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스카우트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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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애드헌터
작품등록일 :
2024.05.08 11:36
최근연재일 :
2024.07.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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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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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배틀 시작이렸다~ 드랍더비트!

DUMMY

- 48화 -


이서치는 그렇게 5명 후보자의 인터뷰를 다 끝마쳤다.

준비 기간 일주일 중에서 이틀 반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하지만 그걸로 후보자 선정 작업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전부 이서치가 1차 서류심사 끝에 뽑은 나름 쟁쟁한 후보자들이었으므로, 그 능력 면에서나 업적 면에서는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자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채용 포지션은 단순히 업무 능력으로만 가늠할 게 아니라, 과학기술 TFT라는 기존의 조직과는 그 체계가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이끌어야 되는 책임자의 자리였기에.

능력이나 업적 등의 정량적인 부분 외에 문서로 다 표기되지 못한 정성적인 부분들도 좀 더 검증이 필요했다.


아니 오히려 인성이나 직업관이나 위기 관리 능력, 리더십 같은 정성적인 요소들이 더 중요할 지도 모를 자리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후보자의 주변인들을 인터뷰하러 나섰다.


“아니, 이보게! 그간 다섯 사람 모두를 다 따져 보았으면 되었지··· 또 누구를 만나러 가자는 말인가?”


권해룡이 힘들다고 툴툴거리며 말했다.


“많이 힘드시죠? 그래도 주변 사람들을 꼭 좀 만나봐야 할 것 같아서요.”

“주변 사람들이라니···?”


“후보자와 현재 같이 일하고 있거나, 또는 전에 함께 일했던 상사, 동료, 후배들을 좀 만나 보려고 합니다.”

“예끼! 이 사람이 진짜! 아니 그 사람들을 굳이 왜 만나나?”


“헤헤헤. 자리가 자리이다 보니까요···”



이서치는 투덜거리는 권해룡을 다독거린 후, 후보자의 동료들을 만나러 다녔다.

평판조회(Reference Check, 면접 이후 채용 마지막 단계에서 구직자에 대한 주위의 평가를 확인하는 절차, 주로 전 직장 동료와 인사권자 등으로부터 대면/전화/메일 등의 인터뷰를 하는 것이 일반적)를 하기 위해서였다.


보통 평판조회는 미리 후보자에게 전/현직 동료들 중에서 평판조회를 진행할 대상자를 3명 정도 선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면 후보자는 자신에게 우호적으로 얘기를 해 줄 수 있는 관계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알려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계획했던대로 인터뷰를 제대로 진행하는게 여의치 않았다.


평판조회는 현대의 직장인들에게는 보편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선에서는 전에 없던 생경한 일인지라 많은 이들이 이를 경계하였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그 자리를 피하려고 하였다.

본의 아니게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투로 잘못 얘기했다가는, 향후 후보자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서치는 도망치듯 자신을 피하는 인터뷰 대상들을 쫓아가서는 맨 먼저 안심부터 시켰다.

여기에서 들은 모든 이야기는 철저하게 익명으로 처리할 것이고, 또한 후보자 및 그 어느 누구에게도 절대로 누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몇 번이나 한 후에야 겨우 조금씩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본인의 이름과 내용을 비밀로 한다고 철석같이 약조를 하고, 이서치 자신의 신분을 얘기했더니만 동료들의 입에서 의미 있는 얘기들이 차츰차츰 튀어나왔다.


이번 기회에 이조의 단골서리와 안면을 트고 좋은 인상을 준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앞으로의 공직 생활에 유리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관료들이 단골에게 잘 보여서 나쁠 일이 하나도 없단 말이다.


“··· 이런 것처럼 그 양반의 평소 언행이 이치에 좀 안 맞는다는 거지. 근데··· 정말 당사자에게는 내가 이런 얘기했다는 게 안 들어가는 거 확실하지?”

“그럼요! 제가 천지신명께 맹세하겠습니다.”



한편, 현대의 채용 프로세스에서 평판조회는 보통 그 대상을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진행을 하는데.


첫번째 그룹은 아까 말한 대로 후보자가 미리 선정한 3명에게 인터뷰를 하는 것이고, 답변도 마냥 좋고 좋은 그런 뻔한 얘기들만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러다 보니 후보자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한 유의미한 의견을 얻기는 매우 어려운 법이다.


그래서 두번째 그룹의 평판조회가 중요한 데, 이는 미리 후보자에게 그 대상을 얘기하지 않고 후보자의 주변인들 중에서 무작위로 3명을 선정하여 평판조회를 하는 것이다.


물론 이 그룹에 속한 인물들도 대부분이 후보자에 대해 칭찬 일색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본인의 신분이나 발언 내용이 후보자에게는 절대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경험이 많거나 노련한 사람들은 후보자에 대해 제대로 얘기를 다 해주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이다.


간혹 가다 ‘본인은 같이 일을 많이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면, 이는 부정적인 평가를 에둘러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하지만 지금 여기 조선에서는 첫번째 그룹의 평판조회 만으로도 어느 정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가 있었기에, 굳이 두번째 방법은 사용하지 않았다.


* * *


나흘에 걸쳐 이십 명 가까운 사람들을 인터뷰하느라, 모든 일정이 다 끝난 뒤의 이서치는 완전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 중에는 쓸 데 없는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드문드문 의미있는 이야기들도 건질 수 있었기에 계획했던 소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5명의 후보자 인터뷰와 전/현직 동료들의 인터뷰까지 다 끝나자, 이제 PT까지 남은 시간은 하루 반나절 밖에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5명 중에서 누구를 최종 후보자로 올릴 지에 대해서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내심 점 찍어둔 후보자는 있었지만, 아직 100% 확신이 들지 않았다.


경쟁PT에서 이기려면 우선 이서치 본인부터 납득이 가야 한다.

발표자가 자신 있어야 PT 국면을 온전히 자신의 무대로 이끌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이서치는 무식한 방법을 쓰기로 했다.

전생에서 광고대행사 AE 시절 종종 썼던 방법. 완전 비효율적이지만 효과만큼은 나름 확실한 비장의 묘수.


밤을 꼬박 새워, 5명 후보자에 대한 발표 자료를 각각 다 만들어 버렸다.

이서치 본인도 아직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했기에, 밤새 만든 발표 자료를 하나하나 리뷰해 가면서 최종 후보자를 선정키로 한 것이다.


PT 전날, 5명 후보자의 발표 자료를 가지고 하나씩 모의 프리젠테이션을 해보았다.

채용 클라이언트인 세종대왕의 의도에 들어 맞는 인물이 누구인지 JD와 대조하며 일일이 조목조목 따져 보았다.


그러자 최종 후보자로 생각되어지는 자가 드러났지만, 아직도 100% 확신이 가지는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후보자들에 대해 대한민국 축협의 국가대표 축구감독 선정때처럼 6각형 인물 평가를 매겨 보았다.

포지션에 필요한 덕목인··· 역량, 경험, 인성, 리더쉽, 위기 대응, 소통력.


전생에서 뉴스 기사에서 우연히 봤던 방법이었는데, 무엇보다도 결과 도출 자체가 입체적이어서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방법이었기에 이번 PT에 쓰면 두루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 이제 비로소 윤곽이 잡혔다.

아울러 자연스럽게 PT의 로직도 세워졌다.


‘어라? 결과가 이렇게 나온다는 말이지? 잘 되었다! 흐흐흐.’


PT 원고는 외우는 게 아니다.

탄탄한 로직이 세워지면 말은 자동적으로 술술 튀어나오는 법이다.

심지어는 중간중간 써야 할 제스처 같은 것도 함께 말이다.


발표 전날 밤이 되어서야, 이서치는 겨우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수 있었다.


그 후보자의 이름은···


* * *


지금은 이서치 회귀 +5년. (1423년, 세종 5년)


드디어 경쟁PT - 후보자 추천 경연 날이 밝았다.

이서치는 전날 밤도 거의 꼬박 새웠지만, 어제 밤에도 최종 준비를 하느라 몇 시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


몸은 무척 피곤했지만, 딱히 졸립거나 하지는 않았다.

사안이 사안이다 보니, 워낙 긴장하고 집중하는 바람에 도파민이 마구마구 분비되고 있었던 탓이다.


서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몸을 단정히 씻고 깔끔하게 관복을 차려 입은 후, 최종 후보자의 발표 자료를 가지고 결전의 장소인 경복궁 선정전으로 갔다.

선정전 앞에서 상기된 표정의 윤곤대와 딱 마주쳤다.

그도 그간 일주일 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를 했는지, 얼굴이 까칠하고 눈에는 핏발이 곤두서 있었다.


이서치는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부디 이번 일로 인해서 더 이상은 우리 두 사람의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냥 항복하고 중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드디어 선정전 문이 열리고 이서치는 침을 꼴깍 삼키면서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맨 상석 임금의 자리에는 이미 세종대왕이 앉아 계시었고, 그 아래로 여러 명의 대신들이 양옆으로 기립하고 있었다.

세종대왕 왼쪽 아래편에는 무흑도 함께 있었다.


나중에 듣고 보니, 무흑은 내금위장이라서 원래는 어전회의에 들어올 입장이 아니라고 한다.

그가 예외적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이유는 이서치 때문이었다.


오늘 이 자리에 중요한 발표를 하러 온 이서치라는 단골서리에 대해서, 대부분의 대신들이 의심을 품었다고 한다.


“아니··· 이서치라는 자는 대체 누구인가? 뭐? 단골서리?? 아니 그런 자가 어떻게 전하 앞에서 발표를 한다는 겐가? 그것도 천하의 이조전랑과 감히 맞서서 말이야. 허허. 이해가 안되네. 이해가 안돼···”


이런 식으로 의심하고 시끄러워지니 할 수 없이 이서치의 후견인 신분으로 무흑이 회의에 참석하였다고 하였다.

하긴 세종대왕이 후견인이라고 말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오늘의 인재 추천 배틀이 열리는 어전회의에는 황희 대감을 비롯하여 김종서, 도승지 등 육조와 삼사의 여러 주요 대신들이 모두 참석해 있었다.

황희 대감은 은퇴한 자신이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극구 고사를 했지만, 세종대왕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반구정을 나와서 오늘 자리에 참석을 하였다.



세종대왕이 은은히 웃으면서 윤곤대에게 물었다.


“이제 모두 모였군 그래. 어떤가? 이조전랑은 준비가 잘 되었는가?”


윤곤대는 긴장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면서 씩씩하게 대답했다.


“네. 전하! 소신 열심히 준비하였사옵니다!”


세종대왕은 이번에는 이서치에게 물었다.


“그럼 이서치, 자네는 어떠한가?”


이서치는 지극히 차분하게 대답했다.


“네. 저도 이제, 준비는 다 되었사옵니다.”


이에 세종대왕이 여러 대신들에게 고하였다.


“모든 대신들은 듣거라! 모두들 알다시피, 앞으로 조선의 과학기술을 이끌어 갈 책임자를 구하고자 하는 중한 명을 짐이 이조에 내렸도다.”


윤곤대와 이서치는 고개를 들어 세종대왕의 입만 바라보았다.


“이에 이조전랑 윤곤대와 단골서리 이서치가 그간 엄청난 노고 끝에 드디어 최적의 후보자를 발굴하였고, 오늘 이 자리에게 각자가 선정한 최종 후보자에 대한 발표를 함으로써 경연을 펼치게 되었도다.”


나머지 모든 대신들도 호기심어린 눈으로 세종대왕의 말을 경청하였다.


“그래서 인재 선정에 만전을 기하고자, 육조와 삼사와 한성부의 주요 대신들을 모두 모이라 했다. 이는 앞으로 조선에서 과학기술이 매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도다!”


선정전 안에는 오로지 세종대왕의 말소리만 울려 퍼질 뿐, 감히 그 어떤 소리도 끼어들 수가 없었다.


“그럼 지금부터 인재 추천 경연을 시작하겠노라! 둘 중에··· 누구부터 시작하겠는가?”


세종대왕이 윤곤대와 이서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네. 전하! 당연히 저부터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단골서리 이서치는 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으니 말입니다.”


세종대왕이 순간 이서치를 바라보자, 서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조전랑 말이 일리가 있구나. 그럼··· 이조전랑부터 시작하도록 하라!”


‘아무래도 단골서리 이서치는 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으니 말입니다’ 라니···

처음부터 윤곤대는 이서치를 한 방 먹이고 시작하려는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윤곤대가 선공, 이서치가 후공이다!


* * *


드디어 윤곤대의 선빵으로 조선 초유의 궁중 이벤트, 인재 추천 배틀이 시작됐다.

드랍더비트!! 뿌뿌뿌뿌이~~


윤곤대는 세종대왕의 앞에 공손히 서더니, 가지고 온 두루마리 뭉치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여러 대감과 영감님들. 그간 강녕들 하셨습니까? 저는 이번에 과학기술 책임자를 선발하라는 전하의 막중한 명을 받고 인재를 찾아서, 드디어 오늘 이 자리에서 추천의 변을 올리게 된 이조전랑 윤곤대입니다.”


대신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들 아는 척하는 걸 보니, 역시 윤곤대는 난 인물이었다.


“오늘 제가 추천코자 하는 인재는,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5명의 후보자들 중에서 바로···‘이철수(李蕆秀)’ 병마절제사 이옵니다!’


그 말에 일부 대신들이 ‘아···’하고 감탄을 한다. 이철수도 유명한 사람인가 보다.


“이 병마절제사는 고려의 마지막 군부판서(조선의 병조판서 같은 역할, 지금의 국방부 장관)였던 이송(李竦)의 장남이옵고, 그의 집안은 대대로 문인으로서 조부 이승(李昇)은 종3품의 성균관 좨주를 지냈습니다.”


역시 집안이 좋구나···


“시왕(태조) 전하 2년에 17세 나이로 별장(別將)에 임명되었고, 선왕(태종) 전하 2년에는 무과에 급제한 인재 중의 인재이옵니다.”


공부도 잘 했구나···


“그리고 전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몇 해 전 왜구의 침입을 막는 데 큰 공을 세워 현재는 충청 병마 절제사(충청남도의 국방 총책임자)로 임명되어 국토를 굳건히 지키고 있사옵니다. 그는···”


윤곤대의 기나 긴 인물 소개에 대부분의 대신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철수에 대해서 익히 알고 있는 듯했다.


이철수가 누구인가?

고려시대부터 대대로 고위직을 이어 온 소위 신진사대부 가문의 적자로서, 문무를 겸비한 고위 관리이다.

사실 이철수의 품계는 현재 종2품으로 상당히 높았는데, 그만큼 그는 작금 조선의 실권력자 중의 하나였던 셈이다.

그런 거물을, 윤곤대가 추천 인물로 세운 것이다.



세종대왕이 윤곤대에게 물었다.


“오호~ 이 병마절제사는 나도 잘 아는 사람이지. 보기 드물게 문무를 겸비한 인물 아닌가. 마치 김종서 대감처럼 말이야···”

“네. 그렇사옵니다! 실로 출신 가문을 놓고 보자면, 그 자리에 넘치면 넘치지 전혀 모자라지 않는 적임자이옵니다.”


세종대왕이 이철수에 대해서 아는 척을 하자, 윤곤대는 상기된 표정으로 목소리 톤이 높아져서 신나게 대꾸를 했다.


임금이 재차 물었다.


“그래. 오히려 너무 넘치는 게 아닌가? 음··· 그런데 이철수 병마절제사는··· 과학기술 분야에도 조예가 있었는가? 그건 내 미처 알지 못하였는데 말이지?”

“아! 네··· 딱히 그런 것은 아니옵니다만··· 병선(兵船)을 제조하는 일에 관리 감독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사옵니다.”


세종대왕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물었다.


“병선이라···?”

“네. 사실 그것보다는 유학에 조예가 깊사옵니다. 그의 조부와 아비가 대대로 큰 문인인지라, 이철수 병마절제사도 어렸을 적부터 이미 칠서를 깨우쳤으며, 성리학과 주자학에 넓은 식견과 깊은 깨우침을 가지고 있는 인재이옵니다. 고로 그 누구보다도 전하께서 원하시는 인재상에 부합되는 최적임자로 여겨지옵니다!”


세종대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대신들도 그리 생각하는가?”


그러자 마치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윤곤대의 직속 상관인 이조판서 ‘허종(許稠)’이 끼어 들었다.


“전하! 이조전랑이 고한대로, 이철수 병마절제사는 명망있는 가문의 학식 높은 선비이옵니다. 신은 그가 적임자임을 조금도 의심치 않사옵니다!”


그가 말하자, 뒤이어 여러 대신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맞사옵니다. 전하!”

“신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그보다 더 적임자는 가히 없는 줄로 아뢰옵니다!”


여러 대신들의 동의가 터져 나오자, 윤곤대의 얼굴에는 희색이 만연하였다.


“오호! 여러 대신들이 모두 그를 적임자라고 추천하는군?”


세종대왕의 눈길에, 윤곤대는 얼굴이 더욱 의기양양해졌다.


“그런데 말이지···!”


갑자기 세종대왕이 그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보게. 이조전랑! 그가 고명한 집안의 훌륭한 관료인 것을 짐도 능히 알겠네. 그런데 그가···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있다는 말인가, 없다는 말인가?”

“아니··· 전하. 그게··· 그는 가히··· 문무를 겸비한 자로서···”


세종대왕의 갑작스러운 태클에 윤곤대는 당황하여 말을 더듬거렸다.

그러자 이조판서가 중간에 끼어 들었다.


“전하~ 방금 이조전랑이 말한대로 이철수 병마절제사는 고려시대부터 이름난 명문 사대부 집안의 적자로서, 성리학에 대한 조예가 그 누구보다도 깊은···”


이조판서가 윤곤대와 비슷한 얘기를 또 꺼내자, 세종대왕이 그의 말을 중간에 끊고는 살짝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보아라! 지금 여기 대신들은··· 과연 과학기술이라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는 있는 겐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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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보일 듯 말 듯 가리워진 길 24.06.25 102 1 17쪽
49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24.06.24 110 1 21쪽
» 드디어 배틀 시작이렸다~ 드랍더비트! 24.06.23 106 1 17쪽
47 전하 앞에서 PT를 하라구요? 24.06.22 125 1 15쪽
46 이제는 저도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24.06.21 105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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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이런 게 행복인가 봐요 +2 24.06.16 124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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