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용사는 오늘도 킹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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꿍디꿍디
작품등록일 :
2024.05.08 16:18
최근연재일 :
2024.07.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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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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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6 - ‘부가세’세요? 10%는 패시브 입니까? -

DUMMY

2시간 전,


“흐아아아암.”


훌리오 자작령의 성벽 위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병사가 입을 한껏 벌려 하품을 해댔다.


야간 근무는 몸이 편한 대신, 졸음을 이기는 것이 고됐다.


“30분만 버티자고, 그럼 교대니까.”


“아직도 30분이나 남았다고?”


“안타깝게도?”


“끝나면 모닝주 한 잔 해야지?”


“좋지~ 근데 자네 괜찮겠나? 저번에도 그랬다가 와이프한테 쫓겨났다고 들었는데.”


“흐흐, 우리 여편네가 오늘 친정에 간다네.”


“미친! 그럼 애들 다 불러 모아야지! 오늘은 자네 집으로 가세!”


“어어, 그건 좀... 저번에 닥슨 녀석 집 빈다고 갔을 때 네놈들이 그 집 살림을 아작냈던 걸 난 아직 기억한다네.”


“그 얘기 그대로 닥슨에게 전해주지.”


“끙.. 그냥 오늘은 조촐하게 보면 안 될까?”


“되겠냐? 크큭.”


“그래그래, 마누라가 친정에 간다는데 맘대로 해보게. 내 기분이 가라앉나. 하하하-학!”


“썩을. 부럽... 저게 뭐지?”


멀리서 먼지 구름이 몰려 오고 있었다.


자신이 병사가 되기도 한참 전인, 아주 어린 시절에 딱 한 번 저런 광경을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랏다.


“치,치,침공이다!! 비상! 비상! 몬스터가 몰려 온다!!!!!”


...


새벽까지 업무를 보다 막 잠이 들었던 훌리오 자작은 흐릿하게 들려오는 부산스러움에 눈을 떴다.


무슨 상황인지 파악을 하려 시종을 부르려는데, 다급한 발걸음으로 다가 온 이가 있었다.


-탁탁탁탁.


-똑똑.


“영주님, 빨리 나와보셔야 겠습니다. 대규모 몬스터 습격입니다!”


“뭐랏!”


이게 무슨...


방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진득한 혈향이 코속으로 퍼져나갔다.


-댕-댕-댕-댕-


-으어으어.


-대기하지 말고, 준비되면 바로바로 화살을 쏴라.


-제 3 기사단은 성문으로 집결하라!


비상을 알리는 종소리를 배경으로 온갖 소리가 시끄럽게 뒤섞여서 광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사태가 이럼에도 귀족의 처소에는 방음 등의 마법 처리를 해두다 보니, 알아차리는 것이 늦었다.


“일단 장비부터 챙겨 입으시고 나오십시오. 위험합니다.”


“지금 이 상황에 그럴 정신이 있어 보이나? 닥치고 빨리 가세나.”


“충!”


훌리오 자작은 방에 비치된 검만 대충 들고 성벽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맙소사!”


급한 발걸음으로 도착한 성벽 너머에는 지옥이 펼쳐지고 있었다.


“검집은 필요 없었는데, 괜히 무겁게 들고 왔구먼.”


-텅.


-텅.텅.텅.텅.


훌리오 자작이 검집을 집어 던지자, 그와 함께 온 호위 병력들도 따라서 검집을 버렸다.


“자, 가자. 죽으러.”


“충!”



***



상태창 그거 별거 아니구만?


몇 번 빨대 꽂고 사용해 봤더니 요령이 생겼다.


처음에는 외부의 신성력을 끌어오는 것이 힘들었으나, 결국 이 세계는 전체가 여신의 보살핌 아래 있는 것.


대기 중에 미약하게 녹아 있는 여신의 기운을 마나로 살살 꼬셔 보니, 신성력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


“조우앗써!”


상태창이라니... 설레였다.


[카인 L. 라기스 lv. 99(-28) ]


스킬 : 72종. [+]


상태 : 버서커화 진행 중. [+]

데스 나이트화 진행 중. [+]

여신의 불만 폭주 중. [+]


그 사이 여신의 불만이 폭주로 바뀌어 있었다.


알빠냐.


폭주를 하던 폭발을 하던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러니깐 저 플러스 마크를 클릭한다고 생각하면 세부 내용이 보인다고 했지?’


스킬이 많기도 하네.


클릭해서 보니 대부분, 내가 이곳에 와서 익힌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애초에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스킬은 몇 개 되지도 않는 듯 싶다.


“아니! 소설에서처럼 먼치킨 기술이라도 넣어 달라고! 블링크나 메테오 이런 거 없냐고!”


블링크는 없지만 축지법이 있었고, 메테오는 없었지만 파이어 핑거는 있었다.


“먼 스킬이 이 따구야? 파이어 핑거?”


-파아아아악


손가락에서 약한 불길이 치솟았다.


손끝에서 작게 일렁이는 황금빛 불빛.


열기가 없는 대신 마기와는 상극의 기운이 미약하게 느껴졌다.


시험 삼아 육포를 구워 봤으나, 열기가 없어서인지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아무래도 성(聖)속성을 부여해주는 스킬인 거 같은데...


‘그럼 파이어 핑거가 아니라, 블레스 핑거라고 하라고!’


사람 헷갈리게나 하고 말야.


더구나 이미 은퇴를 해버린 내게는 그리 유용한 스킬조차 아니었다.


탐지 같은 경우는 꽤 유용해 보이기는 했으나, 이마저도 지금에 와서는 크게 와닿는 스킬은 아니었다.


수많은 전투 끝에 마력을 퍼트려 탐지와 같은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제와서 탐지? 썩을.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상태’ 부분.


몰랐던 부분을 알 수 있었다.


버서커화는 알고 있었는데 데스 나이트화라니... 조금 놀랐다.


마왕 녀석, 가는 길에 아주 더러운 걸 심어 놓고 간 듯 싶다.


마신 추종 시, 저주가 강해짐이라니...


내가 마왕 목을 딴 사람인데 추종을 하것냐고!


저딴 거를 구현한다고 허공에 마력을 낭비하다니.


그래도 놀라운 점은 마신이라면 치를 떠는, 나름 여신의 대리자(?)인 내가 레벨 다운이 –28 이라는 것이었다.


진짜 평범한 사람들이었음 탁~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겠지.


세부 사항을 보니 나름 해결법이 적혀 있기는 했지만, 지금 당장은 어찌할 수 없는 방법들이었고,


여신의 불만 같은 경우는...


내가 욕을 안 할 수가 없게 만든다.


정말 보고 싶지 않았지만, 혹시나 해서 [+]를 클릭하니 적혀 있는 게 아주 가관이었지.


-긴급! 신실한 신앙심을 요함.


장난치세요?


신앙심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지.


버서커화? 데스 나이트화?


막상 이런 부분은 별도였다.


그저 여신의 불만만 해소된다는 소리였다.


‘부가세’세요? 10%는 패시브 입니까?


누굴 호구로 아나.


신실한 신앙심은 저기 성녀한테나 가서 찾아보던지. 흥.


근데 레벨 99면 높은 건가?


애매하다.


하긴, 게임처럼 레벨업에 따른 분배 포인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신경 쓸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대충 둘러보고 상태창을 닫았는데, 뭔가 아주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뭐지? 아주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넘어가는 거 같은데...?’


날카로운 감각이 이상을 감지했지만, 전장에서 멀어져 있어서 인지 ‘딱, 이거다!’ 하는 걸 모르겠다.


분명 좀... 아니, 아주 매우 꼬로꼬롬한데... 뭐지? 뭘까?


‘내일의 나여! 반드시 알아내 다오.’


미련 없이 상태창을 닫았다.


이런 와중에도 상단은 꾸준히 훌리오 자작령을 향해 나아갔다.


지난번에 워프로 갔을 때는 순식간이었는데, 행렬을 이끌고 가니 생각보다 오랜 시일이 걸렸다.


처음이라 습격에 대해 바짝 경계하고 이동했으나, 그 사이에 딱히 습격이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도착한 훌리오 자작령은...


개판이었다.



***



“막아!”


-크어어어.


-콰콰콰쾅!


“으아아악-!”


반파된 성을 배경으로 메케한 연기가 흩날렸고, 사이사이 온갖 소리가 뒤섞여서 들려왔다.


대규모 몬스터 공습.


저들은 마계의 침공 이전에 인간과 대륙을 양분하고 있는 존재들이었다.


물론 양분이라고 하고는 있지만, 사생결단의 각오로 토벌을 다짐하면 몰살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렇게 되면 그 나라의 전력은 박살이 나고, 아주 좋은 타국의 먹이감이 될 것이 뻔했기에 어쩔 수 없이 공존하고 있을 뿐.


당연히 저들 역시 자신들의 열세를 알기에 보통은 저런 대규모 침공을 감행하지는 않는다.


이런 경우 대부분 두 가지 상황으로 좁혀지지.


“이게 뭔...”


“영주님, 아무래도 잘못 온 거 같은데요? 어쩌죠?”


“어쩌긴 뭘 어째! 빌리몬 돌격!”


“저희는 병력도 얼마 안 되는데요?”


녀석이 주위를 두리번 거려보지만, 없는 병력이 만들어질 리가 있나.


우리가 가진 병력이라고는, 빌리를 비롯해서 차출된 병사 십여 명이 다 였다.


애초에 여유 인원이 있지도 않고, 습격까지 예상됐기에 거래를 도울 상인 2명에 약간의 병력만으로 급조된 상단이었다.


처음에는 누르한도 대동하려고 했으나, 대외적으로 대장장이이기도 하고, 비상시에는 영지 방어에 전념하라는 의미로 빌리만 데리고 왔다.


물론 빌리 혼자서도 충분히 무쌍을 찍을 수 있으니 이렇게 구성했으나, 갑자기 맞닥뜨린 이런 대규모 전투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니깐 돌격.”


“이 인원으로요? 계란으로 바위치기입니다!”


“아니, 이 인원 말고 너만.”


“농담이시죠?”


“농담같아?”


“...농담같진 않지만, 농담이라고 해주시면 안 될까요?”


“여긴 내가 책임질 테니 빨리 가서 정리해. 짠짠바리들 말고 지휘관급으로만 처리하면 되잖아.”


“거기까지 도달하는 동안 호위는 누가 해주고요?”


“나 카인 L. 라기스 남작의 이름으로 자네를 호위기사 겸 돌격대장으로 임명하노라. 자, 됐지, 1인 2역으로 전장을 지배하라! 출동!”


“...영주님은 같이 안 가십니까?”


“난 여기 인원들 지켜야지! 혹시라도 이쪽으로 오면 여기야 말로 몰살인데!”


“저 정도면 이쪽으로 방향을 트는 순간, 영주님이 있건 없건 몰살 아닙니까?”


“뭐랏!? 다시 말해보실래요?”


“......”


계속되는 강요에 고개를 떨구는 빌리.


“네네~ 다녀오겠습니다.”


빌리는 몸을 돌리고 잠시 전장을 주시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경중에 대한 판단이 섰는지 불평불만을 등으로 말하는 것에 비해 순식간에 멀어져갔다.


마력을 아주 옅게 뽑아내 흩뿌렸다.


앞서 말한 두 가지의 상황은 별거 없었다.


마족이 이끌거나, 마족의 추종자들이 뒤에서 조정하거나.


“어디 보자, 어느 쪽이냐?”


작가의말

발견하신 분이 있을 지 모르겠는데, 전편하고 달라진 부분은 오류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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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065 - ...또 망령에 사로잡히셨어요. - 24.07.28 13 0 9쪽
64 064 - 다 썼어? 읊어 봐. - 24.07.27 15 0 9쪽
63 063 - 우우우우웅. (오랜만이다 친구.) - 24.07.21 22 0 10쪽
62 062 - 짜잔! 티나 도착! - 24.07.20 22 0 10쪽
61 061 - 아! 자작님이셨구나. 내가 그걸 몰랐네? 어떻게 존댓말 좀 해드려요? - 24.07.14 23 0 9쪽
60 060 - 내 눈에 또 띄면 죽여버린다고 했는데, 설마 그 멍청이가 오지는 않았겠지. - 24.07.13 21 0 10쪽
59 059 - 모실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 24.07.12 19 0 9쪽
58 058 - 빼에에엑- 왜 우리 남작님께 뭐라고 그래욧! - 24.07.09 21 0 9쪽
57 057 - 근데 누가 5야? - 24.07.07 19 0 10쪽
56 056 - ...티나 지금 시간 좀 난 거 가틈. - 24.07.06 23 0 9쪽
55 055 - 차를 준비하게, 그 차가 식기 전에 돌아올 터니. - 24.07.01 24 0 9쪽
54 054 - ...겠냐? 겠냐고! - 24.06.30 27 0 9쪽
53 053 - 자, 이제 누가 정실이지? - 24.06.29 23 0 9쪽
52 052 - 제가 키우는 고양이의 통신구랍니다. - 24.06.28 28 0 9쪽
51 051 - 내리 사랑이 이루어지는 트리토니아 영지는 오늘도 평온했다. - 24.06.26 24 0 10쪽
50 050 - ...그리고 둘 다는 안 됩니다. - 24.06.24 25 0 9쪽
49 049 - 난 ‘용사’였지, ‘용자’는 아니었다. - 24.06.21 36 0 9쪽
48 048 - ......거짓말 한다, 인간. 하지만 하지 않는다, 강한 인간. - 24.06.20 33 0 9쪽
47 047 - 저는 대 암흑신교의 무려 825석을 차지하고 있는 - 24.06.19 30 0 10쪽
» 046 - ‘부가세’세요? 10%는 패시브 입니까? - 24.06.18 32 0 10쪽
45 045 - 에? 상태창 없으십니까? - 24.06.17 33 0 9쪽
44 044 - 괜찮아... 따면 돼. 따면 되잖아. - 24.06.16 35 0 9쪽
43 043 - 잘한다 우리 성녀! 덮쳐 버렷!!! - 24.06.15 34 0 9쪽
42 042 - 다녀오면 황녀 지인들로 소개팅 콜? - 24.06.14 41 0 9쪽
41 041 - 다 죽여버리면 되나? - 24.06.13 40 0 10쪽
40 040 - 부관님? 눈깔을 왜 그렇게 뜨세요? - 24.06.12 35 0 9쪽
39 039 - 아뉘아뉘~ 제 스케줄 말고... 우-리 스케줄이요~ - 24.06.11 38 0 10쪽
38 038 - 말하고 먹어! - 24.06.10 35 0 9쪽
37 037 - 제 스타일이 아닙니다 - 24.06.09 3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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