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화 꾀돌이 삼총사 뜨다 1

놈들은
도적들의 굴에 스스로 들어온
어리석은 꿀 장수를
벗겨 먹을 생각으로 신이 났다.
맛난 꿀을 공짜로 먹을 절호의 기회였다.
도적1
“먹어보니 진짜 같긴 한데.
진짜 내일 아침이면 저 양반처럼
뽀얗게 되는 것 맞소.”
진달,
“그렇소. 아니면 내 돈을
한 푼도 받지 않겠소.”
도적2
“정말이오?”
달수,
“그렇다니까요.
효과가 좋으면 앞으로
우리 꿀을 많이 사주면 되오.”
넷은 흩어져서
여기저기에 벽에 꿀을 바르고
산채 도적들의
입과 얼굴에 꿀을 발랐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산청에서 온 성길은
며칠을 굶어 난폭해진 벌통의
문을 열었다.
산채에 발라놓은
꿀 냄새를 맡은 벌은
산채로 날아가
도적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무룡과 기수 그리고
사총사는 별들이 지나간 자리를
별 힘들이지 않고 접수했다.
그리고 불을 질러버리고 철수했다.
나주 산채가
불탔다는 소리를 들은
물주들은 급히 모여들었다.
물주1,
“나주 산채가 없어졌으니
가을에 배와 홍어는
어떻게 모을지 걱정이오?”
물주2,
“선주들이
계약된 물량을
파기하진 않을 거지만
예년보다 양이 좀
적어지긴 할 것 같소.”
물주3,
“이러다 낭패 보는 것 아니오?”
물주1,
“우리가 한두 해 장사하오.
그런 걱정은 마시오.”
물주2,
“다행히 나주 홍배도
값만 제대로 쳐주면
배를 넘긴다고 했으니
이윤이 많아질 거요.”
물주4,
“근데 갑자기 벌이 어디서 날아와
산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는지
영문을 모르겠소?”
물주2,
“산으로 도망간 벌들이
꿀 냄새를 맡고 달려든 것 같소.”
물주3,
“산채 놈들을 관에 고발한 놈들은
도대체 어떤 놈들이오?”
물주1,
“평소에 앙숙이었겠지.
우리는 돈만 벌면 되니 그놈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 상관있겠소.”
물주2,
“그렇긴 하지만
수족으로 부릴 놈들이
필요하긴 합니다.
우리가 직접 할 순 없는 일 아니오.”
물주3
“그렇소. 돈 몇 푼만 주면
우리 대신 궂은일을 해줄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요.”
물주4,
“듣자 하니 산청에서
꿀 장수가 네 명이나 왔다 하니,
그자들을 통해 산청 꿀도
사들여봅시다.”
물주1,
“알았소.
이틀 뒤에
다시 모여 의논합시다.”
이틀 뒤.
물주들이 모여 있고,
달수, 진달, 언유, 진평도 참석했다.
물주1,
“산청 꿀을 팔러
어떻게 여기까지 왔소?”
언유,
“말도 마시오.
작년에 보부상에서 꿀을 달라는 걸
안 줬다고 값을 후려쳐서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었소.”
“좀 팔았소?”
“아직 소득이 별로 없소.”
“꿀을 얼마나 되오?”
“우선 가져온 것만 열 말이오.”
“가을까지 얼마나 모을 수 있소?”
“여기저기 걸 다 모으면
600말은 넘을 거요?”
“그걸 가져오면 우리가 다 사겠소.”
“그건 안될 말이오.
그 많은 꿀을
나주에다 풀면 다른 곳에
가격이 폭등할 수밖에 없소.”
“그럼 좋은 것 아니오.
돈을 많이 벌 텐데.”
“벌꿀을 훔쳐서 파는
양봉꾼이긴 하지만
그렇게는 양심 없는 짓은 곤란하오.”
물주2,
“돈이 싫소?”
진달,
“돈을 누가 싫어하겠소.
욕심을 내다가
낭패를 볼까 싶어서지.”
“낭패 보지 않게 하면 될 것 아니오.”
진평을 가리키며
“저 양반이 홍어를 크게 다루었소.
그런데 욕심을 부리다가 망한 양반이오.”
진평,
“꿀 팔러 왔는데 그 말은 왜 하시오.
안 그래도 홍어 장사를 다시 하라고
도와주겠다고 주위에서 난린데.”
물주3,
“홍어를 많이 했으면
우리가 모를 리 없을 텐데.”
진평,
“난 작은 것은 취급하지 않았소.
얼굴을 보이는 건
잔챙이 들이나 하는 거요.
아직 따르는 사람이 많아 홍어라면
아무리 많은 물량이라도 자신 있소.”
물주3,
“그럼 안전하게
다시 시작할 생각이 있소?”
진평,
“홍어를 모아서 넘기는 일이라면 좋소.”
물주 네 사람은
서로 눈짓을 교환했다.
물주1,
“네 사람이
우리와 같이 일하면 어떻겠소?”
진평,
“우리가 물건만 사주는 것만 한다면
괜찮을 것 같소.”
언유,
“물건 사는 거야
우리가 늘 하던 것이니 문제없소.”
달수,
“물건을 사 모으려면
한두 푼으로 되는 것이 아니오.”
진달,
“맞소, 나중에 나 몰라라 하면
우린 망하는 거요.”
물주4,
“그럼, 이러면 어떻소?
물건이 나오면 댁들은
우리에게 가격을 말해 주고,
우리가 좋다고 하면 매입하면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소.”
‘넷은 옳다구나’ 하고 달려들었다.
언유,
“그런 조건이면 우리도 좋소.”
넷은
기분 좋게 돌아와 작전을 짰다.
달수,
“일차 목표는 성공했소.
물량의 4할 이상은 절대로 사지 말아야
나중에 덤터기를 씌울 수 있소.”
진달,
“물건은 최소한으로 사고,
가격을 서서히 올려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작전을 써야 하오.”
언유,
“막판에 결정타를 날리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거요.”
진평,
“난 그들의 눈과 귀를
혼란하게 해서
판단이 흐리게 하는 데 힘쓰겠소.”
“좋소. 찬 바람이 불 때까지
각별히 조심하시오.
이 일이 성공하면
우리 무룡 사단은
당분간 돈 걱정은 안 해도 될 거요.”
달수,
“이번 작전의 승패는
가을에 물건을
집중적으로 매입할 때요.
그것을 잊지 맙시다.
이번 작전에 성공해
무룡 대장에게 받은 은혜를
갚도록 합시다.”
네 사람은
어느 때보다도
결의에 찬 표정이었다.
무룡을
무주를 떠난 지 닷새 만에
언양에 도착했다.
무룡이 왔다는 소식에
자영과 자애가 뛰어나왔다.
자애
“어서 와 무룡 오빠!”
“응, 별일 없지?”
“우리 집에 별일은 언니밖에 없을걸.”
자애는 자영을 짓궂게 쳐다봤다.
하늘이 높아지고 있다.
무룡과 사총사는 갑자조가
가을 비무에서 단계를 올라가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달여 남은 마지막 기간에
더욱 집중했다.
그 사이 나주에 간 네 사람도
전력을 다해 머리를 맞댔다.
가을 비무대회가 열리고
무룡의 갑자조는 12단계나 올라가
20단계에 올랐다.
무룡,
“사총사를 비롯해 모두 애썼소.
고맙소.”
대발산,
“내년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겠소.”
강재기,
“맞소. 이제 우리도
만만한 갑자조가 아니오.”
유 책사,
“기수나 우리 갑자조원이 모두 있었으면
더 높이 갔을 거요.”
무룡,
“이것만 해도 대단하니,
너무 욕심내지 맙시다.
오늘같이 즐거운 날,
맘껏 먹고 마십시다.”
대발산,
“20단계의 터는 높기도 하지만
더 넓고 훨씬 좋소. 앞으로 우리
저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경치가 얼마나 좋은지
내려다봅시다.”
강재기,
“난 우리가 한 번에
너무 높이 올라와서
멀미가 날 것 같다.”
유 책사,
“갑자조도 이젠 매우 노련해졌소.
말하지 않아도
조장이 앞장서서 다 하고 있소.”
강재기,
“앞으로 우리 할 일이
없어지는 것 아니오?”
대발산,
“그러게, 우리도 분발해야겠는데,
까딱 잘못하다가
자리를 빼앗길지도 몰라. 하하”
추수철이 다가왔다.
올해 농사는 무난해서
각 요새에
자체 식량에는 문제없을 것 같다.
요새마다
창고를 만들어 관리하게 하고
넓은 의성 요새에는
대량의 쌀을 보관할
창고를 만들었다.
지리적으로 경상도 요새의
중간쯤에 해당해서
추수철에 쌀을 사서
보관했다가 필요한 곳에
방출할 생각이었다.
가을걷이가 순조롭게 끝나고
창고 작업도 끝났다.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차가워지더니
얼음이 얼었다.
사총사는
나주로 올라가 기수와 합류했다.
개울마다 얼음이 얼고
북풍이 불었다.
겨울이 깊어가던 어느 날,
사총사는 3마리의 소달구지를 몰고
이골산으로 왔다.
무룡은
이골산에 전갈을 보내
진달, 달수, 언유, 진평을 불러올렸다.
“네 사람은 나주 산채와
그 뒤를 봐주고 있는 놈들에 대해
알아봐 주시오.”
이틀 뒤,
무룡은 그들을 모아 놓고
대책을 의논했다.
언유,
“이놈들 뒤에
엄청난 돈을 가진 놈들이 있소.”
무룡,
“어느 정도 될 것 같소?”
“굴리는 돈이 십만 냥에서
십오만 냥 정도로 추정되고 있소.”
진달,
“그 많은 돈으로
홍어를 사재기해서
번 것이란 말이오?”
“나주 영산포 일대를 오랫동안
장악해서 장난질한 탓일 거요.”
달수,
“방법은 먼저 사는 것과
탈취하는 것 두 가지 방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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