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룡전(武龍傳)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반소설

완결

서혁(瑞赫)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2
최근연재일 :
2024.08.09 10: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31,426
추천수 :
557
글자수 :
463,466

작성
24.06.25 10:00
조회
219
추천
4
글자
10쪽

62화 주흘산의 주인이 되다

DUMMY




주흘 일행은

천 육백 냥에 물건을 넘기고

약속한

상주와 예천의 경계로 모였다.


“무룡 아저씨,

저놈들은

이제 며칠을 더 기다리다

값을 올려놓고 상주로 올거예요.

그러니까

나머지 물건을

내일 안으로

이방 할아버지 집에 가져다 놓고

평소 가격으로 팔라고 하세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저놈들에게 받은 돈이 있으니

우리는 놈들을 혼내 주고

돈도 벌었으니 일석이조 잖아요.”

“넌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니?”

“토수 아저씨가

글을 가르칠 때 가르쳐 줬어요.”


무룡은

영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영길이를 보고 있으면

내가 좋은 일을 한 것 같아서

행복하다.”

“나는 내 곁에

아저씨가 있어서 좋아요. 히히”


무룡은 주흘에게


“상주

이방 노인 집에

남은 약초를 넘기고 가면서,

고생한 사람에게 밥을 먹게

엽전을 줘서 보내시오.”

“알았소. 무룡 우.”


일행이

등짐을 지고 가는 동안

무룡과

네 사람은 다른 길로

상주로 들어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영길이

돌팔매 솜씨 좀 볼까?

저기 저 나무를 표적으로 어떠냐?”

“잘 안 보여요.”


듣고 있던 주흘이

편곤을 휘두르자

허벅지만한 나무들이

부서지며 넘어졌다.

그 편곤에 놀라는 것도 잠시

대길산의 언월도가 춤을 추듯

나뭇가지를 잘라서 정리했다.

그러자 강재기가 나서며

커다란 돌을 들어서

탑을 쌓듯 올려놓았다.


“이 정도는 돼야 돌을 던질

맛이 날 것 아니겠소.”


세 사람의 협력으로

멋진 표적이 만들어졌다.

무룡은 큰 돌 위에

주먹만 한 돌을 올렸다.


“영길이가

맞출 수 있는 데까지

뒤로 나가서 던져보거라.”


영길이는

열 개를 던져

두 개를 맞췄다.


“잘했다.

매일 조금씩 연습하면

점점 나아질 것이다.”

“무룡 아저씨,

어떻게 던지는지

한 번만 보여주세요.”


무룡은

영길을 흐뭇하게 쳐다보았다.

무룡은 돌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뒤로 가서

돌을 던졌다.

‘딱’ 소리가 나며 표적이 떨어졌다.


그때

돌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토끼 한 마리가 언덕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무룡은 망설임 없이 돌을 던졌다.

‘꽥’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강재기가 토끼를 들고 왔다.


무룡의

투석실력을 눈앞에서 보고

놀란 사람은 영길만은 아니었다.

그날 노숙을 하며

무룡의 돌팔매에

떨어진 꿩과 토끼를 구워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영길은 무룡의 품을 노리더니

기어코 안겨서 잤다.


상주

이방 노인의 집에 도착하니

점심 무렵이었다.

약초는 거의 도착했고

가난한 사람들이 쓸 소량은

약속대로 이전과

다름없는 가격으로 팔기 시작했다.


무룡 일행이 도착하고

나흘 뒤,

점심 무렵에

약초를 매점매석하던 일당이

잔뜩 기대하며

이방 노인의 약재상에 나타났다.

영길은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 숨었다.


“요즘 약재값이 좀 어떻소?”

“늘 고만고만하오.”

“고만고만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잠시 오르기도 했는데,

예년과 별다를 게 없소.

뭘 얼마나 사시려고 그러시오.”


이방 노인은

보란 듯 약재가 쌓여 있는

방문을 열어 보였다.


“이게 아닌데,

이럴리가 없는데....”

“얼마 전에 약초값이

오른 것 때문에 그러슈.

여기는 사방에서

약초가 오가는 곳이라서

잠시 값이 올라가긴 해도

길어도 보름만 지나면

원래 가격이 돌아오고 만다오.”


일당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가격을 확인해 보고

망연자실하더니

이방 노인에게 약초를

헐값으로 넘기고 사라졌다.

몹시 서두르는 것을 보면

물주를 피해

도망을 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방 노인에게 영길을 부탁하고

네 사람은

문경으로 발길을 돌렸다.

먼저 꼭두서니 요새에 도착해

주흘과 강재기, 대발산을 소개했다.

주흘을 먼저 소개한 것은

요새를 맡은 주흘의 기를 살려주기

위함도 있었다.


꼭두서니에서

이틀을 쉬면서

서로 친밀하게 지내게 하려고

애쓴 보람인지 금방 가까워졌다.

그날 밤,

무룡은 유장과 마주 앉았다.


“요새 사정은 어떻소?”

“우 덕분에 착착 진행되어서

거의 완성되었소.”

“개간에 필요한

농기구와 파종할 씨앗 등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시오.”

“우가 그동안 준 것만으로도

돌아갈 것 같소.”

“고생 많소,

언제든 필요한 돈은

내게 말 하시오.

그리고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주는 것이오.

필요한 곳에 쓰시오.”


무룡은

엽전 주머니를

유장의 품에 넣어주었다.


점심을 먹고

주흘 요새에 도착했다.

일의 진척을 점검하고

돼지 몇 마리를 잡았다.

한창 분위가 무르익었을 때,

주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지금껏

내가 아는 걸출한 인물이

주흘산에 제일 많이

있는 줄 알았소.

그런데 세상에는

우리보다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걸 알았소.

그래서 나는

우리 주흘산의 주인으로

무룡을 모실까 하오.

어떻게 생각하시오.”

무돌,

“그럼, 주흘은 어떻게 되오.”

주흘,

“나는 지금처럼

계속 여기에 있을 거고

전과 다름없이 일 할거요.”

무돌,

“그럼, 나는 찬성이오.”


‘주흘과 무돌의 뜻이 그렇다면

우리는 대의를 따르겠소.

나도 나도’하는 소리가

요새에 울려 퍼졌다.


주흘,

“자, 그럼. 우리의 주인이 될

무룡을 소개하겠소.”


함성이 울려 퍼졌다.

갑작스런 일에 당황한 것은

당자인 무룡뿐 아니었다.

얼떨떨한 것은

강재기와 대발산도 마찬가지였다.


“주흘, 고맙소.

부족한 나를

주흘이 그렇게 생각해 주니

감개무량하오.

앞으로 여러분을 위해,

우리 주흘산 요새를 위해

노력하겠소.”


주흘이

잔을 들고 소리쳤다.


“자, 우리의 무룡 우를 위해

건배합시다. 위하여!”

“무룡 우를 위하여!”

“무룡 우를 위하여!”

“무룡 우를 위하여!”


그날 밤,

주흘산 요새는

사나이들의 열기로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다음날 아침,

무룡과 세 사람은

요새를 찬찬히 둘러보고 왔다.


“느낀 점을 말해 보시오.”

강재기

“사람은 많은데

농토가 부족한 것 같소.”

대발산,

“나도 같은 생각이오.

먹을 것이 넉넉해야

힘이 생기는 법이오.”

주흘,

“그렇지 않아도

그게 제일 마음에 걸리는 일이오.

산을 사서 농토를 개간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소.”

“알았소.

이 요새를 맡은 사람은 주흘이니,

두 사람이 주흘을 도와서

농토로 만들 산을

당장 찾아보시오.”

주흘,

“알았소.”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좋은 터를 찾아보시오.”


주흘이 물러가고,

대발산과 강재기가

뒤따라 나갔다.

다음날

세 사람이 보이지 않더니

어두워져서야 돌아왔다.


“요새와 너무 멀리 있는 산은

곤란하오.”

주흘,

“그게 아니라 산 주인을

만나 보느라 늦었소.”

“어떻게 되었소?”

“셋이서 머리를 맞대도

어느 것이 나은지 모르겠소.

하나는 산이 크고 넓어

개간할 여지가 많고,

다른 하나는 이미 대부분

개간이 되어 있는 땅이오.”

“어느 것이 요새와 가깝소?”


“먼저 것이

요새의 왼쪽

뒤에 것이 오른쪽에 있소.”

“물은 어느 곳이 풍부하오.”

“둘 다 계곡이 좋아서

물은 많소.”

“이번 것은

주흘이 오늘 밤까지만

고민하고

내일 결과를 알려 주시오.”

주흘.

“멀리 내다보면

큰 산이 나을 것 같소.”

“나도 같은 생각이었소.”


그날 무룡과

세 사람은 산을 매입하고

돌아왔다.


“이제 곧 봄이 올 것이니

한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게

독려해 주시오.”


무룡이

강대기에게 눈짓을 주자.

등짐에서

엽전 자루 하나를 꺼냈다.


“이 돈은 주흘이

알아서 사용하시오.

뭘 하든 상관하지 않겠소.”


무룡 일행은

주흘산 요새를 떠나

예천의 심곡으로 건너갔다.

심곡마을은 공사가 끝나고

새집으로 이사를 한 상태였다.

며칠 뒤면 공사하러 갔던

춘삼과 서칠을 비롯한 장정들이

돌아올 것이다.


마을에

활기가 도는 것 같았다.

자세한 일은

세 곳 요새 공사를

도와주고 있는 춘삼을 만나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그때 의성 쪽에서

시꺼먼 연기가 솟아올랐다.


대발산,

“대장,

산불이 난 것 같은데요.”

“그러게

다른 곳으로

번져 나가기 전에

빨리 불이 꺼져야 할텐데.”


불은 반나절이 지나도

꺼지지 않고 오히려 불길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매캐한 연기가

하늘을 덮고 있었다.


강재기,

“대장,

불길이

잡힐 것 같지 않는데요?”

“그러게 안 되겠다.

의성으로 갑시다.

이러다 화전민들

다 굶어 죽겠소.”


세 곳의 접경지로 가다가

갑자기 의성으로

방향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불길을 피해 나온 사람들이

망연자실하게 산을

쳐다보고 있었다.


산만 의지하고 사는

화전민이나 소작농에겐

너무나 큰 재해였다.

관에서는 산불의 책임을

힘없는 사람들에게 돌렸다.

그리고 불길이 잡히자

산에 살던 사람을 모두

쫓아내 버렸다.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떠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산만 쳐다보고

있을 수도 없었다.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더니 드디어

거대한 마을이 생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룡전(武龍傳)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무룡전 2부 끝 24.08.08 93 0 -
108 108화 무룡, 치악산을 찾아가다 24.08.09 160 4 10쪽
107 107화 한양으로 떠나다 24.08.08 146 4 10쪽
106 106화 철탄산 약장수 3 24.08.07 147 3 9쪽
105 105화 철탄산 약장수 2 24.08.06 145 5 10쪽
104 104화 철탄산 약장수 1 24.08.05 146 4 9쪽
103 103화 가락과 가미의 인연 24.08.04 147 4 9쪽
102 102화 고약한 약 24.08.03 149 4 9쪽
101 101화 증포 기술자 여주 24.08.02 155 3 10쪽
100 100화 동행 24.08.01 161 4 9쪽
99 99화 증포 기술자 주령 24.07.31 165 3 10쪽
98 98화 달일 형제와 석룡산 요새 24.07.30 166 4 10쪽
97 97화 박지광과 도적 24.07.29 165 4 10쪽
96 96화 부상의 그릇 24.07.28 166 4 10쪽
95 95화 태산을 가르치다 24.07.27 170 4 10쪽
94 94화 만강과 태산 24.07.26 174 4 10쪽
93 93화 부상을 만나다 24.07.25 184 4 10쪽
92 92화 항불의 복수 24.07.24 177 3 9쪽
91 91화 비우의 마음 24.07.23 173 4 9쪽
90 90화 평삼 형제와 인삼 24.07.22 181 4 10쪽
89 89화 밤발, 바람개비, 망치 24.07.21 175 4 10쪽
88 제88화 평삼 형제와 박치기 2 24.07.20 175 4 12쪽
87 87화 평삼 형제와 박치기 1 24.07.19 200 4 9쪽
86 86화 꾀돌이 삼총사 뜨다 2 24.07.18 193 3 9쪽
85 85화 꾀돌이 삼총사 뜨다 1 24.07.17 199 4 9쪽
84 84화 농간 24.07.16 192 4 11쪽
83 83화 익산, 완주, 진안, 접수 작전 24.07.15 201 4 9쪽
82 82화 비우를 맡기다 24.07.14 204 4 9쪽
81 81화 두청과 비우를 만나다 24.07.13 196 4 9쪽
80 80화 세 여자 24.07.12 214 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