 휴인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고 케힌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올운이 꿀꺽 삼키고는 말했다.


“초월체로 의심되는 분이 먹으면 마력 증진에 도움이 될 거라고 해서 말이죠.”


케힌이 물었다.


“마력 증진에 도움이요? 사실입니까?”


올운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효과 보면 말씀드릴게요.”


올운이 한 마리 더 집어먹고는 말했다.


“그리고 이거 의외로 맛있어요. 뭔가 시원한 게 목을 넘어가면서 편안함과 함께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랄까요?”


올운이 먹는 와중에 다른 주민들도 하나둘 와서 마나지렁이를 먹으며 인상을 썼다.


“저들도 다 마법사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마법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죠.”


“도움이 될까요?”


“뭐, 그렇다고 하니까 믿고 먹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요. 스승님도 한 마리 잡숴보시겠습니까?”


케힌도 한 마리 먹어볼까 고민을 하다 고개를 저었다.


“저는 곧 돌아갈 예정이니 별로 의미 없겠죠.”


올운도 그 이상 권유하지 않았다.



인수는 해가 저물고 자신을 위해 지어준 집으로 들어갔다. 침대와 식탁 외에는 별다른 가구가 없어서 그런지 한 명이 지내기에는 넓어 보이는 집이었다.


편하게 속옷만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인수에게 호구가 말을 걸었다.


-누군가 다가온다.


귀를 기울이자 작은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한밤중에 누구지?”


인수는 귀찮음을 무릅쓰고 침대에서 일어나 바지와 윗도리를 입고 마법을 사용해 어둠을 밝히며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디네였다. 앳돼 보이는 얼굴과는 상반된 몸매와 의상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미스매치가 묘하게 매력적이네.’


인수가 테이블에 손을 가리키며 말했다.


“무슨 일로 오셨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앉으시죠. 딱히 드릴 것은 물밖에 없음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실은 물도, 따를 컵도 없었지만 물은 필요하면 만들어내면 그만이니 거짓말은 아니었다.


“괜찮아요.”


디네가 의자에 앉았고 인수도 맞은편에 앉았다.


인수가 말없이 기다리자 디네가 물었다.


“플라에게 저에 관해서 들은 거 있나요?”


디네를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디네가 찾아온 목적도 대충 알 것 같았다.


“있죠.”


“뭐라고 했어요?”


썩 좋은 이야기는 아닌지라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어떤 소리를 해도 속에 담아두는 사이는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서로 꽤 친해 보이기는 했다. 그리고 답을 해야 이야기가 수월히 진행될 거 같아 말하기로 했다.


“조심하라고 하더라고요. 당신과 관계한 자들이 알 수 없는 불치병에 걸린다는 이야기와 함께요.”


디네가 작은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며 말했다.


“당신을 꽤 아끼는 모양이네요. 플라가 그런 식으로 누군가에게 경고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조금 그런 게 있습니다.”


지연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디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인수를 보며 물었다.


“그래서 그 경고를 귀담아들으실 생각인 건가요?”


인수는 떠먹여 주는 밥을 뱉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플라가 경고한 대로 디네 이외의 여자와는 서지 않는 병에 걸린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괜찮을 거란 생각도 있었다.


“설마요. 저는 언제든지 응할 생각이 있습니다.”


의외의 대답에 디네가 눈을 크게 깜빡이며 생각했다.


‘설마 정말 초월체인가? 아니, 애초에 초월체는 그게 가능하긴 한가?’


“정말이에요?”


인수가 일어나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답해드리죠.”


디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일어나 침대로 향했다.



디네와의 만족스러운 잠자리 때문에 마을에서 며칠 더 머문 뒤, 인수는 공방에서 만들어진 핸드백들을 가지고 라비엔의 매장으로 향했다.


전과는 달리 입구에 문지기가 하나 서 있었고, 인수가 다가서자 말을 걸었다.


“채널입니다. 예약하셨습니까?”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문지기였다.


“아직 저를 모르시는군요. 로혼을 불러 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인수가 찾아왔다고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문지기는 안으로 들어갔고 곧 로혼이 나와 인수를 맞이했다.


“오셨습니까?”


인수가 함께 나온 문지기를 보며 로혼에게 물었다.


“새로 문지기를 고용한 모양이군요?”


“네. 말씀드렸던 대로 보안 강화 겸 허전한 문을 지키는 역할입니다.”


“마법사인가요?”


“아닙니다. 어차피 실력 있는 마법사는 구하기도 힘들고 돈도 많이 드니까요.”


로혼이 문지기에게 인수를 소개했다.


“이쪽은 사장님이니 잘 기억해두세요.”


문지기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지테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계속 수고해요.”


인사를 나눈 인수는 로혼과 매장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다음에 올 때 마을에서 마법사 한 명 데려올게요.”


인수는 알렌을 데려오면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매장에도 처음 보는 여직원이 있었고 손님에게 친절히 설명하는 중이었다.


인수는 방해하지 않고 창고로 가 핸드백을 내려놓았다.


이어 로혼의 사무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매장 직원도 구했나 보네요?”


“네. 귀빈 매장이 완공되기 전에 몇 명 더 구해서 교대로 근무를 시킬 예정입니다.”


인수가 끄덕였다.


“좋습니다. 계획대로 진행해주세요.”


로혼은 이어 서류를 가져와 인수에게 건네주며 보고를 시작했다.


“평균적인 하루 매출은 2만 루로입니다. 귀빈 매장이 완공되고 좀 더 입에 오르게 되면 5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군요.”


인수는 대충 계산을 해 봤다.


‘하루에 2만이면 한 달에 60만. 1년이면 720만. 3년이면 2160만인가. 5배 해도 겨우 1억이네.’


이대로라면 3년 만에 10억을 벌기에는 부족했다. 물론 핸드백만 팔아서 10억을 구할 거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구매하는 고객들은 모두 귀족이죠?”


“물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다들 부유해 보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죠. 이런 사치품을 서민이 어떻게 사겠습니까?”


로혼의 생각과는 달리 분명 한국에서는 여건이 안 돼도 핸드백을 사는 사람이 있었다. 정확히는 많이 있었다.


“살 수 있습니다. 어떻게 사게 만드느냐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죠. 뭐, 또 하실 이야기 있으신가요?”


“혹시 소식지 보셨나요?”


고인물에서 바로 왔기 때문에 볼 시간은 없었다.


“아니요. 전에 광고 같은 기사가 실렸다고 하셨잖아요?”


“네. 그다음 이야기입니다. 한 번 보십시오.”


로혼이 구매해온 소식지를 펼쳐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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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 매장 보안. 24.07.19 32 2 11쪽
97 97. 패션쇼. 24.07.17 34 2 11쪽
96 96화. 경쟁심. 24.07.15 35 3 11쪽
95 95화. 손놈. 24.07.12 38 3 11쪽
» 94화. 소식지. 24.07.10 35 3 11쪽
93 93화. 톨 케힌. 24.07.08 37 3 11쪽
92 92화. 갈 카덴. 24.07.05 35 3 11쪽
91 91화. 고인물 마을. 24.07.03 39 3 11쪽
90 90화. 게시판. 24.07.01 41 3 11쪽
89 89화. 대표. 24.06.28 41 3 11쪽
88 88화. 청혼. 24.06.26 42 3 11쪽
87 87화. 조직 폭력배. 24.06.24 50 3 11쪽
86 86화. 빈 시현. 24.06.21 40 3 11쪽
85 85화. 명품 매장 24.06.19 46 3 12쪽
84 84화 알렌. 24.06.17 44 3 11쪽
83 83화. 타호. 24.06.16 40 3 11쪽
82 82화. 던전. 24.06.16 36 3 11쪽
81 81화. 몬사. 24.06.15 42 3 11쪽
80 80화. 갈누. 24.06.15 37 3 11쪽
79 79화. 대련. 24.06.14 41 3 11쪽
78 78화. 시혼. 24.06.14 41 3 11쪽
77 77화. No.1. 24.06.13 37 3 11쪽
76 76화. 로혼. 24.06.13 38 4 11쪽
75 75화. 3년. +1 24.06.12 47 4 11쪽
74 74화. 마나지렁이. +1 24.06.12 39 4 11쪽
73 73화. 레이. 24.06.11 44 4 11쪽
72 72화. 초월체. +1 24.06.11 47 3 11쪽
71 71화. 광고. 24.06.10 4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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