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마법사의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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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눈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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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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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도로의 소유권 분쟁

DUMMY

유한은 미리 비축해 둔 눈알을 소환해, 의료 계열 마법으로 능숙하게 자신의 눈알을 갈아끼웠다.

베인 흉터도 마법으로 없애는 건 22세기엔 일도 아니었다.


유한 일행은 마스크, 모자, 선글라스 삼신기로 정체를 숨긴 후 은밀하게 신서울의 거리를 걸어갔다.

신서울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타나틱스는 성동현 정권의 앞잡이입니다! 여러분!!

그리고 이 둘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거라고 확실시 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시위대 사람들에게 이미지가 전송되기 시작했다.

유한의 사진이 대문짝 만하게 붙여져 있는 장문의 글이었다.

유한의 음모와 그에 관한 정황 증거가 주르륵 써져 있었다.


"어이가 없구만... 나같은 준법 시민이 어딨다고."


유한은 김제현 지지자들 커뮤니티를 확인하면서 말한다.

사실, 그가 지금까지 한 모든 일은 합법이거나, 불문에 부쳐진 일들 뿐이므로 서류상으로는 모범 시민이 맞았다.

앨리스는 유한의 헛소리는 무시하고, 커뮤니티에 퍼진 자신의 정보를 살펴보고 있었다.


"비밀리에 사람을 납치해서 악마의 베리칩을 심는 살인 로봇, 이라고 쓰여있는데. 나는?"


"그런 로봇이 있으면 우리 사무소의 누구랑 교체하고 싶군."


"...너가 교체되면 되겠네."


유한은 앨리스와 실없는 소리를 하는 동안 시위대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그들 옆에 야당 의원의 사병들이 붙어있었다.

아무래도 시위의 단계를 넘어서, 집단 공갈의 경지에 들어선 모양이었다.


시위대를 지나쳐 유한 일행은 몇 층 짜리 낡은 빌딩에 들어간다.

이 건물의 소유주는 N&R, 즉 김제현 세력이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안전지대다.


"왔군. 청암 사무소 여러분."


명목상 임대 중인 공실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있는 것은, 장신의 붉은머리 여성이었다.

N&R 용병들의 정보도 수집하는 유한이지만 이 여자만은 정체를 파악하지 못 했다.

한국 출신이라는 정보는 있지만, 정작 인종은 아무리봐도 한국인이 아니다.


"누구야? 당신."


"이규찬."


"그 이름은..."


이규찬이라는 이름을 듣자 유한은 상당히 당황한 모양이었다.


"한 때 내 스승이었던 자의 이름이었지. 그 자가 죽고 내가 그 이름을 물려받았지만.

너도 그 자의 제자였지. 안 그래?"


"그 괴팍한 노친네를 스승이라 생각한 적은 딱히 없는데."


"스승에게 듣던 대로군.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개나 줘버렸다고 하더니만."


대화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규찬은 이규찬의 스승이고, 이규찬을 가르치기 전에 이규찬은 유한을 가르쳤던 모양이다.

이렇게 말하니 헷갈리지만, 간단히 말해 이 여자가 2대 이규찬이라는 소리다.


"그딴 얘기는 아무래도 좋아. 일단 물건을 보여봐."


이규찬은 검은색 가방을 열어, 그 안을 채운 은빛의 금속 덩어리를 보여준다.

유한은 그 덩어리에 다가가 몇가지 마법으로 테스트해본다.

다른 불순물이 섞여 있다면 미약하게나마 마법이 통할 것이었다.

하지만, 유한의 마법은 남김없이 순수한 마력 에너지로 분해되어 버렸다.

진품이 확실했다.


"확인은 끝났겠지? 다음은 오늘의 주인공을 모셔보도록 할까."


이규찬이 들어오라고 하자 멀끔한 정장 차림의 최남선과, 그를 경호하는 몇 명의 사병들이 들어왔다.

아무래도 다른 방에서 이미 대기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직접 만나게 되어서 반갑네. 내 망명을 도와주기로 한 건가?"


"안 도와줄거면 굳이 여기까지 왔겠어? 빨리 뭘 할지나 말하라고."


"간단하네. 인천 쪽에 있는 N&R 지부로 갈때까지 날 지켜주면 되네."


인천은 과거부터 공항이 있어 외국인들이 드나들던 지역으로, 지금은 한국의 영토가 아닌 N&R의 영토다.

신서울에서 내려온 다음 구서울을 나가면 거리상으론 금방이다.


"말은 쉽지만, 가는 내내 김제현이 우릴 죽이려 하겠군?"


"그러니 우리 N&R까지 고용한거지. 우리가 선두에서 길을 확보하면, 후방에서 잘 따라 오면 된다."


그렇게 약간의 작전 설명 시간을 가진 후, 일행은 30분 휴식을 가진 후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우리를 맨 앞에 세워서 고기방패로나 써먹을 줄 알았더니, 의외로 자기들이 선두를 맡을 줄이야.

역시 1위 국제 대기업은 기본이 되어있군..."


N&R의 병력은 죄다 2티어 이상인 듯 한데다가, 저 이규찬이라는 여자는 1티어급 전투원인건 확실해 보였다.

게다가 후방의 호위조에는 유한 일행에다 최남선의 사병들까지 있다.

이 정도로 든든하게 지원받으며 일하는 것은 유례가 없었다.


"하지만 뭔가 꺼림칙하군... 모든게 잘 풀린다는 생각이 들 때 치고, 끝이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지."


강승천이 불쑥 불길한 말을 내뱉었다.

사실 유한도 이미 정체불명의 불길함에 사로잡혀 있었다.

물론 불길함을 느낀다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


여러 대의 검은 밴과 승용차들을 동원해, 인원들은 일제히 신서울의 거리를 달렸다.

하지만 곧바로 검문에 막히고 말았다.

정부 사람들의 검문이 아니다.

김제현 지지자들이 무단으로 도로를 점거한 후, 임의로 차들을 멈추고 있었던 것이다.


"멈춰라! 차기 대통령 김제현 님을 반대하는 매국 세력이 아닌지 확인하겠다!"


"하아... 네, 김제현 님을 지지합니다."


이규찬은 눈에 띄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

하지만 검문자는 그 정도 대답으로는 만족하지 못 한 듯 했다.


"지지자라! 그럼 김제현님의 자서전 58 페이지에 쓰인 내용을 외울 수 있겠지? 만약 못 한다면..."


아무래도 지지자들은 학습 장치를 통해 자신들의 머릿속에 자서전의 내용을 주입하고 다니는 모양이었다.


"...정말 지긋지긋하군."


빛나는 마력의 칼날은 순식간에 검문인의 목을 쳐서 날려버린다.

정체를 숨기고 다닐 수 있는 건 여기까지가 한계인듯 했다.


곧바로 자칭 '평화로운' 지지자들과 차에서 내린 N&R 전투원들 사이에 패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단순한 민간인에 불과한 지지자들이였지만, 무의식 속의 김제현에게 조종당하는 그들은 나름 성가시게 공격을 버텨냈다.

물론 그래봤자 밥먹고 전투만 하는 N&R의 전투원들을 상대로는 여전히 불리했지만.


"명색이 대기업이란 작자들이 약자들을 괴롭히고 있다니... 썩 보기 좋은 꼴은 아니군."


지지자들과 N&R 세력의 가운데 틈새에 어느새 타나틱스의 멤버, 양진무가 나타나있었다.

지지자들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강자를 보고 자신들의 협력자인줄 알았다.

적어도 양진무가 주위로 감마선을 방출해 자신들을 죽이기 전 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N&R 직원들은 모두 살았다.

그들이 착용하고 있는 '항상성 유지 슈트(HMS)'는 보호막을 형성해 인체에 해로운 모든 외부요인을 차단하고, 보호막 내부를 생존하기 최적의 상태로 자동 유지시킨다.

이 슈트를 착용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해,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을 가능케 한다.


"용병 여러분. 우리는 김제현의 퍼스널이 완성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거든... 적당히 물러나주면 안될까?"


"네놈을 죽이고 나서 생각해보지."


그 순간, 순수한 마력 에너지가 담긴 참격이 양진무의 가슴팍을 베어넘겼다.

수십미터 떨어져 있는 상대를 베다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게 평범한 반응이겠지만...

이미 양진무는 자신의 동료에게서 이규찬의 정보를 듣고 왔다.


<그 퍼스널은 각 대상마다 한번씩, 자신의 공격을 무조건 적중시킬 수 있더군요.

재사용 하려면 보통 24시간이 필요한 모양입니다만...>


이규찬의 퍼스널로 순수한 마력 에너지를 정통으로 맞고 말아, 수복하는데 꽤나 큰 마력이 소모되어 버렸다.

그 틈에 이규찬은 완전히 거리를 좁혀, 마력의 칼날로 연속해서 참격을 가한다.

양진무는 퍼스널을 통해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수 밖에 없었다.


'젠장... 이런 이상한 놈들 상대는 왜 죄다 내 몫인지 모르겠군...'


양진무는 이규찬의 광기와 살기로 가득 찬 눈을 보며 투덜거렸다.


***


이규찬 쪽에서 일어났던 일은 그대로 유한 쪽에도 전해져서, 차량들을 도로 한복판에 멈춰세워야 했다.

뒷자석에 탑승한 최남선은 상당히 두려워하는 표정이었다.


"타나틱스까지 오다니... 이젠 꼼짝 없이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최남선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말했다.

앨리스는 유한을 미심쩍은 눈으로 응시했다.


"...그 눈빛은 뭐야.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실제로 유한은 타나틱스가 왜 갑자기 여기 나타났는지는 아는 바가 없었다.


"이봐.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창 밖을 보라고."


강승천이 창밖을 가리켰다.

그곳에 있는 것은 유한과 최남선 일행을 추격하는 헬기 한 대가 있었다.

그리고 열린 헬기의 출입문에 서서, 무언가를 조준하고 있는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

저 무기는 분명, 22세기에도 압도적인 가성비로 꾸준히 쓰이고 있는 재래식 무기, RPG-7이었다!


"이런 씨발!"


유한은 코앞으로 날아오고 있는 발사체를 보고 욕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발사체에 특수한 처리를 해놨는지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

일단 유한 일행과 최남선의 사병들 모두 일제히 마력 방벽을 전개했다.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든 방벽은 간신히 폭발을 막아내고 깨져버렸다.


"누구, 저 헬기 좀 격추시켜 줄 사람?!"


유한이 헬기에서 두 발째 장전을 거의 마친듯한 사람을 보며 외쳤다.

안타깝지만 개인의 세력이 약한 최남선의 사병들은 경호에 특화되어 있어서, 이런 상황에 대체할 수단은 없는 모양이었다.

애초에 도심에서 대전차무기를 난사해대는 상황이 희박하기도 하지만.


앨리스는 방해되는 차의 창문을 깨부수고 헬기를 향해 고열 광선을 발사한다.

헬기는 꽤나 큰 폭발을 일으키며 추락했다.


"이러면 됐지?"


엘리스가 의기양양하게 돌아보며 말한다.


"잘 했어. 빔싸개. 그거 하난 잘 하네."


"이 망할 놈이..."


앨리스는 유한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라 참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도로 바닥에서 정체불명의 마력의 흐름을 감지한 둘은 아예 문짝까지 날려버리고, 사람들을 데리고 차 밖으로 탈출한다.

바닥에서 튀어나온 것은 거대한 가시였다.

유한 일행이 차에 있었다면, 처참히 꿰뚫린 저 차와 같이 꼬챙이형을 당했을 것이다.


가시와 함께 구멍에서 솟아오른 인물은... 김제현 본인이었다.


"직접 현장에 올 줄이야. 정치인들은 보통 연기가 가득한 방에서 음모를 꾸미는 역할 아니야?"


"오오, 유한 군. 나는 '서민과 함께하는 대통령', '제 발로 직접 뛰는 대통령'이라는 표어를 밀고있거든...

자네같은 사회악을 직접 처단하는 것. 꽤나 의미가 있는 일이지."


김제현이 싸울 채비를 하자, 마력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앨리스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김제현의 마력은, 일반 사람의 수천명 분에 해당하는 말도 안되는 양이었던 것이다.


"이런... 김제현의 퍼스널은 아무래도 사람들의 마력까지 뽑아갈 수 있었나보군..."


공포에 질린 최남선에게 김제현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한다.


"하하! 뽑아간다니 어감이 안 좋잖나! '민주주의의 힘'이라고 불러주게."


그리고 김제현이 손짓하자, 곧바로 주위의 사람들이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김제현이 동료 국회의원들에게서 빼았은 퍼스널 중 하나인 '고정 마법'이다.

마법에 당한 사람들은 핀이 꽂혀 박제당한 곤충 표본처럼, 속박되어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마법 저항이 있을텐데 어떻게?!

하지만 앨리스는 그 답을 금방 알아차렸다.

압도적인 마력량으로 마법 저항까지 무시하고 찍어누르듯이 마법을 건 것이다.


"유한... 자네는 특히 너무 설쳤어. 그래도 실력은 있으니, 마지막 기회를 줄까?

지금이라도 엎드려서 사죄하는거다. 그리고 충성과 복종을 맹세하면 관대하게 용서해주지."


하지만 유한은 그런 김제현에게 조소를 보낼 뿐이었다.


"그렇게나 날 무릎꿇게 하고 싶었어? 그딴건 간단한데 말이야."


"흐음? 그 방법이 뭐지?"


"날 죽인 다음 너가 알아서 좋을대로 무릎 꿇은 자세로 만들라고. 방법은 그거 뿐이니까."


"...그거 좋은 방법이군. 당장 해야겠어!"


김제현은 순식간에 유한 앞으로 다가가 죽이기 위해 팔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앨리스는 보았다.

유한의 마력량이 비정상적으로 폭증하는 모습을.

그리고 애초에... 그는 고정 마법에 걸리지조차 않았다.


한 순간 유한의 살기를 띈 눈빛과, 김제현의 당황한 눈빛이 마주쳤다.

그 영원과 같은 순간에, 유한의 손에 들린 검은 칼날은 김제현의 상반신을 찢어발겼다...!


작가의말

파워 인플레를 걱정하실수 있는데, 사실상 여기 나온 인물들이 최정점에 가까운 사람들이고, 이들을 뛰어넘는 인물들이 완결까지 가도 그렇게 많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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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일대일로, 그 위대한 순롓길 25.05.19 1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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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배신의 배신의 배신 25.05.09 9 0 11쪽
153 핏값 25.05.05 10 0 12쪽
152 나만의 작은 맹수 25.05.01 10 0 14쪽
151 방생 25.04.27 12 0 12쪽
150 미심쩍은 선의 25.04.24 13 0 12쪽
149 정령계 어드벤쳐 25.04.20 13 0 13쪽
148 필승 전략 25.04.18 13 0 23쪽
147 화자의 의도 파악 25.04.13 14 0 12쪽
146 K-효녀열전 25.04.10 14 0 12쪽
145 양가감정 25.04.06 13 0 11쪽
144 마이너스 하렘 25.04.03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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