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룡전(武龍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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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서혁(瑞赫)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2
최근연재일 :
2024.08.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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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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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90화 평삼 형제와 인삼

DUMMY



그 날밤

그들은 밤늦게까지

밤골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틀을 밤골에서 지낸

무룡 일행은

내년 가을을 기약하며

황해도로 발길을 돌렸다.


황해도 주막에선

평삼, 평수, 평지 삼 형제와

마을 사람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무룡은 강재기와

진평 두 사람에게 인삼값이

어떤지 알아보라고 내보냈다.

느지막이 들어온

두 사람은 말라

비틀어진 삼을 들고 나타났다.


“지금 인삼 물량이

매우 부족한 것 같소.

지난번보다 값은 올랐지만

삼의 질이 좋지 못한 것 같소.”

“알았소.

저 사람들이 가져온 삼을

산지에서 팔았던 가격에

운송료도 포함해서 모두 사고 보내시오.

그리고 삼 형제는

내려가지 말고

우리랑 같이 가자고 하시오.”

“알았소. 대장.”


강재기와 진평은

전대를 들고 삼을 가지고 온

사람들의 방으로 넘어갔다.

그들은 삼을 모두 팔고

기분좋게 금산으로 내려갔다.

두 사람은 삼 형제와 같이 삼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숨겨 놓았다.


진평과 강재기가 그리고 삼 형제가

삼을 조금씩 들고 다니며

최부자의 귀에 들어가게

냄새를 피웠다.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그날 저녁 무렵,

몽둥이를 든 사내들이

우르르 주막으로 몰려왔다.


“인삼을 팔러 온 놈들은 나오너라.”


강재기가

문을 벌컥 열며 나갔다.


“나왔다. 왜 그러는데?”


놈들은

강재기의 덩치와 서슬에

잠시 멈칫하다가 몽둥이와

떼거리의 힘을 믿는 것 같았다.


“누구 맘대로 여기서 장사를 하래?”

“내가 키운 삼을

내 맘대로 팔지 누구 맘이야?”

“그런데 왜 그렇게 싸게 팔려는데?

훔친 것이 아니라면 그럴 수 없지.”

“아니 이것들이

나를 도둑으로 몰아가려 하네.

진짜 도둑놈은

너희들을 사주한 그놈이야.”

“뭐 그놈? 이놈이 실성했나?”

“내 삼은

내가 알아서 팔 거니까 꺼져.”

“이놈이 좋게 말로 하려고 했더니

귓구멍을 막아버렸네. 쳐라!”


놈들이 공격하기를 기다리고 있던

강재기가 막대기를 들고 춤을 췄다.

엄동설한에

몽둥이를 맞은 놈들은 죽는다고

비명을 지르다가 도망갔다.

다음날,

강재기와 진평

그리고 삼 형제는

여전히 냄새를 피우며 돌아다녔다.

그날 저녁

최부자의 마름으로 보이는 자가

거드름을 피우며 나타났다.


“삼을 좀 보러왔소.”


강재기가 방에서 나가며


“얼마나 사시려고?”

“물건을 봐야 살 거 아니오.”

“어느 정도나 살 생각이오?

우린 작은 물량은 팔지 않소.”

“한 다섯관 정도 생각하고 있소.”


강재기는

진평을 보며 고함을 질렀다.


“우리가 가져온 물양이 얼만데

이따위 잔챙이를 데리고 와서

나보고 오라 가라야. 내가 뭐랬어.

잔챙이들은 상대 안 한다고 했잖아.”


진평은 강재기의 불호령에

고개를 떨구고 있었고,

머쓱해진 그 사람들은 물러갔다.


강재기,

“미안하오.

내가 진평에게

너무 심하게 한 것 같소.”

진평,

“아니오.

어설프면 의심을 사게 될 거요.

다음에는 좀 더 심하게 해주시오.

몽둥이로 때려도 좋소.

살짝만 스쳐도

나는 죽는소리를 낼 테니까.”

“정말, 괜찮겠소?”

“인삼 농사를 짓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최부자란 놈을

혼내줄 수 있다면 나는

그보다 더한 것도 좋소.”

“알았소. 고맙소.”

“그래도 죽이진 마쇼. 하하”


다음 날은

다른 자들이 나타났다.

무룡 일행은 물건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 주지도 않고

퇴짜만 놓다가 이틀이 지나갔다.

그러자 작전대로 큰 손인

도매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재기,

“얼마나 살 생각이오?

올해 개성 인삼이 흉작이라

이쪽으로

올 인삼이 없는 것 알고 있소.

가격이 비싸니 살만큼만 말하시오.”


도매상들이

한쪽으로 의논을 하더니


“백관을 맞출 수 있겠소?”


하며 간을 봤다.

어느 정도 물량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속셈이다.

강재기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진평을 보며


“백관을 맞출 수 있겠소?”


하고 물었고

진평은 능청스럽게


“백관요?”


하며 손가락으로 셈을 해보다가

또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뜸을 들이다가 고개를 까딱했다.

도매상들이 보기에

백관을 모으려면

가지고 온 것을 모두 모아야 가능하다는

심증을 주기에 충분했다.


“백관도 가능하겠소.”


강재기는

‘백 관도’란 말에 특히 힘을 주었다.

가격 흥정은 시중 가격의

8할 정도에서 합의를 보고

다음 날,

삼과 돈을 치르기로 했다.

그날 저녁,

무룡은 평수를

평안도로 보내

밤발과 바람개비 망치를 데리고 왔다.

다음날

계약을 마치고도

무룡 일행은 떠나지 않고 있었다.

도매상들이

무룡이 묵는 주막으로 찾아왔다.


“물건을 다 팔았으면 떠나지

왜 떠나지 않은 거요?”

“그게 뭔 소리요?

물건을 다 팔아야

떠날 것 아니오?”

“물건을 팔다니

아직 인삼이 남았단 말이오?”

“그렇소. 안되면

반값이라도 넘길 생각이오.”

“안되오. 그건”

“안 된다는 이유가 뭐요?”

“백관이면 우리 고장에선

삼이 이미 포화상태요.

거기가 삼을 더 풀면 우린 다 죽소.”

“당신들이 왜 죽소.

죽는 건 최부자

일 것 같은데 말이오.”


그날 밤,

최 부잣집, 도매상들은

최부자의 눈치만 바라보고 있었다.

최 부자,


“그러니까 삼이

삼 백관이나 더 있단 말이오?”

“그렇소.”

“한두 해 장사를 한 것도 아닌데

그것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된단 말이오.”


최부자의 분노는 도가 지나쳐

눈빛이 살기마저 보였다.


“멍청한 작자들 같으니라고.

돈은 달라는 대로 주고

모두 매입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우린 망하는 것이오.”

“그래도 되겠소?”

“달라는 대로 주라는

의미를 모르겠소?”


최 부자의

눈빛이 잔인하게 빛났다.

그날 밤 평삼 형제는

자정이 다 된 시간에

달빛에 의지해 길을 가다가

약속한 장소에 숨어 있었다.


그것도 모르는 놈들은

다음 날,

새벽에 주막을 급습했으나

박치기 삼인방의 활약에

찍소리 한 번 못하고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무룡은 그놈들을 끌고

최 부자 집을 찾아갔다.


무룡,

“우리를 해하려 한 죄와

인삼 농가의 피를 빨아먹은

죗값을 받아야겠소.”

“목숨만 살려주시오.”


최부자는

목숨을 구걸하며

무룡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당신은 여기서 더 이상

죄업을 쌓지 마시오.”


순간,

무룡에게 매달리던 최부자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졌다.

그렇게 위세를 부리던

최 부자는 거금을

인삼값으로 날린 탓에

거의 빈손으로 마을을 떠났다.

강재기와 진평은 계룡산으로 가고

무룡은 평삼 형제와 같이 갔다.


“무룡 고맙소.

덕분에 우리 마을은 살게 됐소.”

“다시는 최부자 같은 사람 때문에

사람들이 고통받는 일이 없길 바라오.”

“언제든 금산 마을에 들리면

우리를 찾아주시겠소?”

“발길이 닿으면 그렇게 하겠소.

그보다 평삼 형제도

인삼 농사를 계속 지을 거면

수삼뿐 아니라 홍삼 만드는 기술도

익히며 좋을 것 같소.”

“찌고 말리는 방법을

아는 사람도 드물지만,

우리에게 가르쳐 줄 사람도 없소.”

“알았소.

내가 그런 사람을 한번 알아보겠소.”


무룡은

평삼, 평수, 평지 형제와 헤어져

영월의 두청을 만나고

봉화를 거쳐 청송으로 갔다.

약초골의 초옥을 만난 무룡은

장터로 데려가 맛난 것을 먹였다.

꿈같은 나흘을 보내고

닷새째 되는 날,

아침부터 초옥의 표정이 어두웠다.


“무슨 일이 있소?”

“그렇게 보이오?”

“그렇소.”

“오늘 아침에

상주 초선이 연락을 해왔소.”

“초선에게 무슨 일이 생겼소?”

“일은 초선에게 있는 게

아니라 무룡에게 있소.”

“내게?”

“무룡이 이방 약재상에 데려다 놓은

비우라는 여자가

다 죽어간다고 했소.

이렇게 나를 찾아줘서 고맙소.

그런데 비우라는 여자는

어떻게 할 거요?”

“초옥이 비우를 어떻게 아오?”

“초선과 가끔 연락하고 있소.”

“비우가 상주 약재상에 있으니

초선이 알 수도 있겠네.

그런데 비우가 왜?”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요.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요?”

“뭔 소리를 하는 거요.

자세히 말해 보시오.”

“비우가 많이 아프다고

아무래도 무룡에게 연락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소.”

“초선이 병자를 보는 의원인데

왜 나를 찾소?”

“초선도 마음의 병은

고치기 어렵지 않겠소?”

“마음의 병?”

“자영이 앓던 그 병 말이오.”

“상대가 누구요?”


초옥은

무룡을 쳐다보았지만

정말로 모르는 눈치였다.


“무룡이라고 합디다.”

“장난치지 말고,

내가 비우와 산에 있었던 것은

오륙 년 전쯤의 일이었고,

우연히 다시 만난 것이

얼마 전이었소.

그런데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요.”

“하여간 무룡은

여러 여자를 울리고 다닐

운명인가 싶소.”


무룡은

초옥을 떠나

죄를 지은 사람처럼

상주로 출발했다.

상주에 도착한 비우는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무룡이 나타나자 비우는

어린아이처럼 무룡에게 뛰어와 안겼다.


“나 오빠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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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화 무룡, 치악산을 찾아가다 24.08.09 159 4 10쪽
107 107화 한양으로 떠나다 24.08.08 146 4 10쪽
106 106화 철탄산 약장수 3 24.08.07 147 3 9쪽
105 105화 철탄산 약장수 2 24.08.06 145 5 10쪽
104 104화 철탄산 약장수 1 24.08.05 146 4 9쪽
103 103화 가락과 가미의 인연 24.08.04 147 4 9쪽
102 102화 고약한 약 24.08.03 149 4 9쪽
101 101화 증포 기술자 여주 24.08.02 154 3 10쪽
100 100화 동행 24.08.01 161 4 9쪽
99 99화 증포 기술자 주령 24.07.31 165 3 10쪽
98 98화 달일 형제와 석룡산 요새 24.07.30 166 4 10쪽
97 97화 박지광과 도적 24.07.29 165 4 10쪽
96 96화 부상의 그릇 24.07.28 165 4 10쪽
95 95화 태산을 가르치다 24.07.27 170 4 10쪽
94 94화 만강과 태산 24.07.26 173 4 10쪽
93 93화 부상을 만나다 24.07.25 184 4 10쪽
92 92화 항불의 복수 24.07.24 177 3 9쪽
91 91화 비우의 마음 24.07.23 173 4 9쪽
» 90화 평삼 형제와 인삼 24.07.22 181 4 10쪽
89 89화 밤발, 바람개비, 망치 24.07.21 175 4 10쪽
88 제88화 평삼 형제와 박치기 2 24.07.20 175 4 12쪽
87 87화 평삼 형제와 박치기 1 24.07.19 199 4 9쪽
86 86화 꾀돌이 삼총사 뜨다 2 24.07.18 192 3 9쪽
85 85화 꾀돌이 삼총사 뜨다 1 24.07.17 197 4 9쪽
84 84화 농간 24.07.16 190 4 11쪽
83 83화 익산, 완주, 진안, 접수 작전 24.07.15 200 4 9쪽
82 82화 비우를 맡기다 24.07.14 203 4 9쪽
81 81화 두청과 비우를 만나다 24.07.13 194 4 9쪽
80 80화 세 여자 24.07.12 21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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