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봉 이서치, 명 받들겠나이다

- 56화 -
지금은 이서치 회귀 +5년. (1423년, 세종 5년)
이서치는 2주간의 포상휴가를 마치고, 이조로 복귀했다.
윤곤대의 외면과 이조 동료들의 따돌림으로 그간 조금 괴로워하고 방황하긴 했다.
하지만 무흑의 호통과 위로, 우렁각시(?)가 끓여 준 황태해장국, 사방지와의 벚꽃 데이트(?).
그리고 흑분홍 공연을 보고 얻은 깨달음 등의 덕으로 이제 어느 정도 몸과 마음을 추스릴 수 있게 되었다.
‘그나저나 저번에 무흑과 술 마시고 난 후에 먹었던 황태해장국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일까? 무흑 솜씨인 줄 알았는데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하고. 진짜로 우렁각시가 나타나서 끓여 준 걸까? 내 입맛에 딱 맞았는데 말이야···’
이조에 복귀하자마자, 그간 못했던 일들을 열심히 찾아 다녔다.
가장 먼저, 지난 과학기술 책임자 포지션의 최종 후보자였던 차두식, 홍명성, 하동구, 안정수를 한 명씩 찾아 갔다.
모두 우수한 인재들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인연이 닿지 않아서 아쉽게 되었다는 감사와 위로의 인사를 전하였다.
전생에서 헤드헌터로 일할 때도, 이서치는 불합격자들에게도 일일이 다 피드백을 주곤 했다.
불합격자들에게는 별도의 아무런 피드백을 주지 않는 일부 채용 기업들과 헤드헌터들도 있었는데, 그것은 후보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이서치는 생각했다.
그래서 전화나 혹은 문자라도 보내서, 불합격의 아쉬움과 다음 기회의 약속을 전하곤 했었다.
홍문관 수찬 ‘차두식’을 찾아 가서 인사를 했는데, 2월에 보았을 때랑 똑같이 호탕하게 이서치를 맞아 주었다.
“오! 어서 오게, 이서치! 자네, 이제 참봉이 되었다지? 축하하네! 이번 채용 얘기는 잘 들었네. 내가 듣고 얼마나 통쾌해했는지 자네는 모를 것이네. 그나저나 용케도 적임자를 잘 찾아서 뽑았네···”
“그럼 그때 말하셨던 그 적임자라는 분이 박영서 박사, 아니 박영서 별좌가 맞았나요?”
“맞네! 자네 눈이 정확했네. 그나저나 자네··· 저번에도 얘기했었지만, 이제 우리 홍문관에도 사람을 좀 추천해 주지 않겠는가? 요새 사람이 부족해서 말이야···”
“그게요...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위에서 지정하신 채용 건만 진행해야 되는 좀 특수한 상황이라서요··· 죄송합니다.”
“위? 어디 위? 이조? 의정부? 승정원? 아니면··· 설마! 그보다도 더 위? 그럼···???”
“···”
하지만 이서치는 자신이 세종대왕 직속 헤드헌터 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힐 수가 없었다.
이서치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대자, 차두식이 역시 호탕하게 웃어 제꼈다.
“자네 표정을 보아 하니 많이 곤란한가 보네? 알았네! 그럼 다음에라도 혹 기회가 생기면 잘 좀 부탁하겠네! 하하하.”
4명의 불합격자들을 모두 만나서 인사를 드린 후에는, 드디어 합격자인 박영서 별좌를 만나러 공조에 갔다.
그와는 근 보름 만에 다시 만나는 자리였다.
오늘 그를 만나는 이유는, 애프터서비스 때문이었다.
모든 헤드헌터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서치 같은 일부 헤드헌터들은 합격자가 입사 후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일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출퇴근하는 데 애로사항은 없는 지 등을 체크하려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애프터서비스 미팅을 가지곤 한다.
이서치는 오랜만에 박영서와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박영서 별좌 님. 조선에서 당신을 스카우트하겠습니다!”
“응?”
“조선에서 박 별좌 님을 채용하겠다구요··· 내가 언젠가 이렇게 한 번 외쳐보고 싶었거든요.”
“허허허. 참 이 사람도···”
“요즘 어떻게 지내셨어요?”
“휴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네.”
“네에? 설마 성리학··· 공부하시는 거는 아니죠?”
“아니, 그건 아니고··· 명나라의 천문 관련 서책을 구해서 이것저것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라네.”
“아··· 네. 일하시는 데 뭐 힘든 점은 없으세요?
“여기 공조야 원래부터 내가 일하던 곳이니까 딱히 적응이란 게 필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영의정 황희 대감님과 공조판서 김종서 대감이 워낙 물심양면으로 힘을 실어 주셔서, 일하는 데 별 어려움은 없는데···”
“그런데요?”
“다만 워낙 이 분야에 도통한 사람이 없다 보니, 거의 나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느라고 진도가 잘 안 나가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
“듣고 보니··· 그것도 그러네요. 맨땅에 헤딩··· 아니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서, 도저히 혼자서 할 수 있이 아닐텐데요···”
“그래도 이번에 집현전 학자 중에 정인지라고, 자네 또래의 젊은 친구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지. 아! 그래. 자네도 집현전에 관심이 많다고 했었지?”
“네. 그랬죠···”
“내 나중에 정인지, 그 친구를 한 번 소개시켜 주겠네. 어렸을 때부터 신동이라고 불렸던 아주 유명한 친구인데, 보기보다는 꽤 소탈한 친구거든. 문인 출신 임에도 과학기술 분야에도 아는 게 많고··· 자네와도 아마 잘 맞을 걸세.”
이서치는 많이 들어 본 이름이 나오는 바람에 내심 깜짝 놀랐다.
‘정인지? 세종대왕과 함께 한글을 만들었다는 그 정인지? 사육신이던가? 아니 생육신이던가? 아··· 아닌가? 어찌 됐든 집현전에서 엄청 유명한 학자였던 것 같은데? 진짜 기회가 되면 나중에 한번 만나 봐야겠다···’
* * *
박영서도 만나서 이제 합격 AS도 했고, 밀린 숙제는 급한대로 거의 다 한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이 참에 집현전에 한 번 가볼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갓 종9품 참봉에 오른 이서치로서는, 조선의 씽크탱크인 집현전에 들어가는 것이 아직 엄두가 나질 않았다.
물론 도승지 대감이나 황희 대감에게 부탁을 해볼까라고 생각도 했었지만, 이번 일로 괜히 또 다른 이들에게 특혜니 뭐니 하고 트집이라도 잡힐까 봐서 그만두었다.
‘어서 실적을 더 쌓고 모두에게 인정을 받아서 나중에 온전한 내 힘으로 당당하게 들어가자!’
그래서 집현전에 가는 대신, 전생이나 회귀에 대한 자료가 있는지 찾아보러 서점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알고보니, 지금은 시중에서 책을 접하기 어려운 시대였다.
흔히 사극 같은 데서 책을 읽는 선비나 여인이 모습이 등장하기도 하나, 이는 대부분 윤곤대 같은 상류층 양반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하였다.
지금 여기는 책을 만들어 파는 일이 허락되지 않은 시대였던 것이다.
대신 책은 국가에서 만들어 유통하였는데, 당연히 비영리 목적이었다.
그런 이유로 책의 정확한 가격이 책정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발행되면 이는 상당한 고가에 해당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돈이 있어도 일반 백성들은 시중에서 책을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이 시기의 지식은 전부 양반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이다.
상류 지배층은 일반 백성들이 자신들과 똑같이 지식을 얻고 똑똑해지기를 결코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문자를 익을 줄 아는 백성들도 극히 적었지만 말이다.
혹시나 하고 권해룡에게 물어보니, 조선에 서점이라는 게 따로 없다고 답해 주었다.
“형님. 한양에 서점이 어디에 있소?”
“뭐?”
“책 파는 곳 말이요.”
“허허. 그런 데는 딱히 없고, 대신 따로 서책을 은밀하게 구할 방법은··· 있지. 흐흐흐. 왜 혼자라서··· 외로운 겐가? 자네도 역시 사내였구먼 그래!”
책을 구한다는데, 웬 외로움 타령을 꺼내나 했다.
권해룡은 실실 웃으면서 장통방(長通坊, 지금의 청계천 장교동 일대) 저잣거리에 있는 ‘별마당’이라는 유기전(놋그릇 등을 파는 시전 가게)을 한번 가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장통방에 가보니, 수원의 못골시장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시장이었다.
육조거리의 오른쪽 아래를 따라 지금의 종로1가부터 3가까지 시장이 길게 걸쳐 있었고, 지금의 청계천과 세운상가 까지를 아우르는 엄청 큰 규모였다.
“별마당, 그 곳에 가면··· 근처에서 수상쩍게 서성이는 ‘책쾌’가 있을 것이네. 그 자에게 책을 보러 왔다고 하면 안내해 줄게야. 그러면 그 자에게 ···”
권해룡이 알려 준 대로 별마당이라는 유기전 앞에 갔더니, 눈이 처져 있고 오른쪽 뺨에 커다란 사마귀가 달린 음침한 인상의 사내가 여기저기 눈치를 보며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 자가 필히 권해룡이 알려준 책장수 ‘책쾌’ 였을 터였다.
‘쾌’는 중개인, 상인, 거간꾼 등의 의미인데, 고로 ‘책쾌’는 책을 중개하는 상인을 말한다.
책쾌는 책을 판매만 하는 게 아니라, 구매하고자 하는 손님이 원하는 책을 전국을 뒤져서 찾아 주기도 했다.
그럴려면 책의 내용을 빠삭하게 알고 이해해여야 하니, 당연히 책이나 문자에 대해서는 엄청난 전문가였다.
책의 가격이 워낙 비쌌으므로 일부 인기있는 책은 대여도 해주었는데, 이러한 책 대여점을 ‘쾌가’라고 불렀다.
특이한 점은 책 대여료는 1~2푼 정도(1푼의 가치는 700원 정도)로 싼 편이었으나, 대신 무조건 비녀, 노리개, 반지 같은 담보를 제공해야만 책을 빌려주었다.
책을 반납하지 않거나 책을 더럽히거나 훼손된 상태로 반납할 시에는 제공한 담보를 돌려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서치는 그 책쾌로 보이는 자에게 다가가서 권해룡이 가르쳐 준 대로 말했다.
“흐흠··· 좋은 거 있소?”
책쾌가 음흉한 시선으로 답했다.
“흐흐. 있수다! 마침 끝내주는 게 들어왔는데 한번 보실라우?”
그를 따라 유기전 내부로 들어가니, 은밀하게 마련된 쾌가가 나왔다.
뒤주를 열더니 책을 슬며시 한권 꺼내어 주었다.
그가 전해준 책의 표지가 유독 붉은색이었다.
“이게 무슨 책인데 표지가 이리 야리꾸리하오?”
“그거··· 아주 끝내주는 책이라오. 한 번 보시오. 흐흐흐.”
이서치는 책쾌가 보여 준 책을 열어서 읽어 보았다.
‘오마이갓! 이거 야설이잖아?! 헐... 그림도 들어있네!”
이서치가 무척 놀라워하자, 책쾌가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끝내주죠 잉? 그게 그 유명한 음란선비 시리즈의··· 신작이요!”
‘음란선비’는 당시 조선시대를 센세이션에 빠지게 만든, 엄청나게 유명한 음란소설이었다.
겉으로는 성리학과 삼강오륜을 부르짖는 멀쩡한 양반 선비가, 밤만 되면 수많은 여인네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고 그녀들의 외로움과 번뇌를 자기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 해결해 준다는 그런 허접한 내용이었지만.
양반이고 일반 백성이고 간에 가릴 것 없이 수많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최고의 인기 야설이었다.
이서치가 받아 본 책의 겉표지에는 조그맣게 저자명이 적혀 있었다.
[ 김사부 ]
이서치가 책쾌에게 물었다.
“김사부? 이 자가 작가인가 보죠? 뭐하는 사람이래요?”
“글쎄··· 워낙 비밀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소문에 의하면 아마··· 의원이라지?”
이서치는 음란선비의 저자가 의원이라는 말에 갑자기 한 인물이 떠올랐다.
‘김사부가 김의원이라··· 어라? 그럼··· 김의원? 에이 설마? 수원의 그 김의원 님은··· 아니겠지?’
이제서야 권해룡이 해 준 말이 이해가 됐다.
서점을 찾는 이서치에게 외롭냐며 놀려 댔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가만히 책쾌를 보고 있노라니, 예전에 90년대 세운상가 앞에서 야한 비디오 팔던 아저씨가 떠올랐다.
이서치가 빨간 책을 책쾌에게 돌려주며 물었다.
“이런 거 말고. 혹시 시간을 거슬러 다른 때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영험한 ‘신물(神物)’이라던가 또는 그런 능력을 가진 ‘기인(奇人)’, 원하는 곳으로 눈깜짝할 새에 바로 갈 수 있는 ‘비술(秘術)’ 같은 내용들이 나오는 책은 없소? 명나라 책도 괜찮소만···”
“에에? 그런 거는 당연히··· 없소. 내 들은 바도 없소이다.”
책쾌의 뻔한 대답에, 이서치는 별 실망도 하지 않았다.
‘역시 없구나. 하긴 이런 데 있을 턱이 없지···”
책쾌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이상타? 관상은 꽤나 밝히게 생겼는데 말야... 그럼 이건 어떻소?”
책쾌는 다시 뒤주를 뒤지더니 다른 책 하나를 꺼내 주었다.
이번에 평범(?!)한 책인 듯했다.
당연히 진본이 아니라 필사본이었다.
“그 책은 또 뭐요?”
“이 책은··· 서자로 태어난 초능력자가 원수를 찾아서 복수를 하러 길을 떠나는데, 그 와중에 여러 기인 동료들을 만나게 돼서 그들과 함께 탐관오리로부터 백성들을 구한다는 내용의 소설이오. 신인 작가의 입봉작이라는 데, 지금 장안에 엄청난 인기를 몰고 있는 책이라오. 발상이 아주 기발나고 내용도 재미가 그만이라오.”
이서치는 왠지 자기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인 것 같아서, 책을 받아서 첫 장을 열어 보니 그 안에 제목과 저자명이 나왔다.
제목은 ‘복수의 칼날!’, 저자의 필명은 ‘자천(紫泉)’이었다.
‘복수의 칼날이라··· 근데 자천? 자주빛 샘? 무슨 뜻이지? 어라? 가만 있어 봐··· 자천, 자주빛 샘··· 보라샘··· 잉? 보라쌤?!’
이서치는 그제서야 그 저자가 누구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서치가 지어준 별명, 보라쌤!
‘아하! 보라쌤! 드디어 그녀가 데뷔했구나!!!’
* * *
며칠 후, 갑자기 도승지가 불쑥 이조로 이서치를 찾아왔다.
세종대왕의 긴급 호출이었다.
박영서 채용 후, 근 2달 여 만에 입궐을 하게 된 것이다.
이서치가 세종대왕 앞에서 아뢰었다.
“이조 참봉 이서치 단골서리, 실로 오랜만에 용안을 뵈옵나이다~”
여전히 피곤한 기색의 세종대왕이 이서치에게 물었다.
“내금위장에게 들었네. 많이 아픈가··· 아직도?”
“아닙니다. 잠깐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사옵니다.”
“원래 선구자에겐··· 영광과 동시에 고난이 따르는 법이라네. 그래도 심상이 너무 다치지 않도록 신경 쓰도록 하라.”
“네. 신경 써 주셔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이서치는 격무에 시달리느라 항상 피로에 쩌들어 있는 세종대왕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네. 저는 잘 알죠. 당사자는 잘 모르시겠지만 바로 세종대왕님도 나중에 그리 되시잖아요. 많은 이들의 격렬한 반대를 이겨 내시고, 결국 그 위대한 한글을 만드시니까요. 세종대왕님도 화이팅!’
“그런데··· 어쩐 일로 소신을 부르셨는지요?”
“음··· 짐이 며칠전에 박영서 별좌를 불러서 ‘어떻게 할 만한가?’ 라고 물어보았더니, 아쉬운 대로 당장 1명이라도 더 사람을 썼으면 좋겠다고 하더군. 근데 박 별좌가 원하는 사람이 주변에 흔히 없는, 좀 많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하더군.”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래서··· 내 자네를 또 쓰겠다고 했네. 그러니 자네는 박영서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고, 그에게 필요한 인재를 찾아 주게!”
“네?! 아니··· 저라고 그런 사람을 당장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이서치가 뭐라고 항변하려 하는데, 옆에 가만히 있던 무흑이 그 사이에 갑자기 끼어 들었다.
"전하께서 이서치 참봉에게 내리는 첫 공식 임무다! 그러니 이조의 단골서리 이서치는··· 무조건 어명을 받들라!"
그 말에 이서치가 무흑을 째려보았지만, 무흑은 이미 딴 곳을 보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이서치가 대답을 했다
"휴우~ 네. 전하··· 그리 하겠나이다."
"그래. 허허허. 고생이 좀 되겠지만··· 참봉 이서치는 박영서를 도와서, 그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발굴토록 하라."
서치가 세종대왕에게 큰 절을 올리면서 대답했다.
“참봉 이서치, 삼가 명 받들겠나이다!”
그렇게 퇴궐한 이서치는 바로 박영서를 만나러 공조로 갔다.
그로부터 필요한 인재에 대한 요구사항을 들었다.
“... 이런 상황이니, 어서 사람을 찾아주게. 내 부탁함세!”
“아이고~ 그런 사람을 어떻게 찾아요? 그리고 저 혼자서··· 어떻게 하냐구요···”
“무슨 엄살인가? 자네 말고 또 누가 그런 인재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내 자네만 믿고 있겠네!”
“휴우~ 하여간 여기나 저기나 고집은 참··· 알겠습니다. 한 번 찾아는 볼께요···”
이리 되어서, 이서치는 박영서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찾으러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 * *
출장을 떠나기 전 날, 이서치는 윤곤대 집에 잠깐 들렀다.
윤보라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이서치는 윤보라의 문인 데뷔를 축하해 주었다.
“보라쌤! 저도 책,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는 그리 되실 줄 알았어요.”
“진짜요? 감사합니다. 도방님···”
“그래도 내심 책 내놓고는 그간 마음 고생 많으셨죠? 하지만 그리 인기가 높고 책을 찾는 이들이 많으니,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많이 써 주셔야 돼요? 아셨죠? 하하하. 자~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자신이 수원에서부터 가지고 왔던 여분의 휴대용 메모 세트 ‘아이패(我利牌)’를 그녀에게 선물했다.
마지막으로 윤곤대에게 인사를 하러 그의 방 앞에 섰지만, 결국 그는 이번에도 만나주지 않았다.
이서치는 묵묵히 그의 방 앞에서 큰 절을 올렸다.
‘이조전랑 님은 저에게 참으로 친절한 선배셨고 엄한 스승이셨고... 좋아하는 형이었고 의지가 되는 친구였습니다. 그간 정말 감사했습니다. 부디 다시 뵐 때까지 건강하시고 어서 기운 차리시기를...’
- 작가의말
< 파트2를 끝내면서… >
안녕하세요! 애드헌터 입니다.
이번 56화로 파트2가 끝나고, 다음 57화부터 파트3가 시작됩니다.
주인공 이서치가 조선에 와서 걸그룹 만들고 광고회사 창업하며 적응하는 얘기가 파트1 이고,
수원을 떠나 한양에 가서 벌어지게 되는 본격적인 헤드헌팅 얘기가 파트2 였다면,
파트3 부터는 조선팔도를 배경으로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인재도 찾고 수많은 위기에 처하는 등
본격적인 인재발굴 모험담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제 작품을 좋게 봐 주시는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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