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스카우트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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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애드헌터
작품등록일 :
2024.05.08 11:36
최근연재일 :
2024.07.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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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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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네 마음은 나와 같지 않구나...

DUMMY

- 62화 -


이종국의 뺨을 내려친 형이 처연한 모습으로 말했다.


“아프냐? 너를 때린 나도··· 아프다. 내가 태어나서 너를 오늘 처음 때렸재잉? 미안···타.”

“아니오··· 괜찮소. 형.”


“하지만 종국아! 그 때, 그러라고 너를 보낸 게 아니여! 응? 알간?! 너는 내보다 쇠질에 훨씬 재능이 있잖니. 워낙에 쇠질 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었고 말야. 그래서 너가 내 대신에 넓은 세상에 나가서 그렇게 니 마음껏 날개를 펼치고 훨훨 날며 살라고 보낸 거여! 알겄냐?!”

“흐흑···”


이종국이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근데 너가 한양에서 머슴 짓만 실컷 하다가 내려왔다는 말을 듣고는··· 사실 내는 오히려 안심했어. ‘아··· 아직까지 내가 너에게 형 노릇을 할 기회가 남아 있었구나’ 하고 말야.”

“혀엉~”


“그래서 너에게 이 대장간을 물려주려고 했더니만··· 너는 그간 쇠질을 전혀 안 했다며 대장간 일은 됐다고 했잖여? 대신 너는 힘쓰는 허드렛일이나 도우면서 심마니 같은 거를 하겠다고 그랬잖녀? 그런데 그게 알고보니··· 우리에게 네 과거를 숨겼던 거였구나.”

“그게 아니라요. 혀엉···”


“허지만 나도 뭔가 이상타 했지··· 어느 날 우리가 모두 출타했다가 예상보다 일찍 집에 왔을 때, 나는 우연히 보았제. 대장간에서 열정적으로 쇠질을 하는 있는 니를 말야. 그 때 너의 그 충만한 얼굴을 나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본 적이 없어. 그래서 내는 그 때 알았제. ‘아! 우리 종국이가 우리헌티 뭔가를 숨기고 있구나’··· 하고 말야.”

“흐흐흑.”


형의 얘기를 듣고서야, 이서치는 그간 이종국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는 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형의 마음도···


‘아··· 이종국은 이종국대로 괴로웠지만, 형은 또 형대로 마음이 영 편치 않았었구나···’


형의 얘기는 그후에도 계속되었고, 이종국은 바보처럼 울기만 했다.


“그려··· 이제는 모든 걸 알았구먼. 나는 니가 내 맴을 다 아는 줄 알았어. 그런데 이제 보니··· 네 마음은 나와 같지 않은겨?”

“혀어엉. 형 맴은 내가 진즉에 다 알았소. 허지만··· 내가 어찌··· 흐흑.”


“그러냐? 종국아··· 그러면 지금이라도··· 어여 한양으로 가.”

“혀엉···”


“너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그리고 못다한 내 꿈을 위해서, 또 엄니를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의 꿈을 위해서 말야. 한양으로 가 줘··· 제발··· 부탁헌다. 그래야 나도 엄니도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 거여. 종국아···”

“형! 혀엉!! 흐흐흑···”


이종국와 형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나중에는 어머니와 형수도 함께 그들을 안고 울었다.


옆에서 바라보고 있던 이서치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하게 고였다.


‘허허. 이 사람들이··· 진짜! 다 큰 어른들이 질질 짜기나 하고··· 허. 미치겄네!’



이종국은 자신과 그의 친 어미를 위해 헌신한 착한 형이, 처음으로 불같이 화를 내는 것을 보며 결국 마음을 고쳐먹게 된다.

그제서야 형제의 사연을 뒤늦게 알게 된 어미도 형수도, 이종국에게 어서 한양으로 가서 나라 일 하라고 진심으로 응원을 해주었다.


“종국아 부탁이다. 내가 지금이라도 형 노릇하게 해주라. 그래 주겠니?”

“네. 형. 내가 빨리 출세해서 형이랑 엄니랑 형수랑 다 한양으로 모실께요.”


“내는 한양 싫다. 내는 이제 여기가 참으로 좋다. 엄니랑 모시고 앞으로도 예서 살거여.”

“그려~ 종국아. 우리 걱정은 허들 말고, 너나 어서 가거라잉. 너가 그런 훌륭한 일 한대니까 우리는 안 먹어도 배부르고마잉.”


이종국의 어머니도 아무 걱정 말고 어서 한양으로 가라고 재촉한다.


“형··· 엄니··· 그럼 내가 한양가서 자리잡고 나서 수시로 찾아 올께요. 돈도 보내고 쌀도 보낼께요.”

“그렇게 먼 데서 뭘 자주 와잉. 그냥 쌀만 보내면 되지. 하하하.”


“혀엉...”



그렇게 이종국은 형과 그간 못다한 마음 속 얘기를 다 꺼내어 나눈 후에, 이서치와 함께 한양으로 떠나게 된다.


이서치는 외쳤다.


“이종국도 석세스!!!”


* * *


지금은 이서치 회귀 +5년. (1423년, 세종 5년)


이서치는 다음날 아침 일찍 이종국과 함께 한양으로 길을 떠났다.

오랫동안 마음 속에 묻혀 두었던 감정의 찌꺼기를 모두 다 쏟아낸 덕분인 지, 이종국의 표정과 발걸음에는 가벼움이 넘쳐 흘렀다.


“자! 그럼 이제, 한양으로 가보자구! 하하하.”

“아니···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리 안 간다고 떼를 쓰던 양반이, 왜 이렇게 태세전환이 빠르슈? 한양 간다니까, 좋습니까?”


“암. 좋지! 한양가면··· 기방에도 가고, 도방(도박장)에도 가고, 얼마나 좋아? 하하하.”

“허허허. 벌써부터 질펀하게 놀 생각부터 하시는구려? 참 멘탈도 좋으시네···”


이종국은 집에서 나올 때 웬 나무 지팡이를 하나 가지고 나섰다.


“그게 뭐요? 웬 지팡이?”

“호신용! 흐흐흐.”


“네? 그게 호신용이라구요? 그럼··· 혹시 그 지팡이 끝을 누르면 끝에서 총···. 아니 칼이라도 나오고 그러는 겁니까?”

“뭐? 허허허. 자네는 소설을 너무 많이 보았나보군! 그런게 어딨어? 그냥 나무로 만든 지팡이지··· 에이. 이 친구야!”


“허허. 저도 저지만 부직장님도 참 한결 같으세요···”

“에이~ 부직장님이 뭐야, 부직장님이···?! 이제부터는 그냥··· 형님이라고 불러? 알았지 동생?”


“네? 네··· 뭐··· 형님~”

“그렇지! 동생~ 불렀는가? 하하하.”



그렇게 이서치는 이종국과 티격태격 거리면서 한양으로 올라갔다.

한양에서 내려올 때는 혼자였지만, 갈 때는 둘이어서 이서치도 기분이 좋았다.


‘생각보다 고비가 많았지만··· 어쨌든 성공했다. 끼야호~!’


이서치가 한양에서 내려왔던 코스를 역으로 해서 하염없이 걸어갔다.

임실을 거쳐 완주로, 다시 논산을 거쳐서 공주로 올라갔다.

정해진 마감 일정 없이 쉬엄쉬엄 노닥거리면서 올라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딱히 문제가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니다! 예상치 못한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이종국 때문이었다.

이 인간이 글쎄! 들리는 곳마다 기방을 갈려고 하는 것이다.

기방이 없는 곳에서는 주막에 가서 초저녁부터 술을 딥다 퍼 마시곤 했다.


이서치도 처음에는 헤드헌팅 석세스의 기운에 들떠 함께 동조하였지만, 들리는 곳마다 매번 그러는 데에는 학을 뗄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그 돈을 누가 다 내나?

처음에는 이서치의 출장비를 썼다가, 그 돈이 다 떨어지고 부터는 오로지 이서치의 내돈내산 행렬이 이어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결국 경비가 거의 다 떨어져서, 천안을 지나고 부터는 자칫하면 노숙을 해야 할 지도 모는 상황까지 가버렸다.


“이보게. 동생! 오늘은 우리 주막 안 가?”

“네! 오늘은 안 갑니다. 아니··· 못 갑니다!”


“왜?”

“진짜 모르세요? 아니··· 모르는 척 하시는 거죠? 형님 덕에 진즉 제 출장비를 다 썼다 아입니까!”


“그래? 하지만 별 수 없지 않은가? 나는 무일푼이니···”

“에휴~ 말이나 말지!”


그래서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고, 영 내키지는 않았지만.

천안에서 수원으로 올라 갈 때는 그 문제의 태조산을 다시 오르게 되었다.


‘좀 찜찜하지만··· 그 산적 떼들은 이젠 여기에 없을 테니까. 뭐 괜찮겠지?’


그렇게 둘이서 산을 타고 있는데, 어제부터 주막에 가지 못해서 영 심심했는지 이종국이 농을 걸어왔다.


“동생~ 그러지 말고 저번에 하다 만 혜수란 처자 얘기 좀 더 해보게. 응?”

“갑자기··· 왜요?


“원래 남의 연애 얘기가 제일 재미진 거 아닌가? 힘든 산길··· 재밌는 연애 얘기 들으면서 오르면 금방 끝날 것 같으니까 말야. 흐흐흐.”

“뭐··· 별거는 없는데요. 그 처자는 김허준 한약방이라는 의원의 둘째 딸이고, 저랑은···”


그렇게 혜수와의 연애 진도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산을 오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호통 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놈들! 게섯거라!!”


* * *


뭔가 익숙한 상황이었다.


이서치는 속으로 생각했다.


‘헐··· 며칠 사이에 3번이나 산적을 만나다니··· 나도 웬만큼 재수가 없는 놈이로구나!’


그런데 왠지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목소리였다.

역시나! 뒤를 돌아보니, 그 놈이었다! 그 산적 놈 말이다.


처음에 마동식과 함께 천안으로 내려올 때 여기 태조산에서 만나서, 마동식에게 귀싸대기 맞고 기절했던 그 산적 두목 말이다.

그 다음에는 지리산에서 산적떼한테 잡혔을 때 다시 조우했던 그 놈!


이서치는 이제 같은 사람, 아니··· 같은 산적과 3번 만나게 되는 인연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그런 상황이고 보니 웬일인지 겁이 달아나고, 오히려 짜증이 몰려왔다.


“아이고! 또 만났구려. 이거 우연도 세 번이면 이제는 운명 아니요? 우리가 전생에 무슨 부부였나? 허허허.”

“어라? 네 놈··· 그래! 그 놈이로구나! 그 귀싸대기 일행에 있었다가, 나중에 지리산에서 우리한테 또 잡혔던 놈. 그 놈이 맞지? 흐흐흐.”


“근데··· 그 때 지리산에서 용케 안 붙잡히셨소? 암행어사 출두라고 해서 죄다들 잡혀간 줄 알았는데 말이요···”

“이 놈아! 내가 얼마나 재빠른 지 아냐? 도망치는 솜씨 하나로 산적질을 10년이나 버텼다. 요 놈아!”


옆에 있던 이종국은 둘 간의 대화를 통해 대충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종국이 산적 두목에게 말했다.


“허허. 아직도 백주대낮에 산적질 하는 덜 떨어진 놈들이 있었구나?”

“허허. 이 무식하게 생긴 놈은 또 뭐야? 이 놈이 나보다 더 산적같이 생겼잖아? 거시기··· 잔말 말고 가진 거나 다 내놓거라. 이 놈들아!”


산적들은 두목을 포함해서 총 3명이었는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종국은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그들에게 휘둘렀다.


[ 따악! 딱!! 따각!!! ]


“악!’

“욱!”

“어억!”


지팡이를 딱 3번 휘둘렀는데, 3명이 각 1대씩 맞고는 죄다 나가 떨어졌다.


산적들은 자기들끼리 눈치를 교환하더니만 3방향으로 나누어서 각자 잽싸게 도망을 쳐버렸다.


이종국은 그 3명 중에서 두목을 쫓아갔다.

그리고 지팡이를 휘둘러서 기어코 두목을 쓰러 트렸다.


[ 빡! ]


“허윽!”


두목은 힘들게 다시 일어서더니, 또 도망갔다.

그러면 이종국이 또 다시 쫓아가서 또 때리고, 두목은 또 맞고 도망치고.

그렇게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개그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맞고 도망치고를 반복하던 두목이 도망가던 걸 멈추고 갑자기 제자리에 서더니 이종국에게 말했다.


“아니! 잠깐만! 어어어? 잠깐마안!!!”

“얼래? 이 놈 봐라?! 왜?”


“아니! 산적이 3명이나 있는데, 다른 놈은 놔두고 댁은 왜 주구장창 나만 쫓아오는 거요? 응?”

“흐흐흐. 난 한 놈만··· 팬다!”


[ 빠악!!! ]


“으어억!!!”


결국에 산적 두목은 더 이상 도망치기를 포기하고 이종국 앞에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이서치가 두목에게 말했다.


“너. 가만 보니까 영 안되겠다. 그러니 이제 다시는 산적질 하지 마라.”

“네. 그러치 않아도 저도 느낀 바가 있어서 오늘 부로 은퇴하려구요···”


이종국과 이서치는 산적 두목을 잡아 끌고 태조산을 내려와서 근처 관아에 데려갔다.

마패를 보이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관아 이방이 근처 주막에 방을 잡아 주었다.

그 곳에서 저녁을 때우고 하루 밤을 묵었다.


다음날, 이서치와 이종국은 다시 수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서치가 이종국에게 말했다.


“와우~ 형님! 다시 봤습니다. 그 지팡이 하나로··· 엄청나시네요?”

“흐흐흐. 뭘 이 정도 가지구 그래? 원래 쇠질하는 놈들은 온 몸이 무기인 법이여. 이 무쇠 팔로 지팡이를 휘두르면 대부분은 그냥 한 방에 나가 떨어진다고! 하하하. 그나저나 이제 곧 수원이로구먼?”


* * *


이서치 일행은 드디어 수원에 도착했다.


“형님은 예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전 잠시 다녀올 곳이 있거든요···”

“그래? 그럼 난 여기 주막에서 한 잔 하고 있을께, 천천히 다녀오시게나. 주모! 여기 탁주 좀 내오시오.”


서치는 이종국을 한상포차에 데려다 놓고는, 부모님을 만나러 갔다.

저번에 마동식과 수원에 왔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그들을 못 만나고 간 게 영 마음에 걸렸었다.


그래서 오늘은 잠깐 그들을 보러 집으로 갔다.

그들, 조선에서의 부모님은··· 1년 넘게 못 본 사이에 그새 많이 늙어 있었다.


“아부지! 어무니~ 저 왔어요!”

“응? 이게 누구여? 아이고~ 우리 서치가 다 왔네! 여보게 임자~ 어서 나와보게! 우리 서치가 왔다니깐···”


이서치는 부모에게 큰 절을 하고는 자신은 한양에서 잘 지내고 있노라고 얘기했다.

그리고는 품 안을 뒤져 얼마 안 되는 남은 돈을 모두 다 그들에게 주고는, 다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다음에는 또 언제 뵈려나···’



한상포차에 가보니, 이종국이 벌써 얼굴이 씨벌개져 있었다.

아직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테이블에는 빈 술병이 댓병이나 엎어져 있었다.


서치는 그를 흔들어 깨웠지만, 얼마나 술에 취했는지 곯아 떨어져서는 통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실랑이하다 이서치가 그만 소리를 빼액하고 질렀다.


“형님!! 해도 해도 너무하시네! 고새를 못 참고 그리 술을 퍼마셔요? 어서 좀 일어나슈! 지금 떠나야 오늘 안으로 안양이라도 도착하죠··· 네?!!”


그렇게 이종국을 억지로 깨워서는 잡아 끌고 다시 한양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이종국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생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이서치는 이를 어떻게 하나 하고 고민하던 차, 마침 눈 앞에 김허준 한약방 2호점의 간판에 눈에 들어왔다.


‘아··· 이번에는 그냥 부모님만 뵙고 바로 한양으로 갈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구나.’


할 수 없이 이서치는 그를 데리고 중간에 김방투에 들르게 되었다.

작년 봄에 수원을 떠났으니까, 한약방에 오는 것은 근 1년 반 만이었다.


“어서 오세··· 어? 대표님!!”

“아! 원태구나? 정말 오랜만이네··· 잘 지냈니?”


한약방에는 마침 김의원도 혜수도 없고, 한약방 도령 ‘유원태’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의원은 1호점에 가 있다고 했고, 혜수는 조선제일기획 일로 외근 중이라고 했다.


“김의원님이 안 계시네. 이걸 어쩌나··· 1호점으로 가야 되나?”


이서치가 이종국을 데리고 1호점으로 다시 갈까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이종국이 말했다.


“어라? 나 이제 괜찮은 것 같은데? 진짜야! 배가 하나도 안 아파. 정말 신기하네? 여기가 명의는 명의인가 봐? 내가 걸어 들어오기만 해도 바로 병이 나아버리네. 흐흐흐. 그나저나··· 이보게. 혜수란 처자는 어디 있는 거야? 응~?”


그제서야 이서치는 이종국이 혜수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 일부러 꾀병을 부렸던 것임을 알게 되었다.


“아이 진짜! 이 아저씨가 정말! 에이~ 몰라. 어쨌거나··· 안 아프면 이제 갑시다!”

“잠깐 잠깐! 혜수는 어찌 하고···?”


“혜수는 그만 좀 찾고, 어서 가자니까요!”



그렇게 이종국을 잡아 끌고는 막 한약방을 나오려는 그 순간!

조선제일기획 일로 외근을 나갔다가 한약방으로 복귀하게 된 혜수를 마주치게 된다.


“어···? 혜수야!”

“아··· 대표님!”


“그동안··· 잘 지냈니?”

“대표님이··· 여기는 어인 일이세요?”


혜수에게 남원에서 이종국을 데리고 오게 된 얘기를 간략하게 해주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이종국이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다가 사이에 끼어 들었다.


“안녕하시오! 나는 이종국이라고 하오. 캬아! 내 듣던대로··· 정말 미인이시구려?!”

“안녕···하세요···”


이종국이 행여나 쓸데없는 얘기를 할까 봐 이서치가 냉큼 이종국을 막아섰다.


“허허. 이 양반이 또 쓸데없는 소리를! 혜수야. 이 양반한테는 신경 쓸 거 없다! 그나저나 반갑다. 혜수야··· 이게 얼마 만이니?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아버지는 잘 계시지?”

“네··· 아버님은 잘 계세요. 저도 잘 지냈구요···”


이제는 어엿한 조정의 관리가 되어 의젓해진 이서치를 보고 혜수는 속으로는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었지만.

몇 달 전에 한양의 이서치 집에 들렀다가 무흑으로부터 들었던 얘기가 생각이 나서, 일부러 데면데면하게 이서치를 대하였다.


‘그 분의 말씀대로··· 이제 내가 오라버니의 앞 길을 막아서는 안 되는 거야···’


그래서 혜수는 애써 이서치를 사무적으로 대하였다.

그런 사정을 통 알 리 없는 이서치는 마냥 서운하기만 했다.


‘이제는 오라버니라고 불러 주지도 않는구나···’


심지어 그녀는 이서치가 안성댁을 통해서 전해준 은삼작도 차고 있지 않았다.


‘혜수의 마음이··· 나와 같지는 않나 보다··· 그렇구나···’


그런 혜수를 보고 이서치는 느꼈다.

혜수를 향한 그의 마음이 일방통행이었고, 혜수의 생각은 그와는 다르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렇게 이서치는 잠깐의 인사만 하고는, 다시 가던 길을 가야만 했다.


“혜수야··· 잘 지낸다는 다행이다. 나 지금 공무 수행 중이라, 오늘은 이만 가볼께··· 다음에 또 연락할께. 잘 지내렴···”



그렇게 서치가 떠나고 난 후.

이제서야 혜수는 품 안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은삼작을 꺼내어 보듬었다.

그리고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오라버니··· 소녀는 어찌 하오리까···’



이서치는 착잡한 심정으로 한약방을 나섰다.

어느새 해가 어둑어둑 지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오늘 밤은 역참에서 묵고, 내일 아침에 일찍 떠나기로 했다.

이서치는 저녁 내내 아무런 말도 없었는데, 그렇게 수다쟁이인 이종국도 오늘은 말을 걸지 않았다.



그 다음 날 아침에 이서치와 이종국은 서둘러 역참을 나와서 한양으로 길을 나섰다.


막 팔달산을 넘어 가려는 그 순간, 갑자기 말 한 마리가 뒤에서 빠르게 달려왔다.

흑먼지가 자욱해서 말 위에 탄 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지만, 왠지 이서치 일행을 향해 달려오는 것만 같았다.


“누가 아침부터 이렇게 급하게···? 설마 나··· 때문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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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개와 늑대의 시간 24.06.30 93 1 20쪽
54 저, 수원으로 다시 내려갈까 봐요 24.06.29 90 1 18쪽
53 승자도 패자도 모두 현자타임 24.06.28 90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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