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과 조선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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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배고픈불독
그림/삽화
라비에옹
작품등록일 :
2024.05.08 14:12
최근연재일 :
2024.08.04 2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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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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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DUMMY

장영실과 박연 선생이 왔을 때도 무엇인가 초요갱의 모습에서 위기감을 느꼈던 나는, 조선 아이돌 거처에서 일을 돌봐주는 막례에게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밤늦게 초요갱이 한 번씩 집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애정 생활에는 간섭하지 말라는 일종의 선전 포고가 있긴 했지만, 난 합숙 생활에 문제가 생기면 단호히 경고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방장 격인 유라에게 물어봐도, 막내인 도영에게 넌지시 물어봐도 초요갱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양녕대군에게서 서찰이 왔다.


매화를 본 지도 달포가 되어가고 조선 아이돌을 잘 준비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장영실과 박연은 거처에 와서 조선 아이돌이 연습하고 있는 것을 이미 보았지만, 맹사성과 양녕대군에게는 보여주질 않았었다.


맹사성으로부터 그가 양녕대군의 스승이었으며, 그가 위기에 빠졌을 때 양녕대군이 구해주었던 일이 있었던 것도 들어서, 함께 초청해 조선 아이돌을 보여주고 싶었다.


초요갱을 불러 의상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물었다.


“조만간 양녕대군과 맹사성 어른을 초청해 준비 과정을 보여주고 싶소. 무대 의상은 준비가 잘 되고 있소?”

“진정 양녕대군이 오시옵니까?”

“그렇소.”


양녕대군이 온다는 말에 초요갱의 눈빛이 빛났다.


그리고 무대 의상은 오늘 중으로 완성해 모두에게 입혀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맹사성 어른과 양녕대군에게 서찰을 보내, 사흘 후 조선 아이돌 준비 과정을 보여 줄 테니 상단 거처로 한 번 와 주기를 요청했다.


맹사성과 양녕대군 모두에게 두 사람을 같이 초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혹시 모를 불편한 상황이 있을지 몰라서.


가마를 보낸다는 말에 맹사성은 소를 타고 올 테니 번거롭게 하지 말라고 답하며, 정해준 날짜에 오겠다고 답신했다.


양녕대군도 간만에 스승을 만난다며 기쁜 마음으로 오겠다고 답이 왔다.


사흘 후, 맹사성 예문관대제학과 양녕대군을 모시고 첫 예비 공연을 한다는 말에 모두 긴장했다.


특히, 자신과 같은 왕족을 만나는 윤서도 기대감에 들떴고, 초요갱은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눈빛이 강렬하게 불탔다.


다른 여자들은 못 느낄지 모르지만 나는 그녀의 야욕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욕심이 환갑이 다 된 맹사성 어른보다는 이제 25세의 피 끓는 청년인 양녕대군을 향할 것은 너무나 분명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조선 아이돌의 연습을 지켜봤다.


초요갱이 완성한 무대 의상은 말 그대로 파격이었다.


앞줄에 서는 사람은 겉저고리에다 치마저고리였는데, 치마가 조금 노출이 있었다.


겉저고리도 자신이 즐겨 입는 몸에 딱 붙는 스타일이었고 허리를 강조한 데다 색상들이 화려했다.


치마의 노출은 현대의 미니스커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발목이 훤히 보인 게 짧았다. 조선 시대의 기준에서는 파격이었다.


뒷줄의 옷도 파격 그 자체였다.


조선 시대 여성들의 치마 패션이 아니라 바지 패션이었다.


그것도 몸에 꽉 끼어서 여성의 다리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바지였고, 조선 시대에선 상상 초월 남사스러운 옷이었다.


초요갱이 모두에게 옷을 선보이자 여기저기서 놀란 표정으로 어떻게 그런 의상으로 공연하냐며 불평을 쏟아냈다.


초요갱은 개의치 않고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남들이 해 왔던 공연을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백성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데 보통 농부 복장, 노비 복장으로 가능해요?”

“초요갱 네 말은 맞지만, 이건 너무 저속하지 않아?”


윤서의 지적에 유라도 동의했다.


그런데도 초요갱은 초지일관 말했다.


“백성들의 귀만 즐겁고 행복하게 할 건가요? 눈도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줘야지요.”


그동안 초요갱이 무대 의상을 위해 노력한 시간을 알기에 일단 옷을 입고 연습해 보고, 맹사성 어른과 양녕대군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준수에게도 공연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생각 같아선 장영실과 박연도 부르고 싶었지만, 유배 중인 양녕대군을 불러 공연을 보이는 모습을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참았다.


예비 공연 이틀을 남겨놓고, 조선 아이돌은 초요갱이 제작한 파격적이지만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섰다.


이미 세 곡의 노래를 완벽하게 연습했고 안무 연습도 마쳤지만, 의상을 입고 나타난 그들은 완전히 새롭게 보였다.


앞줄의 치마를 입은 사람은 초요갱과 윤서, 매화였다.


원래는 곡을 선택받은 도영이 앞줄에 서는 것이 원칙이나, 도영이 새로운 악기를 연주해야 하고 발동작도 많아 치마 대신 바지를 입기를 바랐다.


도영이 양보하자 그 자리에 윤서가 섰다.


양반 계급이면서 양녕대군과의 관계도 고려한 나의 고육지책이었다.


꽉 낀 바지를 입은 도영, 유라, 초선은 영 어색해했지만, 곧 적응하는 듯했다.


세 곡을 온종일 연습하며 완성도를 올렸고, 공연 전날의 마지막 리허설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감히 현대의 어느 무대에 올려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명곡이었고 명춤이었고 명연주였다.


현대의 아이돌이 춤과 노래를 하는 1인 2역의 예술가라면, 조선 시대의 아이돌은 춤과 노래와 더불어 악기 연주까지 하는 1인 3역의 예술가였다.


나는 어떻게 보면 현대처럼 매니저 역할을 하지만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 낸다는 창조의 기쁨이 컸다.


‘루저’ 같은 ‘로저’가 아니라 분명히 나 스스로 예술가적 매니저임에 자부심이 느껴졌다.


드디어 공연의 날이 왔다.


세 곡의 공연을 먼저 구경하고 저녁을 함께 먹을 계획이니, 유시가 절반쯤 넘어갈 즈음에 거처로 방문해 주시라고 맹사성과 양녕대군에게 요청했다.


시간을 말할 때 참 답답했다.


현대에서 저녁 6시에 보자면 될 것을, 조선 시대 12 시진이나 밤 5경 시간으로는 도저히 저녁 6시를 올바르게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유시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니 중간쯤 넘어갈 때가 6시쯤 되었다.


얼른 세종대왕께서 해시계를 만드셔야지 조금 백성들의 삶이 정확해질 것 같았다.


그렇지만 12 시진과 밤 5경 법 시간 개념으로도 누구 하나 불편해하지 않는 것도 신기했다.


유시가 절반쯤 지날 즈음에 또 맹사성이 소를 타고 퉁소를 불며 나타났다.


신선 같은 그의 모습에 조선 아이돌도 모두 신기해했다.


매화는 반갑게 맹사성을 맞았다.


맹사성이 그녀를 반갑게 아는 체를 하자 모두 놀랐지만, 특히 윤서와 초요갱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이내, 양녕대군이 등장했다.


양녕대군은 스승이었던 맹사성을 보자 너무나 오랜만이라며 스승에게 큰절하려 했다.


그런 양녕대군을 맹사성이 말리며 다정스럽게 손을 잡았다.


양녕대군은 매화를 보자 역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두 거목이 매화에 대해 반가움을 표시하자 다른 다섯 명의 사람들은 모두 매화의 정체를 의아해했다.


기생으로서 두 사람을 모두 알기에는 맹사성이 너무 나이가 많았고, 왕족조차 친분을 나타내자 두 사람의 관계를 궁금해 했다.


오늘 공연이 끝나면 매화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질 것이 뻔했다.


맹사성과 양녕대군에게 정식으로 조선 아이돌을 소개했다.


순서대로 의녀인 유라를 소개했고, 그리고 윤서를 소개할 때는 그녀가 평안 도사의 딸임을 말해 주었다.


같은 전주 이씨 왕족이면서, 현 왕실의 고관 대신의 딸이 조선 아이돌에 있음을 두 사람 모두 놀랐다.


양녕대군은 처음 보지만 윤서에게 먼 친척 오빠뻘 되는 혈족으로서 그녀에게 다가와 다정하게 인사를 나눴다.


맹사성의 표정에선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뭔가 불편함을 느끼는 듯 어둡게 보였다.


초요갱을 소개하는데 그녀는 스스로 양녕대군의 앞에 나서 인사를 했다.


“경주에서 올라온 초요갱이라 하옵니다. 기생년이 마마를 뵙게 되다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영광이옵니다.”


관능미 넘치는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양녕대군에게 말을 하자 그도 당황한 듯했다.


“만나서 반갑소. 이제라 하오.”


양녕대군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초요갱에게 관심을 보였다.


매화는 이미 두 사람과 알고 있는지라 나는 초선과 도영을 소개했다.


다양한 신분과 직업 배경을 가진 사람이, 달포 만에 선보이는 공연에 대해서 미리 부족함을 양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양녕대군은 웃으며 너무 겸손해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윽고, 조선 아이돌의 첫 무대 공연이 시작되었다.


무대 한쪽에 괴상하게 설치된 악기 구성에 맹사성 어른과 양녕대군 모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파격적인 무대 의상에 양녕대군도 놀라는 눈치였다.


궁궐에 있을 때 수없이 기생들과 궁녀의 이런저런 의상을 봐왔을 그였지만, 초요갱의 패션은 시대를 초월해 앞서가고 있었다.


첫 곡은 초요갱의 곡이었다.


“술은 술술 들어가서 술이지요. 술~

술이 술술~

술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요. 웃음이 터져요. 빵~

술술~ 술술~ 호호~~ 호호~~

술이 들어가면 남자는 용감해져요. 으르렁~

술술~ 이리 오노라. 술술~ 나에게 오거라~.

술을 마시면 남자는 사랑을 말해요. 창피해~

술술~ 나는 널 좋아해. 술술~ 널 연모해.

술을 마시면 남자는 끝을 몰라요. 어휴~

술술~ 널 갖고 싶어. 술술~ 널 갖고 싶어.“


초요갱의 원곡에 도영이 재미있는 후렴구를 붙여서 더 흥겹게 만들었다.


앞줄과 뒷줄의 의상이 다른데 춤의 동작은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서 춤을 추었고, 앞줄과 뒷줄의 동선이 가사에 따라 변화하면서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루었다.


초요갱이 노래를 부르면 후렴구는 함께 부르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고, 노래와 후렴구를 악기가 보조해 완벽한 무대를 만들었다.


절로 어깨춤이 추어졌고 신명 나고 즐거웠다.


맹사성 어른도 퉁소를 만지작거리며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가득했고, 양녕대군도 흥에 겨워 안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내 눈에는 유독 매화가 보였다.


처음 입은 섹시한 의상이었지만 전혀 저속하게 보이지 않았고, 그녀에게도 ‘인간다운 귀여움이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었다.


그녀의 잘록한 허리와 가는 발목에도 눈이 갔지만, 그보다는 노래를 부르며 미소 짓는 매화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을 느꼈다.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매화를 보면서 깊숙한 사랑의 늪에서 내가 허우적거릴 때, 초요갱은 이제 내놓고 양녕대군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녀 노래의 하이라이트가 오고 있었다.


‘······술을 마시면 남자는 사랑을 말해요. 창피해~

술술~ 나는 널 좋아해. 술술~ 널 연모해.

술을 마시면 남자는 끝을 몰라요. 어휴~

술술~ 널 갖고 싶어. 술술~ 널 갖고 싶어.’


초요갱은 양녕대군에게 아예 손으로 그를 가리키며 좋아한다고 직접 말하는 듯했고, 널 갖고 싶다는 표현을 하는 것처럼 노래를 부르고 몸짓했다.


그녀의 분명한 의도를 알기에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요염한 눈빛을 받은 양녕대군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기에.


그것도 아주 화사한 웃음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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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평생 잊히지 않을 사랑의 징표 24.08.01 24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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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양녕대군과의 결투 24.07.27 242 4 11쪽
72 위기의 밤 24.07.26 235 4 11쪽
71 궁궐 공연과 신분 상승 24.07.25 238 4 11쪽
70 여자의 존재 24.07.24 237 5 11쪽
69 양녕대군과의 만남 24.07.23 240 5 11쪽
68 한양 공연 24.07.22 241 5 11쪽
67 소양강의 밤 24.07.19 241 6 11쪽
66 조선 시대의 입맞춤 24.07.18 243 6 11쪽
65 함흥냉면의 비법 24.07.17 244 5 11쪽
64 영변의 약산(藥山) 24.07.16 24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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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죽음의 고비와 사랑 +1 24.07.14 249 5 11쪽
61 역모죄의 증거 24.07.13 246 5 11쪽
60 단식 투쟁 2 +1 24.07.12 246 5 11쪽
59 단식 투쟁 24.07.11 255 5 11쪽
58 평양에서의 시련 24.07.10 260 5 11쪽
57 둘이 아닌 하나가 된 느낌 24.07.09 265 4 11쪽
56 매화와의 첫 입맞춤 24.07.08 261 4 12쪽
55 세종대왕과의 대화 24.07.07 265 4 11쪽
54 현대로의 회귀 실험 24.07.06 260 4 11쪽
53 조선 시대의 패션 24.07.05 26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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