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꿈을 꾼다는 것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엘민
작품등록일 :
2024.05.08 16:44
최근연재일 :
2024.05.27 17:19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67
추천수 :
48
글자수 :
157,819

작성
24.05.13 19:00
조회
11
추천
1
글자
12쪽

검을 잡은 이유 (3)

DUMMY

***



“흐압!”

브로스바가 검을 힘껏 휘두르자 검에서 무지막지한 검기가 발사되었다.

거대한 황금색의 검기는 엄청난 속도로 차현우에게 날아갔다.


“큭-”

차현우가 검으로 겨우 막아냈지만, 온전히 막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그대로 검의 방향을 비틀었다.

기울어진 검을 타고 뒤편으로 날아간 검기는 주위의 나무를 흔적도 없이 몰살했다.


분명히 저 황금색의 몽력은 내 것이다.

믿기지 않아.

내 몽력이 이렇게나 강했다고?


차현우는 자신의 몽력을 제대로 사용해본 적이 없었다.

이제 막 몽계에 들어와, 몽력을 다뤄본 시간이 길지도 않았거니와,

자신의 몽력의 힘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브로스바는 달랐다.

지금껏 수많은 타인의 몽력을 흡수하고 사용한 몽계의 베테랑.

단지 한 번 맛보았음에도 차현우의 몽력을 응당 이해하고 습득했다.


그렇기에 차현우의 눈에는 제대로 사용된 자신의 몽력이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지금껏 사용했던 방식과는 사뭇 다른 느낌.


“이런 맛은 정말 처음이라고. 너 꽤나 축복받았구나”

브로스바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차현우에게 다가왔다.


“사람을 먹잇감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차현우가 그런 브로스바를 향해 먼저 돌진했다.

차현우의 검에 다시 황금색의 몽력이 충만하게 깃들었다.


황금색의 몽력이 덮인 두 검이 충돌하자, 주위에 여파가 일어났다.

서로의 검에서 흘러넘치는 황금빛의 몽력이 주변의 나무를 서서히 갉았다.


“킥킥킥”

“맛있겠다.”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쓰러진 김유리에게 선혈의 일원들이 다가가고 있었다.


차현우가 김유리를 구하려는 듯 맞대던 검을 빼고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브로스바는 그런 차현우를 가만두지 않았다.


“킥킥. 날 두고 어디 가려고?”

“비켜. 너랑 놀 시간 없어”

“이거 서운한데”


브로스바의 검이 차현우의 머리를 향해 거칠게 휘둘러졌다.


까앙-

차현우가 검을 들어서 막아냈지만, 이어지는 브로스바의 돌려차기가 차현우의 가슴을 정확하게 강타했다.

차현우는 그대로 날아가 옆의 나무에 박혔다.


“어이, 어이. 더 발악해보라고. 그래야 사지를 찢는 맛이 있으니까”


브로스바가 낄낄 웃었다.


젠장, 저 녀석 강하다.

전력을 다해도 이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안 들어.


그런데 왜지?

아까부터 몽력이 넘쳐난다.

덕분에 몸의 모든 근육마다 몽력이 가득 차 몸이 가볍다.

가벼운 걸 넘어서 힘이 넘쳐나.


하지만 사범님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아까 단 한 번 휘두르며 체감한 필요량은 적어도 지금 내 몽력의 두 배.

아니 세 배려나.


아까의 공격은 몽력이 부족했기에 불완전한 공격이었다.

그런데도 그 정도의 위력이라니.

필요량을 채워 제대로 발현하게 되면 얼마나 강한 거지?


사범님, 대체 무슨 기술을 만드신 거냐고요.


“어이, 애송이. 고작 이 정도로 기절한 거냐?”

브로스바의 발이 한 번 더 날아들었다.


박혔던 나무에서 빠져나와 바닥으로 떨어졌던 검을 주워들었다.

동시에 브로스바의 발이 방금까지 내가 박혀 있었던 나무를 꿰뚫었다.


콰직.

발길질 한 번에 나무의 중간 기둥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저거 맞았으면 나도 저렇게 됐겠네.

일단 김유리를 지키는 게 먼저다.


검기를 날려 김유리를 향해 돌진하던 나머지 선혈의 일원들을 벴다.

하지만 몇몇은 방어에 성공해 별 타격이 없었다.


저건 내가 직접 베야겠군.

빠르게 그쪽으로 이동해 검을 휘둘렀다.


까앙-

이 녀석들, 보통 내기가 아니야.

하지만 내 눈에는 검의 궤적이 보인다.

상대가 어떻게 휘두를지 예측할 수 있어.


결국 몇 번의 합을 나누지 않고 차현우는 모두를 제압했다.

그 순간, 다시 브로스바의 검이 돌진해왔다.


“나한테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네 동료까지 신경 쓰는 거냐? 몽력이 남아도나 봐?”

“너한테는 남은 몽력 정도면 충분해”

차현우가 검을 맞받아쳤다.


“약해빠진 주제에 건방지기 짝이 없군”

“약한 건 너겠지. 네 몽력이 얼마나 약하면 타인의 몽력을 훔쳐 가겠어?”

“뭐라고?”

“맞잖아. 이 따라쟁이 새끼야”

“그 말을 후회하게 해주지”


브로스바의 검에 둘렸던 황금빛의 몽력이 더욱 거대하게 부풀었다.


“내 몽력은 타인의 몽력에 대한 완전한 이해. 공격적인 몽력은 아니지만, 이 녀석이 내 손에 들어온 순간 모든 게 달라졌지”

브로스바가 자신의 검을 들어 보였다.

검에 달린 입이 불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신의 흔적이라는 걸 들어본 적이 있나? 몽계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신이, 몽계에 흘리고 간 흔적이지”

“신의 흔적?”

“그래. 이건 그 중, ‘신의 이빨’이다. 어느 날 내게 내려진 축복이지. 신의 이빨은 몽계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 이건 신의 이빨로 만들어낸 검이다. 뭐든지 먹을 수 있으며 그것을 똑같은 형태로 뱉어낼 수 있지”

“그래봤자 결국 네가 대단한 게 아니라 검이 대단한 거라는 거잖아?”

“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검의 능력과 내 몽력의 시너지가 일어나며 우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브로스바가 자신의 검을 소중하게 쓰다듬었다.


동시에 검의 입이 거대하게 벌어졌다.

마치 번데기가 탈피하듯, 검이 점점 벗겨지며 안에서 무언가가 드러났다.


저건 내 검이잖아?


“강한 힘이 있다고 한들, 그걸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지. 지금부터 알려주겠다. 너의 힘이 얼마나 잘못 사용되고 있었는지를”



***



붉은 머리 길드의 숙소 중 하나의 방.


쾅-

문을 거세게 열며 한 꼬마가 방으로 들어왔다.

열두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는 방을 이곳저곳 둘러봤다.


그리고는 목표물을 발견했다.

방의 구석에 있는 큰 침대에 누군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누워있었다.


“아멜, 아멜! 비상이야. 비상!”

꼬마가 이불 속에 있는 누군가를 잡고 흔들었다.

하지만 이불 속의 누군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결국, 꼬마가 이불을 들추자 한 남자가 옆으로 돌아누운 채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남자의 붉은 머리카락은, 뒷모습만 보면 흡사 여자라고 착각할 정도의 길이였다.

남자는 헐렁한 민소매를 입고 있었는데, 민소매 사이로 성난 근육에 새겨진 자잘한 흉터가 보였다.


“어제 밤늦게 돌아와서 피곤한 건 알겠는데, 일어나봐 좀”

아무리 흔들어도 꼼짝하지 않는 아멜에게 결국 꼬마가 소리를 질렀다.


“엔도, 형 피곤해”

아멜이 귀찮은 듯 일어서며 목을 벅벅 긁었다.


곧 30대쯤 되어 보이는 듯한 중년 남성이 침대에서 일어나며 기지개를 켰다.

한참을 누워있었는지 긴 머리가 산발이 되어있었다.

아멜은 하품을 한 번 하고는 익숙하게 머리를 질끈 묶었다.


“이것 좀 보라고!”

“뭔데 이렇게 요란이야?”

꼬마가 아멜에게 무언가 내밀었다.

꼬마의 손에는 작은 민들레 홀씨가 올려져 있었다.


“유리 누나의 구조 요청이야. 장소는 적색 나무의 숲이고”

“김유리가? 왜? 무슨 일 생겼나?”

“아, 좀 얼른 가라고! 무슨 일 생겼으니까 구조 요청을 보냈지!”


엔도의 성화에 아멜이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의자에 걸러진 옷을 챙겨 입었다.

얼마나 오래 입었는지, 옷은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다.


“하암, 귀찮아죽겠네. 그럼 갔다 올게”

“그 옷은 언제 버릴 거야?”

“너 내 마누라야? 쪼끄마한 게”

아멜이 엔도의 머리에 꿀밤을 가볍게 놨다.

그리고는 자신의 대검을 등에 멨다.

절반은 부서진 데다가 날의 이빨이 다 빠진 검이었다.


그나저나 김유리 정도면 나쁘지 않은 실력이다.

그런 김유리가 구조 요청을 보냈다는 건 꽤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

빠르게 가야겠군.


생각을 마침과 동시에 아멜의 모습이 사라졌다.

방금까지 아멜이 서 있던 곳에는 작은 잿더미가 남아 있었다.


“진작 그렇게 갈 것이지”

엔도가 잿더미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



콰악-

황금빛의 검 두 자루가 맹렬하게 맞닿았다.


“네 몽력은 정말 신기하군그래.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귀한 느낌. 이런 몽력을 단순한 검술에만 사용하고 있다는 게 안타까워”

“닥쳐. 내 힘은 내가 알아서 써”


둘의 검은 계속해서 서로를 탐닉했다.

그렇게 끝없는 공방이 이어지던 와중.


푸욱.

날카로운 검이 차현우의 팔을 꿰뚫었다.


“꽤 아파 보이는데?”

“큭, 닥···쳐!”


차현우가 다른 팔로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주먹은 너무나 쉽게 막혔다.


“형편없는 주먹이야. 주먹질은 익숙하지 않은가 봐?”


빠악-

브로스바의 주먹이 차현우의 얼굴을 강타했다.

주먹질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졌다.

차현우의 입에서 부러진 이가 튀어나오며 피가 흘러내렸다.


드디어 멈춘 주먹질.

몰골이 처참해진 차현우가 그대로 쓰러졌다.


“일어나라고. 아직 싸움 안 끝났다고. 켈켈켈”

브로스바가 소름 돋는 미소를 지으며 차현우의 얼굴을 발로 건드렸다.


콱.

차현우의 손이 브로스바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있는 힘껏 끌어당겼다.


“귀여운 발악을 하는구나!”

차현우 쪽으로 끌려온 브로스바가 차현우를 향해 검을 내리치려는 순간.


차현우의 검이 브로스바의 어깨에 박혔다.


“큭- 뭐냐?”


때는 브로스바가 차현우에게 주먹질을 날린 순간.

차현우는 타격당함과 동시에 검을 공중으로 날렸다.

그리고 검이 떨어지는 위치에 브로스바를 끌어당긴 것.


브로스바의 어깨에 박힌 차현우의 검에서 황금색의 몽력이 터져 나왔다.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주위가 황금빛의 안개로 물들었다.


엄청난 폭발력에 브로스바가 순간 정신을 잃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차현우는 자신의 검을 뽑았다.


“깜짝이야. 이런 귀여운 재주도 있었네?”

어느새 다시 정신을 붙잡은 브로스바가 안개 속에서 차현우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는 차현우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검이 지나간 곳의 안개가 사라지며 잠시 주위가 보였다.


‘없다. 어디로 숨은 거지?’

브로스바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보이는 건 황금빛의 안개뿐이었다.


마침 저 녀석에게서 빨아들였던 몽력도 모두 소모했다.

그리고 고맙게도 이 안개에는 몽력이 가득 들어있군.

덕분에 재충전할 수 있다고.


“어이, 숨바꼭질은 집에 가서나 하라고”

브로스바의 검이 입을 크게 벌어지며 주위의 안개를 모두 흡수하기 시작했다.


곧, 모든 안개가 빨려 들어가며 주위가 선명하게 보였다.


“어디냐?”


하지만 차현우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 찾는 건 내 전문이야. 난 코가 좋거든.”


브로스바가 킁킁 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찾았다고. 쥐새끼”


순간 사라진 브로스바가 거대한 나무의 앞에서 나타났다.

그대로 나무를 검으로 가르자, 보이는 건 황금색의 검 한 자루였다.


속았다.

몽력으로 만들어진 검을 이용해서 유인했다고?

그사이에 성장한 거냐.


쐐액-

뒤에서 빠르게 휘둘러지는 검.


“그래도 역시 약하다고”

브로스바가 뒤로 검을 휘둘러 차현우의 공격을 막아냈다.


“계속 숨어있었으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연명했을 것을. 스스로 단명을 재촉하다니”

브로스바의 검이 다시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현우에게 검을 휘두르려는데.


“어라?”

브로스바의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마치 그 위치에 고정이라도 된 듯, 아무리 힘을 줘도 움직이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내 몽력은 나만 사용할 수 있다고”

“이게 무슨 미친···”

“감히 타인의 몽력을 탐한 죄다”


몽력 제어.

타인에게 깃든 자신의 몽력을 제어한다.


“말도 안 돼···”


그리고.

차현우가 굳게 잡은 검에 모든 몽력이 실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이었다.


“하(河)식 극의검 2번 – 심장 꿰뚫기”


차현우의 검이 브로스바의 심장을 그대로 꿰뚫었다.

모든 몽력이 집약된 황금빛의 검은 그대로 브로스바의 등 뒤에 있는 모든 것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꿈속에서 꿈을 꾼다는 것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9 서윤이를 만난 날 (3) 24.05.27 2 0 14쪽
28 서윤이를 만난 날 (2) 24.05.25 4 0 12쪽
27 서윤이를 만난 날 24.05.24 5 0 12쪽
26 구름 영탈전 (7) 24.05.23 7 0 12쪽
25 구름 영탈전 (6) 24.05.22 8 0 12쪽
24 구름 영탈전 (5) 24.05.21 8 1 12쪽
23 구름 영탈전 (4) 24.05.21 7 1 11쪽
22 구름 영탈전 (3) 24.05.20 7 1 11쪽
21 구름 영탈전 (2) 24.05.18 8 2 13쪽
20 구름 영탈전 24.05.18 10 0 13쪽
19 가면 술래잡기 (4) 24.05.17 9 2 12쪽
18 가면 술래잡기 (3) 24.05.17 9 1 11쪽
17 가면 술래잡기 (2) 24.05.16 9 2 12쪽
16 가면 술래 잡기 24.05.15 11 1 11쪽
15 검을 잡은 이유 (4) 24.05.14 13 0 12쪽
» 검을 잡은 이유 (3) 24.05.13 12 1 12쪽
13 검을 잡은 이유 (2) +1 24.05.12 13 1 11쪽
12 검을 잡은 이유 +1 24.05.12 12 2 13쪽
11 발화 (5) +2 24.05.11 15 2 12쪽
10 발화 (4) +1 24.05.11 15 1 12쪽
9 발화 (3) +2 24.05.10 18 2 12쪽
8 발화 (2) +1 24.05.10 17 2 12쪽
7 발화 +1 24.05.09 17 2 12쪽
6 붉은 머리 길드 입단식 +1 24.05.09 17 2 13쪽
5 붉은 머리 입단 시험 (2) +1 24.05.08 17 2 11쪽
4 붉은 머리 입단 시험 +1 24.05.08 18 2 11쪽
3 깨어나다. (3) +1 24.05.08 20 5 13쪽
2 깨어나다. (2) +1 24.05.08 23 6 14쪽
1 깨어나다. +2 24.05.08 37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