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창 쓰는 천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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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트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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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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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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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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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소방수 최이강

DUMMY

긴장감이 돌던 경기장에서 심판과 찬용이간의 고성이 오고갔다.


“이게 볼이라고요?”


“네가 심판이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어딜 버르장머리 없이.”


“아니 솔직히 이건 누가 봐도 존에 들어왔잖아요. 하 진짜···”


찬용이는 볼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2스트라이크였기에 판정만 정확했다면 삼진을 잡으며 경기 흐름이 뒤집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심판은 살짝 벗어났다고 판단했는지 라연고 2번 타자에게 볼넷을 선언했다.


9회말 무사 만루.


8대 7로 간신히 리드 중인 우리 팀에게 대위기가 찾아왔다.


“너 임마 퇴장이야!”


급기야 계속해서 불만을 토로하던 찬용이가 퇴장당하며 주전 포수가 빠졌다.


“당장 현재 나오라 그래.”


얼떨결에 나와 같이 몸을 풀던 현재가 포수 마스크를 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뒤, 불펜에서 몸을 풀던 내게 투입 사인이 떨어졌다.


결승전 직전에 투입이라니.


어째서인지 원래 역사에선 일어나지 않던 일들이 자꾸만 일어나고 있다.


그래도 감독님 말이 맞다. 오늘 이기지 못하면 내일 결승전도 없으니까.


당장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토너먼트의 이치였다.


“이강이 공 너무 많이 던지는 거 아니야?”

“최대한 적게 던지고 막아야지. 오늘 이기면 내일 결승전 선발투수일 텐데.”


그래, 이론상 한 이닝은 3개의 공으로도 끝낼 수 있다.


적게 던지고 이기는 것. 그게 필요했다.


간만에 합을 맞추는 현재가 내게 사인을 보내왔다.


‘체인지업 가시죠.’


좋은 볼배합이다. 삼진을 잡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은 투구 수로 실점 없이 막기 위해선 한 번의 더블 플레이가 절실히 필요했다.


1점을 허용하는 순간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기에, 외야 플라이만큼은 피해야한다.


즉, 공은 내야를 벗어나선 안 된다.


그런 내야 땅볼을 유도하기엔 변화구만큼 좋은 게 없다.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살짝 휘는 더러운 공.


1구.


난 보더라인에 살짝 걸치는 위치로 체인지업을 던졌다.


딱-


빗맞은 소리. 이건 무조건 단타다.


확신을 가지고 뒤를 돌아본 순간, 공이 지나가는 자리엔 아무도 없었다.


그때 유격수 시현이가 슬라이딩했고, 타구는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나이스 캐치!”


시현이는 곧바로 홈으로 송구했고, 공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 홈으로 쇄도하던 타자를 포스아웃시켰다.


공을 넘겨받은 현재는 1루로 공을 던졌고, 1루심은 고민 없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웃!”


“나이스 더블플레이! 하나 남았다 이제!”

“시현이 호수비랑 현재 송구 미쳤다!”


야수들의 뛰어난 수비 집중력 덕분에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두 개 올라갔다.


무사 만루는 2사 2, 3루로 바뀌었다.


발 빠른 주자들로 베이스가 채워져 있기에 여전히 위험한 상황.


그때 들어온 건 내게 안 좋은 기억을 남긴 라연고 4번 타자였다.


녀석은 내게 홈런 쳤던 순간을 기억하는지 나를 보곤 씨익 웃어보였다.


하지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난 너무나도 달랐다.


강속구로만 객기 부리던 내가 아니고, 변화구를 적절히 섞을 줄 아는 선수다.


일단 직구로 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심어줘 볼까.


슈웅-


딱-


보더라인 바깥쪽에 걸친 157km의 직구를 커트해냈고, 파울볼은 1루 관중석에 떨어졌다.


확실히 직구를 노리고 칠 줄 아는 선수였다.


하지만 보통 큰 스윙을 노리는 타자는 변화구에 약하다.


‘체인지업 한 번 더 던져보시죠.’


나와 마음이 통했는지, 현재가 내게 체인지업 사인을 보내왔다.


난 상대방이 스윙할 거란 확신을 가지고 그립을 잡았다.


슈웅-


“스윙! 스트라이크!”


헛스윙을 한 4번 타자는 힘이 너무 들어간 탓에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역시 힘으로만 하는 선수지 타격 매커니즘이 좋은 선수는 아닌듯했다.


곧바로 승부에 몰입한 나는 계속해서 고개를 저었다.


‘체인지업?’


아니.


‘그럼 커브?’


아니.


두 변화구가 아니라면 내게 남은 구종은 오로지 직구.


뭔가 싸함을 감지했는지 현재가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난 내 소신대로 그립을 투심으로 고쳐 잡았다.


슈웅-


145km의 직구가 몸 쪽에 제구 되며 꽂혔고, 타자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2스트라이크에도 공격적인 스윙을 하지 못한 타자는 허탈함에 고개를 떨궜다.


“스트라이크 아웃!”


내게 직구 트라우마를 안겼던 타자에게 직구로 되갚았다.


체인지업과 비슷한 속도로 간 탓에 방금 공을 변화구라 생각한 모양이다.


상대방과의 심리전에서 승리했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3구 삼진.


오직 공 4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할당량을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 50 포인트]


갑작스럽게 소방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유격수 시현이의 좋은 수비와 더불어 손쉽게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다.


선수들은 벤치에서 뛰어나와 결승에 진출한 기쁨을 맘껏 누렸다.


“시현아 수비 뭐냐 진짜? 골든글러브 가져가라 가져가.”

“이강이 공 묵직하니 너무 좋았다. 상대 그냥 지켜보기만 하던데.”

“얘 공 좋은 거 한 두 번 보냐? 우린 수비만 잘하면 돼 수비만.”


퇴장 당했던 찬용이도 슬금슬금 뛰어나와 우리의 세레머니에 동참했다.


“그러게 성질을 왜 부려가지고.”


“야 최이강. 너 같으면 화 안 나겠냐? 저 꼰대 눈이 이상한 거야. 무조건 스트라이크였다에 내 모든 걸 건다.”


“됐고 이겼으니까 즐기기나 하세요.”


경기에서 이긴 덕분인지 찬용이도 한시름 놓았다는 듯 표정이 한결 좋아보였다.


지금까지 내 봉황대기 성적은 2승 0패 1세이브 10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2삼진.


실로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실점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팀에게 잠깐의 위기가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원래 역사대로 결승에 진출했다.


오늘 경기 승리와 더불어, 적은 공으로 할당량과 세이브를 동시에 챙기며 50 포인트를 얻었다.


오늘만 80 포인트를 얻으며 170 포인트가 쌓였다.


이대로 며칠만 분주히 움직이면 목표치인 350 포인트까진 금방 모을 듯했다.


“내일 이강이 네가 선발인거지?”


벤치로 돌아와 장비를 정리하던 내게 찬용이가 물었다.


“뭐, 별 다른 얘기 없으면 예정대로 내가 선발이겠지.”


“아무리 마지막 대회라 해도 너무 혹사하는 건 아닐까 싶긴 한데···”


“혹사는 무슨··· 다 그런 거지 뭐. 기회 주는 게 감사하다.”


“얜 뭐 애늙은이처럼 얘기해. 다 정리했으면 버스로 가기나 하자.”


어느덧 봉황대기도 끝이 보인다.


이제 여기서 우승만 하면 된다. 그러면 드래프트에서 어떠한 변화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오후 7시. 치열한 공방전이 오고간 탓인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는 조용했다.


난 저물어 가는 하늘을 눈으로 훑으며 내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에 대해 생각했다.


건강한 팔로 공을 다시 던지게 될 줄이야. 은퇴하고 변화구 연마하길 잘했네.


과거의 나는 이때 버스 창밖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잘 기억나질 않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내일 경기에서 무조건 이길 거란 다짐을 했다는 것.


그건 두 번째 기회를 얻은 나도 마찬가지다.


승리. 그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언제나 원하는 것이다.



***



숙소에 있는 대회의실에 모인 팀원들은 서로 각자의 미래 이야기를 하기 바빴다.


“야, 마지막 대회라니까 조금 슬프긴 하다 그치?”

“뭐가 슬프냐 이제 시작인데. 프로가면 후배들 없어서 어떡하지.”

“막내생활 시작인 거지. 제로부터 시작하는 프로의 세계랄까.”

“난 대학교 입학할 거 같은데. 그러고 나중에 드래프트 참가해도 되니까.”

“넌 좀 덜 익긴 했어 애가.”


프로에 갈 것으로 예상되는 동기들은 자기의 행선지를 추측하기 바빴다.


“찬용이 너 드래곤즈 못갈 거 같은데? 아마 대전 울브즈에서 너 낚아채갈 거 같다.”


“야 김시현. 부정 타는 소리하지 마라. 난 드래곤즈 갈 거니까. 울브즈는 너나 가세요.”


“이강이 너는 어쩌려고? 정말 메이저 갈 거야?”


시현이가 내게 행선지를 물어왔다.


“아직 모르겠어. 뭐 한국 남으면 무조건 드래곤즈에 가겠지?”


“오··· 이게 1순위 예정자의 자신감인가.”


“자신감이 아니라 그쪽에서 날 뽑겠다면서 찾아왔다니깐?”


“다들 정숙!”


코치님이 화이트보드를 세게 두드리자 회의실에 적막이 찾아왔다.


이내 감독님이 박수를 치며 회의실로 들어왔다.


“일단 축하한다. 1학년, 2학년, 3학년 할 것 없이 모두 노력해준 덕분에 우리가 또 결승에 오른 거야.”


감독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휘파람을 불고 떠나갈 듯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결승전이 남아있다는 사실 모두 다 알 거야. 몇몇은 들었겠지만, 결승전 상대는 정해졌다. 서울의 신현고.”


고교 최고의 타자 고영득이 속한 상동고를 준결승에서 누르고 올라온 서울의 강자 신현고.


내 기억 상 타선의 화력이 우리 팀보다도 더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떤 공이든 쳐낼 줄 아는 타격의 귀재들이 한데 모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팀.


직구로만 승부하던 나 역시 그들에게 고전한 바 있었다.


그래도 과거엔 어찌 잘 틀어막은 덕분에 3실점에 그쳤었다.


7⅓이닝 3실점. 그게 내 과거 결승전 성적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투수진이 엉망이라 공략이 쉽다는 거다.”


3실점을 해도 이길 수 있었던 건 감독님 말마따나 상대팀의 투수가 정말 약했기 때문이었다.


“투수의 구속이 대부분 140km 초반대고, 뛰어난 결정구도 없으니까 과감한 승부해주길 바란다. 알겠지?”


“넵!”


“하여튼 새끼들 대답 하나는 잘해. 내일 잘 해보고 3학년들은 드래프트까지 잘 가보자. 이상.”


“고생하셨습니다!”


[야간 퀘스트 - 할당량을 채우십시오.]

[15km 완주]

[보상 : 20 포인트]


회의가 끝남과 동시에 야간 퀘스트가 안내되었다.


나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찬용이를 몰색 했지만,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뒤라 찾을 수 없었다.


그때, 백업 포수인 현재가 내 눈에 들어왔다.


“현재야!”


“네 선배님, 부르셨습니까.”


“나랑 좀 뛸래?”


“지금 말씀이십니까?”


우리는 한강변에 있는 숙소를 빠져나와 산책로를 따라 무작정 걸었다.


“현재 너랑 런닝 처음 하는 거 같네.”


“그러게 말입니다. 저희 그래도 2년이나 합 맞췄는데.”


“네가 이번에 총 몇 게임 뛰었지?”


“찬용 선배 부상당했을 때나 들어갔으니까··· 10 게임 정도 뛴 거 같습니다.”


“개인 훈련은 종종 해?”


“솔직히··· 경기에 뛸 거란 확신이 없으니까 동기부여가 덜 되는 건 사실이죠. 굳이 왜 하나 싶고···”


“내년엔 주전 될 텐데, 지금부터라도 이 악물고 연습해보는 건 어때?”


“노력해보겠습니다.”


“현재 너는 충분히 재능 있어. 다만, 기회가 왔을 때 살릴 수 있는 것도 너한테 달린 거야.”


그 뒤로 나는 현재와 별 다른 말없이 런닝에 몰두했다.


생각에 잠긴 현재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저 발을 맞춰 앞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할당량을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 20 포인트]


우리는 땀범벅이 된 채로 숙소에 돌아왔다.


“내일 몸 잘 풀고 있어. 오늘처럼 찬용이가 퇴장 당할지 어떻게 알아?”


“예 알겠습니다. 선배님도 편히 쉬세요!”


“퇴장은 누가 당한다고 그러냐? 누가 보면 화 많은 놈인 줄 알겠네.”


숙소 로비에서 현재를 보내줬더니 느닷없이 주머니에 손을 꽂은 찬용이가 나타났다.


“뭐야, 너 왜 여깄어?”


“웬일로 개인훈련 얘기 안했다하더니 현재랑 갔다 왔냐?”


“찾을 땐 없고 이제 와서 왜 이래? 네가 내 눈앞에 있지 그랬냐.”


“됐고, 빨리 방으로 와. 내일 어떻게 던질지 생각 좀 해보게.”


중요한 경기든 보통의 경기든 찬용이는 나와 소통하는 걸 좋아했다.


최근에 어떤 공이 좋았고, 어떻게 하면 덜 맞을지 이상적인 답을 찾아간다.


그렇게 우린 두 시간이 넘도록 볼배합에 대해 고민했다.


다행이도 내겐 다양한 구종이 있다.


직구, 커브, 체인지업.


상대방에게 심리전을 걸기엔 충분한 구종 개수다.


“결국 확률 싸움이긴 하지만, 이강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고등학교 애들한테 심리전 질 자신이 없다.”


“허세는··· 이제 자자. 내일 일찍 일어나야 돼.”


두 시간 토론의 결과는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었다.


볼배합에 대한 토론은 보통 이렇게 끝이 난다.


맞는 말이다.


그래야 후회가 없을 테니까.



***



봉황대기 결승전을 앞둔 목동 야구장엔 기자들과 중계차로 붐볐다.


이정도의 스포트라이트는 나로서도 처음이었기에 뭔가 설레는 기분도 들었다.


경기장을 쭉 훑어보니 프로야구 경기만큼은 아니더라도 관중도 꽤나 들어찬 모양이다.


“신현고 파이팅!”

“수원의 자랑 불광고 파이팅!”


각 학교 응원단은 벌써부터 큰 목소리로 응원 중이었다.


모든 게 치열해 보이는 경기장.


이곳에서의 내 목적은 원래 역사대로 7이닝을 잘 틀어막는 것이다.


다만 이번엔 실점 없이 끝낸다면 좋겠지.


먼저 타격훈련을 하고 있는 신현고 타자들이 호쾌한 스윙으로 타구들을 필드 곳곳으로 보냈다.


“아니 무슨 타구 속도가 저렇게 빨라?”

“쟤네들 힘이 죄다 좋은가보다.”

“괜찮아. 투수는 다 젬병이랬어.”


그때였다.


몸을 풀며 캐치볼을 하던 내 앞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할당량을 채우십시오]

[완봉승을 달성하세요]

[보상 : 랜덤뽑기권]


완봉승을 달성하라고?


저 강타선을 상대로 9이닝동안 1실점도 허용하지 마라니.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니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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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첫 번째 청백전 24.05.25 834 1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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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0억 팔 투수 +1 24.05.23 907 15 14쪽
15 KBO 신인 드래프트 +1 24.05.22 916 15 15쪽
14 허수아비 더미 24.05.21 921 20 14쪽
13 첫 번째 인터뷰 +1 24.05.20 946 15 14쪽
12 달콤한 휴가 24.05.19 981 20 14쪽
11 자랑스러운 아들 24.05.18 998 1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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