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사에 세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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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5.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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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DUMMY

산에서 내려와 차로 20분 정도 이동했고, 작은 마을로 들어와 단독주택에 도착했다.


“실례하겠습니다. 안에 계십니까?”


이현로가 철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누구십니까?”


대문이 열리고 60대의 남자분이 나오셨다.


임성진은 손가락으로 우리가 내려온 산을 가리키고는 말했다.


“혹시 저쪽 산에 산소를 사용하고 있습니까?”


“재작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집주인분이 임성진을 보며 물었고, 이현로가 앞으로 나섰다.


“제가 지관인데 외람된 말씀이지만 마음이 쓰여 지나치지 못하고 찾아왔습니다. 혹시 어머니께서···.”


“그 묫자리를 사용하며 어머니께서 안 좋아지는 겁니까?”


남자분은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이었다.


“자식들에게는 해가 없지만 어머니께서는 영향이 있는 땅입니다. 사고가 나거나 아프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지금 어머니께서 시름시름 앓고 계십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낙상해서 다리가 부러지고, 병원에 3개월 동안 입원해 계셨고, 요즘은 기운이 없어 방안에만 계십니다. 그전에는 텃밭에 고추도 키우시고 건강하셨습니다.”


“그 땅의 기운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어머니를 위해서 잠시 아버님의 묫자리를 옮기신 후 나중에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합장묘를 하시면 더할 나위 없이 후손들에게 복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어머니께서 건강하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건강 회복하시고 오래 사실 겁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우리는 인사를 드리고 차로 돌아왔다.


“자네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정확히 맞아들어가 그 땅은 안 되겠어. 혹시 말이야. 자네가 봐 둔 땅이 있나?”


“공주에 좋은 땅이 있습니다.”


“너무 멀어.”


“그렇다면 경기도 포천은 어떻습니까? 그곳에도 괜찮은 땅이 있습니다.”


임성진은 고민하다가 이현로에게 물었다.


“왕이 나올 명당자리도 있나?”


임성진의 질문에 이정철도 이현로를 쳐다봤다.


“있기는 합니다. 그 자리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 명당을 포용할 수 있는 격이 있는 사람이어야 가능한 겁니다. 아무나 들일 수 없는 자리입니다. 격이 낮은 자가 묻힌다면 도리어 자손들이 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나는 그 격이 낮아 보이는가?”


임성진이 따지듯이 이현로에게 물었다.


“왕이 나오는 자리는 왕의 격이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왕의 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욕심을 부리면 그만큼 복이 아니라 화가 찾아오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네. 그럼, 포천으로 가 보지.”


우리는 포천으로 이동했고, 산을 올랐다. 이정철 일행보다 앞서서 걸었고 나는 이현로에게 물었다.


“자네 포천에 언제 묫자리를 알아봤나?”


“예전 김종서 대감께서 부인분 묫자리를 부탁하실 때 봐 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중에 한곳이 포천이었습니다.”


“김종서는 계유사화로 죽었고, 가문은 풍비박산이 났어. 자네가 봐준 자리라면 좋은 묫자리일 텐데 큰 의미가 있겠나?”


“제가 봐준 공주의 묫자리는 상급지였습니다. 다만 풍수의 기운보다 그 당시 수양의 기운이 더 좋았을 뿐입니다.”


우리는 산 중턱에 올라서 멈췄고, 그 자리에는 무덤 한기가 있었다.


“··예전에 왔을 때는 묘가 없었는데 지금은 묘가 있습니다. 후손이 관리하는지 깨끗하네요.”


“다른 곳은 없나?”


“전국을 돌아다니고 알아보면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 묫자리입니다.”


“이 자리가 확실히 좋은 자리인가?”


“상급지에 속하는 자리입니다.”


“좋네. 내가 해결하지.”


임성진은 사진을 찍고, 돌아섰다.


“이만 돌아가지.”


우리는 논현동으로 와서 식사를 대접받고 늦은 시간에 집에서 나왔다.


이정철은 이현로에게 말했다.


“자네가 오늘 고생이 많았네.”


“아닙니다. 이정민 학생과 인연으로 좋으신 분과 함께 한 시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고마웠네.”


이정철은 차에 올라탔고, 나는 이현로에게 말했다.


“수고했네.”


“아닙니다. 제가 할 일이었습니다.”


나는 이정철의 차에 올라타고 차가 출발했다.


이정철은 들고 있는 화기를 내 무릎 위에 올려 주었다.


“화기를 얻게 도와준 것은 네가 내 집에 들어오겠다는 약속이었다.”


“알겠습니다. 기숙사 정리하고, 내일 성북동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제 소원화개첩을 구해 줄 것이다. 내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 가능하겠느냐?”


“어떤 부탁입니까?”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네가 도움을 줘야겠다.”


“···알겠습니다.”


생각하지 못한 단어였다.


경매장.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를 하는 곳으로 이정철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약속한 것이다.”


“경매장 운영을 제가 하는 겁니까?”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어 그들과 함께하면 될 것이야.”


“알겠습니다.”


“소원화개첩을 수소문했고, 찾을만한 사람은 이미 정해 놓았다. 내일 함께 만나 보겠느냐?”


“학교 수업 때문에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다. 내가 알아서 하마.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세워 주게.”


10분 정도 이동한 후 지하철역에서 차량이 멈췄다.


“들어가 보겠습니다.”


“정리한 후에 들어오거라. 내일 저녁에 나랑 같이 가봐야 할 곳이 있어.”


“알겠습니다.”


차량이 출발하는 것을 지켜본 후에 지하철을 타고 학교로 돌아왔다.



****



늦은 시간에 서재주가 기숙사 건물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기다린 겁니까? 연락하시지, 그랬습니까?”


“괜찮습니다. 지금 이정민 학생만 담당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보고할 내용이 있는 건가요?”


“서예대전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헤프닝이 있었지만, 해결되었고, 서예협회 회장과 원로들이 모여서 심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정철 선생님과 비해당 회장님의 입김이 살짝 적용되어서 이정민 학생이 대상으로 유력합니다. 아마도 내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잘되었네요. 주 병원은 어떻습니까?”


“주성용 병원장님의 장례식이 마무리되었고, 주주총회는 다음 주 수요일에 열릴 예정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내일 전면적으로 이사장들의 리베이트에 대한 기사가 올라갈 겁니다. 주식 보유량은 크게 의미 없다고 생각해서 더 이상 매입하지 않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다른 부탁할 것이 있는데 가능하겠습니까?”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명함을 서재주에게 전달했다.


“기도환 선배의 부인이 아파트 관리소장과 바람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혼소송 중입니다. 이를 조사해 주시고, 기도환 선배의 이혼 과정을 대비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더불어 대출이 얼마 있는지 조사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기숙사에 들어오니 이도윤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요즘 얼굴 보기 힘들다. 기숙사에는 왜 안 들어와?”


“나 내일부터 외할아버지 집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아.”


이도윤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무슨 소리야?”


“그렇게 됐어. 앞으로 학교에서 보며 되고, 서예 연습을 내가 꾸준히 해 줄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돼.”



****



오전 수업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자, 성호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크하핫. 역시 내 눈이 틀리지 않았어. 그 새끼가 무슨 대상이야. 내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 대상 축하한다.”


성호경은 내가 대상을 받은 것보다 전산오가 비리를 저질러 망하게 된 것에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


“서예대전에 1학년이 대상을 받은 건 내가 받은 이후에 처음이다.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성호경은 내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해 줬다.


대한민국의 성인 남성이면 군대에 가야 했다.


나는 서예대전 대상으로 2년이라는 시간을 벌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조선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준비해야 했다.


화기는 찾았고, 소원화개첩도 이정철의 도움으로 찾을 것 같았다. 몽유도원도, 수양의 초상화만 찾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동안 나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주변의 모든 것을 이용해서 배우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가장 먼저 찾아갈 이는 비해당 그룹 최 씨였다.



****



기숙사의 짐을 챙겨서 성북동으로 갔다.


이정철은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주방에 있는 아줌마에게 말했다.


“방 안내해 주세요.”


2층으로 올라갔고, 책상과 침대가 새로 들어온 것이었다.


“저녁 식사 준비 중이었어요. 바로 내려오세요.”


“알겠습니다.”


나는 가방에서 화기를 꺼내 서랍에 넣어놓고 1층으로 내려왔다.


“식탁으로 오거라.”


이정철이 앉아 있고, 식탁에는 정갈한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우리 아줌마가 음식 솜씨가 좋아. 내가 고혈압 있어서 간이 싱겁지만 먹을 만할 거다.”


“잘 먹겠습니다.”


“천천히 많이 먹어요. 부족한 반찬 있으면 말씀하시고.”


식사하는 중에 이정철이 내게 말했다.


“서예대전의 대상으로 네가 됐다.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오늘 낮에 소원화개첩을 찾아 줄 사람에게 부탁해 놓았다. 능력이 있는 친구이니 찾아 줄 것이야. 그리고 식사한 후에 나와 함께 갈 곳이 있어.”


식사를 마치고, 차를 타고 이동했다.


“내가 운영하는 경매장은 G 블랙마켓으로 회원제이며, 운영자와 연락해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 거래는 비트코인으로 하고 있어. A팀은 국내에 모든 일을 하고, B팀은 해외를 돌아다닌다. 이 G 블랙마켓의 운영 목적은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유물을 감시하고, 들여오기 위해서 국가나 개인에게 접촉해서 설득이나 기증, 돈으로 사들이는 일을 하고 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해외 유물 반환하는 겁니까?”


“내가 죽으면 이들은 구심점이 없어서 흩어질 확률이 높아. 네가 관리를 해줘야겠다.”


“알겠습니다.”


G 블랙마켓은 해외 유물을 반환하는 일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일본 대학에 있는 몽유도원도와 아직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수양의 초상화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도착한 곳은 종로의 낡은 건물이었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 건물을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야 했다.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으려 했는데 한꺼번에 만나려면 어쩔 수 없지.”


3층으로 올라왔고, 복도에서 사무실의 작은 간판들을 봤다.


흥신소, 전당포, 직업소개소, 백반 식당. 이 간판들을 보며 경매장이 있을 만한 곳은 아니었다.


“이곳이 맞습니까?”


“그래. 맞아. 들어가자.”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직원 4명이 앉아 있었다.


“오셨습니까? 회장님.”


“장종화 실장. 뭐 하고 있었나?”


“서화 감정 때문에 지금 회의를 진행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누구의 작품인가?”


“안견의 산수화입니다.”


장종화 실장은 그림을 펼쳐서 이정철에게 보여줬다.


“문제는?”


“교차 감정을 진행했는데 의견이 다릅니다.”


“이지웅 실장은 뭐라 하는데?”


“진품이라 판정했습니다.”


“···다들 모이라고 해. 전달 사항이 있어.‘


알겠습니다. 직원 한 명이 복도로 나가서 소리쳤다.


“회장님. 오셨습니다.”


이정철은 기사분이 휠체어를 가지고 오셔서 앉았고 나는 옆에 서서 그림을 내려다봤다.


오른쪽에 큰산이 그려져있고, 강이 흐르며 왼쪽 아래쪽에 오두막에 노인이 앉아서 서책을 보는 그림이었다.


조선에서 안견을 가장 잘아는 사람이 나였다. 그의 작품이라고 판명하기에는 너무나 조잡해보였다.


사람들이 여려명 들어와 이정철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서 있었다.


“다 모였습니다. 회장님.”


“다들 인사해. 내 외손주야. 앞으로 이 사업을 맡아서 할 거야.”


“안녕하십니까? 이정민입니다.”


나는 인사를 했고, 직원들의 표정이 불편해 보였다.


“이 사업은 회장님의 개인사업이 아닙니다.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 일을 하는 겁니다.”


“뜻이 있는 사람? 무슨 소리인가? 문태민 자네는 호리꾼이고, 김인수는 사기꾼. 장종화는 문화재청에서 잘린 사람 아닌가. 다들 나로 인해 모인 것이고 자네들의 형편을 봐준 것도 나일세.”


직원들은 눈치를 슬슬 보며 입을 다물었지만, 장 실장이 말했다.


“회장님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해외 유물에 대해서 경험이 없고, G 블랙마켓을 이끌어 가기에는 너무 어립니다. 감정과 운송, 작품을 보는 눈이 있어야 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자네들이 도와주면 되는 일일세.”


이들의 말을 듣고 나는 기분이 확 나빴다.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부적합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잠시만요.”


내 말에 사람들이 집중했고, 테이블에 위에 있는 산수화를 들어올렸다.


“안견의 산수화는 가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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