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묘지는 어떻게 된 거야?

산페이의 집은 조용하고 깔끔하였다.
그렇게 돌아오고 싶었고 그리웠는데···
재회의 순간이 오해하기에 딱 좋은 상황이었다.
우선 산페이에게는 오해를 풀 만한 설명이 필요했다.
비록 앞뒤도 안 맞고 두서가 없는 설명이었지만 사쿠라는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알았어요! 오빠가 하신 이야기 다 믿어요”
“미안해 내가 애초에 가마터에서 아키라를 머물지 못하게 해야 했는데!”
“갈 곳이 없는 천애 고아라는 말에 그만 마음이 약해져서···”
“잘했어요! 게가 말을 좀 직설적으로 하기는 하지만 악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무작정 언니라고 하는 건 사실 좀 화가 났어요”
“알았다 내가 잘 이야기하마! 그래 몸을 많이 상한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어?”
효노센야마의 낙뢰와 뇌신 라이진부터 내공심법의 텐신센젠의 이야기.
하산길에 만난 로쿠로쿠비까지···
“살아서 돌아온 것만으로 신에게 감사드려야 할 정도이구나···”
“몸은 괜찮은 것이냐? 다친 곳은 없고? 어디 한번 보자”
“몸 전체에 화상을 입어서 보여드릴 수는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제 오빠를 지켜드리는 데 부족함은 없을 겁니다.”
“휴···다쳤다고 하니 내 맘이 너무나 속상하구나”
“아참! 오오사루는 잘 지내고 있나요? 어디에?”
“가마터에 아키라와 함께 있다.”
“이상하게 오오사루가 아키라 곁을 떠나려고 하지를 않는구나···”
“내일 가마터에 함께 가서 만나자!”
“네 알았어요. 오빠”
그날 밤 산페이는 아마테라스(태양)의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목표-3: 백면금모 달 항아리 완료
아이템: 천년한옥 1개 획득
보상: 공격 25点, 수비 15点, 마법 20点, 생명 25点, 회복 17点 취득
스킬: 불사조의 깃털 습득]
‘다음 미션은 무엇일까?’
[목표-4: 오니 군단과의 전투
아이템: 진격의 오니도끼 20개
보상: 공격 30点, 수비 20点, 마법 15点, 생명 15点, 회복 20点
스킬: 혈귀의 흡혈 화살]
‘이것들은 또 무엇인지? 오니들이라면 크게 위협이 되는 마수는 아니지 않나?’
***
다음날 가마터의 불청객 아키라는 살 것이 있다고 장에 가고 없었다.
마당에서 만난 오오사루는 사쿠라를 발견하고는 너무 반가운 마음에 달려오다 발에 걸려서 넘어지기까지 하였다.
“괜찮아? 반갑다 오오사루야! 잘 지냈지?”
“끼~끼~끼~”
그녀는 오오사루를 크게 안아서 반가움을 표현했지만 오래 안을 수는 없었다.
안은 순간부터 다 회복된 줄 알았던 화상 부위가 불로 지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피부 안쪽부터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통증이···”
“음···쿠미노이즈미(신의샘물)에 가보면 어떨까?”
“시간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참! 백자광을 찾으셨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축하해요.”
“고맙다 고마워!”
“이즈미산 광산 옆에 영주님의 허락을 받고 더 큰 가마를 만들고 있다.”
“기다려 봐라! 앞으로는 네가 원하는 건 다해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야!”
“저는 오빠만 제 곁에 있으면 됩니다.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니다! 내 더 성공해서 널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산페이는 눈빛으로 그녀를 강하게 원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그녀는 좀 더 휴식이 필요한 눈치였다.
“죄송해요. 오빠! 제가 피곤해서 몇일간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오오사루도 제가 며칠 데리고 있어도 되겠지요?”
“그럼,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해라.”
가마터에서 하루 걸리는 거리에 있는 하카타 집으로 돌아온 사쿠라는 어제 늦게 귀가하여 못 뵈었던 아버님에게 그동안 경과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다.
“그래 무사시는 만나서 잘 배우고 온 것이냐?”
“비록 사회성이 좀 없어서 혼자서 저렇게 살고 있지만··· 검술 실력과 인품으로 보면 일본에서 따를 자가 없다”
“아비는 네가 무사시를 지아비로 섬겼으면 좋겠는데···”
“네 무슨 말씀이에요 아버님 전 그저 스승님으로 존경할 뿐입니다.”
“조만간 한번 하카타로 그를 부를 테니 진지하게 만나보도록 해라!”
“부끄럽다고 거절하지 말고···”
“하... 알겠습니다.”
불같이 무서운 아버지에게 사쿠라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할 수조차 없었다.
더욱이 번개를 벨 수 있는 능력을 뇌신 라이진으로부터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가는 자신의 쓰임새가 더 이상 산페이의 호위무사는 아닐 것이라는 두려움에 숨길 수밖에 없었다.
“몸이 많이 상한 것 같은데 어디를 다친 것이냐?”
“산에서 수련하다 등 쪽부터 벼락을 맞아서 화상을 입었습니다.”
“지금은 상처가 다 아물기는 하였는데···흉터가 남은 것 같습니다.”
“저런···내일 첫 시간에 의원을 보낼 테니 만나보도록 해라!”
“피곤할 테니 가서 이만 쉬도록 해라!”
“네 아버님도 편히 쉬도록 하십시오”
머릿속이 많이 복잡 해졌지만 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오오사루를 보니 그날 밤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 밤새 신의 샘에서 자신을 보살펴준 산페이가 떠올랐다.
‘오빠···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다미에 푹신한 요를 깔자 그녀보다 앞서서 자리를 잡는 오오사루.
사쿠라가 이불속으로 들어오자 또 품속으로 안겼다.
역시나 등 쪽으로부터 치밀어 오르기 시작하는 뜨거운 통증.
마치 라이진을 만난 날 벼락을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오사루가 섭섭해 할까 봐 밀치지도 못했다.
조금 버티다 보니 타는 듯한 통증이 서서히 딱딱 해지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그리고는 간지러운 느낌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이 느낌은 지장존 뒤쪽의 카미노이즈미에서 느꼈던 것이라 비슷하내...’
왠지 이미 화상으로 울퉁불퉁 해지고 딱딱한 호두껍데기처럼 변해버린 상처와 흉터들.
피부 속 세포들이 살아나고 부드러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고된 훈련과 믿기지 않은 사건 때문에 그녀는 그렇게 오오사루를 안고 잠이 들어버렸다.
“사쿠라야 일어나! 아버님이 보내신 의원이 도착하셨다.”
어머님의 목소리에 잠이 깬 사쿠라는 상쾌하고 폭신한 기운이 자신을 감싸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알았어요. 어머님 옷 갈아입고 바로 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버님이 보내신 의원은 동네 의원이 아니라 나가마사 영주의 직속 의원.
예전에는 대장군 직속 조직에서 일할 정도로 실력이 있고 명망이 높은 분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고향 하카타로 돌아오면서 영주 밑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의원님!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시노부(사쿠라의 다른 이름)입니다”
“아 그래요 오랜만입니다. 상처 부위를 볼 수 있을까요?”
아버님 한조보다 나이가 더 많은 분이라 부끄러움을 덜 느끼고 사쿠라는 옷을 벗은 채로 다다미 위에 엎드렸다.
‘음···’
“벼락을 맞아서 화상을 입었다고 들었는데 흉터는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벼락을 맞았다면 살아나는 것이 불가능할 터인데···”
“등 쪽부터 아래 허벅지 종아리까지 전부 흉터가 아닌지요?”
사쿠라는 자기 손으로 등과 허벅지 그리고 종아리 뒤쪽을 더듬기 시작했다.
화상을 입은 흉터의 촉감이 아니라 부드러운 아기 피부가 느껴졌다.
‘아, 이건 도대체 뭐지?’
“아가씨 혹시 번개가 아니라 불 같은 것에 그슬린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몰라도···몸에 흉터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아마도 심리적인 충격으로 인한 심인성 통증으로 보입니다.”
“아···그럴 수도 있겠군요”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면 통증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의원님”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다.
비록 고무로 된 옷을 입기는 했지만, 번개로부터의 열기를 다 막아줄 수는 없었다.
몸을 숙여 낙뢰를 맞다 보니 뒤쪽은 화상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기억나는 것만 네 번.
차마 두려워서 눈으로는 보지 못하고 여러 번 손으로만 직접 흉터들의 기분 나쁜 딱딱하고 거친 촉감을 확인 했건만 흉터가 없어졌다니···
“사쿠라야 얼마나 다행이니 나도 겁이 나서 흉터를 보지는 못했는데 아무렇지도 않다니 안심이다.”
“네 어머님”
아무리 머리를 돌려봐도 답을 찾을 수가 없어서 방으로 돌아오니 바닥에 오오사루가 죽은 듯이 쓰러져 있었다.
“오오사루! 오오사루!”
다행히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오사루는 미약하지만 숨을 쉬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것인지, 아픈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숨을 색색 쉬면서 자신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다친 곳이 있는지 없는지 이곳저곳을 살펴보아도 공격의 흔적은 없었고 아픈 것이 틀림없었다.
어찌할 줄 모르고 당황만 하다가 산페이가 있는 가마터로 무작정 말을 타고 달려가는 것이 사쿠라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하지만 그는 새로 짓는 가마터에서 일하는 중이라서 아키라만 나와보았다.
“나와보세요! 오오사루가 아픈지 일어나지 못해요.”
“사쿠라 언니, 무슨 일인가요? 증세가 어때요?”
“제가 어릴 때부터 동물들과 교감을 많이 해서 동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어요. 괜찮아질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불안해서 떨고 있는 사쿠라를 차분하게 안정시키는 아키라의 모습에서 보이지 않았던 침착함이 묻어났다.
“오오사루 아프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나요?”
“언니에게 어떤 일이 있었나요?”
“···.”
한참 입을 다물고 있다가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오오사루를 살릴 수만 있다면 비밀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언니의 흉터가 연기처럼 사라진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디에서 데리고 온 원숭이인가요?”
사쿠라는 카미노이즈미(신의 샘)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언니! 제가 보살피면 분명히 나아질 거에요.”
그렇게 자신 있게 자신을 안심을 시켜주는 아키라에게서 비록 동생이지만 점점 의지하고 있었다.
“아참! 저 언니보다 세 살 아래 21살이에요!”
“제가 어릴 때부터 고생해서 나이가 좀 들어 보이죠? 허락도 없이 언니라고 불러서 미안해요.”
“아 그렇구나! 나도 너무 까칠하게 굴었죠?”
“전 언니 처음 봤을 때부터 느낌이 왔어요! 저랑 비슷한 길을 걸어온 듯한 동지애 같은···”
“우리 그냥 말 편하게 하면 안 될까 언니?”
“그래 너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든다. 알았어! 아키라!”
세 살 때부터 쿠노이치로 키워지고 독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사쿠라.
눈앞에서 사무라이들에게 부모님을 잃고 세 살 때부터 음양사로 훈련 받은 아키라.
둘의 첫 만남은 조금 부적절한 상황이었지만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언니의 하루하루는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아...”
“마치 내 모습의 투영 같거든···산페이 오빠에게 듣기도 했고···”
“그래 아키라! 너도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구나···너에 대해서 알고 싶어!”
“온묘지(음양사)는 어떻게 된 거야?”
***
아키라와 삼촌 세이메이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체수련과 자연수련에 매진하였다.
아키라가 여섯 살이 되어서는 제법 삼촌의 속도에 근접하고 폭포 베기를 하면서 근력도 성인 남자에 비해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일곱 살이 되어서는 드디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정신수련이라 함은 뇌를 잘 움직이게 해서 집중력과 균형을 향상하는 것이다.”
“음···활성화는 최고로 많이 잘 움직이는 상태를 만든다는 뜻이야”
어린 아키라에게 어려운 단어를 항상 쉽게 설명해 주는 친절한 삼촌이었다.
“훈련을 통해서 남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게 되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고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삼촌 진짜로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볼 수 있어?”
“그럼 적이 오는 것도 미리 알 수 있겠구나”
“그럼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그렇게 될 거야!”
절벽 위의 금단의 사찰 ‘다케다 고사’는 하늘을 찌르는 듯한 봉우리 위에 깎아 지듯이 매달려 있었다.
험준한 산세를 헤쳐 올라가야만 다가갈 수 있는 인적 없는 이곳은 마치 구름 사이로 솟아오른 신비의 성채였고 아키라와 세이메이가 훈련을 하기에는 최적의 요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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