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룡전(武龍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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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서혁(瑞赫)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2
최근연재일 :
2024.08.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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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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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63화 산불과 화전민

DUMMY




무룡 일행은

그들을 만나,


“나는 경주 이골산에서 온

무룡이오.

농사를 짓고

살고 싶은 사람은 여기로 모여

내 말을 들어보시오.”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당장에 모인 사람만

거의 이백 명이 되는 숫자였다.

무룡은 안동과

구미의 요새를

이들의 터전으로 줘야겠다

생각했다.


“여러분이 살길을

우리가 제시 하겠소.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니

우선 각자 살던 곳의

대표를 뽑아주시오.”


북새통 끝에

대표로 나온 사람이

열여덟 명이었다.


“나는 앞서 말한 대로

무룡이라는 사람이고

경주 이골산에서 왔소.

안동과 구미에

산과 개간할 땅이 있소.

우선 대표들이 가서

땅을 보고

마을을 만들고 정착해서

농사를 짓고 살지 말지는

알아서 결정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소?”


각 마을 대표,


“우리는 지금

가족을 먹여 살릴 여지가 없소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이오.

농사지을 땅만 있다면

어디든지 가겠소.”

“이제

관과 산 주인의 눈치를 보며

쫓겨 다니는 짓은

그만하고 싶소. 제발

도와주시오.”

“그건 내가 아니라

여러분의 의지와 선택에 달렸소.”

“우린 하루가 급하오.

지금 당장 가서 보면 안 되겠소?”

“좋소. 갑시다.”


대발산과 강재기가

그들을 데리고

구미의 금오산 자락으로 떠났다.

무룡은

그들이 돌아 오길 기다렸다가

토수골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다음날,

무룡은 그들을 데리고

안동 토수골로 갔다.


무룡은

두 곳을 다 확인한

마을 대표들은 모아 놓고

의견을 물었다.


“솔직히 보고

느낀 그대로 말해 주시오.”

대표1,

“구미는 터가 넓고

농토가 많아

농사지을 사람에게 좋은 것 같고,

안동의 토수골은

약초 농사를 지을 사람과

농사지을 사람이

반반 정도가 좋을 것 같소.”

대표2,

“맞소.

나도 같은 생각이오.

우리에게 그곳에서

살게 해줄 것이면

하루 빨리 이주를 해야 합니다.

얼마 안 있어

봄이 오기 때문입니다.”

대표3,

“만약,

우리를 그곳에서

농사짓고 살게 해준다면

바랄 게 없을 것 같소.”

대표4,

“맞소,

이제 봄 농사를

준비해야 할 때요.”


‘맞소, 맞는 말이오.’

하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무룡,

“열심히 살려고 하는

의지만 있다면

농사를 짓고

먹고살게 해주겠소.

그리고 새집을 짓고

필요한 농기구는 물론

소출이 날 때까지

식량도 걱정 없게 해주겠소.

이제부터

여러분이 본 것

그대로를 말해주고

가고 싶은 사람을

데리고 오시오.”


대표들의 ‘와’, 하는

함성이 검게 그을린 산에

울려 퍼지며 그들은 흩어졌다.

얼마 뒤,

사람들이 하나둘 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이백 명 넘게

몰려들었다.

이틀 사이에

다른 곳으로 떠난 사람을

제외하고도 점점 더

불어나고 있었다.


“먹을 것과

나머지를 모두 준비해 준다고 해도

당장 여러분이 살집이 문제요.”

대표5,

“산에 나무도 많던데

그건 우리가 만들면 되오.

나는 집을 지어 보았소.”

“좋소,

연장은 우리가 사주겠소.”

대표6,

“파종할 씨앗도 있어야 하오.”

“그것도 걱정마시오.”


대발산이

구미요새로 갈 인원을

데리고 먼저 떠났다.

그리고

무룡은 예순 명 정도를 데리고

안동 토수골로 갔다.

강재기는 그사이에

영양의 접경지역으로 가서

세 요새에 도움을 요청하고

구미로 내려가

대발산과 합류했다.


무룡은

영덕 비족의 요새에서

보낸 사람에게

토수골을 맡기고

봉화 최언석의 집으로 갔다.

거기서 영양 새걸 요새와

울진 장용의 요새에서 온

인원이 합류했다.


“무룡, 어서 오시오.

늦은 시간에 오셨소.”

“그렇게 됐소.

구미 요새와

안동 토수골에서

먹을 식량이

필요해서 급히 찾았소.”

“그것이라면 걱정마시오.

내게 넉넉히 있소.”

“얼마나 줄 수 있소.

내게 돈이 있소.”

“지금 온 사람들이

옮길 수 있을 만큼은

내가 내줄 수 있겠소.”


“더는 안 되겠소.”

“무룡, 오해하고 있소.

안동은 몰라도 구미까지는

너무 먼 거리라

이동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오.”

“그럼,

어떤 방법이 좋겠소?”

“가까운 구미에서

구하는 게 좋겠소.

그 돈은 내가 대겠소.”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소.”

“말만이라도 고맙소.

돈 걱정은 마시오.”

“좋은 일인데,

나도 이제 무룡에게 받은 것을

돌려줄 기회를 갖고 싶소.”

“언석은

나를 부끄럽게 하고 있소.

고맙소, 거절하기 힘들겠소. 하하”


최언석도

무룡을 만난 후 처음으로

크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요새 인원이 식량을

안동으로 가져가는 동안

무룡은 구미로 내려갔다.

김천, 칠곡, 군위, 상주에서

쌀을 사 모아 요새로 옮겼다.


그 사이

대발산과 강재기는 노련하게

일을 착착 진행하고 있었다.

벌목을 하는 사이

터를 고르고 각각

대목 기술자 한 사람에

보조 여럿을 붙여

일의 능률을 높였다.

불과 열흘 남짓에

집의 뼈대가 완성되었다.


번개불에

콩 구워 먹을 속도였다.

나머지 인원은

산을 파내고

물이 있는 곳에는 논을 만들고

능선에는 자잘한 나무를 잘라내고

밭을 만들었다.

화전을 일구던 사람이나

남의 산모퉁이를 빌려서

농사를 짓던 사람이나

힘을 합하니 일의 속도가

생각 밖으로 빨랐다.


무룡이나

두 사람이 감독하지 않더라도

대표들이 눈치 빠르게 알아서

일을 해내고 있었다.


강재기,

“대장,

일을 너무 급하게 하고

있는 것 같소.

이러다 쓰러질 거요”

대발산,

“이삼일 뒤면

일단 집으로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소.

소소한 준비는 살면서

하나씩 보충해도 될 것 같소.”

“알았소.

하루쯤 쉬게 하고

잔치를 하자는 말을

왜 그렇게 돌려서 말하고 있소?”

강재기,

“엥. 대장의 눈치가

언제 저렇게 빨라졌지?”

대발산,

“그러게?

밖에서 눈칫밥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하하”


강재기,

“이틀 후,

구미 장이 열리는 날에

맞추면 좋을 것 같소.”

“돼지가 많아야 할텐데,

길이 험해 이동은 어떻게 하겠소?”

대발산,

“앞에 한 마리를 세우고

돼지를 몰고 와서

산채로 와서 잡으면 어떻소?”

“그거 좋은 생각이오.

내일은 쉬고

모레는 잔치를 열겠소.”

강재기,

“예, 대장,

돼지 몇 마리가 좋겠소?”

“글쎄,

휴식과 영양 보충,

이제 곧 농사도 시작되니 넉넉히.”

대발산,

“어른, 아이 합해서

대략 백 육십여 명인데,

에이 모르겠다.”

“뭘 고민하고 있소.

대표들에게 물어보면 되지.”


그날 저녁을 먹고 난

대표들을 불러 모았다.


“내일은 쉬고,

모레 잔치를 열거요.

돼지를 잡을 생각인데

큰 놈으로 몇 마리면 좋겠소?”

대표들이 모여,

의논을 하더니

‘세 마리면 되겠다.’고 말했다.

대발산,

“사람이 백 육십여 명인데?”


무룡은

대표들이 조금이라도

부담을 적게 주려는 것이라

짐작됐다.

무룡은 못 들은 척,

강재기를 향해 물었다.


“강재기는 몇 마리라 들었소?”


무룡의

뜬금없는 소리를 들은

강재기는 잠시 생각 하더니,


“대장, 여섯 마리로 들었소.”


그때 대표 하나가


“그게 아니라.”


하자

대발산이 황급히 가로막으며,


“예, 나도 여섯 마리로 들었소.”

“좋소.

제일 큰 놈으로 여섯 마리요.”


다음 날,

장에 가서 왁자지껄하게

장을 보고 왔다.

어른들은 다음날 먹을

고기 생각에 기분이 들떠있고,

아이들도 돼지를 보며

까르르 까르르 웃었다.

비어 있던 구미 요새에

봄이 온 것처럼 활력이 돌았다.


잔칫날,

한적하던 구미 요새에

사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로소 구미 요새가

제 모습을 찾는 것 같았다.

모처럼의 휴식에

삼삼오오 모여 걱정 없는

하루를 보내는 것 같았다.


집이 완성되고 나자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 보였다.

그동안에 보였던

의욕이 열매를 맺고, 비

로소 정착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 같았다.

요새가

씨 뿌릴 준비에 한창이었다.

무룡은 지나가다가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한 아이가 다가 오더니,


“아저씨,

나 토끼 한 마리만 잡아줘”

했다.

“너 토끼 좋아하니?”

“응, 나 토끼 좋아해.

키우고 싶어.

그니까 아저씨가 한 마리

잡아주면 안 돼?”

“알았다.

며칠만 기다리면

아저씨가 잡아줄게.”

“정말이지. 거짓뿌렁 아니지?”

“그럼, 정말이지.”


나흘 뒤.

토끼 열 마리,

어미닭 10마리와

병아리 30마리를 사와

공동 사육장에 넣었다.

번식만 잘되면

요새 사람들의 몸보신용으로도

좋을 것 같았다.

병아리 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요새는

여느 마을처럼 평화롭게 보였다.


무룡은

구미 요새를

농장 대표들에게 맡겨 놓고

영덕 요새로 갔다.

그사이 비족은 얼굴이

홀쭉해져 있었다.


“일이 많이 힘든 모양이오?”

“이제 틀이 잡히기 시작했소?”

“뭘 도와주면 되겠소?”

“식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소.”

“이것으로 식량과 농기구,

씨앗을 사도록 하시오.”

“고맙소, 무룡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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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무룡전 2부 끝 24.08.08 93 0 -
108 108화 무룡, 치악산을 찾아가다 24.08.09 159 4 10쪽
107 107화 한양으로 떠나다 24.08.08 146 4 10쪽
106 106화 철탄산 약장수 3 24.08.07 147 3 9쪽
105 105화 철탄산 약장수 2 24.08.06 145 5 10쪽
104 104화 철탄산 약장수 1 24.08.05 146 4 9쪽
103 103화 가락과 가미의 인연 24.08.04 147 4 9쪽
102 102화 고약한 약 24.08.03 149 4 9쪽
101 101화 증포 기술자 여주 24.08.02 154 3 10쪽
100 100화 동행 24.08.01 161 4 9쪽
99 99화 증포 기술자 주령 24.07.31 165 3 10쪽
98 98화 달일 형제와 석룡산 요새 24.07.30 166 4 10쪽
97 97화 박지광과 도적 24.07.29 165 4 10쪽
96 96화 부상의 그릇 24.07.28 165 4 10쪽
95 95화 태산을 가르치다 24.07.27 170 4 10쪽
94 94화 만강과 태산 24.07.26 173 4 10쪽
93 93화 부상을 만나다 24.07.25 184 4 10쪽
92 92화 항불의 복수 24.07.24 177 3 9쪽
91 91화 비우의 마음 24.07.23 173 4 9쪽
90 90화 평삼 형제와 인삼 24.07.22 180 4 10쪽
89 89화 밤발, 바람개비, 망치 24.07.21 175 4 10쪽
88 제88화 평삼 형제와 박치기 2 24.07.20 175 4 12쪽
87 87화 평삼 형제와 박치기 1 24.07.19 199 4 9쪽
86 86화 꾀돌이 삼총사 뜨다 2 24.07.18 192 3 9쪽
85 85화 꾀돌이 삼총사 뜨다 1 24.07.17 196 4 9쪽
84 84화 농간 24.07.16 190 4 11쪽
83 83화 익산, 완주, 진안, 접수 작전 24.07.15 200 4 9쪽
82 82화 비우를 맡기다 24.07.14 202 4 9쪽
81 81화 두청과 비우를 만나다 24.07.13 194 4 9쪽
80 80화 세 여자 24.07.12 21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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