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 당했더니 생물 병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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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5.0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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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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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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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병기

DUMMY

소령으로 진급한 그라논 소령은 굉장히 바빠졌다.


애초에 대위라는 계급으로 연방의 주요 전력으로 분류될 만큼 뛰어났던 그가 소령으로 진급해 영관급이 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상급 무대의 임무가 몰려왔다.


“대장님은?”


“또 파견 가셨습니다.”


“으음···.”


반카 상병의 대답에 성현의 표정이 흐려졌다.


작게 한숨을 내쉰 그는 그동안 자주 들렸던 곳으로 향했다.


“크하하하!”


“···.”


문밖에 서 있음에도 선명하게 들리는 웃음소리에 잠시 눈을 깜빡이던 성현은 체념한 표정으로 문을 두드리고 들어섰다.


똑똑!


“이성현 중사입니다.”


“오, 왔어?”


“네···.”


화생방 특임대 소속은 아니지만, 그 특성상 빈번하게 특임대 함선에 드나드는 스코튼 박사는 함선 내부에 작지만 개인 연구실까지 존재했다.


평소 성현이 드나들 일이 없어 몰랐던 중층부의 병기 연구실에 들어온 성현을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은 박사가 반겼다.


“정말 신기하네. 이게 고유 세계를 추출한 거라고?”


“네.”


성현은 그의 실험대 위에 놓인 검은 덩어리를 보며 말했다.


성현의 생물 병기 <검은 질량 곰팡이>


철을 양분으로 증식하며 질량을 조절하는 능력을 가진 곰팡이는 현재 성현의 병기 중 유일하게 질량 공격이 가능한 병기였다.


다른 병기들은 아무리 체급을 키워도 그 근본이 균사였기에 무게가 얼마 나가지 않았고 심지어 균사의 표면도 부드러웠기에 그쪽 방면으로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나마 이번 임무 과정에서 진화한 <열사폭균>이 응집 과정에서 비교적 단단한 표면을 가지게 되면서 조금 가능성을 품기는 했지만, 폭발이라는 특성을 생각하면 그 부분으로 특화하는 것은 곤란했다.


‘폭발 피해를 늘릴 수 있을 정도만 돼도 충분해.’


지나치게 내구도를 키우면 폭발에 필요한 열기의 최소치가 높아져 사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그런데.”


성현은 실험실을 쓱 훑었다.


실험실 중앙의 거치대에 있어야 할 것이 보이지 않았다.


“제 갑주는 어디에 있습니까?”


아무리 둘러보아도 병기화를 위해 박사에게 맡겨 놓았던 갑주가 보이지 않았다.


‘의식도 닿지 않아.’


성현과 연결된 만큼 당연히 느껴져야 할 연결도 느껴지지 않았다.


“클클클, 여기 있지 않나?”


“네?”


성현은 실험대의 검은 덩어리를 가리키는 박사의 행동에 눈을 크게 떴다.


“그건 <검은 질량 곰팡이>잖습니까?”


박사의 요청으로 성현이 일부 떼어 넘겨주었던 곰팡이.


“쯧, 제대로 확인해 보게.”


혀를 차는 박사의 모습에 성현의 의식이 검은 덩어리로 향했다.


“어?”


그리고 눈을 부릅떴다.








“과연 박사···.”


제 방의 침대에 드러누운 성현이 감탄했다.


“그렇게 구는데 왜 대장님이 아끼는가 했더니.”


성현은 흔히 말하는 괴짜라고 할 수 있는 박사를 대장이 감싸는 이유가 그저 연방에 하나뿐인 생물 병기 기술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박사의 능력을 직접 겪으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성현은 박사의 손에 융합된 <검은 질량 곰팡이>와 갑주의 정보창을 불러왔다.


[흑강철균(黑姜鐵菌)]

[화생방 부사관, 이성현 중사와 병기 기술자 스코튼 박사에 의해 병기화된 곰팡이]

[금속을 양분으로 삼아 증식하며 질량의 조절 가능]

[양분으로 삼은 금속의 특성을 모방한다]


“이렇게 진화를 하네.”


중얼거린 성현은 급히 몸을 일으켜 방의 중앙에 섰다.


그리고 새롭게 진화한 <흑강철균>을 일으켰다.


그러자 순식간에 검게 물들기 시작한 성현의 몸.


성현은 검게 변한 주먹으로 가볍게 가슴팍을 두들겼다.


깡!


몸에서 나는 소리라고 믿을 수 없는 충돌음.


만족스러운 표정의 성현은 이내 불편한 부분이 없는지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지,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몸.


“이러면 갑주가 필요가 없지.”


운용하기도 까다롭고 언제든 의식을 옮겨 몸을 구축할 수 있는 성현에게 갑주는 여러모로 계륵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몸처럼 사용할 수 있는 병기가 갑주나 다름없게 된다면 상황이 전혀 달랐다.


조심스럽게 발을 구르자 작게 흔들리는 바닥.


“무게도 충분하네.”


균사체가 되며 급격히 줄어든 성현의 체중이 평소처럼, 아니 언제든 더 무겁게 바꿀 수 있도록 변했다.


“이러면 근접전투도 해볼 만한데.”


단단한 몸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체중.


슉슉!


어렴풋이 아는 권투 자세를 취한 성현의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그··· 이성현 중사님?”


“억!”








“슉슉!”


반카 상병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주먹을 휘두르는 성현을 보며 이상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문을 조금 더 세게 두들길 걸 그랬나···.’


제대로 문이 닫혀 있지 않아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노크와 함께 들어섰던 그는 성현의 이상한 모습에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다.


그러자 그와 눈을 마주치고 비명을 지르는 이성현 중사.


“으악!”


“억!”


갑작스러운 비명에 함께 놀란 반카 상병.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당황한 성현은 황급히 얼굴의 균사체를 조종해 무표정하게 만들었다.


“···.”


“···.”


“무슨 일이야···.”


“아!”


어색한 침묵 속에 성현이 먼저 질문하자, 그제야 무언가를 떠올린 반카 상병.


“그, 56대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개척 작전을 다시 진행한다고···.”


“아, 그래?”


작게 고개를 끄덕이던 성현의 고개 갸우뚱했다.


“근데 대장님 또 파견 중이시잖아.”


개척이 한번 실패로 돌아가고 외유가 길어지는 바람에 그라논 소령은 다시 기존 전선으로 향해야 했다.


“그쪽에서 괜찮다고 저희 대대의 지원을 거절했습니다.”


“그래?”


이전에 영웅급 괴수로 인해 실패했던 개척을 떠올린 성현은 미묘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네, 이번에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아예 56대대 전체가 움직일 거라고 했습니다.”


“뭐???”


반카 상병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금방 깨달은 성현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대대 전체, 정확히는.


“그쪽 대대장님이 직접 움직인다는 말이네···”


영관급 장교이자, 56대대의 대대장이며 용족의 일원인 드래고니안 발타자르 중령.


그가 직접 움직였다.


“영관급이 직접 나서니 작전이 변경된 건가?”


생각해 보면 최근 그라논 소령도 진급하며 영관급 장교가 된 상태이기에 비밀리에 진행하는 작전에 영관급 둘을 밀어 넣는 것은 너무 소요가 컸다.


‘우리 대장은 전선을 오래 비울 수도 없으니···.’


그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되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근데 이러면 내가 너무 붕 떠버리는데?”


본래 성현은 개척 후 생기는 새 전선에 투입되기로 결정되어 있었고, 그 과정에 개척 작전을 통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함께 하기로 한 56대대는 대대장이 직접 움직이며 지원을 거절했고, 교육을 진행할 그라논 소령도 진급과 동시에 전선 파견이 된 상태였다.


“어···. 어떡하지?”


성현은 고민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흡!”


허공을 가르는 검.


그 검에서 터져 나온 붉은 참격이 허공을 가르며 괴물을 강타했다.


“쿠엑!”


붉은 참격에 의해 반토막이 나버린 괴물이 짧은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후우···.”


참격을 쏘아낸 여자는 전신에 피어오른 오러를 갈무리하며 호흡을 골랐다.


“이야, 진소영 하사 굉장한데?”


그런 그녀를 향해 감탄하는 남자.


“감사합니다.”


덤덤한 말투로 작게 고개를 끄덕인 진소영 하사는 검을 거두고 조금 전의 참격을 떠올렸다.


‘부족해.’


파괴력 자체는 괴물을 베어내기 충분했지만, 정작 그것을 사용한 당사자의 눈에는 여러모로 불만족스러웠다.


‘광기 때문에 검이 너무 흔들려.’


보통의 검사가 아닌 광전사인 그녀는 그 광기 덕분에 일반적인 검사가 보일 수 없는 파괴력을 지녔지만, 문제는 그만큼 그녀의 오러는 광폭하기 그지없어 통제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 의지를 제대로 담을 수 있지?’


고민에 잠긴 그녀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는 남자.


“진소영 하사, 요즘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야? 안 그래도 열심히 하는데, 저번 임무 이후로는 완전 수련에 빠져 산다며?”


“아, 네.”


그녀도 자신의 모습을 알고 있는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소영 하사도 알잖아? 지금도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너무 조급한 거 아니야?”


걱정이 담긴 그의 말에 옅은 미소를 지은 진소영 하사.


“하지만 저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도 있습니다.”


“아.”


그녀가 누구를 말하는지 곧바로 눈치챈 남자.


“그, 이성현 중사를 말하는 거구나? 이번에 또 진급해서 중사가 되었다는.”


“네.”


“그건 그 인간이 너무 비정상적인 거야. 그냥 괴물이라고.”


“그래도 뒤처지고 싶지 않습니다.”


남자의 말에도 진소영 하사는 마음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잠시 검을 내려다보는 그녀.


광기 때문에 검에 의지를 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그녀는 진급하기 위해선 그것을 뛰어넘어야 했다.


“자, 다음으로 가겠습니다.”


“어어···.”


제대로 쉬지도 않고 다음 목표로 향하는 그녀를 남자는 살짝 질린 눈으로 바라봤다.


처음부터 홀로 나선 그녀를 구경만 했던 그로서는 휴식이 그리 필요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달랐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그는 질린다는 듯 고개를 흔들면서도 이내 그녀의 뒤를 따랐다.


“같이 가!”









화생방 특임대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함선은 평범한 함선이 아니었다.


단순히 우주를 항해하기 위한 기능뿐만 아니라, 본래 다른 대대처럼 주둔지에 있어야 하는 기능 대부분이 실린 함선은 특임대가 주둔지를 가지지 못했기에 연방에서 특별히 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특임대가 주둔지를 가지지 못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화생방 특임대기 때문에 그런 것.


연방의 그 어떤 행성도, 심지어 군부 직할 행성조차도 화생방 특임대의 주둔지가 자신의 행성에 들어오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56대대처럼 외곽 행성에 자리하기에는 기본적으로 파견 임무가 우선시되는 특임대 특성상 맞지 않았고 무지개의 이용이 제한되어 있기에 기동성 역시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결국 우주를 떠도는 처지가 되어버린 특임대의 함선.


부랑자나 다름없는 함선은 이성현 중사가 등장하기 전에는 유일한 전력인 그라논 소령을 따라 전선 부근을 떠돌고 있었다.


그러나 이성현 중사의 등장 이후 그 상황이 변했다.








할 일이 생겼다.


“제가 말입니까?”


[네. 이성현 중사 맞습니다.]


파견 중인 그라논 소령에게서 날아온 통신.


성현은 그가 한 말에 귀를 의심했다.


“아니···. 그게 맞습니까?”


성현은 받아들이기 힘든 그의 말에 연거푸 되물었다.


[네, 맞습니다.]


방독면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그가 점점 짜증을 낸다고 느낀 성현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성현의 시야 한쪽에 떠오른 익숙한 창.


“임무창···.”


반짝거리며 성현의 시선을 사로잡는 그것에는 그라논 소령이 말했던 대로 제4군사령부에서 내려온 임무가 떠올라 있었다.


[1. 주둔]


성현의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느껴지는 이름과 함께.


“화생방 특임대가 주둔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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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경계 24.06.21 304 17 11쪽
37 사냥꾼들 24.06.20 326 19 12쪽
36 또 불시착 24.06.19 345 18 12쪽
35 복귀 +1 24.06.18 353 19 11쪽
34 보라색 멸망 24.06.16 371 17 11쪽
33 아는 얼굴 +2 24.06.15 384 19 12쪽
32 지원군 24.06.13 365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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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함정 +1 24.06.11 375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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