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룡전(武龍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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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서혁(瑞赫)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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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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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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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82화 비우를 맡기다

DUMMY





무룡은

음성 산채에서

세휘와 있었던 일을 말해 주었다.

비우의 얼굴에 안도와

안타까움이 동시에 지나갔다.


비우가 두 손으로

무룡의 얼굴을 감싸 잡으며,


“무룡 오빠가

잘생긴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멋진

남자가 될 줄은 몰랐네.”

“비우 너도 예쁘게 잘 자랐네.”

“내가 안 보고 싶었어?”

“가끔 비우 생각을 했지.”

“난 참 많이

무룡 오빠를 생각했는데

가끔 날 생각했다고?”


비우는 새침하게

무룡에게 눈을 흘겼다.

둘은 지난날을 이야기하며

아련한 과거로 돌아갔다.


“비우가 배고프겠다.

잠시만 기다려

내가 고기를 구워줄게.”

“아니야,

나도 이제 잘 할 수 있어.

오빠를 만나니 너무 좋다.”


무룡은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 속에 어리기만 했던

비우가 보이고

무철이 보이고 세휘가 보였다.


“비우야,

넌 어디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말해봐 내가 도와줄게.”

“오빠를 따라가면 안 될까?”

“내가 있는 곳은

네가 갈 수 없는 곳이야.”

“왜?”

“거기는 무술 수련하는

사람들만 모여있거든.”

“그럼 나도

무술 수련을 하면 되잖아.”

“거긴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많아.”

“그래도 괜찮아.

무룡 오빠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대신 싸워 줄게.”


무룡은

문득 무룡의 소매 끝을 잡고

조잘거리던

그 옛날의 비우의 모습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비는 세차게 내렸고,

동굴의 밤은 깊어갔다.

무룡은

모닥불 옆에서 잠든 비우를 보며

더 이상 떠돌지 않게 거처를

마련해 주어야겠다 생각했다.


무룡이

고기 냄새를 맡고 눈을 떴다.

어느새

비우가 일어나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고 있었다.


“비우, 잘 잤니?”

“응, 오빠도 잘 잤어?”


비우가 환하게 웃어주었다.

밤사이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비우야, 오늘은 장터 구경을 가자.”

“정말?”

“꼭 필요한 것만 챙기고

나머진 버리고 가자.”

“알았어, 고기가 아까운데···.”

“그럼, 동굴에 걸어서 말리자.

누구라도

배고픈 사람이 먹을 수 있게.”


비우가 빙긋 웃었다.

무룡은

저렇게 맑은 여린 비우가

산속을 전전하며 겪었을

고초를 생각하자

콧날이 시큰해졌다.

아침 느지막이

비우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왔다.

비우는 무룡을 만난 것이

꿈만 같은지 옆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으려 했다.

장터에 도착하고 나니

점심 무렵이었다.


주막에 들러

뜨끈한 것으로 점심을 먹고

장터 구경에 나섰다.

무룡은 비우의 손에

엽전 꾸러미를 쥐여 주며,


“우선 갈아입을 옷부터 사자.”

“알았어. 오빠.”


무룡은

콧노래를 부르며

장터 구경을 하는 비우를 따라

장터를 돌았다.

그날 저녁

새 옷을 갈아입은 비우는

몰라볼 만큼

아리따운 여자로 변했다.

무룡은

비우를 데리고 상주로 올라가

이방 약재상에 맡겼다.


“나 오빠 따라가면 안 돼?”

“그건 안되고,

당분간 여기에 있으면서 거처를

어디로 정할지 생각해보거라.”


비우는

어쩔 수 없이 이방 노인의 두 딸,

초련, 수련과 같이 지내기로 했다.

이골산에서의 하루는

바삐 지나갔다.

밀려있던 일을 해결하고

가을에 있을 이골산 비무에도

박차를 가했다.

갑자조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었고

또 재능있는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도 했다.

각 요새에서 일어난 일도

수시로 전달되었다.

그러나 거리상 신속한

전달이 어려울 때가 있어 고민하다가

전서구를 생각해 냈다.

사총사가 모였다.


“앞으로 급박한 일이 생기면

연락할 방법으로 전서구가

가장 좋을 것 같소.

은밀히 전서구를 기르고

훈련할 사람을 찾아보시오.”

유 책사,

“어디서 기를 생각인지···.”

“지금 당장은 중간지점인

의성 요새가 가장 좋을 것 같소.

유책사,

”대장, 내가 좀 알아 보겠소.“



대발산,

“대장,

영월 요새는 어떻게 되고 있소?”

무룡,

“두청이 견고히 지켜 줄 것 같소.”

강재기

“요새를 만들고 지키는 자들의

능력도 향상해야 할 시점 같소.”

기수,

“나도 같은 생각이오.”

무룡,

“그래서 이번엔

기수와 대발산이 요새로 돌아보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으면 싶소.”

유 책사,

“그럼 언제쯤으로 할 생각이오.”

무룡,

“전서구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출발할 수 있으면 좋겠소.”

“알았소. 대장.”

넷이 동시에 대답했다.


큰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무룡은 수련에 집중했다.

이골산 곳곳을

훑고 다니며

새로운 인물을 찾고 다니며

배우고 익힐 장소를 찾아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수련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된다.

사내 하나가

땅바닥을 보며

무언가를 던지고 있었다.

무룡은 그 모습이 궁금해

가까이 가 보았다.

사내는

나무막대를 세워 놓고

작은 줄을 던져 잡아채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뭔지 물어보다 되겠소?”


던지기에 집중하던 사내가

무룡의 목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았다.


“궁금하면

손가락 하나만 세워 보시오.”


무룡이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그대로 있으시오.”


사내는

좀 전에 나무에 던지던

줄을 던져

무룡의 손가락을 잡아챘다.


“올가미 아니오?”

“그렇소.”

“그런데 큰 것을 하지

왜 그렇게 작은 것으로 하시오?”

“작은 것이 더 어렵소.

작은 것이 되면

큰 것은 누워 떡 먹기요.”

“그래요?”


사내는 허리춤에서

줄 하나를 꺼내더니

무룡에게 던졌다. 무

룡은 꼼짝없이 잡혀버렸다.


“더 보고 싶으면

이 올가미를 피해서 움직여도 좋소.”


무룡은

좌우로 움직이며

별안간 방향을 바꾸어 보았지만,

올가미를 벗어나지 못했다.


“내 것을 보여 주었으니,

하나쯤 보여 주는 것도

좋지 않겠소?”


무룡은

거두절미하고 말했다.


“뭐든 하늘로 던져 보시오.”


사내는

올가미를 하늘로 던졌다.

무룡은 잠시 멈칫하다가

공 던지듯

팔을 서너 번 앞으로 흔들었다.

사내는


“올가미 하나를

버리게 생겼군.”


하며 땅에 떨어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놀란 듯


“아직은 좀 더 쓸 수 있겠소.”


하며 무룡을 쳐다봤다.


“무룡이오.”

“지난가을 비무에서

우승한 사람의 이름과

같은 것 같소?”

“그런 것 같소.”

“나는 가미요.”

“난 지금껏 가미를 보지 못한

이유가 궁금하오?”

“왜 올가미로 잡을 것이 있소?”

“앞으로 그럴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말이오.”

“필요하면 불러주시오.”

“고맙소.”

“올가미 줄의 결 사이에

수리검을 꽂은

신기에 대한 보답이오.”

“과찬이오.

이골산에선 가미 같은 능력을

갖춘 사람이 많은 것 같소.”

“틈나면

대나무밭에도 한 번 가보시오.”


가미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무룡은

대나무밭을 찾아가 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다음날 새벽,

무룡은 다시 대나무밭으로 갔다.

드넓게 펼쳐진

대나무 사이로

바람 소리가 들리고

‘딱, 딱 쩌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룡은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 들어갔다.

거기엔 나무젓가락을 든 사내가

던지기를 하고 있었다.

나무젓가락은

단단한 대나무를

뚫지 못하고 ‘딱, 딱’

일정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쇠젓가락을 사용하면

대단하겠소?”

“쇠를 사용하면

소리 듣는 재미가 없소. 뉘시오?”

“가미란 사람이 가보라 했소.”

“가미가 보냈으면 재밌겠소.

표적을 정해도 되겠소?”

“좋소.”


어느새

사내는 쇠젓가락을 꺼내 들었다.

무룡은


“먼저 시작하시오.”


쇠젓가락 연달아

파열음을 내며

대나무에 세로로 나란히 꽂혔다.

거의 일정한 간격처럼 보였다.

무룡은

그 옆 나무에 수리검 여섯 개를

가로로 꽂아 넣었다.

사내는 깜짝 놀라며


“나는 가락이오.”

“난 무룡이오.”

“무룡?

작년 비무대회에서···. 맞소?”


무룡은 웃음으로 답했다.


“가미가 무룡보고 뭐라고 했소?”

“필요하면 불러 달라고 했소.”

“나도 그렇게 하겠소.”

“고맙소.”


무룡은

수리검을 몇 번을 더 던지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이골산에서

수련을 더해 가고 있던 어느 날,

기수와 대발산이

요새 점검을 위해 떠난 다음 날,

초옥에게서 연락이 왔다.


‘보부상을 하는 한 사내가 무룡을 찾고 있소.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나쁜 일 같지는 않소. 보부상과 연통이 되면 팔도 소식을 가장 빠르게 알 수 있을 것 같소. 보고 싶소.’

-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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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무룡전 2부 끝 24.08.08 93 0 -
108 108화 무룡, 치악산을 찾아가다 24.08.09 159 4 10쪽
107 107화 한양으로 떠나다 24.08.08 146 4 10쪽
106 106화 철탄산 약장수 3 24.08.07 147 3 9쪽
105 105화 철탄산 약장수 2 24.08.06 145 5 10쪽
104 104화 철탄산 약장수 1 24.08.05 146 4 9쪽
103 103화 가락과 가미의 인연 24.08.04 147 4 9쪽
102 102화 고약한 약 24.08.03 149 4 9쪽
101 101화 증포 기술자 여주 24.08.02 154 3 10쪽
100 100화 동행 24.08.01 161 4 9쪽
99 99화 증포 기술자 주령 24.07.31 165 3 10쪽
98 98화 달일 형제와 석룡산 요새 24.07.30 166 4 10쪽
97 97화 박지광과 도적 24.07.29 165 4 10쪽
96 96화 부상의 그릇 24.07.28 165 4 10쪽
95 95화 태산을 가르치다 24.07.27 170 4 10쪽
94 94화 만강과 태산 24.07.26 173 4 10쪽
93 93화 부상을 만나다 24.07.25 184 4 10쪽
92 92화 항불의 복수 24.07.24 177 3 9쪽
91 91화 비우의 마음 24.07.23 173 4 9쪽
90 90화 평삼 형제와 인삼 24.07.22 180 4 10쪽
89 89화 밤발, 바람개비, 망치 24.07.21 175 4 10쪽
88 제88화 평삼 형제와 박치기 2 24.07.20 175 4 12쪽
87 87화 평삼 형제와 박치기 1 24.07.19 199 4 9쪽
86 86화 꾀돌이 삼총사 뜨다 2 24.07.18 192 3 9쪽
85 85화 꾀돌이 삼총사 뜨다 1 24.07.17 197 4 9쪽
84 84화 농간 24.07.16 190 4 11쪽
83 83화 익산, 완주, 진안, 접수 작전 24.07.15 200 4 9쪽
» 82화 비우를 맡기다 24.07.14 203 4 9쪽
81 81화 두청과 비우를 만나다 24.07.13 194 4 9쪽
80 80화 세 여자 24.07.12 21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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