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사에 세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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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5.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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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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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DUMMY

축제 당일.


“성균관 유생들의 입학례와 비슷한 겁니까?”


“술 마시고, 노는 것은 비슷한데 선배들의 횡포나 술 강요 같은 것은 없는 것 같아.”


“젊은것들이 노는 것이니만큼 많은 일들이 있겠습니다.”


“그러하겠지. 나와 크게 상관없네.”


축제 기간 내가 하는 일을 주점에서 서빙하고, 하루에 한 번 거문고 연주를 진행하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돈을 많이 벌어서 보육원 놀이터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이재현 선배의 시설투자로 들어간 돈이 많았고, 통장에 그 많던 잔액이 비어있었다.


이도윤과 함께 빈 강의실로 들어갔고, 주서연과 친구 한 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사해. 내 고등학교 친구인데 현재 아이돌 코디하고 있어. 너희들 화장을 도와줄 거야. 어때 즐겁지.”


“안녕하세요. 이연지예요. 화장 빨리해 드릴게요.”


우리는 의자에 앉았고, 이연지는 화장 가방을 열고 준비했다.


“정민이는 아주 요염하게 해주고 도윤이는 단아하게 해줘.”


이연지는 피부톤을 살피면서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두 분 다 피부색이 좋아. 화장 잘하면 진짜 여자로 착각하겠다. 가채도 가져왔다며. 꺼내봐.”


“이것들 영광인 줄 알아. 내가 어제 이거 빌리려고 종로까지 갔다 왔어. 대박이지.”


상당히 무거워 보이는 가채를 내 머리 위로 올려놓았다.


“어때? 연지야.”


“느낌 있다. 좋은데. 화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이연지는 전투에 임하는 기사처럼 붓과 화장품을 들고 내 얼굴에 화장을 진행했다.


“눈 위로 보시고. 좋아요. 눈 살짝 감고···.”


이연지가 말하는 대로 얼굴을 맡겼고, 15분 정도 화장을 진행했다.


“짜잔. 서연아 내 작품이 어때?”


주서연은 고개를 저으며 박수를 쳤다.


“내가 남자라면 고백했다. 바로 번호 물어보겠다.”


이도윤이 나를 보며 살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화장을 진짜 잘하시네요. 완전 변신인데요.”


나는 이연지가 보여주는 거울을 봤고, 진짜 조선에 기생을 보는듯한 모습의 나를 발견했다.


“정민아. 이제 가채쓰고 한복 입자. 이도윤은 화장하고.”


주서연이 내 팔을 잡고 끌고 옆으로 갔고, 가채를 머리에 쓰고, 한복을 입었다.


“까아악. 완벽해. 내가 생각했던 그대로 나왔어.”


주서연은 사진을 찍고, 호들갑을 떨었다.


“진짜 이쁘게 잘됐어. 한복하고 잘 어울려. 무조건 1등이다.”


이연지까지 인정했고, 나는 거울을 봤다.


완벽한 여자가 거울 속에 있었다.


나는 잠시 떨어져서 앉아있었고, 이도윤이 가채를 쓰고, 한복을 입는 것을 지켜봤다.


“야. 너도 잘 어울린다.”


“오늘 아버지와 직원들 그리고 형들까지 온다고 하던데 쪽팔려서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평생 놀림감이다.”


“화장을 잘해서 그런지 말을 안 하면 모르겠다.”


이도윤도 거울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



“야. 1학년 너희들 이거밖에 안 돼. 이따위로 선배님들 모시고 주점 할 수 있겠어? 2학년 너희들 음식 메뉴가 겨우 이거야. 밖에서 사 먹는 정도의 메뉴 정도는 돼야지. 인삼주 말고는 형편없잖아.”


이지학 선배의 호통 소리가 복도까지 들렸다.


신아모에 들어가자, 선배와 동기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이지학, 성호경 선배가 우리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구세요?


“어디 찾아오셨어요.”


선배들은 우리를 못 알아보고 있었고, 고개를 들어서 쳐다본 사람 중에 조한선만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야. 너희들 화장 진짜 잘됐다. 주서연이 공들인 티가 팍팍 나네. 진짜 여자 같다.”


“재들이 누구라고?”


“이정민, 이도윤이잖아요.”


이지학, 성호경이 박수를 쳤다.


“봤지. 이정도는 돼야지. 훌륭하다 내 후배들.”


“주점에 1학년들 서빙 나오면 죽여버린다. 모든 서빙은 이정민, 이도윤이 전담한다.”


1학년 동기들은 짧은 치마에 배꼽티를 입고 있는 놈, 여자 교복을 입고 있는 놈까지 다양하게 있었고, 화장했는데도 남자인 것이 확실히 보였다.


그에 비해 이도윤과 나는 내가 봐도 여자인 것처럼 보였다.


“1학년, 2학년 천막치고, 음식 준비하고 있어. 도윤이하고 정민이는 여기서 쉬고 있다가 모든 준비가 끝나면 나간다. 빨리 준비해.”


신아모에서 모두 나가고 이지학, 성호경 선배와 우리만 남았다.


“너희들 무슨 짓을 한 거야. 돈 주고 메이크업 받은 거야? 내가 지금까지 1학년 여장을 봤는데 역대급이다.”


이지학 선배는 한복 치마를 들춰보면서 말했다.


의예과 주서연 선배가 적극적으로 도와줬습니다.


“알지. 장례식장에서 유일한 여자분이었잖아.”


“놀이터 만드는것에 진심입니다.”


“나하고, 호경이하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알아봤어. 구청에서 1억은 지원해 준다고 하더라. 나머지 1억은 우리가 벌어야 해.”


조한선이 손을 들고 말했다.


“정민이가 거문고 잘합니다. 이따가 공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거문고?”


성호경 선배는 나를 위아래로 쳐다봤다.


“진짜 할 줄 아는 거야?”


“가능합니다.”


성호경과 이지학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속닥거리다가 폰을 꺼내서 통화를 했다.


“야. 너 지금 당장 들어와.”


“누구입니까?”


“국악학과 3학년 신경훈. 판소리 전공이야. 주서연 학교에 있지?”


“네. 있습니다.”


“오라고 해봐.”


나는 주서연에게 톡을 보냈다.


주서연이 먼저 신아모에 들어왔다.


“3학년 판소리 전공하는 후배가 있어요. 얼굴 생긴 게 괜찮은데 화장 부탁할 수 있을까요?”


이지학이 주서연에게 부탁했는데 반응이 별로였다.


“제 친구가 화장을 해줬어요. 저는 정민이 화장만큼 못해요.”


“친구분은 가셨습니까?”


“밖에 있어요.”


“부탁드려도 될까요?”


“······.”


주셔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식당 사건으로 이지학을 좋게 보지 못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였다.


“화장해 주시면 친구분과 후배님 주점에서 무제한으로 술, 안주 대접하겠습니다.”


이연지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친구들 불러도 돼요?”


“물론입니다.”


“콜. 제가 3일 동안 화장 책임질게요.”


“너 안 바빠?”


“괜찮아. 내가 담당하는 연예인들 지금 해외 나가 있어.”


협의가 잘되었고, 이미 신아모에 들어와 있는 신경훈 선배는 눈치를 보고 있었다.


“···에이. 설마 아니죠? 저 3학년이에요.”


“닥치고 국악학과에 여자 한복 있지. 가져와서 입고, 화장해.”


“성호경 선배님. 저 진짜 평생 놀림감 됩니다. 3학년이 여장을···”


“한마디만 더해봐. 3학년 집합 걸어서 죽여버린다.”


신경훈 선배는 풀죽은 어깨를 하고 신아모에서 나갔다.


“10분 준다. 빨리 갔다 와.”



****



“춘향가 할 줄 몰라?”


“모릅니다.”


“심청가는?”


“그것도··”


“너 거문고 할 줄 아는 거 맞아?”


“할 줄은 아는데 말씀하신 것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신한철 선배는 가야금 음계를 알려주고, 너튜브에서 춘향가, 심청가를 들려주고 악보를 짚어주었다.


조선에서 사용했던 음계가 다르지만, 소리음은 같았다. 몇 번 반복에서 들어 보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너튜브에 나오는 음과 악보를 확인하며 자리를 잡고, 거문고를 올려서 거문고 연주를 시작했다.


“··잘하는데.”


신한철이 너튜브를 소리를 줄이고 이정민의 연주를 들었다.


심청가의 인당수의 몸을 던지는 부분이었고, 애절하고, 비극적인 내용을 거문고의 선율로 표현하고 있었다.


“···정민이 대박이다. 정말 처음 하는 거 맞아?”


“심청가는 처음 해봅니다.”


“잘한다. 이정민. 너 조선에서 왔냐? 서예, 거문고까지 대박이네.”


“오늘 기대된다. 역대 최고의 신아모 주점 만들어 보자.”


성호경과 이지학이 칭찬했고, 오후가 되어서 우리는 주점으로 이동했다.


“너희 둘은 주점 앞에 앉아있어. 시선을 끌어야 사람들이 들어올 거 아니야.”


성호경의 말에 우리는 의자를 가져와서 주점 입구에 앉아있었다.


“한복을 입고 왔네. 무슨 과야?”


“둘 다 키가 엄청나게 크네. 우리들 보다 키가 큰데?”


“남자 아니야?”


“여자가 한복 입고 꾸며도 저 정도는 안 나와. 당연히 여자지.”


“여기 신아모 주점이잖아.”


우리는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 눈요기가 되고 있었다.


“이런 것이 축제라고 한다면 신은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후우.


나는 이현로의 말에 한숨을 길게 쉬었다.



****



3학년들은 성공한 선배들을 찾아가서 직접 모시고 온다.


그들은 신아모의 위상을 올려 주고, 기부금이 상당하므로 신아모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다.


동방대 선배 중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동방대를 졸업하는 신아모 회원들에게 중요한 인맥을 제공했다.


첫 손님으로 3학년이 모셔 온 선배는 강남에서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분으로 국내에서 건축상을 받은 신아모 회원이었고, 건축회사 직원들도 5명을 데리고 왔다.


“오셨습니까? 구한철 선배님. 우리 주점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63기 성호경입니다.”


“64기 이호철입니다.”


“66기 이도윤입니다.”


이지학 선배님들 축제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외쳤고, 신아모 회원들은 동시에 자신을 소개하며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구한철 선배님이 모두의 이름을 기억할 수 없지만, 신아모 사람들은 자신을 소개했다.


“좋다. 매년 축제에 오지만 이번 기수들이 기세가 좋다.”


구한철 선배님과 직원들이 주점으로 들어가셨고, 이도윤과 나는 눈치껏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는 모금함이 있었고, 구한철 선배님은 안주머니에서 휜 봉투를 모금함에 넣었다.


“오늘 오랜만에 만취해서 가보자. 다들 알지? 나 돈 많은 거. 제대로 가져와.”


자리에 앉자마자 소리쳤고, 이지학 선배가 나에게 뛰어와서 메뉴판을 넘겼다.


“빨리 가서 메뉴 받아와.”


메뉴판을 들고 테이블로 가서 교육받은 데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66기 이정민입니다.”


구한철은 나를 위아래로 살펴보고는 직원들에게 말했다.


“봤지. 1학년들은 여장은 한다고. 그런데 올해는 확실히 다르네. 후배님. 진짜 여자는 아니지.”


“아닙니다. 선배님.”


“화장한 거 하고, 한복까지 제대로네. 무슨 과야?”


“사학과입니다.”


“안타깝네. 건축과였으면 내가 무조건 우리 후배님 데려왔을 텐데 말이야.”


구한철은 직원들과 메뉴를 선택하고 말해줬고, 나는 주방에 가서 전달했다.


“막걸리 3통에 두부김치, 파전, 수육 있습니다.”


“오케이. 알았어. 작년에 보면 퇴근 시간이 되면 손님이 많았어. 이제부터 종이에 써서 가지고 와.”


“알겠습니다.”


2학년들은 주문받은 것을 각자 맡은 안주를 만들었다.


“아니. 이게 파전이야? 밀가루는 접착제 역할만 할 수 있도록 살짝 넣어야지 떡을 만들어 놨어. 이렇게 해서 1억 벌 수 있겠어요?”


주서연이 먹고 있었던 안주를 가지고 와서 2학년들에서 폭풍 잔소리를 했다.


“도토리묵에 참기름 아끼면 안 되지. 듬뿍 뿌려줘야 맛이 살지.”


주서연은 주방을 돌아다니면서 참견했고, 결국 주방에 총괄을 담당했다.


천막 밖에서는 계속된 인사가 들려왔고, 이도윤도 주방으로 와서 메뉴를 요청했다.


“정민아. 벌써 3팀이 왔어. 계속 들어올 거 같아.”


나는 주문을 받으러 주방에서 나왔고, 6명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걸어갔다.


“죽인다. 내 후배. 화장을 엄청나게 잘했네. 프로가 했어. 그렇지?”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66기 이정민입니다.”


“내가 엔터에서 일하는데 오늘 우리 가수가 여기 공연하러 와서 들렸어. 매년 오고 나도 여장해 봤지만, 너는 역대 1학년 중에 네가 최고다.”


엄지손가락을 들면서 칭찬하지만, 이것을 감사하다고 말해야 할지 아니라고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우리 소속된 가수가 제이니라는 여성그룹이야. 알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 후배 제이니에서 누구 좋아해?”


“아인이 최애입니다.”


“이따가 공연 끝나고 올 거야. 악수, 포옹까지 내가 부탁할게.”


“···감사합니다.”


주문한 종이를 적어서 주방으로 걸어가다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 걸음을 멈췄다.


“아아아악. 심장이 벌렁거립니다. 제이니를 직접 볼 수 있다니 더군다나 내 최애인 아인이와 악수와 포옹이라니 미쳐버리겠습니다. 너무 좋아.”


하아.


“그래 나도 미쳐버리겠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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