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 당했더니 생물 병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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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5.0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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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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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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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섹터

DUMMY

바이탈 연구소.


‘딱히 별다른 생각은 없었는데.’


그것은 성현이 받은 병기의 설명창에 적혀 있었지만, 그 당시 성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근데 그 이름이 여기서 나온다고?’


뜬금없이 비잔티움에서 그 이름을 듣기 전까지는.


“중령이 자네가 그 연구소와 관련이 있다고 했었는데, 그게 중사가 가진 병기가 관련이 있는 거였구만.”


성현이 가진 생물 병기 중 하나, <열사폭균>의 원류가 되는 <붉은 폭발 곰팡이>가 바이탈 연구소에서 제작된 병기였다.


최근 성현이 가장 유용하게 사용한 병기.


그리고 그것처럼 바이탈 연구소의 유전자 코드가 발견된 유사 곤충이 비잔티움에서 발견되었다.


“그래서 절 부른 겁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소장.


“맞네. 그에 관한 자세한 얘기는 회의실로 가서 마저 하지.”


그렇게 소장을 따라 회의실로 이동한 성현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시선을 느꼈다.


‘대부분 호기심인가?’


다들 연구소에 처박혀 사는 연구원들이라 그런지, 외부에서 왔다는 성현에게 관심이 많아 보였다.


‘밥을 먹고 만나서 다행이네.’


점심 식사 전에 그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밥을 먹다 얹혔을 것이라고 성현은 확신했다.


특히 성현이 그 ‘화생방 병과’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눈빛만으로도 성현을 뚫어버릴 것 같은 이들이 몇몇 있었다.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던 성현은 중앙에 앉은 소장이 회의를 시작하고 나서야 시선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후···.’


작게 한숨을 내쉬던 성현은 이내 회의에 집중했다.


“현재 블루 비틀은···.”


그리고 회의의 주제가 주제인 만큼 대부분이 그 가칭, ‘블루 비틀’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습성, 주요 서식지, 먹이나 번식 속도 같은 것들을 세세하게 분석한 것이 새삼 이곳이 연구소라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묵묵히 블루 비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듣고 있던 성현은 이내 익숙한 단어가 나오자, 귀를 기울였다.


“현재 밝혀낸 유전자 코드와 지금은 사라진 바이탈 연구소의 고유 유전자 코드를 대조한 결과, 92%의 확률로 블루 비틀이 바이탈 연구소의 ‘실험체’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블루 비틀이 순수한 자연의 산물이 아닌, 인위적인 연구 결과물이라는···.”


그렇게 블루 비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모두 확인한 소장이 입을 열었다.


“연구팀 모두가 블루 비틀에 대한 연구에 크게 기여를 해줘서 고맙네. 이른 시일 안에 많은 것들을 밝혀냈어. 그런데.”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들을 칭찬한 소장은 잠시 뜸을 들였다.


“앞으로 블루 비틀에 대한 모든 연구는 소수의 인원을 선발해 태스크 포스를 개설해 진행하려고 하네.”


“네? 소장님!”


그러자 곧바로 반발하는 연구팀들.


그러나 소장의 태도는 단호했다.


“태스크 포스의 인원은 차후 개별적으로 통보하겠네. 모든 연구팀은 그동안 진행했던 연구 자료를 모두 종합해 새롭게 구성될 팀에 넘겨주기를 바라네.”


그 말을 끝으로 회의를 해산하는 소장.


“릴피나 팀장. 자네는 잠시 남게.”


회의실을 나서는 이들 중 누군가에게 소장이 말하자, 다른 연구원들의 시선이 잠시 어딘가로 몰렸다.


‘저 여자인가?’


미리 소장이 말한 대로 회의실에 계속 앉아 있던 성현의 시선도 그 시선들을 따라 어떤 엘프에게로 향했다.


어딘가 차가워 보이는 싸늘한 분위기의 엘프는 소장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잠시 뒤, 다른 연구원들이 모두 빠져나가자 다시 입을 연 소장.


“지금 하는 말들은 전부 기밀 사항일세. 이 자리에 있는 우리와 추후 구성될 연구팀, 작전팀을 제외하면 어디에도 유출하면 안 되네.”


소장의 말에 성현의 시선이 다른 이들을 빠르게 스쳤다.


‘엘프 하나, 수인 하나인가?’


조금 전 소장이 말했던 ‘릴피나’라는 엘프 연구원과 성현이 들어오기 전부터 회의실 한쪽에 앉아 있던, 연구원과 확연히 다른 복장의 수인.


“이성현 중사, 이들은 우리 연구소의 연구원과 방위대원일세. 이쪽은 릴피나 팀장으로 본래 3연구팀을 이끌고 있지.”


고개를 끄덕이는 엘프.


“그리고 이쪽은 티무스 팀장. 제1 방위팀의 팀장일세. 이 둘은 자네와 함께 구성될 태스크 포스의 일원들이지.”


역시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수인.


“그리고 이쪽은 회의 시작 때 말한 것처럼 연방에서 파견 나온 이성현 중사라네. 한동안 함께 일해야 할 테니. 얼굴을 익히게.”


소장의 말에 성현 역시 슬쩍 고개를 숙였다.


“반갑습니다. 이성현 중사입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태스크 포스 팀의 목표는 간단했다.


“우선 대외적으로 내세울 목표는 블루 비틀의 말소일세.”


‘대외적?’


“대외적이라는 말은 실제로는 다르다는 말이군요.”


성현과 같은 의문을 품었는지 물어보는 릴피나 팀장.


“그렇네. 티무스 팀장?”


“네, 보고드리겠습니다.”


소장의 부름에 회의실 앞으로 나서서 무언가를 조작하는 수인.


“사전에 구성된 저희 방위대의 태스크 포스 팀은 블루 비틀의 서식지에 잠입해 그 근원지를 추적했습니다.”


화면에 블루 비틀의 서식지 지도를 띄우는 티무스 팀장.


“이 부근이 저희가 최근까지 확인한 근원지의 예상 위치입니다.”


연구소의 경계 부근에 빨갛게 칠해진 구역이 표시되었다.


“그 이상은 블루 비틀이 예민하게 반응했기에 진입이 불가능했습니다. 강제로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았지만, 저항이 거센 덕분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전 규모를 키워 화력 투사를 진행하면 저항을 부술 수 있겠지만···.”


“그건 곤란하겠지. 내부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모르는데, 괜히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소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티무스 팀장.


그때 소장의 시선이 성현에게로 향했다.


“그래서 자네를 부른 것이네.”


“···.”


성현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릴피나 팀장의 표정에는 작은 의문이 담겼다.


“아, 자네들은 정확히 이성현 중사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군.”


미소를 짓는 소장은 목인 특유의 나무껍질 때문에 이상하게 보였다.


“이성현 중사는 화생방 병과를 가진 특임대의 군인이지.”


급격히 커진 릴피나 팀장과 티무스 팀장의 눈.


“하아···.”


작게 한숨을 내쉰 성현이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했다.


“화생방 특임대의 이성현 중사입니다.”


“소장님!”


차가운 표정이 순식간에 깨져버린 릴피나 팀장의 고함.


덤덤한 표정의 티무스 팀장도 어느새 뒤로 물러나 경계를 표하고 있었다.


‘하긴 이게 정상이지.’


연구소 역시 연방 소속의 시설인 만큼 연방군에 대해 모를 리가 없었다.


그리고 연방군에 대해 안다면 성현 같은 ‘화생방 병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


“무슨 생각으로 화생방 병을 행성에 들이신 겁니까!”


“저···. 저는 병이 아닙니다.”


“그게 중요합니까?”


“아, 네.”


양손을 든 성현은 항복 의사를 표했다.


“아무래도 연구소분들끼리 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 먼저 일어나 보죠. 숙소에서 대기하겠습니다.”


성현은 인사를 한 뒤, 희의실을 빠져나갔다.


“소장님.”


다시 한번 소장을 부르는 릴피나 팀장.


“화생방 병은 너무 위험합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재앙이나 다름없는 이들입니다.”


비잔티움 행성의 연구소는 대부분 희귀 식물을 연구하는 곳으로 생물학, 그중에서도 식물학 계통의 연구원들이었다.


어쨌건 대분류인 생물학에 속하는 만큼 ABC 병기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잘 알았다.


“나도 알고 있네. 화생방 병과가 위험하다는 것을.”


덤덤하게 말하는 소장의 눈은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지.”










숙소로 돌아온 침대에 누워 고민에 잠겼다.


“진짜 여러모로 이상하네.”


성현이 보기에 이상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주둔’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온 임무, 바이탈 연구소와 그곳의 유전자 코드를 가졌다는 블루 비틀.


“그리고 제일 수상한 게 그 영감이란 말이지.”


대체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인지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나이 들어 보이는 목인.


성현이 아는 목인의 특성대로라면 유달리 수명이 긴 목인 중에서도 소장처럼 노쇠한 목인은 인간(?)인 성현은 상상도 못하게 긴 시간을 살았으리라.


“날 여기 부른 것도 소장.”


무슨 수를 쓴 것인지 몰라도 제4군사령부의 이름으로 성현을 이곳으로 불러온 소장이 성현의 입장에선 수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블루 비틀이라.”


‘그러고 보니 계획도 다 못 들었네.’


블루 비틀을 모두 제거하겠다는 것이 대외적인 태스크 포스의 임무라는 것 외엔 아무것도 들은 바가 없던 성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그를 불러온 이들이 알아서 하리라.


애써 생각을 미뤄둔 성현의 시선이 창밖으로 향했다.


‘어쨌든 경치는 좋네.’


···라고 드러누워 있던 성현은 잠시 뒤 자신을 찾아온 이와 어색하게 대면해야 했다.


“안녕하세요. 제3연구팀장 릴피나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이성현 중사입니다.”


성현은 여전히 딱딱한 그녀의 행동과 별개로 생각보다 적대적이지 않은 그녀의 태도에 약간 의문을 품었다.


“화생방 병과 시라고요.”


“아, 네.”


“제가 듣기론 화생방 병들은 다들 ABC 병기를 다룬다고 들었는데요.”


“전 그중에서 B타입, 생물 병기(Biological weapon)를 다룹니다.”


“다행히 C타입은 아니군요.”


“아? 네.”


잠시 눈을 깜빡이던 성현은 그녀가 말한 C타입이 방사능 병기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쓰게 웃었다.


“그랬으면 지금보다 더 제약을 받았겠죠.”


실제로 ABC 병기 중에서도 ‘그나마’ 덜 제약 받는 것이 성현이 가진 것과 같은 생물 병기였다.


성현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릴피나 팀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쨌건 조금 전에 보였던 태도에 대해 사과하겠습니다. 이성현 중사님도 저희 측 요청으로 불려 오신 건데, 제가 너무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아, 아닙니다.”


갑자기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한 성현이 손을 저었다.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위험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화생방 특임대가 기피 받은 것은 일상이었기에 오히려 성현은 자신을 부른 소장의 저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바이칼 연구소라는 접점이 있다고 해도 그렇지.’


머리를 긁적이던 성현이 물었다.


“그래서 블루 비틀은 어떻게 한답니까?”


기다렸다는 듯 허공에서 무언가를 누르는 릴피나 팀장.


그러자 성현의 시야에 무언가 떠올랐다.


[비잔티움 7섹터 연구소에서 접근 권한을 부여하려고 합니다.]

[동의합니까?]


‘오?’


성현의 수락 의사를 표하자 떠오르는 처음 보는 시스템들.


“저희 연구소 시스템의 접속 권한을 드렸습니다. 관련 업무에 제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저와 티무스 팀장과 같은 수준의 권한으로 소장님을 제외하면 그보다 높은 권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호?”


성현은 그가 평소에 사용하던 특임대 시스템과 다른 연구소 시스템의 인터페이스에 감탄했다.


그리고,


“어?”


무언가를 확인하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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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새로운 병기 +3 24.07.15 204 12 11쪽
52 박사 +1 24.07.12 224 15 12쪽
51 중사 +1 24.07.11 221 12 11쪽
50 파도 +2 24.07.10 213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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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각성 시술소 24.07.04 248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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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임무 24.06.26 291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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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붉은 사막 +1 24.06.22 309 21 11쪽
38 경계 24.06.21 304 17 11쪽
37 사냥꾼들 24.06.20 326 19 12쪽
36 또 불시착 24.06.19 345 18 12쪽
35 복귀 +1 24.06.18 353 19 11쪽
34 보라색 멸망 24.06.16 371 17 11쪽
33 아는 얼굴 +2 24.06.15 384 19 12쪽
32 지원군 24.06.13 364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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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함정 +1 24.06.11 375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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